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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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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최근연재일 :
2019.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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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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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DUMMY

도서관 안은 적막에 둘러싸여 있다. 도서관이라면 으레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 넘기는 소리만 들릴 터... 하지만, 지금의 이 조용함은 그런 종류의 조용함이 아니다. 평소에 느끼는 도서관의 조용함이라면 마음을 안정시키고, 자세를 바르게 해 주며, 글과 삽화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긍정적인 의미의 조용함인데, 이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생기가 느껴지지 않고, 온통 메마르고, 모래폭풍을 정면으로 얻어맞는 듯한, 그래서 마치 죽음의 세계에 온 듯한, 그런 조용함이다.

그러고 보니, 평소 독서부 시간이라면 입구에 으레 서 있을 그 선배도 안 보인다. 도서관 내부도 이상하게도 평소보다 온도가 조금 높은 것 같다. 이 이상한 느낌... 대체... 이건...

세훈의 머리가 무거워진다. 어딘가에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서가 옆에 의자가 하나 있다. 그 의자에 앉는다. 그런데... 세훈의 눈에 들어오는 게 하나 있다. 웬 사람 한 명이 저 멀리 쓰러져 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 누구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독서부원인 건 확실하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대체 이건... 무슨 일이지? 하지만 세훈의 생각이 거기서 더 뻗어나가려 할 때, 어떤 것이 세훈의 머리를 강하게 짓누른다. 아까 전 세훈이 도서관에 들어가기 전에 느낀 불길한 예감보다 더 강하게 사로잡는 그 이상한 느낌. 그러나 예전에 비숍과 싸웠을 때의 그것과는 또 다르다. 이번의 것은 정신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졸리기만 하다. 몸에 힘이 스르르 다 빠져나간다. 몸이 점점 나른해져 어딘가에 기대고 싶어진다. 세훈의 몸은 자연스럽게 벽에 밀착한다. 뭔가가 이상하다, 눈을 떠야 하는데... 떠야 하는데... 그러나 세훈의 눈꺼풀은 그대로 스르르 내려간다. 저항이고 뭐고 해 볼 틈도 없이, 세훈은 그대로 잠에 빠져들고 만다.


얼마 후, 세훈은 눈을 뜬다. 도서관이 아닌 이상한 곳이다.

“어...? 여긴 어디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한 번 둘러본다.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곳이다. 세훈이 있는 곳은 온통 벽돌로 이루어진 좁은 방. 전등이나 그 외의 기계장치들은 일절 없고, 문과 창문이 하나씩만 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과, 메말라 비틀어진 민둥산뿐.

“어디야... 여기는?”

세훈은 방 밖으로 나가 본다. 큰 방이 펼쳐져 있다. 그 큰 방에도 전기나 기계 같은 건 일절 없다. 그저 횃불이 방 안을 밝힐 뿐, 그 외에는 온통 어둑어둑하다. 더더욱 알 수 없다. 여기가 어딘지, 뭐 하는 곳인지.

그 큰 방을 돌아다니던 중, 세훈은 또다른 사람이 방 한쪽에 앉아 있는 것을 본다. 방이 어두워서 사람의 형체밖에는 보이지 않지만, 적어도 그게 사람이라는 건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세훈은 그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본다.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그 사람의 형체가 좀 더 분명히 드러난다. 익숙한 사람의 얼굴...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다. 더 가까이 가 본다. 그 사람과 지척의 거리에 이르자, 그 사람의 얼굴이 드러난다. 리하르트 선배... 다행이다. 어딘지 모르는 여기서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그나저나, 리하르트 선배는 어떻게 여기로 들어오게 된 건가? 여기는 분명 내가 꾸는 꿈속일 텐데...

세훈은, 조심스럽게 리하르트에게로 다가가 본다.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발을 딛는다. 세훈이 리하르트의 앞에 다다랐을 때...

턱-

뭔가가, 갑자기 세훈의 목을 움켜쥔다!

“이... 이건...”

“흐흐흐흐...”

세훈의 목을 쥔 건, 다름아닌, 세훈의 앞에 있는, 리하르트였다!

“서... 선배... 설마...”

“방심했군, 안 그래?”

이게... 무슨 상황이지? 어떻게 된 거지? 그것보다도... 세훈의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아니, 마치 망치로 머리를 강하게 후려친 듯, 강한 충격이 세훈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세훈이 믿는 선배가 그 놈들의 일원일 줄을 어떻게 알았겠는가!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 본다. 하지만 세훈의 눈앞에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부정한단 말인가! 어두운 방 안에, 횃불에 비친 리하르트의 미소짓는 얼굴은 그렇게 섬뜩할 수가 없다. 세훈이 이제까지 그 어디서 본 얼굴 중에 이보다 더 섬뜩한 얼굴은 없다... 차라리 눈을 감고 싶다. 그러나 여기는 꿈 속.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왜, 알려 줄까?”

세훈의 목을 잡아쥐고 있는 리하르트는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지금, 너는 꿈을 꾸고 있지. 아주 곤히 잠들었단 말이지. 마치 20시간 동안 깨어 있다가 지쳐서 쓰러진 사람의 단잠처럼 말이야. 그리고! 네가 경험하는 지금 이 상황, 너는, 나의 능력에 걸려든 것이다. 꿈속에서는,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다.”

이럴 수가... 함정에 걸려들었다. 그러면, 어떻게든 잠에서 깨어야 하는데... 어떻게든...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나? 세훈은 꿈속임에도, 어떻게든 발버둥을 쳐 보고, 혀도 깨물어 본다. 하지만, 빠져나갈 수 없다!

“너는 지금 이렇게 생각하겠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것에, 배신감, 당혹감, 그리고 분노를 느끼고 있겠지...”

리하르트의 목소리는 차갑다. 그것보다도, 이상하다. 세훈이 아는 리하르트가 아니다... 말투, 목소리, 표정까지... 모든 면에서! 도대체 이건... 이건...

“그래, 너는 지금 악몽을, 그것도 마치 맨정신과도 같이 또렷하게 꾸고 있는 거다. 그리고 결코 깨어날 수 없다. 누가 흔들어 깨우거나, 아니면 내가 능력을 해제하기 전까지 말이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자! 대답해라... 대답해야 풀어 줄 거다...”

세훈의 머리가 점점 아파져 온다. 그리고 팔다리가 점점 저려 온다. 손끝, 발끝부터 마치 전기가 통하는 듯 지릿지릿하더니, 이내 점점 감각이 없어져 간다.

“대답해라! 무슨 질문에 대한 대답인지는, 네가 더 잘 알 거다!”

“그... 그건...”

“대답하지 않으면, 네게 오는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질 거다!”


한편 그 시간. 주리는 도서관 앞에 가만히 서 있다. 입에는 아이스크림을 문 채로.

“왠지 이상한데... 이상하게 조용하단 말이야...”

문이 살짝 열려 있다. 거기에 손을 대 본다. 뭔가 따뜻한 공기가 느껴진다. 이상하게 포근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문을 연다. 얼굴에, 팔다리에, 온몸에, 따뜻하고 포근한, 마치 어머니의 품 같은 공기가 닿는다. 마치 지금이라도 잠을 자라고 재촉하는 듯한, 그런 느낌의 공기가 말이다.

조심스럽게 발을 딛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땀이 한 방울씩 이마에 맺히는 듯하다. 주위를 조심스럽게 둘러본다. 사람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하다. 아무리 조용히 해야 하는 도서관이라도 사각사각 책장 넘어가는 소리나 카트 굴러가는 소리, 저벅저벅 걷는 소리 정도는 들리게 마련인데, 그런 소리마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니? 뭔가 예감이 좋지 않다. 창가 쪽으로 가 본다. 학생 여러 명이 고개를 푹 숙이고 등을 벽에 기댄 채 꾸벅꾸벅 졸고 있다. 테이블 쪽도 본다. 테이블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머리를 푹 숙인 채 잠들어 있다. 그 순간 주리는 깨닫는다. 한두명이 잠들어 있다면 모르겠지만, 모두가 잠들어 있다니!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 도서관은! 그건 그렇고, 이상하다. 왜 주리 혼자 잠들지 않는 것일까? 방 안은 이상하게 따뜻하고, 포근하다... 그렇다면?

주리는 AI폰을 꺼내 HANA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HANA, 도서관 안에 좀 스캔해 줘.


주리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초조함으로 가득 찬 눈으로 화면을 바라본다. 잠시 후 HANA의 메시지가 AI폰에 뜬다.


도서관 안은 왜?


주리는 다시 메시지를 입력한다.


도서관 안에 온도 좀 스캔해 줘. 미세한 온도차까지 잡아내 줘.


주리는 메시지를 보내고는, 입에 문 아이스크림을 확인한다. 아이스크림은 상당히 줄어 있다. 빨리 그 공격자가 누구인지 알아내야 한다. 계속 도서관 안을 뒤진다. 서가 하나하나, 위부터 아래까지. 그야말로 먼지 하나, 티끌 하나까지 샅샅이 뒤진다. 이 정도로 뭔가를 열심히, 아니 처절하게 찾은 적이 있었나? 입에서는 어느 새 거칠고 마른 숨이 나온다. 순간, 주리는 뭔가 이상함을 직감한다. 아이스크림이 더 줄었다. 이제 한 입 먹을 양만 남아 있다. 그리고...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져 온다! 빨리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이 도서관을 휘감고 있는 잠에 빠져들고 만다! 주리의 옆, 바닥에 엎드려 누워 있는 여학생... 저 여학생처럼 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아이스크림은 점점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문다. 이제 어떻게든 빨리 찾아내지 않으면, 정말 잠들고 만다! 그 렇게 되기 전에 공격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잠시 후, AI폰이 울린다. 주리는 AI폰의 화면을 본다. 도서관에서 푸른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한 곳!

“뭐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주리는 화면을 자세히 본다. 아무리 봐도 한 곳이다. 그것도, 지금 주리가 있는 바로 그곳!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주리는 화면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럴 리가 없는데...

그 때...

휙-

뭔가가 갑자기 주리의 등 뒤로 날아온다! 주리는 순간적으로 몸을 서가로 밀착시켜 그것을 피한다. 주리는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 몽롱해지려는 머릿속을 애써 참아 가며, 서가에 밀착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뭔가 이상하다. 분명히 있었던 것... 있었던 것이 없다. 그게 뭐였지... 그게 뭐였지? 머리를 흔들어 가며 떠올려 보려 한다. 뭔가 이상한데... 이상한데... 이상한데...

퍽-

이번에는 뭔가가 또 강하게 주리의 등을 친다! 그것도... 서가 뒤쪽에서! 강한 충격이 주리의 등 뒤에 밀려온다. 주리는 순간적으로 서가에서 등을 떼서 재빨리 몸을 피한다. 주리는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등을 어루만지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계한다.

“멍청하기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주리의 옆에서! 주리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홱 돌린다. 그러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 거지... 주리는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테이블, 서가, 소파, 그 어디에도...

“역시나!”

목소리가 또 들려온다. 이번에는 주리의 머리 위쪽이다! 위를 올려다본다. 천장... 천장에는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디... 어디지...

“여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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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에필로그 - 다시 일상, 그리고... 19.04.20 95 0 7쪽
44 15화 - 덫 한가운데서(2) 19.04.19 59 0 10쪽
43 15화 - 덫 한가운데서(1) 19.04.18 55 0 10쪽
42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3) 19.04.13 57 0 10쪽
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56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53 0 11쪽
39 13화 - 텐트 안의 함정(3) 19.03.30 70 0 14쪽
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59 0 8쪽
37 13화 - 텐트 안의 함정(1) 19.03.28 72 0 9쪽
36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65 0 9쪽
35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76 0 12쪽
34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19.03.21 67 0 8쪽
33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75 0 10쪽
»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75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69 0 10쪽
30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59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78 0 11쪽
28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77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74 0 9쪽
26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0 0 13쪽
25 9화 - 다시, 만나다(1) 19.03.01 84 0 8쪽
24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3) 19.02.23 85 0 14쪽
23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2) 19.02.23 8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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