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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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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최근연재일 :
2019.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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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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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DUMMY

주리 머리 뒤쪽... 정수기 위에 발을 딛고 앉은... 그 문제의 목소리의 주인공이 얼굴을 드러냈다! 검은 머리의 여학생... 그것도 조금 전에 주리가 본, 그 쓰러져 있던 여학생이다! 주리는 전에 봤던 사진을 떠올려가며 얼굴을 기억해 낸다... 궈칭칭... 매번 세훈의 뒤에서 킬킬대고 있었던 여학생 2인조 중 하나...

“역시, 바보 같은 건 남자친구 같다니까.”

그 여학생이 낄낄거리며 말한다.

“뭐, 세훈이보다 조금 나은 건 있네. 아이스크림을 먹어 가며, 그리고 지금 막 잠도 쏟아져 오는 참일 텐데, 그걸 다 참아 가면서 여기까지 온 건 인정해 주지.”

그렇다. 칭칭의 말대로, 주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잠을 갈망하고 있다. 안 그래도 무거운 눈꺼풀은 점점 더 무게가 더해져 오고, 다리에는 힘이 풀리고, 등은 자꾸 기댈 곳을 찾는다. 이 상황, 이 잠만 자고 싶은 상황! 어떻게 해야 여기서 빠져나간단 말인가... 자꾸 눈을 비벼 보지만, 그럴수록 잠은 점점 더 쏟아진다.

“그래, 그래. 너도 이제 곤히 잠들 때가 됐지, 안 그래?”

“......”

“자, 받아라. 잠들 시간이다!”

그 말과 동시에, 칭칭은 정수기 위에서 점프하여, 주리 쪽으로 뛰어내린다. 한 발을 주리에게 향한 채로! 바로 그 순간, 반쯤 감겼던 주리의 눈이 다시 빛나기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 이 순간! 주리가 해야 할 것... 그것은 하나뿐이다! 성공 아니면 실패... 여기 도서관의 사람들 모두를 구하느냐, 아니면 실패하고 잠에 빠져들게 되느냐! 그것뿐이다... 달리 빠져나가거나 할 길은 없다!

주리는 재빨리 칭칭의 아래쪽으로 들어간다. 칭칭은 발이 허공에 닿자 순간 당황하여 얼굴이 붉어진다. 두 손을 위로 뻗어 올려, 칭칭을 잡는다. 그리고... 허리를 뒤로 젖힌다. 무리가 가는 듯하지만, 상관없다. 이대로... 이대로면 된다!

“뭐... 뭐야! 놔! 놓지 못해?”

예상치 못한 주리의 공격에 당황한 칭칭은 발버둥치며 주리를 떼어내려 안간힘을 쓴다. 특히 주리의 손을 손톱자국이 나도록 마구 긁어 댄다. 주리의 손은 긁힌 자국으로 온통 벌게진다. 그러나 주리는 손에 가해져 오는 공격, 그리고 허리에 가해져 오는 무게에도 아랑곳 않고, 그것들을 다 온몸으로 견뎌 내며 칭칭을 땅바닥에 내리꽂는다.

쿵- 하고 바닥이 울린다. 칭칭은 아까 잠든 여학생으로 위장했을 그 때처럼, 땅바닥에 쓰러진다. 칭칭을 땅바닥에 내리꽂자마자, 주리는 온 몸이 풀려 칭칭의 쓰러진 몸 위로 드러눕는다. 그리고 그 순간, 주리는 깨닫는다. 이제 더 이상 졸리지 않다. 눈꺼풀도 가벼워졌고, 어머니처럼 따뜻했던 그 느낌도 이제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칭칭의 능력이 해제된 것이다!

“휴... 이제 끝난 건가...”

주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칭칭의 수면 능력이 해제되었으니, 이제 다들 잠에서 깨겠지...

“잠깐...”

주리의 귀에 낮은 음의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손을 귀에 대서 들어 본다. 이건... 신음 소리! 도서관 안은 잠에서 깨어나는 여유 넘치는 소리 대신,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로 가득하다. 그 소리를 듣고 있는 주리도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숨이 막혀 올 정도의, 그 정도의 신음 소리가!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칭칭의 능력은 해제됐고, 분명히 잠에서 깨어나야 할 텐데... 무슨 일이지? 왜 다들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거지... 빨리, 한시라도 빨리 알아내야 한다... 주리는 다시 한 번 도서관 안을 뒤진다. 도서관 안의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누군가를 찾아서. 얼마 되지 않아, 주리는 교실 한쪽에 머리를 감싸 쥐고 있는 세훈을 발견한다.

“세훈아... 세훈아!”

“으... 으...”

세훈은 머리를 감싸쥔 채 신음하고 있다. 주리는 한쪽 무릎을 굽힌 다음 세훈의 머리를 받치고 나서 세훈의 눈을 바로 응시한다. 세훈의 눈은 초점이 맞지 않고 어딘가를 고통스럽게 응시하는데, 주리를 보자마자 조금은 안도하는 표정이다.

“아... 주리구나...”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잠에 들었는데... 누군가가 나를 꿈속에서 막 괴롭히더라고... 보니까 독서부 선배였어... 그렇게 내던져지고, 밟히고, 이리저리 휘둘려지고 하는데 잠에서 깨더라.”

“그래? 방금 내가 그 능력은 해제시켰는데...”

“다행이다... 다행인데... 지금은 머리가 아파. 앞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고, 머릿속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 와.”

“누구 목소린데?”

“여자애 목소리... 날카로운 칼로 찌르는 듯한 목소리야.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순간에도 자꾸 들려와...”

세훈은 머리를 감싸 쥔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조금 전보다 더 큰 신음 소리를 내며 머리를 쥐고 바닥을 뒹굴거나, 벽에 기대거나, 머리를 바닥에 파묻거나 하고 있다.

“여기 있어. 내가 지금 이 능력을 사용하는 사람이 누군인지 찾아낼 테니.”

주리는 이 말을 하고, 일어나려 한다.

“자... 잠깐...”

세훈은 한 손으로는 머리를 감싸쥔 채로 다른 한 손으로 주리의 다리를 잡으며 말한다.

“나도 같이 가야겠어... 누가 나를 공격하는 건지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반드시, 누가 나를 공격하는 건지 알아야겠어...”

세훈은 한 손으로 주리의 손을 잡고 일어선다. 다리가 조금 흔들리기는 하지만, 이내 두 다리로 선다. 하지만 머리는 계속 아파 온다.

“괜찮겠어?”

“그래... 이렇게면 돼...”

주리에게 의지한 채, 세훈은 발걸음을 옮긴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리기는 하지만 괜찮다. 걸을 수 있으면 된다. 하지만... 걸을 때마다 여자의 목소리가 자꾸 커져 온다!

“으... 으으...”

세훈은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지끈 감는다.

“왜 그래?”

“자꾸 그 목소리가 들려 와. 거기다가... 점점 크게 들려.”

“점점... 크게... 들린다고?”

주리는 세훈을 돌아보며 말한다.

“어떤 말을 하는지 말해 줄 수 있어?”

“그러니까... 아... 지금도 계속 들려오는데... ‘무릎을 꿇어라’, ‘버러지 같은 놈’, ‘너 같은 친구를 둔 너희 반이 불쌍하다’ 이런 말이 자꾸 들려와. 그리고... 목소리 중에 ‘선배님께서’라는 말이 자꾸 들려 와. 선배님이라고 한 걸 봐서는... 리하르트 선배는 아니야.”

“리하르트 선배라면...”

“독서부 선배 말이야. 그 선배도 지금, 분명히 나처럼 머릿속에서 저런 목소리가 들려올 거란 말이야. 내가 잠들었을 때 악몽을 꾸게 하고, 지금도 내 머릿속을 괴롭히는 이 사람은... 어딘가에서 자기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지... 그리고...”

“그리고?”

“여기서 멀지 않아...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을 정도라면!”

“멀지 않다고?”

세훈의 고통스럽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에, 주리도 조금은 당황한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데?”

“내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치 컴퓨터나 AI폰의 볼륨을 올릴 때처럼, 내 머릿속을 괴롭히는 그 목소리가 점점 커져. 지금... 이 순간에도.”

세훈은 신음 소리를 흘려 가며, 목에 힘을 가득 주고 말한다.

“그러니까... 내가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거야.”

“괜찮겠어? 그 사람에게 가까이 가면 참을 수 없도록 고통스러울 텐데...”

“나는 괜찮으니까, 빨리 찾기나 하자고.”

세훈은 어느새 주리의 앞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말 괜찮은 거야?”

“그렇고말고...”

세훈은 신음 소리를 내면서도 확신에 찬 대답을 한다. 순간, 주리는 세훈의 이 목소리를 어디서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며칠 전, 금요일에 예준의 호출을 받고 학교를 나서기 전, 주리가 가는 것을 말릴 때 자신은 괜찮다고 했던, 그 때 그 목소리다. 확신과 결의에 가득 차 있던 그 목소리. 상황은 달라도, 그 느낌은 같다.

“아니... 내가 볼 때는 안 괜찮아.”

“그러면? 나보고 다시 뒤로 가라고? 내가 찾아야 하는데...”

“같이 찾아내자는 거지!”

주리는 이 말을 하며 세훈의 옆에 선다.

“고... 고마워.”

세훈과 주리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도서관 출입문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세훈의 머리가 점점 더 지끈거려 온다. 여자의 목소리도 더욱 더 선명하게 들려온다.

“으... 으음...”

“괜찮은 거야?”

“나는 괜찮아... 그리고 말이지... 이 근처야... 한 10m 안에 있는 것 같아!”

“10m 안이라니...”

주리는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주변에는 머리를 싸매고 있는 사람들 말고는 별다른 건 보이지 않는다.

“정말, 확실해?”

“내가... 내가 말했잖아. 마치 볼륨이 커지듯, 선명하게, 점점 선명하게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고!”

“하지만... 이 도서관 안에는 딱히 그런 사람은 없는 것 같아.”

“없다고?”

주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이지?”

“맞아... 내가 아까 도서관 안을 뒤져 봤는데, 딱히 그런 사람은 없었어. 아까 나한테 쓰러진 그 한 명을 빼고서는.”

“그래? 그럼... 밖으로 한 번 나가 보자고.”

“밖에? 밖이라고?”

“그래... 멀지는 않을 거야. 출입구에 가까워질수록, 내 머리도 점점 더 아파져 오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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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5화 - 덫 한가운데서(1) 19.04.18 58 0 10쪽
42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3) 19.04.13 59 0 10쪽
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60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56 0 11쪽
39 13화 - 텐트 안의 함정(3) 19.03.30 74 0 14쪽
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65 0 8쪽
37 13화 - 텐트 안의 함정(1) 19.03.28 74 0 9쪽
36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69 0 9쪽
35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78 0 12쪽
34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19.03.21 69 0 8쪽
»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76 0 10쪽
32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76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72 0 10쪽
30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63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84 0 11쪽
28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81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80 0 9쪽
26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4 0 13쪽
25 9화 - 다시, 만나다(1) 19.03.01 88 0 8쪽
24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3) 19.02.23 88 0 14쪽
23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2) 19.02.23 8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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