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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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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최근연재일 :
2019.04.20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9,670
추천수 :
39
글자수 :
206,688

작성
19.03.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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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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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DUMMY

“정말... 그 사람은 도서관 밖에 있는 거지?”

“맞다니까...”

세훈과 주리는 도서관 문을 나선다. 세훈이 도서관 밖으로 발을 내딛자마자, 머릿속에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 때문에 안 그래도 아팠던 머리는 이제는 정말로 머리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이 아파 온다. 그리고... 그 강도는 점점 더 강해진다.

“아... 멀지 않아. 바로 여기서 10m도 안 되는 것 같아...”

“어느 쪽인데? 지금 여기 기준으로... 오른쪽, 왼쪽? 어디야?”

“아... 오른쪽... 오른쪽이야!”

“오른쪽?”

세훈과 주리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세훈이 발걸음을 옮길수록 그 목소리가 더 선명해지고 머리를 찌르는 듯한 고통도 더 강해진다. 이제는 서 있기도 힘든지, 자꾸 다리가 후들거린다.

“괜찮아?”

“괜찮아... 계속 가! 찾아야만 해!”

“그런데... 여기는 그냥 복도밖에 안 보이는데...”

“좀 더 자세히 찾아봐!”

주리는 주변을 둘러본다. 과연, 오른쪽에 보니 화장실이 보인다. 그 사람이 있을 곳이라고는... 화장실뿐. 화장실로 들어가 본다.

“그런데...”

세훈이 신음 소리를 흘리며 말한다.

“그 사람은... 아마 여자 화장실에 있을 것 같은데...”

“누군지 알 것 같아... 그럼 내가 들어가서 확인해 볼게.”

“알았어. 부탁해.”

주리가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고, 세훈은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서 조용히 숨죽이고 기다린다. 이제 머리의 통증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다. 도저히 일어설 수 없을 정도다. 벽에 등을 기대 본다. 그래도 버틸 수 없을 정도다. 자연스럽게 바닥에 쪼그려 앉는다. 목소리는 아주 선명해진다.

“저항은 무의미한 짓이야... 부질없는 짓이야... 네가 이렇게 저항해 봤자 네 고통만 더 심해질 뿐이야... 이제 무릎을 꿇으라니까... 어서 무릎을 꿇어!”

“그건 안 되지...”

“빨리... 무릎을 꿇어!”

이제 눈조차 뜨기 힘든 상황. 이 와중에도 세훈은 한 번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입을 연다.

“네가 아무리 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너는 절대 나를 무릎 꿇릴 수 없어...”

이제 머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하고, 벽에 기대 있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다. 어떻게든 힘을 쥐어 짜내서, 세훈은 더욱 힘을 주어 말한다.

“그래, 절대 무릎을 꿇릴 수 없다고... 절대... 절대... 절대. 절대!”

놀라운 건 다음 순간. 세훈의 머릿속을 울려오던 그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서서히, 마치 먹구름이 걷히듯, 서서히 사라져 간다. 먹구름 사이로 다시 햇살이 찾아오는 듯, 세훈의 머릿속도 그렇게 맑아지고, 세훈에게도 다시 힘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이윽고, 머릿속에서 완전히 그 목소리가 사라진다. 초원 위에 홀로 서서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가득 맞는 느낌. 이렇게 상쾌한 기분은 이제껏 느낄 수 없었다. 세훈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흘러나온다.

주리는 어떻게 되었으려나... 문득 궁금해진 세훈은 화장실에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나가는 길에 거울을 한 번 본다. 다른 건 몰라도, 머리가 많이 헝클어져 있다. 머리를 만져서 다듬어 본다. 아까 전의 머리 모양으로 되돌려 놓기는 했지만, 어째 미묘하게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바로 그 때, 옆에서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라고 하는지 자세히 들리지는 않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다. 한 명이 아니다. 두 명이다! 높은 목소리 하나와, 그것보다는 조금 낮은 목소리 하나. 잠시 후, 여자 화장실에서 주리가 나온다. 그리고... 주리의 손에 끌려 나오는 또 한 명의 여학생. 붉은 머리를 두 갈래로 묶은 보라색 눈의 여학생이다. 그 여학생은 주리에게 끌려 나오면서도 세훈을 쏘아본다. 얼굴 한가득, 분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너...”

“첼시 오쇼네시, 맞지.”

그 여학생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감사한 줄 알아. 험한 꼴 안 보고 끝났잖아.”

“거, 참 다행이네.”

첼시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아까 일은 어떻게 된 거야?”

“......”

첼시는 말이 없다. 아니, 말을 하려 하지 않는다.

“주리야, 어떻게 된 거야?”

“변기 칸 하나에 문을 잠그고 숨어 있더라.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금방 알아봤지. 호스를 하나 들고 와서, 당장 능력을 해제하지 않으면 물을 뿌려 버리겠다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면서 나오더라.”

“아, 아니야! 훨씬 더 심한 말이었어! 막 소리도 지르고, 죽여 버린다고도 하고...”

“주리야, 정말이야?”

세훈은 주리에게 장난스러운 말투로 묻는다. 아까의 고통에 시달리던 건 언제 잊어버렸냐는 듯이.

“아, 아니! 전혀.”

“봐봐! 아니라잖아.”

“......”

“그건 그렇고, 물어 볼 게 하나 있어.”

“뭘 물어 볼 건데?”

“너... 내일 모레 캠핑 가지?”

“마... 맞아. 내일 모레 캠핑 가. 나 캠핑부거든.”

“잠깐... 캠핑부라고?”

첼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네 패거리한테도, 내가 캠핑에 간다는 걸 알렸겠네?”

“맞아, 알렸지.”

세훈은 잠시 말이 없다. 주리는 세훈과 첼시를 번갈아 보고는, 입을 연다.

“세훈아, 이제 어떡하려고?”

“피할 수 없잖아, 어차피...”

세훈은 첼시를 보며, 단호하게 말한다.

“그래서, 네가 좀 나를 도와 줘야겠다.”

“뭐? 하하하...”

첼시는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한다.

“지금 나보고... 너를 도와 달라고? 참... 어이가 없어서. 나는 빈센트 선배님을 따르고 있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아... 그래?”

세훈은 태연하게 말한다.

“그러면... 거래를 하나 제안하지.”

“거... 거래라니?”

“네가 이중간첩 역할을 좀 해 줘야겠다.”

“이... 이중간첩이라니? 지금 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그랬다가는... 내가 선배님한테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아이고... 그러면 처음부터 클라인 밑에 들어가지를 말았어야지?”

주리가 첼시에게 불쌍하다는 듯 핀잔을 준다.

“아버지는 우주군 장군이시고, 어머니도 음대 교수씩이나 하는데, 네가 이런 걸 하고 있으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냐, 응?”

“너... 너 내가 그 선배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하는 이야기야?”

“뭐, 알고말고. 네 신변은 내가 아는 곳에다가 연락해서 잘 보호해 줄 테니까, 그런 건 걱정 말라고.”

“뭐? 그게 말이나 돼? 기껏해야 평범한 학생밖에 안 되는 네가!”

“뭐, 네가 하고 싶으면 하지 않아도 돼.”

세훈은, 전에 예준과 클라인에게 들었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며 말한다.

“그런데, 네가 나를 처치하지 못했으면, 어차피 그 선배한테 찍힌 거잖아? 지금 이건 기회야. 너한테 둘도 없는 기회. 그러니까, 잘 생각해 보라고. 알았지?”

“야... 너, 말 다 한 거야?”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게!”

이 말을 하며 세훈과 주리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간다. 첼시는 세훈과 주리의 뒷모습과 반대편 복도를 번갈아 본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첼시는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그건 그렇고, 조세훈 저 녀석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지? 어차피 빈센트 선배님한테 찍혔고, 무릎 꿇거나 아니면 병원에 실려 가거나 둘 중 하나의 운명일 텐데 말이야... 그런 운명에 처한 사람들같이 보이지 않아... 어째서지? 저 자신감은 도대체... 저 당당함은 도대체...”

첼시가 그러든 말든, 세훈과 주리는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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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5화 - 덫 한가운데서(1) 19.04.18 64 0 10쪽
42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3) 19.04.13 67 0 10쪽
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65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60 0 11쪽
39 13화 - 텐트 안의 함정(3) 19.03.30 80 0 14쪽
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69 0 8쪽
37 13화 - 텐트 안의 함정(1) 19.03.28 77 0 9쪽
36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74 0 9쪽
35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81 0 12쪽
»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19.03.21 74 0 8쪽
33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80 0 10쪽
32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81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77 0 10쪽
30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71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88 0 11쪽
28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88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88 0 9쪽
26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9 0 13쪽
25 9화 - 다시, 만나다(1) 19.03.01 92 0 8쪽
24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3) 19.02.23 92 0 14쪽
23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2) 19.02.23 9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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