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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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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최근연재일 :
2019.04.20 08:0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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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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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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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화 - 캠핑장에서(1)

DUMMY

이틀 후 금요일. 세훈은 긴장과 경계심으로 하루를 보낸다. 아직 클라인과 그의 패거리, 또 첼시에게서는 아무런 소식도 없다. 게다가 오늘은 클라인이 말한 일주일이 되기 바로 전날. 캠핑에서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더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오후 3시 반. 세훈과 주리는 학교 근처의 주택가를 조용히 걷고 있다. 금요일 하교길의 즐거움에 가득 찬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몇몇 학생들은 오늘 갈 캠핑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세훈과 주리도 마찬가지로 오늘 갈 캠핑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들떠 있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세훈과 주리의 표정에는 그런 기대감이나 즐거움 같은 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혹시 메이링 씨하고 앨런 씨한테 이야기는 해 봤어?”

주리에게 질문하는 세훈의 표정은 캠핑 가는 사람의 얼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진지하다.

“아... 맞아. 내가 이야기해 보기는 했는데... 오늘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대. 오늘 저녁에 법정에 나가 볼 일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라. 대신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빅터 로스 씨한테 연락해 달라는 거야. 그리고...”

“그리고?”

“우리 학교 안의 정보원들이 취합한 정보에 따르면, 오늘 메이링 씨가 말한 그 ‘강력한 초능력자’가 올 가능성이 크다더라.”

“하... 정말? 또 피곤하게 되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제발 그 강력한 초능력자가 그쪽 패거리만 아니면 좋겠는데.”

세훈과 주리가 한참 캠핑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바로 그 때.

“어... 거기!”

“세훈이하고 주리 아냐?”

어디서 많이 들은 목소리다. 세훈과 주리가 목소리가 들린 곳을 돌아보니, 미셸과 디아나가 세훈과 주리 쪽으로 오고 있다.

“그런데... 세훈이 넌 표정이 왜 그렇게 심각해? 캠핑 간다면서?”

“아... 아무것도 아니야.”

“하긴, 왜 그런지 이해는 가.”

미셸이 세훈의 어깨를 손으로 짚으며 말한다.

“나 같으면 이런 상황이었으면 쉽게 무너졌을 텐데, 너를 보면 말이지... 존경심마저 들 때가 있어.

“존경심이라니 너도 참, 하하하...”

세훈은 헛웃음 비슷하게 웃고는, 미셸과 디아나 쪽으로 몸을 돌려 미셸과 디아나를 보고 말한다.

“걱정하지 마. 내게 있는 벽은 내가 뚫고 나가는 거니까.”

“물론 네 말도 맞지만 말이야...”

디아나가 세훈을 보고 씨익 웃으며 말한다.

“한 명보다는 두 명, 두 명보다는 세 명이 벽을 뚫는 게 더 낫지 않겠어?”

“아... 물론 그렇지.”

세훈은 잠시 다른 곳을 보다가 미셸과 디아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너희도 혹시 오늘 캠핑 가?”

“아니. 우리는 안 가.”

“그래... 아쉽게 됐네. 그럼 다음 주에 보자.”

“그래. 잘 다녀와.”

미셸, 디아나와 헤어지고 나서, 세훈과 주리는 다시 앞을 향해 걷는다. 한참 걷다 보니, 이번에는 대로변에 세워져 있는 순찰차 한 대가 보인다. 세훈과 주리가 순찰차 바로 앞으로 오자, 경찰관 한 명이 경찰차에서 내린다. 그 경찰관은 다름 아닌 진언.

“아... 난 또 누군가 했네.”

세훈은 진언을 보고 반갑게 웃으며 인사한다.

“의외로 표정이 밝구나.”

“어... 그건 왜?”

“나는 또, 요즘 네가 그 녀석들한테 시달리고 있다기에, 얼굴에 먹구름이 잔뜩 껴 있는 줄 알았지.”

“아... 그런 건 걱정하지 마.”

“왜 걱정을 하지 말라는 거야.”

옆에서 주리가 한 마디 한다.

“진언이 오빠, 세훈이 걱정이라도 좀 많이 해 줘! 같은 걱정도 두 사람이 해 주면 무게가 반으로 줄잖아?”

“그래... 맞아. 내가 나서야 하는 일인데, 힘을 많이 보태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참, 그리고 있지...”

진언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나하고 서언이가 말했던 그 삼촌하고 고모 중에 한 명 있잖아... 오늘 볼 수 있을 거야.”

오늘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딱 특정해서 말할 수 있는 걸까? 시간대를 생각해 보면... 그것뿐이다! 그 사람은 오늘 캠핑장에 온다는 말 아닌가!

“저... 정말? 그런데... 형이 어떻게 오늘 우리 학교에서 캠핑을 가고 그런 걸 다 알아?”

“야, 내가 정보를 입수하는 루트가 의외로 많아.”

“아... 그래?”

“참... 너희 빨리 가 봐야 되지 않아? 이것저것 준비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잖아. 나도 순찰 돌아야 하고...”

“그래... 알았어. 나중에 또 봐!”

진언은 멀어져 가는 세훈과 주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경찰차에 다시 올라탄다. 잠시 후, 순찰차는 세훈과 주리의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


세라토시 북부, 아이린구에 있는 아이린산은 1000m 정도 높이의 산으로,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세라토 시민들의 자연 속의 휴식지로 널리 사랑받는 곳이다. 등산객들이 끊이지 않는 아이린산 정상 및 기타 봉우리들부터 시작해서, 휴양림, 계곡 등이 있고, 오늘 미린 초·중·고등학교의 캠핑 행사가 열릴 아이린산 캠핑장 또한 이곳에 있다.

이런 자연풍광 덕분에 아이린산에는 이런저런 마을이나 시설이 많이 있기도 하다. 우선, 부유층과 고위 관료, 정치인, 예술인 등의 저택과 별장이 많이 있는 부촌 ‘아이린타운’이 있고, 또한 아이린산 밑에는 세라토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하여, 수백 개의 민간 연구소와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여 있는 ‘아이린 연구단지’가 있으며, VP재단 본부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아이린산 기슭에 세워진 천문대 또한 나름 유명한 곳이다.

금요일 저녁, 아이린산 캠핑장은 캠핑 행사에 온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한때 캠핑부원들이 이반 저반 돌아다니며 인원을 충원할 정도로 인원이 미달되었지만, 캠핑장 텐트들의 불빛은 언제 그렇게 인원이 미달되었냐는 듯, 밝게 빛난다.

그 중에서도 캠핑장 한쪽에 있는 텐트. 텐트 옆에는 오토바이 한 대가 주차되어 있고, 핸들 위에는 헬멧 하나가 걸려 있다. 텐트 안에는 네 명이 있는데, 남학생 두 명과 여학생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주리, 한 명은 세훈. 그리고 금발의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여학생과 투블럭 머리에 패딩 조끼를 입은 다른 세 명보다 조금 어려 보이는 남학생 한 명. 이렇게 네 명이 한 텐트 안에 있다. 텐트 안에는 큰 돗자리가 깔려 있고, 조리기구, 간이침대, 간이서랍장, 옷걸이 같은 물건들이 한구석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 중 투블럭 머리의 남학생과 주리는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있고, 금발의 여학생과 세훈은 잠시 쉬면서 텐트 한쪽에 홀로그램 TV를 켜 놓고 TV에서 나오는 토크쇼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주리는 고기를 썰며 혼잣말하듯 말한다.

“하... 여기 오는 것도 벌써 몇 번째야... 세 번째 와 보네.”

“세 번째라고? 아... 한 번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캠핑해서 같이 온 거고, 또 한 번은... 언제지? 나는 기억이 없는데...”

세훈이 기억을 더듬어 보려는 때, 주리가 얼른 대답한다.

“가족끼리 온 거야, 그건.”

“아... 난 또 뭐라고.”

세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텐트 입구에 서서 텐트 밖의 경치를 둘러본다. 과연, 산 속은 도심과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조명이 없고 별이 빛나는 까만 밤하늘을, 세훈은 참으로 오랜만에 본다. 그리고 산 밑으로는 세라토 시내의 야경이 내려다보인다. 참으로 묘한 밤하늘이 아닐 수 없다.

“야, 너도 한 번 나와서 밖에 좀 봐.”

“아니, 나 지금 저녁식사 준비하고 있는데...”

세훈은 텐트 안에 있는 주리의 팔을 잡아끌고 밖으로 나온다.

“야, 너도 많이 못 보던 광경이잖아. 이럴 때 좀 많이 봐 둬야지?”

“그래... 확실히 장관이네.”

“그나저나 걱정이야.”

“뭐가?”

“우리 말고도 우리 텐트 안에 있는 두 사람은 일단 그 패거리는 아닌 것 같은데...”

“당연하지. 나타샤하고 하야토 둘 다 그쪽 패거리는 아니잖아?”

“그러면, 다른 텐트에 누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는데... 어떻게 하지...”

세훈은 고민이다. 다른 텐트에 누가 있는지 강제로 열고 들어가서 알아보거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러자니 그 패거리는 또 따로 모여서 세훈을 노릴 것이 분명하므로 걱정은 되고... 한 가지 변수라면 그저께 세훈을 습격했던 첼시가 세훈의 요청에 따라 줄지 여부인데...

“응? 세훈아, 저기 저 사람...”

“왜?”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잖아?”

“누구... 아.”

세훈과 주리의 눈에는 체크무늬의 셔츠에 갈색 조끼를 입은 백발의 노신사가 서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 노신사는, 마치 세훈과 주리를 전부터 알던 사람인 것처럼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 세...”

세훈이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려 하자, 그 노신사가 바로 인사한다.

“아, 조세훈 군이로군. 먼저 인사부터 하지. 나는 VP재단의 선임 연구원, 스티븐 사이먼 엘더 박사일세. 만나서 반갑네.”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저를... 아세요?”

세훈은 엘더 박사가 마치 세훈을 오래 알던 사람처럼 대하고 인사하는 것, 그리고 보자마자 자신의 이름을 바로 알고 말한 것에 적잖이 당황한다.

“분명 처음 봤을 텐데...”

“물론 자네를 직접 만나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지만, 아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지. 메이링 변호사와 에반스 사무장한테서 이야기는 들었네. 전에부터 만나고 싶어 했는데, 오늘 뜻밖에도 이렇게 만나니 참 반갑군 그래.”

“아... 그렇군요...”

세훈은 엘더 박사가 자신의 사정에 대해 잘 안다니 한편으로는 반가우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은근히 걱정되기도 한다.

“저... 그런데...”

이번에는 주리가 묻는다.

“여기는 혹시 어떻게 오셨나요? 혹시... 알고 오신 건가요?”

“하하하, 아닐세. 오늘은 금요일이잖나. 마침 주말이고 하니까 일이 좀 일찍 끝나서, 산책하다가 잠깐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이네.”

“응? 그러면... 연구실이 여기서 멀지 않군요!”

“아, 그렇기는 하지. VP재단 본부도 연구단지 안에 있기는 한데, 서로 거리는 좀 떨어져 있네.”

엘더 박사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뭔가 생각에 잠긴 듯, 미소를 짓는 듯, 근심스러운 듯, 묘한 표정을 짓는다. 세훈은 옆에서 엘더 박사를 조용히 본다. 그 표정은 어딘가 조금 무거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굉장히 어색해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는 저 기묘한 표정...

잠시 후, 엘더 박사는 어깨를 몇 번 돌리고, 목도 몇 번 돌리고는, 세훈과 주리를 보고 말한다.

“아... 시간이 됐네. 나는 이만 가 봐야겠군.”

엘더 박사의 얼굴은, 방금 전의 그 기묘한 표정은 사라지고. 다시 아까 세훈, 주리와 만날 때의 그 얼굴로 돌아와 있다.

“그럼, 언제 또 한 번 보겠네. 잘들 놀게.”

“아... 네... 조심히 돌아가세요.”

세훈과 주리는 어색하게 인사를 한다. 엘더 박사는 손을 한 번 더 흔들고는, 그대로 앞으로 걸어서 캠핑장을 떠난다.

“하... 엘더 박사님을 이런 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세훈은 엘더 박사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자, 크게 숨을 내뱉으며 말한다.

“그건 그렇고... 이 늦은 시간에 여기까지 산책을 올 일이 있나?”

“에이, 낮에 산 좀 타다가 내려오는 길이겠지.”

주리는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요즘 산에 올라가 보면 저런 나이 드신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뭐... 그럴 수도 있겠네.”

세훈은 주머니 속에서 뭔가 울리는 것을 느낀다.

“아... 뭐지? 전화가 오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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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5화 - 덫 한가운데서(1) 19.04.18 54 0 10쪽
42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3) 19.04.13 56 0 10쪽
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55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52 0 11쪽
39 13화 - 텐트 안의 함정(3) 19.03.30 68 0 14쪽
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59 0 8쪽
37 13화 - 텐트 안의 함정(1) 19.03.28 67 0 9쪽
36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65 0 9쪽
»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75 0 12쪽
34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19.03.21 67 0 8쪽
33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74 0 10쪽
32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74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68 0 10쪽
30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59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77 0 11쪽
28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76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74 0 9쪽
26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0 0 13쪽
25 9화 - 다시, 만나다(1) 19.03.01 8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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