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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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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최근연재일 :
2019.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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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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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 캠핑장에서(2)

DUMMY

세훈은 침을 한 번 삼키고는, AI폰을 꺼내 전화를 받아 본다.

“아... 여보세요.”

“선배님? 저 하야토예요. 류젠리츠인 하야토.”

아... 다행이다. 클라인의 패거리로부터 온 전화가 아니다... 세훈은 안도감에 자기도 모르게 크게 한숨을 내쉰다.

“여보세요? 선배님?”

“아... 그래. 무슨 일인데?”

“지금 두 사람 다 빨리 오세요. 나타샤 선배님이 찾아요.”

“나타샤가 우리를 왜 찾는데.”

“저녁식사 준비하다 말고 어디 가냐고... 빨리 오세요. 빨리.”

“알았어. 금방 갈게.”

세훈은 전화를 끊고, 그 길로 텐트로 돌아간다. 텐트를 보니 텐트 앞에는 간이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고, 거기에 저녁식사가 차려져 있다. 나타샤가 뾰로통한 얼굴로 테이블 앞에 서서 세훈과 주리를 맞이하고, 하야토는 세훈과 주리를 어색하게 멀뚱거리며 바라보고 있다.

“너희, 어디 갔다 온 거야?”

나타샤가 볼멘 소리로 말한다.

“아... 근처에 좀.”

“연애하고 오는 길이야?”

“아... 아니야! 우리 그런 사이 아니야.”

“알았어... 식사 준비는 너희 없는 사이에 다 끝났으니까, 먹자고.”

나타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씨익 미소를 지으며 세훈과 주리가 앉을 의자를 빼 준다.

“고... 고마워.”

세훈과 주리는 테이블에 앉는다. 테이블에 차려진 저녁 식사는 돼지고기를 넣은 야채볶음밥. 벌써부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과 풍미가 세훈과 주리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먹기도 전에, 벌써부터 입 안에는 군침이 돌고, 혀는 저 앞에 있는 음식들을 하나라도 먼저 입에 넣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고 입 안에서 움직인다.

볶음밥을 숟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어 본다. 입 안에 볶음밥이 들어가자,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 온 몸에 전해진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거기다가 직접 해 먹으니, 그 맛은 돈을 주고도 사 먹을 수 없는 맛이리라. 그 달콤하고도 담백한 맛은, 모든 걱정과 고민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줄 정도다.

주리가 밥을 먹다가 TV를 보니, 한참 화장품 광고가 나오고 있다. 화장품 광고 다음은 오디션 광고. 약 1분여 동안 그렇게 광고만 나온다.

“아... 뭐야, 광고 하잖아. 딴 데 좀 틀어 보자.”

주리는 TV 채널을 돌려 본다.

“...오늘의 간추린 뉴스입니다. 먼저 경제 소식입니다. 이지스 마이닝은 2분기 산하 제철소 및 공장들의 생산 계획과 시설 증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번 발표회는 고토 노리코 회장이 직접 진행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편 이지스 마이닝의 오늘 발표는 고토 회장의 남편인 독고우진 의원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독고 의원은 본인의 의정활동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RZ그룹 류젠리츠인 미키토 회장은 오늘 RZ그룹 160주년 기업 비전 선포식을 열었습니다. 류젠리츠인 미키토 회장이 직접 주관한 이번 행사는 류젠리츠인 켄지 전임 회장으로부터의 계승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휴...”

이번에는 하야토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이런 데 와서까지 우리 집안 이야기는 듣기 좀 그런데...”

“너희 집안 이야기라고?”

주리가 TV 채널을 고르며 말한다.

“너네 아버지인가 할아버지가... RZ그룹 회장이랬나? 맞지?”

“아니오. 지금 회장은 저희 형인데요.”

“어? 형이라고? 정말이야? 나이차가 그렇게 심하게는 안 날 텐데...?”

“이복형제죠. 저는 나이 터울이 엄청난 늦둥이고요. 제 손자뻘인데 저하고 나이가 비슷한 사람도 있는데요. 뭐 그래도 제 아래에 동생이 한 명 있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어... 그래? 동생은 몇 살인데?”

“아, 오늘 왔으니까, 보면 알 거예요.”

주리는 하야토의 말에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 대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란다. 누가 봐도 할아버지와 손자뻘 정도 되어 보이는데, 형제라고? 참... 재벌들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라고 주리는 혼자 생각한다.

어느새 그릇 안에 가득했던 밥은 절반 정도 비워져 간다. 세훈이 문득 TV를 보니, 주리는 아직도 TV 채널을 돌리고 있다.

“너 아직도 못 정했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줘 봐, 내가 고를 테니까.”

세훈은 주리에게서 리모컨을 뺏어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린다. 잠시 후.

“요즘 하는 다큐멘터리가 재미있는 것 같은데, 다큐멘터리나 보자.”

“아... 알았어.”

세훈은 채널을 그대로 다큐멘터리 채널에 고정한다. 제목은 ‘권력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니 암녹색 피부에 마치 거북과도 같아 보이는 두상을 한 외계 종족들이 화려한 의복을 갖춰 입은 지도자를 향해 절을 올리는 영상이 나온다.

“...살테이로족의 부족들은 많게는 수십억, 적게는 수백 명에 이르는 인원으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모두 반쯤 신격화된 지도자를 모십니다...”

신격화된 지도자라... 역시... ‘살테이로족’은 몇 번을 봐도 신기하단 말이지... 세훈은 이 생각이 절로 든다.

“저렇게 지내는 것도 참 재미있겠단 말이지...”

“맞아. 거의 신으로 모시다시피 하는 거잖아?”

“너희들 말이야...”

나타샤가 불쑥 말을 꺼낸다.

“왜?”

“황궁에 한 일주일만 있어 볼래?”

“황... 궁?”

“황궁은 왜?”

“저렇게 사는 게 좋아 보이지? 황궁에 일주일만 있으면, 환상은 다 깨져.”

나타샤는 말에 무게를 실어 말한다. 나타샤의 얼굴에도, 그 말의 무게와 같은 무게가 실려 있다.

“황족으로 사는 게 말이야,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거기에다가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니게 크지. 실제 권력은 없다시피 해도, 품위유지니 뭐니 해서 스트레스 받을 만한 게 많아. 그래서 선대 황제 중에는 못 하겠다고 뛰쳐나온 사람도 있다고. 우리 큰오빠도 그랬고.”

“너... 그래서 캠핑부를 하는 거구나?”

“맞아. 자취방도 학교 근처에 따로 잡았고. 황궁을 나와서 사니까, 이렇게 마음이 놓일 수가 없더라.”

세훈은 나타샤의 얼굴을 옆에서 조용히 바라본다. 지금 이곳에 있는 나타샤의 모습을 보니, 부럽기까지 하다. 나타샤가 황족이라서, 아니면 부자라서 느끼는 부러움이 아니다. 그 표정이며 행동, 말투가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그런 자유함은, 세훈에게서는 어느새 저 멀리 떠나 있다. 최근 들어서 그걸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고, 어디서 세훈을 압박해 올지 모르는 그 불안감. 하지만, 그런 세훈을 꽉 잡고 있는 것들로부터, 도망치기는 싫다. 아니 도망칠 수 없다. 세훈은 이미 도망치지 않겠다고 맹세했을 뿐더러, 도망치면 그들에게 영원히 지고 만다는 것을 잘 아니까.

“응... 뭐지?”

세훈은 뭔가 텐트 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한다.

“이상한데...”

“세훈아, 왜 그래?”

“아... 아니야, 아니야.”

세훈은 주리의 말에 바로 고개를 내젓는다. 잘못 들었겠지... 잘못 들었을 거야. 다시 TV를 본다. 애써서 TV에 집중하려 해 본다. 그런데 또 바로 그 때...

바스락- 슥- 슥-

이번에는 확실히 소리가 들린다! 텐트 안에서다! 뭔지는 몰라도 텐트 안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텐트 안에서 무슨 소리 안 들려?”

“아니... 잘 모르겠는데.”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 아니야.”

주리와 나타샤는 못 들은 것 같다. 하야토 역시 아예 소리를 못 들은 듯, TV에만 열중하고 있다. 세훈은 불안감에 신경이 온통 텐트 쪽에만 쏠린다. 그런데... 그 다음 순간...

사그락- 사각-

뭔가 심상치 않다... 위험하다!

“다들 잠깐 다른 텐트에 좀 가 있어 봐.”

“다른 텐트에 가 있으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주리와 나타샤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갑자기 앞뒤 설명도 없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니, 선배님...”

이번에는 하야토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주리와 나타샤에 맞장구친다.

“텐트에 도대체 뭐가 문제가 있다고요. 아까 전까지 우리는 텐트 안에서 웃고 떠들고 그랬잖아요. 이상한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도, 일단은 이상하니까 들어가지 말아 봐.”

“선배님.”

“아니, 하야토. 지금 나 때문에 그렇다는 게 아니고...”

“텐트 안은 안 이상하다니까요?”

“그래도... 일단은...”

“선배님, 오늘 좀 이상한 것 같아요.”

하야토는 이 말을 하며, 세훈을 한 번 쏘아보고는, 텐트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 바로 다음 순간.

“어...”

하야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부자연스럽게 끊겨 버린다. 순식간에, 마치 촛불이 강풍에 그대로 꺼져 버리듯이. 그렇게 텐트 안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건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텐트 안에서는. 마치 뭔가가 끊기듯, 부자연스럽게. 그렇게 하야토는 일행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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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5화 - 덫 한가운데서(1) 19.04.18 59 0 10쪽
42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3) 19.04.13 59 0 10쪽
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61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56 0 11쪽
39 13화 - 텐트 안의 함정(3) 19.03.30 74 0 14쪽
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65 0 8쪽
37 13화 - 텐트 안의 함정(1) 19.03.28 74 0 9쪽
»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70 0 9쪽
35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78 0 12쪽
34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19.03.21 69 0 8쪽
33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77 0 10쪽
32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76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73 0 10쪽
30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63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84 0 11쪽
28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81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80 0 9쪽
26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4 0 13쪽
25 9화 - 다시, 만나다(1) 19.03.01 89 0 8쪽
24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3) 19.02.23 89 0 14쪽
23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2) 19.02.23 8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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