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카페인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9.01.18 13:51
최근연재일 :
2019.01.30 12:05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194
추천수 :
242
글자수 :
77,244

작성
19.01.24 12:05
조회
394
추천
15
글자
12쪽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8화

DUMMY

“이모. 저 왔어요.”

“정훈이 왔어? 어서 앉아.”

“한창 바쁠 시간 아니에요? 왜 이리 사람이 없어요?”

“조금 전에 단속 떴었거든. 접었다가 다시 편 지 얼마 안 됐어.”

“이야, 그러면 우리가 개시네? 그쵸?”

“그래. 개시다, 개시.”

“그러면 서비스로 꼼장어 한 마디 더 얹어 주세요.”

능청스러운 황정훈의 어깨를 포장마차 주인이 툭 친다. 정남은 살갑게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바라본다. 대배우라는 칭호를 가진 황정훈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는 한편, 자신이 황정훈이라는 사람을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뭐해요? 앉아요. 여기 꼼장어가 아주 죽여 줘요. 이모 꼼장어하고 닭발 매콤하게. 그리고 소주 두 병이요. 오뎅 국물은 제가 퍼 갈게요.”

황정훈은 직접 오뎅 국물을 푸고, 수저를 놓고, 소주를 꺼내온다.

꼴꼴꼴-

황정훈이 정남의 잔을 채워준다.

“술은 좀 해요?”

“많이는 못 마시고요. 남들하고 어울릴 정도는 마십니다.”

“이 바닥 생활 하려면 술 잘 마셔야 해요. 선배님들 중에 술고래들이 엄청 많거든요.”

“네.”

그 선배라는 사람들과 접점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자니 황정훈을 잔을 들어 앞으로 내민다.

“첫 잔은 건배해야죠. 다음 잔부터는 알아서 따라 마시고.”

“네, 선배님.”

“건배사는 뭐가 좋을까······ 아, 그게 좋겠네요. 정남 씨의 성공적인 오디션을 위해, 건배!”

챙-

얼떨떨한 표정으로 잔을 부딪친 정남이 소주를 단숨에 비운다. 소주 특유의 ‘싸’한 느낌이 목을 긁고 지나간다. 절로 ‘크으.’ 하는 추임새가 나온다.

“어때요? 여기 분위기 좋죠?”

“네. 좋네요.”

“이 근처에 마지막 남은 포장마차에요. 예전에는 참 많았는데 하나둘 없어지더니 여기만 남았어요. 여기마저 없어지면 난 어딜 가서 소주를 마셔야 하나.”

황정훈의 앓는 소리에 정남이 피식 웃는다.

“웃는 모습이 참 좋아요. 아참, 내가 그 말 했던가요?”

“어떤 말씀을 말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남 씨 얼굴에는 참 표정이 많아요. 이렇게 보면 잘생겨 보이고, 또 이렇게 보면 무뚝뚝해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른 편에서 보면 온순해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요.”

예전부터 참 많이 듣던 말이다.

“배우라는 직업에 참 잘 어울리는 얼굴이에요.”

“감사합니다.”

황정훈이 자신의 빈 잔을 채워 다시 한 잔 비운 후 포장마차 주인이 내준 오이를 입에 물고는 맛있게 먹는다. 오이 하나를 먹으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황정훈을 보고 있자니 정남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황정훈을 따라 소주 한 잔을 따라 마신 후 오이를 먹는다. 입안에 퍼져 있는 소주의 쓴 맛을 오이가 잡아준다.

“선배님.”

“네?”

정남은 이 기회에 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황정훈에게 물어 볼 결심을 한다.

“왜 이렇게 저한테 잘해 주세요?”

빈 잔을 채우려던 황정훈이 정남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잠시 정남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던 황정훈이 잔을 채우며 피식 웃는다.

“그러게요. 내가 왜 그럴까요?”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황정훈.

하지만 이내 질문의 답도 이야기를 해 준다.

“열심히 하잖아요.”

“저 말고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 많은데요.”

황정훈은 잔을 들어 소주를 입에 머금고 입안에서 몇 바퀴 돌린 후 꿀떡 삼킨다. 저렇게 마시면 술이 금방 취할 것 같다고 생각하며 황정훈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정남 씨는 왜 연기를 시작했어요?”

“그게······.”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드라마 촬영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선택을 했다는 말은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름 최상의 대답을 한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습니다.”

“꿈. 좋죠. 요즘 초등학교 애들한테 장래 희망을 적어 내라고 하면 절반 이상이 연예인이라고 적어서 낸대요. 우리 어릴 때는 장래 희망하면 과학자니, 대통령이니 그런 걸 말했잖아요. 안 그래요?”

“그렇죠.”

“이 바닥에 발을 들인 사람들 대부분이 같은 꿈을 꿀 거예요. 나도 그랬고요. 하지만 꿈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죠. 그리고 오래 버티는 사람도 많지 않아요. 정남 씨는 단역 배우 오래해서 잘 알겠네요. 단역 배우 생활 오래하는 사람 많지 않죠?”

정남이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이나 유민호는 조금 별종이다. 보통 단역 배우들의 경우 길어 봐야 2년 정도 하다 보면 결국 꿈을 접고 인생의 방향을 틀고는 한다.

“현실이라는 괴물 녀석이 꿈을 향해 가는 길 중앙에 딱 막고 있어요. 그 괴물은 무지막지하게 포악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괴물과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멀리 돌아가거나 가던 길을 포기하죠.”

현실.

그렇다. 황정훈의 말대로 현실이라는 괴물은 사람을 참 힘들게 한다. 특히 단역 배우들에게는 더더욱 말이다. 직업이라면 직업인데 안정적이지가 않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돈은 많지만 벌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단역 배우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다.

“꿈이 현실이라는 괴물과 마주하는 순간. 그 순간 꿈이 사람을 힘들게 해요.”

그 역시 공감을 한다.

나는 언제 제대로 된 배역을 따낼 수 있을까? 과연 지금 걸어가는 이 길이 내 길이 맞는 것일까? 이번 달에는 여윳돈이 없는데 공과금은 어떻게 내야 할까?

차비라도 아껴 보겠다고 전철 몇 정거장 거리를 걸어 다니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연기 학원에 등록을 해 보아도 현실은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꿈을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하고 싶던 일이, 항상 바라 마지않던 일이 현실의 문제와 부딪치면······ 견디기 힘들죠. 그렇게 하나둘 이 바닥을 떠나가요. 어떤 사람은 시작부터 대규모 기획사 눈에 뜨여 꽃길만 걷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죠. 정남 씨하고 술잔 기울이고 있는 나만 해도 무명 단역 배우 시절이 꽤 길었어요.”

유민호에게 들어 알고 있다.

“나도 단역 배우 시절이 길다 보니 정남 씨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을 봤어요. 믿을지 몰라도 그때부터 사람 보는 눈이 생겼어요. 이 사람은 얼마 안 가 포기하겠구나. 이 사람은 결국 자기 꿈을 이루겠구나. 이런 게 어렴풋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어떠냐고 묻고 싶지만 황정훈의 말을 끊을 자신이 없다.

“그걸 어떻게 아는지 알아요?”

“아니요.”

“그 사람 눈을 보면 알아요.”

황정훈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정남은 그의 말에 집중을 한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잖아요. 그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에요. 눈에는 정말 많은 것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나는 처음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 눈을 봐요. 다른 사람의 눈에서 본 것을 이야기하면 뒷담화 하는 것밖에 안 되니까 정남 씨 눈에서 본 것만 이야기할게요.”

정남이 갈증을 느끼고 소주를 마신다. 갈증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거세진다. 물을 한 모금 마시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도대체 황정훈은 자신의 눈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정남 씨 눈에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어요.”

“연기에 대한 열정입니까?”

“네.”

황정훈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배우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덕목이죠. 연기에 대한 열정, 욕심.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을 잃어 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현실이라는 괴물을 마주한 순간 그 괴물에 잡아먹혀 열정은 잃어 버리고 연기를 직업으로 대해요. 오늘도 무사히 출근해서 해야 할 업무를 마치고 대가를 받는다. 대부분의 단역 배우들의 눈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아-!”

황정훈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다.

단역 배우들 중에는 자신이 마치 대단한 배우나 되는 것처럼 주어진 연기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는 이들이 많다.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고, 이건 이래서 잘못됐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

그 말들을 들어보면 결국 자기 몸이 편한 일이 걸릴 때는 긍정적인 반응, 그 반대일 때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뿐이다. 그들은 쉬운 일이 걸리면 하루 종일 웃는다. 반대의 경우는 하루 종일 인상을 찌푸리고 여기저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나도 그랬나?’

정남이 자신을 돌아본다.

가끔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릴 때 불평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연기 자체를 그렇게 대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배우로서 기본적인 마음가짐도 없는 사람들이 이룰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어요? 하늘의 기운이 닿아 운 좋게 그런 사람도 대성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런 사람은 한계에 부딪치게 되고 위로 올라가서도 항상 불평만 늘어놓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 위에 안주가 놓여 있다.

“먹어 봐요. 정말 맛있어요.”

소주를 한 잔 마시고 꼼장어 볶음을 입에 넣는다. 황정훈의 말대로 상당히 맛있다.

“단역 배우들 중에 두 눈에 열정이 가득한 친구들이 간혹 보여요. 그런데 그 친구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뭔지 알아요?”

“단역 배우가 된 지 얼마 안 된 친구들인가 보네요.”

“빙고. 처음에는 누구나 열정적이죠. 자신의 내면에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연료로 삼아 불을 지피는 거예요. 하지만 그 연료가 너무 금방 바닥이 나요. 일 년이 지나고 이 년이 채 지나기 전에 그 친구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눈이 바뀌어요. 하지만 정남 씨는 달랐어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을 이야기한 거예요. 아무튼 이제 대답이 됐어요?”

정남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남 씨 눈에는 아직 열정이 있어요. 배우로 성공하고 싶다는 열정. 그 열정을 간직한 사람은 어떻게든 되게 돼 있어요.”

“하하, 설마요.”

“나랑 내기할래요?”

“내기요?”

황정훈이 손가락 세 개를 편다.

“힘들어도 딱 3년만 더 고생해 봐요. 분명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정남 씨가 꿈을 이룬다에 걸게요.”

“하하, 저도 그쪽에 걸려고 하는데요.”

“에이, 그러면 내기가 성립이 안 되잖아요.”

황정훈이 웃으며 소주잔을 비운다.

대화를 나누며 소주를 마시다 보니 안주가 나오기 전에 각자의 앞에 놓인 소주병이 바닥을 보인다.

“이야, 오늘 술 잘 들어가네요. 어차피 내일 촬영 없으니 조금 더 마셔도 괜찮죠?”

정남이 환하게 웃으며 힘차게 대답한다.

“네! 선배님.”

두 사람은 꼼장어와 닭발을 안주로 소주를 열 병이나 비웠다. 정남은 자신의 주량이 이 정도나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황정훈의 페이스가 조금 더 빨라 정남보다는 더 마셨을 테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정남은 정신줄을 붙잡고 있었다.

“이모 잘 먹었어요.”

“그래. 들어가. 나도 오늘은 이만 접어야겠어.”

두 사람이 온 이후로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았다.

“네. 들어갈게요.”

황정훈과 함께 포장마차 밖으로 나온다.

“나는 회사 들어가서 자면 되지만 정남 씨는 집에 가야죠?”

“그래야죠.”

“택시?”

“네. 술을 조금 많이 마셔서 그런지 버스 탈 자신이 없네요.”

“택시비는 있어요?”

“네. 그 정도는 있습니다. 선배님.”

황정훈이 웃으며 정남의 어깨를 두드린다.

“그러면 들어가요. 다음에 촬영장에서 봐요. 오디션 준비도 잘 하고요.”

“네, 알겠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했습니다.”

고개를 숙였다 드는데 몸이 비틀거린다. 이제야 술기운이 올라오는 듯하다. 정남이 중심을 바로 하며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변으로 걸어갈 때 뒤에서 황정훈의 말이 들려온다.

“다음에 필요하거나 보고 싶은 대본, 시나리오 있으면 나한테 이야기를 해요.”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관련 공지입니다. +1 19.02.01 197 0 -
공지 제목을 변경하였습니다. +2 19.01.22 392 0 -
15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14화 +1 19.01.30 312 15 10쪽
14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13화 +1 19.01.29 318 19 12쪽
13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12화 19.01.28 340 20 11쪽
12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11화 +2 19.01.27 366 21 12쪽
11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10화 +3 19.01.26 380 19 15쪽
10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9화 +1 19.01.25 372 15 10쪽
»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8화 +1 19.01.24 395 15 12쪽
8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7화 +1 19.01.23 414 15 12쪽
7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6화 19.01.22 402 15 14쪽
6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5화 19.01.22 392 16 9쪽
5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4화 19.01.21 436 14 13쪽
4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3화 +2 19.01.21 466 16 14쪽
3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2화 19.01.21 467 16 11쪽
2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1화 19.01.21 501 13 11쪽
1 프롤로그 +2 19.01.21 626 13 6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카페인'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