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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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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1.1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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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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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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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메소드 연기자 12화

DUMMY

알람 소리에 눈을 떴지만 알람을 끄고는 다시 눈을 감는다. 어제 저녁에 온 문자 때문이다.


- 감독님 개인 사정으로 다음 주 수요일부터 촬영 다시 시작합니다.


단역 배우들에게 날아온 단체 문자다.

이불을 뒤집어쓰지만 좀처럼 다시 잠에 들지 못한다.

“에라이, 알람 끄는 걸 까먹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정남. 평소에도 이 시간에 일어나기에 딱히 피곤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나오니 배가 출출하다. 먹을 만한 것이 뭐가 있나 찾아보지만 냉장고는 텅 비어 있다.

사실 냉장고가 텅 빈 것이 한참이나 지났다는 것을 정남도 알고 있다. 평소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한 적이 없다. 저녁 역시 대부분 밖에서 먹고 들어온다.

식당에 갈까 하고 주섬주섬 트레이닝복을 입던 정남이 고개를 흔들고는 다시 벗고 청바지를 입는다.

“며칠 전에 전화도 하셨으니까 가 보긴 해야지.”

어머니가 집에 좀 들르라 하셨던 전화를 기억하고는 집을 나선다. 평소라면 원룸촌 앞으로 난 큰 길을 따라 버스를 타러 갈 테지만 오늘은 반대편으로 간다.

“아이쿠, 이게 차야 먼지 덩어리야.”

몇 달을 세워만 둔 정남의 자동차는 본래의 하얀색이 아닌 회색이 되어 있었다. 트렁크에서 먼지 털이를 꺼내 차를 닦아 보려 하지만 오랜 시간 쌓인 먼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차에 기름도 넣어야 하니까.”

기름을 넣고 자동세차를 할 생각으로 차에 오른다. 시동 버튼을 누르려다 문득 시동이 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낑낑 대며 앓는 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다행히 시동은 걸렸다.

“형이 미안하다. 이제라도 아껴 줄게.”

앞쪽 유리창 먼지라도 닦을 생각에 워셔액을 뿌리며 와이퍼를 작동시킨다. 이번에도 끽끽 소리를 내며 겨우 닦는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닦기는 닦았지만 쌓인 먼지가 워셔액과 만나 흙탕물처럼 변해 버렸다는 것이다.

바로 출발을 시키지 못하고 몇 번이고 와이퍼를 작동해 겨우 앞이 보일 정도로 만든 후 차를 출발시킨다.

“어머니 중고차 알아보신다고 하신 것 같은데 그냥 이 차 드려야겠네.”

잘 타지도 않고, 마냥 방치해 두느니 어머니께 드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자동세차를 하려는데 세차 장치를 관리하는 직원이 기겁을 한다. 꿋꿋하게 창문을 열지 않고 자동세차를 한 후 후방 미러도 닦지 않고 바로 주유소를 빠져나온다.

“절대 쪽팔려서 이러는 거 아니다.”

듣는 이도 없건만 자기합리화를 한 후 창문을 열어 오랜만의 드라이브를 즐긴다.


**


“아들 왔어?”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분식점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환하게 웃으며 정남을 반겨 주신다.

“아침은?”

“배고파요.”

“뭐 먹을래?”

“어머니가 해 주시는 건 다 맛있죠.”

“잠시만 기다려.”

어머니가 주방으로 들어가신다. 어머니가 운영을 하시는 ‘스타 분식’은 음식 맛이 좋기로 주변에 소문이 나서 장사가 제법 잘되는 편이다. 근처에 남고와 여고, 여중이 있어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에는 손님들로 가득 찬다.

분식점 이름이 스타 분식인 이유는 정남이 배우의 꿈을 꾸고 있기에 반짝이는 스타가 되길 기원하신 어머니께서 지으신 것이다.

“요즘 장사는 잘 돼요?”

“매일 똑같지.”

장사가 여전히 잘된다는 말에 안심이 된다.

“아버지는요?”

“일 나가셨지.”

“허리 아프시다면서 아직도 일하세요?”

“그러게나 말이다. 이제 그만 쉬라고 해도 말을 안 들어. 자기가 일 안하면 식구들 밥 굶는 줄 안다니까.”

정남의 집이 대단한 부자는 아니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는 된다. 살고 계신 집도 부모님 명의고 통장에도 많지는 않아도 두 분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는 된다.

“천성이 바뀌니.”

“그건 그래요. 오므라이스네요.”

“엄마가 해 주는 오므라이스는 오랜만이지?”

정남이 웃으며 오므라이스를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는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음식에 비할 바는 아니다.

오므라이스는 순식간에 없어진다.

“굶고 다녀? 뭘 그리 급하게 먹어?”

“맛있으니 그렇지요. 우리 박 여사님 솜씨 여전하네.”

어머니가 기분 좋게 웃으시며 정남의 어깨를 두드려 주신다.

“좀 더 해줘?”

“아뇨. 배불러요.”

“집에 들어가서 쉬고 있어. 애들 학교 마치는 시간까지만 있다 아줌마한테 맡기고 퇴근할 테니까.”

“아니에요. 같이 있다 들어가요. 집에서 혼자 뭘 해요.”

정남은 팔을 걷고 어머니를 돕기 시작한다. 드문드문 오는 손님을 상대하다 3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손님들이 몰아닥치기 시작하니 정신없이 바빠진다.

할 이야기가 뭐 그리 많은지 여중생들은 쉬지 않고 입을 놀린다. 그렇게 바쁘게 두 시간 가량을 보내니 또 다시 한가해진다.

저녁에 일을 봐 주시는 아주머니께 가게를 맡긴 후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간다.

어머니가 씻으시는 사이 정남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집을 나와 혼자 산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자신의 방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책꽂이를 보며 피식 웃는 정남.

‘연기의 정석’, ‘세기의 배우들’, ‘연기학 개론’······.

연기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 사 모은 책들이다. 물론 정남의 연기 인생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리저리 방을 살핀 정남이 침대에 눕는다.

오랜만에 느끼는 자신의 방이 주는 편안함에 취해 그대로 잠이 드는 정남.



“아들. 자?”

“아, 아니에요.”

“엄마가 깨운 거야?”

“잠깐 존 거예요.”

“아빠 오셨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간다.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계신다.

“다녀오셨어요?”

“그래.”

오랜만에 보는 아들임에도 아버지는 잠시 쳐다보시고는 다시 TV로 시선을 돌린다. 무뚝뚝한 성격에 평생 살가운 말 한마디를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버지의 옆으로 가 가만히 어깨를 주물러 드린다.

“괜찮다.”

“저도 괜찮아요. 그냥 좀 가만히 계세요.”

어깨가 많이 뭉치셨다. 일찍 결혼을 하고 그만큼 일찍 정남을 낳았기에 아버지는 아직 50대 초반이시다. 젊은 시절 힘들고 험한 일을 가리지 않고 하셔서 겉으로 볼 때는 멀쩡해 보여도 이곳저곳 말썽을 부리는 곳이 많다.

“이제 그만 쉬세요. 친구 분들처럼 여행도 좀 다니시고요.”

“일 없다.”

어머니가 사과를 깎아 오신다.

“힘든데 그만하고 사과나 먹어라.”

“네.”

아버지가 사과를 드시며 은근한 투로 물으신다.

“요즘은 어떠냐?”

“열심히 하고 있죠.”

“네가 하는 일이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일이냐?”

“열심히도 하지 않으면 기회도 오지 않을 테니까요.”

더 이상 할 말이 없으신지 다시 TV로 시선을 옮기신다.

“이번에는 뭐 하는 거야?”

“영화요.”

바통을 이어받은 어머니가 질문을 하신다.

“어떤 영환데?”

“양기수 감독님 작품이에요. 불량 경찰이라고 주인공은 황정훈이고요.”

“어머! 엄마 황정훈 완전 좋아하는데.”

대한민국에서 황정훈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 황정훈 선배님하고 친한데.”

약간의 허세를 섞어 말하니 어머니가 놀란 눈으로 정남을 바라본다.

“황정훈이 왜 너하고 친해?”

“보통 이럴 때는 ‘우리 아들 대단하네.’ 뭐 이런 반응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에요?”

“아, 엄마가 미안. 그런데 이상하잖아. 아들은 단······.”

“단역 배우요. 창피하지 않으니 그냥 떳떳하게 말씀하셔도 되요. 황정훈 선배님은······.”

황정훈과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하니 어머니가 연신 ‘어머.’를 남발하신다.

“여기 봐요. 황정훈 선배님 전화번호 있죠? 이게 아무 번호나 저장한 게 아니에요. 코코아톡 보면 프로필 사진 보이죠?”

“어머! 진짜 황정훈이네. 막 전화도 하고 그런 사이야?”

“전화보다는 문자 정도?”

뉴스가 끝이 나자 아버지가 정남에게 한 마디를 한다.

“언제까지 할 생각이냐?”

“네?”

“이제 해 바뀌면 네 나이 서른이다. 내가 니 나이 때는······.”

“알죠. 제가 초등학교 다녔죠?”

아버지가 못마땅한 눈으로 정남을 바라보신다.

“조금만 더 해 볼게요. 삼 년, 아니, 이 년만 더 해 볼게요. 며칠 전에 오디션 봤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아주 좋아요.”

유민호가 즐겨 하는 멘트를 날려 본다.

“어떤 오디션인데?”

“당신은 좀 가만히 좀 있어 봐. 내가 이야기하고 있잖아.”

“아,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궁금해서 물어 볼 수도 있지.”

아버지가 눈을 부릅뜨자 어머니가 포크로 사과를 찍어 정남의 입에 넣어 주며 딴청을 피우신다.

“아버지 정말이에요. 딱 이 년만 더 해 보고 그때도 바뀌는 것이 없으면 아버지 말씀대로 기술이라도 배울게요.”

“공부를 하건 기술을 배우건 다 때가 있는 거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아버지가 말하고 있을 때 정남의 휴대폰에 전화가 온다. 아버지가 받아 보라는 듯 눈짓을 하신다.

“누구지?”

“모르는 번호야?”

“네.”

처음 보는 번호지만 일단 전화를 받아 본다.

“여보세요.”

- 김정남 씨 휴대폰인가요?

모르는 번호가 분명한데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누구시죠?”

- 나 씨더스 박기출 팀장입니다.

“아-.”

왜 이렇게 익숙한 목소린가 했다. 정남의 표정이 갑자기 딱딱하게 굳는다.

‘설마······.’

시나리오를 가져 간 것을 추궁하려고 전화를 한 것일까?

어머니가 ‘왜 그래?’ 하며 입을 벙긋거리신다. 어색하게 웃으며 괜찮다는 듯 고개를 흔든다.

“박 팀장님.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전화를 하셨습니까?”

- 다름이 아니라······.

정남의 표정이 더욱 심각하게 변한다. 하지만 이내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벌겋게 달아오르는 정남의 얼굴.

시시각각 표정 변화를 보이는 정남을 어머니가 걱정스럽게 바라보신다.

정남은 계속해서 ‘네, 네.’만 할 뿐이다.

“누군데 그렇게 전화를 받냐?”

아버지가 한마디를 하신다.

“네, 감사합니다. 그러면 제가 이 번호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오랜만에 본가에 와서 부모님과 함께 있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정남은 전화를 끊은 후 부모님을 보며 얼떨떨한 음성으로 말한다.

“씨더스라는 기획사에서 계약을 하자는데요.”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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