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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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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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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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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5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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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 초보 모험가 (1)

DUMMY

"자네, 그땐 도대체 왜 당했던겐가?"

"허억, 허억.. 지금 뭐라고 하셨죠?"

"지금 자네 꼴을 보면 뭐라 말해야 할지.."


지금 내 꼴이라.. 난 더러워진 검날을 손바닥으로 스윽 훑어내 말라붙어 있던 점액을 털어내고 내 얼굴을 비춰보았다.


"멀리서보면 인간형 슬라임처럼 보이겠는데요. 페토르 씨 말대로 도대체 왜 그랬던건지.."


오늘만 해도 숲과 호수 근처를 돌아다니며 크고작은 슬라임을 자그마치 수십마리나 사냥했다. 물론 하급 마물에 속하는 슬라임들 뿐이었지만, 내 눈을 그 슬라임에게 잃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하하.. 진짜 미치겠네."

"슬라임은 한 번 뒤덮기 시작하면 같은 등급의 마물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마물이지만, 그 전에 베어버리면 약한 마물이기도 하네. 자네는 직접 경험도 해보지 않았는가? 다음 실수만 없도록 하면 되네."

"그렇긴 해도.. 검을 휘두르거나 공격을 피할때 느껴지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네요."


검을 똑같이 휘두르는 것 같아도 약간 빗맞는다던가, 왼쪽에서 달려든 슬라임을 못 본다던가. 점점 한쪽 눈의 빈자리가 커지고 있었다. 내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 검을 매만지고 있자, 페토르는 그런 내 옆에 모닥불을 피우더니 말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게나. 자네 같은 일을 겪고 트라우마에 빠져 완전히 모험가 활동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는데, 자네는 의수나 의족으로 대체할 수 없는 눈을 잃고도 계속해서 하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하긴 의수나 의족은 훈련만 제대로 하면 원래 자신의 팔을 다루는 것처럼 다룰 수 있다고도 하니까.


"그러시니까 더 복잡한 느낌이네요. 일단 호수에 가서 몸이나 조금 깨끗히 하고 올게요."

"알겠네. 다녀오게나."


더러워진 몸도 좀 씻고, 실타래가 얽힌 것만 같은 머리속도 좀 비울겸 난 가방에서 옷가지를 꺼내 호수로 가려다말고 모닥불이 있는 장소로 다시 돌아왔다.


"흠? 벌써 씻은겐가?"

"아뇨. 씻다가 슬라임이라도 만나면 귀찮아질테니까요. 단검 정도는 가져가려구요."

"내 것을 빌려갈텐가?"

"아뇨. 단검은 제게 있으니 가져갈게요."


아무래도 내일은 대장간에 들려서 장비를 구입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돈이 다 녹아버려서 남은 건 없지만, 오늘 슬라임을 잡으면서 얻은 점액이나 핵들을 팔면 어느 정도 되겠지.



**


페토르와 찾은 대장간에는 마을의 대장간보다 수배는 더 많은 무기나 방어구들이 벽면에 걸려있었다. 그러나 내가 쓸 수 있는 금액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 더 많았기에 난 조심스럽게 장비를 고르기로 했다.


"어서 오슈."

"장검 하나와 방패를 좀 볼 수 있을까요?"

"그쪽이 쓸거유?"

"당연하죠. 어디보자.. 방패는 철제, 히터 실드보단 원형으로 보여주세요. 아, 몸을 방어할 수 있는게 아니라 빠르게 파고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요. 네. 그 정도 크기로."


페토르는 대장장이에게 찾는 물건을 설명하는 나를 보더니 "장비를 고르는데 뭐 그리 깐깐한지.."라며 혀를 찼지만 사람에게 맞는 제대로 된 장비를 고르는 건 대장간에서 내가 많이 해왔던 일이기에 난 조금 더 고민에 고민을 더 거듭했다.


"잠깐만요.. 이 방패, 여기 손잡이와의 이음새가 잘 고정이 되어있지 않은 것 같지만 그냥 제가 고정시키면 될 것 같고.. 이 검, 미세하지만 검 끝이 살짝 위로 휘어져 있어요. 다른 건 없나요?"

"허참, 이렇게 깐깐한 손님은 또 처음이구만. 망치도 있는 것을 보니 일 좀 해본 청년인가?"

"흠, 흠.. 5년 경력의 견습이지만요."


생각보다 오랜 경력 때문일까? 내 말과 함께 대장간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이렇게 알아봐주니까 조금 머쓱해지는데.


"5, 5년! 자네 여기서 일을 할 생각은 없는가?"

"..이벨린, 자네는 어째서 모험가를 하겠다는겐가? 그 정도 경력이라면 혼자서 대장간을 열어도 될 경력일텐데 말일세."

"아니, 전 이러려고 여기에 온게 아니거든요? 일단 이거랑, 이거 주세요."


5년이라는게 그렇게 오래된 경력인가? 주인 아저씨만 해도 20년을 대장장이로 일하고 계시는데 말이야. 난 놀란 얼굴로 내 팔을 잡는 대장장이의 손을 뿌리치고 벽에서 적당한 방패와 검을 골라 탁자에 올려놓았다.


"그러지말고, 다시 생각해보는건 어떤가?"

"싫어요. 대장간 일은 이젠 질렸다구요. 만약 한다면 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저 같은 초보 모험가들의 장비를 봐줄거라구요."


난 방패와 검에 붙어있던 가격표에 적혀있던 금액에 조금 더 돈을 얹어주고는 페토르의 손을 잡고 대장간에서 빠져나왔다.


"5년이면 그렇게 오래 된 경력도 아닌데. 왜 그러시는지.. 페토르 씨는 아시나요?"

"요즘 청년들이 다들 모험가만 하니 다른 직업들을 이어나갈 청년들이 적으니 그런게지. 자네 같은 청년이 5년이나 되는 경력을 가지고 있는게 신기할 정도야. 자네,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나?"

"18세가 된지 이제 며칠 지났죠."


하긴 내 또래만 되면 다들 대장간에서 싸구려 검을 들고 검술 훈련을 하겠다고 할 정도니까. 그는 나를 머리부터 발까지 훑어보며 말했다.


"계속 든 생각이지만 자네는 참 특이해.."

"그런 말 평소에도 많이 들어요. 이제 장비도 샀고, 어디로 가실건가요?"

"일단 가까운 마을로 가 볼 생각이네. 자네도 갈테지?"

"그 말씀은 제가 원하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떠나도 된다는 소리로 들리는데요?"

"지금 자네가 한 말은 내가 강제로 자네를 잡아두고 있다는 말로 들리네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는 나에게 같이 다니지 않겠냐고만 했지 따라오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의 말을 떠올린 난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지도를 꺼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페토르도 내 행동을 알아들은건지, 그는 발걸음을 옮기며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고보니, 어째서 방패를 산겐가? 그 정도 돈이라면 가죽 흉갑 정도는 살 수 있었을텐데."

"방패를 무시하지 마시죠. 갑옷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제 값을 하는 방어구는 방패 밖에 없으니까요."

"그건 잘 알고 있네만, 짐을 비우지 않고서야 방패를 매고 다니지는 못할 것이 아닌가. 작은 방패라도 계속 들고있긴 힘들텐데."


그렇게나 짐이 많았나? 옷가지랑 식료품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으로는 자네가 차고 있는 벨트형 가방에 들어갈 물건만 챙기는게 좋겠구만. 약초, 건량, 단검, 밧줄, 화약까지만 챙기지. 지금 자네의 모습은 그저 관광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만 보이니 말일세."

"네? 그렇게나요? 다른 것들은?"


그의 말에 놀라며 페토르를 쳐다보자, 그는 길드 쪽에 서 있는 모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던전 탐사가 아닌 이상 저 청년처럼 짐을 싸봤자 몸만 무거울 뿐이야. 심지어 자네는 눈도 한쪽 잃기까지 했으니, 갑작스러운 공격에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지 않은가. 내가 말했던 것들만 챙겨도 어딜가서 죽을 일은 없으니 걱정말게."

"하아.. 페토르 씨가 하는 말이라면 뭐 어쩔 수 없네요. 알았어요."


경험이 많은 사람의 말이 틀릴리는 없으니까. 난 그가 지적해주는 물건들을 모두 버리고 가방 대신 빈 자리에 방패와 검을 매었다.


"자, 됐죠?"

"흠, 됐네. 이렇게 많을 줄 알았다면 아까 의료원에 다 주고 올 것을 그랬어. 잠깐 여기에서 기다리게."

"제 물건을 가져다 주시려는건가요?"

"그렇네. 헌 옷과 식료품들은 누구보다도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이니까.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마을이 하나 있을걸세. 먼저 가고 있게나."

"뭐, 그러죠."


페토르가 보여준 모습 때문일까, 그라면 왠지 내가 말을 타더라도 나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가 내 가방을 매고 골목으로 걸어가는 것을 본 나는 지도를 펼쳐들고 그가 말한 마을을 찾았다.


"왜 여기로 가자고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볼까."


무거웠던 가방 대신 비교적 가벼운 방패와 검을 매고 있어서일까? 발걸음이 가벼웠다. 게다가 내가 쓰지 않게 된 물건들이 버려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니 딱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아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론 내가 아직도 모르는게 많다는게 조금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물론 한쪽 눈을 잃었다는게 괜찮다는 말은 아니었다. 지금 란트를 빠져나와서 걷고 있는 지금도 한쪽 눈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나처럼 순조롭게 모험가로서 필요한 지식을 쌓아나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카에드도 있고, 페토르 씨도 있고.. 대장간에서 일하면서 쌓은 무기나 방어구에 대한 지식도 쌓여있으니 말이지. 아, 나중에 모험가를 그만두게 되면 짐마차에 작게 무구 수리점이나 차릴까?"


짐마차로 세상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행복했다.


"역시 사람은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니까.. 음?"


머릿속으로 한껏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던 난 어느새 내가 숲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곤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가 어디지? 계속 직진만 했으니까 길이 틀렸을리는 없을텐데.. 이쪽으로 가는게 맞는거겠지?"


지도를 펼쳐봐도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 알 수가 없어 소용이 없었다. 이대로 내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가 페토르 씨와 길이 엇갈리게 되면 그건 그것대로 골치 아팠다.


"생각에 너무 깊게 빠지면 꼭 이런단 말이야.. 직진만 했으니까 나침반을 보든 말든 어처피 똑같을테고. 멀리서 사람하고 실시간으로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도구는 없나? 만약에 그런게 만들어지면 만든 사람은 평생 놀고 먹을 수 있을텐데 말야."


이럴 때는 가만히 있는 것보단 일단 움직여보고 봐야겠지. 난 지도를 집어넣고 내가 걸어가던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다행히 난 마차가 지나간 바퀴 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일단 움직이고 봐야한다니까. 이거만 따라가면 마을까진 식은죽 먹기겠는데. 사람이 다니는 길목에는 마물들도 없으니까."


마을까지는 반나절 정도 걸린다고 페토르 씨가 말씀하셨으니 마을까지의 거리는 별로 남지 않았을 터였다.


"혼자 이렇게 걷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 ..저게 뭐야?"


마을로 가면 역시 사냥부터 하는게 좋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한가로이 바퀴 자국을 따라 걷고 있던 나는 나무 사이로 보이는 심상치 않은 모습에 마침 바로 앞에 있던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퀘엑, 쿠에라."

"당장.. 져라.. 마물 놈.."


살짝 얼굴을 내밀어 살펴보니, 상황은 더 심각해 보였다. 사륜마차는 뒤집어져 박살이 나 있었고, 그 옆에는 마부로 보이는 검을 든 남자와 승객으로 보이는 여성 둘이 있었는데, 그들의 주위를 머리가 돼지처럼 생긴 무장한 '돼지 인간'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하나, 둘.. 총 다섯인데.. 저기서 싸울 수 있어 보이는건 마부 한 명 밖에 없어보이는걸."


일단 마물이라고 생각해도 날이 심하게 손상된 글레이브와 도끼를 들고 있는 돼지 인간들은 한눈에도 무시무시해 보였다. 지금은 마부가 어찌저찌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누군가가 돕지않는 이상 저들이 살아나갈 가능성은 낮아보였다.


"어쩌지? 지금 뛰쳐나가야 하나?"


한시라도 빨리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고작 7등급인 내가 저들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젠장, 미치겠네. 말이라도 살아 있었다면 어떻게든 했을텐데.."


내가 이렇게 고민하는 와중에도, 마부는 덜덜 떨리는 검 끝으로 다가오려는 돼지인간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돼지인간은 가소롭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리더니 그대로 글레이브를 휘둘렀다.


"크아악!"

"케라, 페크르!"


마부는 글레이브를 가까스로 막았지만 힘이 밀렸는지 그대로 튕져겨 뒤집어진 마차에 몸을 부딛쳤다. 더이상 주체하다간 저 셋 모두가 목숨을 잃는다. 그 순간,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망할, 이렇게 되면 선택지가 없잖아!"


난 방패를 검으로 두드리며 그대로 바위 뒤에서 뛰쳐나와 쓰러진 마부를 향해 도끼를 내려찍으려는 돼지인간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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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8. 일처리 (1) 19.08.18 9 0 13쪽
68 67. 초급 모험가 키우기 (3) 19.08.17 9 0 11쪽
67 66. 초급 모험가 키우기 (2) 19.08.14 9 0 11쪽
66 65. 초급 모험가 키우기 (1) 19.08.11 8 1 12쪽
65 64. 변화된 마물들 (2) 19.08.10 10 1 10쪽
64 63. 변화된 마물들 (1) 19.08.07 11 1 12쪽
63 62. 또 다시 밖으로. 19.08.03 14 0 11쪽
62 61. 일에 휘말리는건 이제 질색이야. 19.08.01 18 1 11쪽
61 60. 여행의 끝 19.07.30 20 0 10쪽
60 59.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7) 19.07.27 21 0 12쪽
59 58.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6) 19.07.25 17 0 12쪽
58 57.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5) 19.07.23 21 0 12쪽
57 56.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4) 19.07.21 24 0 16쪽
56 55.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3) 19.07.19 38 0 11쪽
55 54.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2) 19.07.16 48 0 11쪽
54 53.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1) 19.07.14 39 0 10쪽
53 52. 휴일 (3) 19.07.11 38 0 9쪽
52 51. 휴일 (2) 19.07.08 38 0 14쪽
51 50. 휴일 (1) 19.07.06 42 2 10쪽
50 49. 신기루 (5) 19.07.02 43 1 13쪽
49 48. 신기루 (4) 19.06.30 44 1 11쪽
48 47. 신기루 (3) 19.06.28 48 2 9쪽
47 46. 신기루 (2) 19.06.26 62 1 15쪽
46 45. 신기루 (1) 19.06.24 50 0 10쪽
45 44. 이후 19.06.21 67 1 10쪽
44 43. 후유증 19.06.18 68 0 10쪽
43 42.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6) 19.06.16 83 0 11쪽
42 41.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5) 19.06.12 7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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