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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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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09.22 02:43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15,523
추천수 :
263
글자수 :
416,084

작성
19.02.1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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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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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8. 초보 모험가 (2)

DUMMY

"흐아아압!"

"우어어!"


채앵!


돼지 인간의 글레이브와 방패가 강하게 격돌하며 불꽃이 튀었다. 내 방패도 철제고, 오크의 글레이브도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자연스럽게 불꽃이 튄 것 뿐이었지만, 전투의 고조감을 더욱 증폭시키기엔 충분했다.


"가, 감사합니다..."

"큭! 빨리 일어나서 저 둘하고 도망치거나 날 도와주던가 해요! 오래는 못 버.. 윽!"


7등급 밖에 되지 않는 내가 돼지 인간들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마부와 승객 둘이 도망칠 수 있게 돼지 인간들의 시선을 끌며 이리저리 도망치는 것 뿐이었다. 한 번은 왼쪽에서 휘둘러진 도끼날을 맞을뻔하기도 하며 이리저리 굴렀다.


"쿠에라.. 오드라!"

"뭐라는거야? 행동이 느려서 다행이지.. 큭!"


도끼날이 방패를 강하게 내리쳤다. 갑작스런 충격에 자세가 흐트러진 사이, 돼지 인간들의 공격이 나에게 날아왔다. 난 허리를 꺾어 내 목으로 휘둘러진 글레이브를 가까스로 피하며 토해내듯 소리쳤다.


"5대1이라니 비겁하잖냐!"


괜히 도와줬나? 고개를 돌려 그들이 있던 곳을 보니 이미 그들은 어디론가 도망치고 없었다.


"그냥 마부는 돌아와서 도와달라고 할 걸 그랬네. 으하악!"


이번에도 나에게 쇄도하는 무기들을 가까스로 방패로 막았지만, 이대로는 끝이 없을 것만 같았다. 난 방패를 틀어 무기들을 내 옆으로 비껴친 다음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 돼지 인간 하나의 가슴에 검을 꽂았다. 내 자의보다는 거의 본능적인 행동에 가까웠지만 그런 것치곤 내 공격은 잘 먹혀들었다.


"퀘에엑!"

"크어어! 오드라 크로드!"


무게를 실어서 검을 꽂아넣었기 때문일까. 돼지 인간은 힘없이 쓰러졌고, 난 시체를 발로 밟은 다음 검을 비틀어 빼냈다.


"허억, 허억.. 덤벼."

"크오오오!"


돼지 인간은 내 행동에 분노한 것 같았지만 그런걸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그들도 이젠 내 왼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챘을테고, 이미 내 몸에는 크고 작은 상처들이 가득했기에 최대한 빠르게 도망치던가 맞서 싸워야 했다. 난 이를 악물고 검을 쥔 손아귀에 힘을 꽉 주었다.


"너희들이 안 오면, 내가 간다."


방패로 취약한 왼쪽을 막으며 가까운 거리까지 파고드니 행동이 느린 돼지 인간들은 빠르게 반응하지 못했다. 그대로 검을 휘둘러 목을 베자, 또 하나의 돼지 인간이 쓰러졌다.


"앞으로 셋."


분노에 찬 돼지 인간들이 울부짖으며 달려들었지만, 앞서 두마리를 이미 해치웠기 때문인지 별로 위협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난 휘둘러진 도끼를 방패로 막은 다음 그대로 방패를 비틀어 얼굴을 후려쳤다.


"오드르!"

"으으윽..!"


등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재빨리 반응해 방패를 들어올렸지만 글레이브가 내 등을 스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뜨거운 고통이 등의 상처를 따라 내달리는 느낌이었다. 쓰러진 돼지 인간의 목에 검을 박아넣은 다음, 난 도끼를 주워 힘껏 내던졌다.


"크어어어!"

"이제.. 한 마리.."


운좋게도 내가 던진 도끼는 돼지 인간의 어깨에 적중했고, 마지막 남은 한마리를 향해 검을 휘두르려던 순간, 몸에 힘이 쫙 빠져나갔다.


"크윽.. 팔에 힘이 안들어가.."


바닥에 쓰러진 채 고개를 드니 돼지 인간이 콧바람을 내뿜으며 도끼를 집어들고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살기에 찬 눈을 쳐다보니 공포보다는 허탈함이 더 밀려들어왔다.


"젠장, 죽을 뻔한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도 셋을 살리고 한 명이 죽는다면 나쁘지 않은게 아닐까. 도끼날을 마주보고 있으니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페토르 씨는 지금쯤 뭘 하고 계시려나. 카에드도 보고 싶은걸."


졸릴 상황이 아닌데도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팔과 다리에는 이미 힘이 빠져 검조차도 들 수가 없었다.


"오드르 쿠드라카."


돼지 인간이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도끼날을 위로 쳐들었다. 단번에 내 목을 갈라버릴 심산이겠지. 이젠 위를 쳐다볼 기력도 없었다. 도끼를 휘두르는 돼지 인간의 가슴에 솟아오른 얇은 검신을 끝으로 내 시야는 완전히 칠흑색으로 변했다.



*********


"특..청..않나?"

"그렇..요. 설.. 등급 ..라니."

"으으윽..."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천으로 된 낮은 천장이 보였다. 덜컹거리는 바퀴 소리 사이에 섞인 남녀의 목소리는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여긴.. 마차인건가?"


몸을 일으키려니 온몸에 감겨진 붕대와 팔다리를 쑤시는 듯한 근육통 때문에 제대로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덜컥!


몸을 일으키려 잡았던 벽이 양쪽으로 열리며 어두웠던 방에 환한 빛이 들어왔다. 뒤쪽에 짝문이 달린 것을 봐선 마차의 짐칸에 날 실은 것이 분명했다. 짐마차 중에는 승객이 타는 곳과 짐을 싣는 부분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마차도 있으니까. 난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뻗어 문을 닫아 걸어잠근 다음 천막을 살짝 들어올렸다.


"여긴 어디쯤이려나."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아까 내가 있었던 숲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곳인건지 주위에 펼쳐진 것은 온통 평원이었다.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짐승들도 대부분 양이나 소 같은 가축들 뿐이었다.


"붕대 때문에 몸이 뻣뻣하지만.. 일단 칸막이부터 치워볼까."


아까 그 일행이라면 말이 통하겠지. 문이 달려있던 곳의 반대편 벽 이곳저곳을 매만져보니 경첩이 달려있었다. 난 경첩의 방향을 확인하고 그대로 벽을 내 쪽으로 당겼다.


철컥, 철커덕!


"일어났군!"

"으와악! 깜짝이야!"


칸막이에 달린 쪽문을 열어젖히자 바로 정면에 나타난 얼굴에 난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았다. 페토르는 호탕하게 웃으며 엉덩이를 매만지고 있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놀랐잖아요. 페토르 씨가 어떻게 여깄는거에요?"

"자네야말로 길에서 한참 벗어난 곳에서 왜 그러고 있었던겐가?"


아무래도 좀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았다. 쪽문을 통해 나오니 아까 그 마부와 승객 둘이 나를 쳐다보았다.


"어, 음..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일단 앉지 그러나? 자넨 짐은 여기에 있네."


페토르에게 떠밀려 자리에 앉으니 근육통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난 오른쪽 눈을 잠시 감았다 떴다.


"저기..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하마터면.."

"딱히 저한테 고마워 할 필요는 없어요. 거기, 몸은 좀 괜찮아요?"

"아, 전 괜찮습니다. 하마터면 늦을 뻔했는데, 늦지 않아서 다행이군요."


내가 정신을 잃기 직전에 돼지 인간에게 검을 꽂아넣은 사람이 마부였구나. 난 등받이에 몸을 기대려다 등의 상처가 생각나 무릎에 팔꿈치를 대고 페토르를 쳐다보았다.


"페토르 씨는 어떻게 여기 계시는거죠?"

"자네 물건들을 나눠주고 짐마차를 구해 마을로 향하던 중 두 숙녀분들과 마부를 만났네. 마부를 먼저 보내고 둘을 태운 뒤 가보니 오크들과 사이좋게 쓰러져 있더군."


오크?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그 돼지 인간들을 오크라고 부르는 건가요?"

"설마 모르셨던 겁니까? 다섯이나 되는 오크들을 상대로 넷이나 처치하셨길래 꽤 실력이 있는 분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오크에 대해서 잘 모르니 체감이 잘 안되는데. 난 팔에 감겨진 붕대를 매만지며 페토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전 아직 18살 밖에 안되니까 존댓말은 쓰지 않으셔도 돼요. 페토르 씨, 지금 어디로 가는 중이죠?"

"일단 이 숙녀 분들이 가려고 했던 곳으로 가고 있네만.. 혹시 문제가 있나?"

"아뇨. 어처피 딱히 갈 곳도 없었구요. 도시인가요?"

"아, 그건 제가 말씀드릴게요."


누가 말한거지? 왼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알겠는데 잘 보이지가 않으니 둘 중에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청발에 장발? 아니면, 흑발에 단발? 고민하던 나는 그녀들 사이를 쳐다보기로 했다.


"저흰 지금 프리켄이라는 곳으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란트에서는 마차로 삼 일 정도 걸리는 해양 도시인데.. 괜찮으신가요?"


청발이 정답이었군. 어처피 딱히 정해둔 목적지는 없었으니 어딜 가든 상관 없었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어처피 목적지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고, 페토르 씨가 괜찮다면 괜찮은거겠죠. 전 이벨린이라고 합니다."

"전 아슬렌이라고 해요. 이 쪽은 제 동생인 에슬린이구요."

"인사가 늦었네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뭐랄까, 기분이 묘하네. 이런 감사를 받으려고 한 행동은 아니었는데 계속 이런 말을 들으니 조금 머쓱했다.


"그러고보니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많이 다치신 것 같던데."

"등 말고는 괜찮아요."

"그리고..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눈은.."

"아, 이거요?"


하긴 기계로 된 눈알이고, 무슨 고양이 마냥 양쪽 눈의 색이 다르니 궁금할 만도 하지. 난 손가락으로 의안을 살짝 건드렸다.


"의안이에요. 제 눈의 색과 맞는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색으로 하고는 있지만, 안보이는 것 빼고는 별로 불편한건 없어요."

"그게 불편한게 아닌가요?"

"뭐, 전투 때는 불편하긴 하죠. 오크들과 전투 할때도 제대로 시야 확보가 되질 않아서 몇번 베였으니까요."


그것도 글레이브 끝에 스쳐서 다행이지 도끼날이었으면 그대로 살이 떨어져 나갔을 터였다. 격한 전투를 증명하듯 내 방패엔 산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난도질 한 것 같은 흠집이 나 있었다.


"저와 비슷한 나이에 벌써 많은 일을 겪으신 것 같네요. 조금 부러워요."

"모험가를 시작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벌써 두번이나 죽을 뻔 했는데도요?"

"아, 그게.."


농담 삼아 던진 말이었지만 아슬렌은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 모습에 난 웃음을 터트렸다.


"큭큭, 농담이에요. 죽을 뻔한 경험이 벌써 두번이나 있는건 사실이지만 모험가들은 다들 목숨을 걸고 싸우잖아요."

"모두는 아니지만 말일세."

"태클 걸지 말아줄래요? 적어도 저한텐 그렇게 보였다구요."

"요즘 젊은이들은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없어.."

"페토르 씨의 얼굴을 보면 공경할 정도의 어른처럼 보이진 않거든요?"


우리의 대화가 웃겼던건지 아슬렌과 에슬린은 우리 둘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 남자들과 시간을 보냈기에 그 둘의 모습은 나에겐 조금 색달랐다. 조금 더 밝고, 활달한 느낌이랄까? 카에드나 주인 아저씨와 대화를 나눌때 하고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흐아아.. 떠들었더니 조금 피곤하네요. 짐칸으로 가서 조금만 더 쉴게요."

"그래, 낮에 쉬고 밤에 보초를 서면 되겠구만."

"지금 온몸이 상처 투성이인 사람에게 할 말이에요?"

"농담일세. 상의는 있으니 갈아입게나."


내 짐을 들고 짐칸으로 돌아오니 그의 말대로 잘 접혀진 상의가 있었다. 어처피 온몸이 붕대로 감겨져 있어서 갈아입을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냄새를 맡아보니 비릿한 피 냄새가 배어있어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도시에 도착하면 먼저 목욕부터 해야겠는데. 그러고보니 머리카락도 신경써야 하는데 말이지."


시간이 지날수록 작은일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되는 것 같았다. 옷을 대충 갈아입고, 난 입고 있던 셔츠를 구석에 던져놓고 방패를 베개 삼아 옆으로 누웠다. 피로 얼룩덜룩해진 붕대로 칭칭 감겨진 손을 보니 아까 전투가 생각나 잘 잠이 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쌓일대로 쌓인 피로를 이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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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2. 봉인과 흑마법사 (3) 19.09.22 4 1 13쪽
82 81. 봉인과 흑마법사 (2) 19.09.19 5 1 13쪽
81 80. 봉인과 흑마법사 (1) 19.09.16 6 1 10쪽
80 79. 이벨린 (3) 19.09.14 9 1 10쪽
79 78. 이벨린 (2) 19.09.11 8 1 10쪽
78 77. 이벨린 (1) 19.09.09 10 1 11쪽
77 76. 라이테드 살인사건 (End) 19.09.06 14 1 9쪽
76 75. 라이테드 살인사건 (6) 19.09.04 11 1 11쪽
75 74. 라이테드 살인사건 (5) 19.09.02 14 1 11쪽
74 73. 라이테드 살인사건 (4) 19.08.30 21 1 11쪽
73 72. 라이테드 살인사건 (3) 19.08.27 27 1 10쪽
72 71. 라이테드 살인사건 (2) 19.08.25 29 1 11쪽
71 70. 라이테드 살인사건 (1) 19.08.23 28 1 9쪽
70 69. 일처리 (2) 19.08.20 32 1 13쪽
69 68. 일처리 (1) 19.08.18 39 1 13쪽
68 67. 초급 모험가 키우기 (3) 19.08.17 34 1 11쪽
67 66. 초급 모험가 키우기 (2) 19.08.14 29 1 11쪽
66 65. 초급 모험가 키우기 (1) 19.08.11 40 2 12쪽
65 64. 변화된 마물들 (2) 19.08.10 71 2 10쪽
64 63. 변화된 마물들 (1) 19.08.07 70 2 12쪽
63 62. 또 다시 밖으로. 19.08.03 69 1 11쪽
62 61. 일에 휘말리는건 이제 질색이야. 19.08.01 52 2 11쪽
61 60. 여행의 끝 19.07.30 60 1 10쪽
60 59.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7) 19.07.27 46 1 12쪽
59 58.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6) 19.07.25 36 1 12쪽
58 57.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5) 19.07.23 47 1 12쪽
57 56.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4) 19.07.21 45 1 16쪽
56 55.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3) 19.07.19 68 1 11쪽
55 54.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2) 19.07.16 6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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