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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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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06.18 01:22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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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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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글자수 :
218,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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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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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3. 다시 혼자서 (2)

DUMMY

"이게 무슨 개고생이야.."


죽기살기로 헤엄을 치고 빠져나와 온몸에 힘이 빠져 다시 일어설 기력이 없었던 나머지 난 동굴에서 나오자마자 바위 위에 쓰러졌다. 심지어 아까 촉수의 침에 찔렸던 다리가 마비되는 바람에 오늘내에 동굴 안으로 들어가 부산물을 챙겨오긴 커녕 돌아가서 쉬기도 힘들 것 같았다.


"어처피 이 상태론 절벽을 올라가긴 불가능 할 것 같고, 내일 동굴 안에 잠깐 들어갔다가 돌아가는게 제일 좋겠지."


다행히 내가 누워있는 바위는 밀물 때도 잠기지 않을 정도로 크고, 위쪽이 평평해서 하룻밤 정도는 쉬기에 딱 좋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난 바닷물에 젖지않은 밧줄 아랫부분을 조금 잘라 불을 붙이고 물에 젖어버린 옷을 속옷만 제외하고 전부 벗어 임시로 만든 모닥불 위쪽에 걸어두었다.


"젖은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감기에 걸릴테니까 이렇게라도 해야겠지. 돌아가면 이 검도 점검해야겠고.. 방패랑 장화도 같이 사야겠지?"


대충 해야 할 일을 되뇌며 하늘을 쳐다보며 밧줄을 조금씩 잘라 모닥불에 던져넣다보니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흐아암.. 해가 진지도 별로 안된 것 같은데.."


난 잔잔한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


"에취! ..추워."


왜 이렇게 춥나 했더니만 모닥불이 꺼진지 꽤 됐잖아. 난 속으로 투덜거리며 어제 걸어둔 옷을 입고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조금 찌뿌둥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괜찮아진 것 같네."


그럼 다시 들어가볼까. 동굴 앞에 서니 자연스럽게 몸이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미 아네모네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난 어제보다 더 대담하게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좋아. 분명 여기였지?"


이윽고 아네모네가 있던 곳으로 돌아온 난 랜턴을 손에 들고 아네모네의 사체 주위를 이리저리 찾아보았다. 사체 주변에는 게나 작은 물고기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다.


"징그럽게도 생겼구만.. 이건 내 방패잖아?"


코를 막고 아네모네의 입속을 뒤지던 중, 종잇장처럼 구겨진 방패와 갈기갈기 찢어져 있는 장화를 발견하자 자연스럽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 같이 빨려들어갔다면 뼈도 못 추렸겠구만."


더 안쪽으로 기어들어가자 아네모네가 삼킨 물고기들은 물론, 어부들의 것으로 보였던 장비들이 한쪽에 쌓여있었다. 대부분 완전히 으깨져 제대로 된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운좋게도 몇개는 내가 써도 괜찮을 정도였다.


"토할 것 같아.."


물론 아네모네의 안쪽에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몇조각으로 나누어진 사람의 두개골이나 뼈도 장비들 사이에 껴 있었다. 그것들은 아네모네의 몸통을 반으로 갈라 고철이 되어버린 장비들을 꺼내는 도중에 장비들과 함께 같이 딸려왔는데, 그것들을 볼때마다 자연스래 구역질이 치밀었다.


"이 정도만 챙기자. 슬슬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있기도 하고."


몇시간이나 흘렀을까? 대대적인 해체 작업을 마친 난 고철들과 장비, 그리고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유해들을 가득 챙겨 동굴 바깥으로 걸어나왔다.


"후우.. 내가 왜 이 짓거리를 하고 있는건지 나도 잘 모르겠단 말이야."


여러명이서 왔다면 저 안에 있는 고철들을 싸그리 다 챙겨왔을 수도 있었을텐데. 낑낑대며 밧줄 끝에 내가 가져온 것들을 묶는 중에도 남겨둔 고철들이 아까웠다.


"일단 올라가서 끌어올리는게 편하겠지? 하앗!"


생각보다 절벽을 오르는건 어렵지 않았다. 밧줄을 단단히 붙잡고 절벽에 난 틈 사이로 발가락을 집어넣어 몸을 끌어올리기만 했으면 되었으니까. 난 절벽을 올라와 조금 쉰 후 밧줄을 천천히 잡아당겼다.


"으..윽..."


조금 끌어올리고 고정시키고, 다시 끌어올리고 고정시키는 과정을 몇번이나 반복하고나서야 난 그것들을 절벽 위로 모두 가져올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였다.


"가장하기 싫은 작업이기도 하지."


난 묶여있던 밧줄을 풀어 그것들을 흐트려놓고 하나하나씩 골라가며 유해들을 한쪽에 쌓기 시작했다. 완전히 백골이 된 것도 있었고, 살점이 조금씩 남아 끔찍한 몰골을 한 유해도 있었다. 난 게워낼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고 유해들을 모두 골라내어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유해들을 넣었다.


"원래는 하나하나 나눠서 묻어야겠지만, 누가 누구건지 잘 몰라서 그런거니 이해해주세요. 음?"


흙으로 유해들을 덮던 중, 난 유해들 사이로 반짝이는 것을 보고 손을 집어넣어 누군가의 두개골 안쪽에서 보라색 수정을 꺼냈다.


"보석인가? 선물이라고 생각할게요."


난 망치로 두들겨 강제로 편 방패를 무덤 옆에 박아놓고는 고철들을 챙겨 절벽을 뒤로했다. 복잡한 마음에 하늘을 쳐다보니 어느새 해는 뉘엇뉘엇 저물고 있었다. 난 고개를 돌려 무덤을 살짝 쳐다보았다.


"이제라도 편히 쉬시길."


바다 아래에는 아직도 육지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 난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머리에 붙은 소금을 털어내며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어서오.. 뭐야, 저번에 그 사람이네요."

"약속대로 물건들을 가져왔어요."


난 가져온 고철들을 바닥에 늘어놓았다. 유해들을 같이 챙기느라 많이 챙기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한 양이겠지. 페니시아는 돋보기까지 가져와 고철들을 하나하나 살피더니 손을 탁탁털며 쭈그려 앉은채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것들이 다 한마리에서 나왔다는거죠"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양은 적지만 장비의 종류가 너무나도 많아요. 녹슬어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주인이 다른 것도 적지않게 보이고.. 길드에서 토벌 의뢰를 걸 만하긴 했네요."


그래서 유해도 그렇게 많았던건가. 페니시아는 손을 탈탈 털더니 네 손가락을 펴보였다.


"4?"

"400베리스에 살게요. 녹슬어서 값어치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양이라면 녹여서라도 쓸 수 있겠죠."


400베리스라.. 페니시아의 말엔 나도 공감하는 바가 있었기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페니시아는 불만스러워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카운터에서 돈을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쳇, 이래봤자 정작 내가 본 이득은 별로 없잖아."

"여기 얼마동안 머물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은 계속 페니시아 씨와 거래하도록하죠."

"어째서죠?"

"랜턴 득을 좀 많이 봤거든요. 그럼 나중에 다시 올게요. 아참, 밧줄 하나만 챙겨줘요."


이걸로 총 합쳐서 1400베리스 정도인가? 불이 켜진 길드 안으로 들어서자, 내 몸에서 풍기는 비린내와 짠내에 길드 안에 있던 모험가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난 어깨를 조금 으쓱이며 그들 사이를 지나쳐 카운터에 바닷물에 젖은 의뢰서를 내밀었다.


"아네모네 토벌? 아, 이게 어디에 갔나 했더니.."

"무슨 문제라도 있는건가요?"

"아, 이 아네모네에 걸린 등급이 높아졌거든요. 오늘 수정하려고 했는데 잘 보이지 않아서 말이죠. 그럼 핵과 모험자 카드를 잠시 주시겠어요?"


핵? 아까 그 수정을 말하는건가? 난 주머니에서 수정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나에게 잠시 의자에 앉아 기다려달라고 말한 후, 수정을 들고 길드 안쪽으로 들어갔다.


"으아아.. 오늘도 푹 쉬어야겠는걸."


저녁이라 조금 한산한 길드 한쪽에서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앉아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옆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노골적인 시선에 고개를 돌리니 두 명의 남자가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힘없이 앉아있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무슨 일이시죠."


두 남자는 각각 창과 검을 들고 있었는데, 내가 대답하자 창을 든 남자는 자신이 들고 있던 창 끝으로 내 손에 들린 의뢰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에 철에서 동으로 올라갔다는 길드 의뢰서, 맞나?"

"그런가요. 이틀 정도 전에 가져온거라서 잘 모르겠네요.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피곤해서 빨리 쉬고 싶은데.. 동이요?"


난 눈을 크게 뜨며 두 남자와 의뢰서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원래 철 등급이었다고?


"그것도 몰랐던건가. 경험이 많은 것 같지는 않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그 의뢰서를 넘겨주었으면 좋겠군."

"자세히 말씀해주시지 않으면 대답하기가 곤란하겠는데요. 생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 두명이서 한 사람 상대로 무기를 겨누며 하는 소리가 고작 그거라니."

"한번만 다시 말하겠다. 그 의뢰서를 내놔."


이미 수정까지 넘긴 상태인데 의뢰서를 가져가서 어쩌겠다는건지. 가뜩이나 피곤함에 찌들어 예민했던 난 대답대신 의뢰서를 구겨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애시당초 이 의뢰서가 왜 필요한건데요. 이미 수정도 길드측에 넘겼으니 보수는 저에게 들어올거고, 돈이 목적이라면 조금 기다리다 저에게서 강탈했어도 좋지 않았겠어요?"

"정말 모르는건가.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의뢰서는 5급이다. 그게 있으면 5급 모험가로 승급하기 쉬워지지."

"그럼 두 분이서 5급 의뢰를 수행해서 승급하면 되는 일이죠. 설마 실력도 안되는데 다른 모험가들에게서 빼앗아서 내세울거라곤 등급 뿐인 모험가가 되려는건 아니겠죠?"


대충 내뱉은 소리였지만 둘은 내심 찔렸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하품을 하며 지그시 눈을 감자, 검을 들고 있던 남자가 대뜸 내 멱살을 틀어쥐었다.


"이 자식이!"

"왜 그래요. 아니면 그냥 아니라고 하면 되는걸. 난 의뢰서 줄 생각 없으니까 다른 사람 알아봐요. 흐아암.."


그가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을 휘두르려는 사이, 그들의 등 뒤에서 해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싸움은 밖에 나가서 해주시겠어요? 이벨린 씨 맞으시죠? 여기 약속된 보수입니다. 승급 심사를 신청하시면 등급을 7에서 5로 올려드릴 수 있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7급이란 말이지.."


그 순간 내 멱살을 잡고 있던 손아귀에 힘이 풀렸다. 내가 직원에게 돈이 든 주머니를 받자, 그들은 등을 돌려 사라졌다.


"참나, 이상한 사람이 많네. 승급 심사는 나중에 할게요. 오늘은 그냥 쉬고 싶으니까요."

"네. 의뢰서만 있다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으니 언제든 다시 방문해주세요."


방금 싸움이 날 뻔했는데도 이렇게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걸 보면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거겠지. 그나저나 그렇게 등급이 중요한건가? 난 왠지모를 찝찝함에 뒷머리를 긁으며 쉴곳을 찾아 밤거리를 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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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2) +1 19.05.22 41 1 10쪽
32 31.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1) 19.05.20 43 0 16쪽
31 30. 변화 19.05.16 4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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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3) 19.04.16 5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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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1) 19.04.11 66 1 11쪽
21 20. 다가오는 겨울 (4) 19.04.07 67 1 9쪽
20 19. 다가오는 겨울 (3) 19.04.05 70 2 9쪽
19 18. 다가오는 겨울 (2) 19.04.01 76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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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추격. 19.03.25 10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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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부당한 계약 (1) 19.03.14 9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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