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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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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글

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06.26 01:11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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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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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글자수 :
234,870

작성
19.04.0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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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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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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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9. 다가오는 겨울 (3)

DUMMY

내 생각이 틀렸다면 좋았겠지만, 내 예감은 쓸데없이 이럴때만 잘 맞았다. 새밀에게 안긴채로 내 눈에 들어온 마을의 모습은 차마 두 눈으로 모두 담기 힘든, 나에게 남은 눈이 하나 밖에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끔찍한 광경이었던 것이다.


"이럴..수가.."


난 새밀과 프리트와 새밀, 그리고 내 말을 데리고 마을 입구에 와 세마리의 말을 묶어놓은 뒤 천천히 마을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프리트!"

"프리트는 내가 찾아볼게. 넌 몸조심하면서 혹시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줘."


그도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는지 굳은 표정으로 내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난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검을 지팡이 삼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손잡이와 검날의 모양이 달라. 설마 여기서 양군이 부딪친건가?"


광장으로 보이는 공터에 널그러진 피에 젖은 무기들과 갑옷들, 그리고 눈도 채 감지 못하고 숨이 끊어진 병사들, 그리고 그 아수라장 사이에서 목숨을 잃은 무고한 사람들이 내 눈 앞에 있었다.


"어째서.."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니다.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내 눈 앞에 펼쳐진 끔찍한 광경은 그런 생각들을 싸그리 무시하고 내 머릿속을 뒤흔들고 있었다.


"흐으..윽.."


역겨움보단 다른 감정이 먼저 치솟았다. 지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그야말로 얼어붙은 지옥 그 자체였다. 여기서 가만히 서 있다보니 이곳에 있던 사람들의 아우성과 절망이 섞인 절규가 귓가에 멤도는 것만 같아 난 서둘러 광장을 빠져나왔다.


"허억, 헉.."


왜 이렇게 가슴 쪽이 시큰거리는걸까. 아픈 몸을 이끌고 마을 안을 돌아다녀도 내 눈에 보이는 것은 끔찍한 참상 뿐이었다. 생명의 흔적이라곤 건물의 외벽이나 바닥에 자란 잡초 뿐, 따뜻한 온기 따위는 없었다.


"아무리봐도 살아있는 사람이 남아있는 것 같지가 않아."


광장을 지나쳤다면 마을 중심부까지는 걸어왔다는건데, 그 동안 사람은 커녕 돌아다니는 동물조차도 보질 못했으니 그냥 돌아가는게 나을 것 같았다. 이런 광경을 계속 내 눈에 담아두는 것도 싫고.


"그러고보니 프리트는.."


새밀이 따라갔지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을 생각하니 걱정부터 들었다. 관련이 없는 나조차도 이런데 자신이 살던 마을이 이런 처참한 꼴이 되었는데도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있을까. 내가 혀를 차며 발걸음을 돌린 그 때였다.


콰드득..


"뭐야?"


갑자기 등 뒤에서 뭔가가 뜯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부서진 나무 벽을 뭔가로 들어올려 뜯어내는듯한 소리에 난 허겁지겁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걸어갔다.


"이봐요! 거기 사람 있어요?"


소리를 지르자 소리는 더 커졌다. 갑작스런 상황에 멍하니 부서지는 벽을 쳐다보고 있자, 곧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갑옷을 입은 남자가 무너진 건물의 벽을 부수고 뛰쳐나왔다.


"으아아아!"

"저기, 진정.."

"그런 짓을 해놓고 다시 찾아온거냐!"


그는 날보더니 고함을 지르며 들고 있던 검을 휘둘렀다. 다행히 조금 물러서 있던터라 다친 몸으로도 피할 수 있었지만, 완전히 그는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


"진정하세요! 전 군인이 아니라.."

"군인이든 뭐든 날 죽이려고 돌아온게 아니더냐! 내 동료들을 몰살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젠.. 으아아!"


다친 다리와 어깨로는 검을 휘두르는 것조차 힘들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이를 악문채로 그의 검을 막아내며 물러서는 수 밖에는 없었다.


"제발, 제발 그만하세요! 다 끝났다구요!"

"이미 모든걸 다 잃었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군에 들어갔지만 돌아온건 가족의 주검 뿐이었다고! 어째서 이런 변두리에 있는 마을까지 와서 전쟁을 해야하는거란 말이냐!"

"큭!"


몸도 만신창이고, 그렇다고 검 실력이 좋다고 느껴질 정도도 아니었건만 그가 다치지 않게 대처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조금 실수했다간 내가 베이고, 그렇다고 힘을 실어 대응하면 그가 베일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으윽..! 나도 이젠.. 힘들다고요!"

"모든 것을 앗아가고도 더 힘들게 있다는거냐?"


그 순간 그는 자신의 온 힘을 실어 내가 세로로 세운 검을 강하게 후려쳤다. 온몸에 전해지는 충격에 손에 힘이 빠져 검을 놓쳐버린 나는 양손을 올리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제발 말 좀 들어주세요. 다 끝났다구요. 전쟁이고 뭐고 이미 지나갔어요! 당신이라도 살아남아야 할 것 아니에요!"

"가족과 내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는데 내가 살아남는게 무슨 소용이란 말이더냐. 여기서 널 죽이고 나도 죽는게 원한을 풀 방법이겠지."


난 증오에 가득찬 그의 눈을 바라볼 자신이 없어 오른손을 뒤쪽으로 가져가 내 망치를 집어들었다. 그러자 그는 나를 더욱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찌를듯이 검끝을 내쪽으로 향했다.


"난 전쟁과 아무련 관련도 없다고 몇번이나 말씀드려야 하는거죠? 정말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포기할 셈인거에요?"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와 비릿한 피냄새가 느껴졌을 뿐. 그의 눈과 내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뭔가 단단한 것이 물렁물렁한 것에 파고드는 듯한 소리와 함께 눈 앞이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꼴사납군.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겁에 질려 제대로 검을 휘두르지도 못하다니."

"프리트! 어째서.."


나에게 검을 찔러넣으려던 남자의 가슴팍에서 익숙한 검날이 튀어나왔다. 특이한 성격의 엘프가 나에게 주었던 내 애검, 페토르의 장검이었다. 프리트가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검을 뽑아내자, 남자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그대로 차가운 길바닥에 쓰러졌다.


"왜 죽인거에요! 그저, 그저.."


황급히 다가가 맥박을 살펴보았지만 이미 남자의 몸에는 온기조차도 남아있지 않았다. 내가 엎드린 채로 흐느끼자, 잔인하게도 얼음장 같은 말이 되돌아왔다.


"너는 널 죽이려고 했던 자에게도 동정심을 가지는건가?"

"당연하죠! 가족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잃었는데, 한도 풀지 못하고 죽는건 너무 억울하잖아요!"

"저 남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아직 많은 것이 남아있는 네 목숨보다 중요하단거냐?"

"그건.."


내가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하자, 피가 뚝뚝 흐르는 검날이 내 눈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이런 곳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기나 할 것 같나? 이 자는 널 죽이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저 자의 검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런데도 연민을 가지다니,


말문이 막혔다. 그도 저 남자와 똑같은 상황인데도, 그는 지금 온 힘을 다해 참고 있었다. 난 대답 대신 희미하게 떨리는 칼날을 손으로 붙잡아 살며시 그의 손에서 떼어냈다.


"하나라도 남아있다면 목숨을 소중히 하는게 좋을거다. 남아있는 것이 없는 나조차도 죽으려고 발버둥치는 일은 없을테니."


그는 할 일이 있다며 나에게 광장으로 오라는 말만을 남기고 그대로 등을 돌려 걸어갔다. 난 얼굴과 옷에 묻은 피를 닦고 차갑게 식은 남자의 주검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요.."


난 그 뒤로 그의 주검 앞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다 수분 후에야 미처 감지 못한 그의 눈꺼풀을 닫아주고 피가 묻은 검을 쳐다보았다.


"카에드한테 그렇게 험하게 쓰지 말라고 했는데."



"..왔군."

"몸이 그게 무슨 꼴이야? 이야기는 들었다만."

"그러게요. 조금 힘드네요."


광장으로 오니 새밀과 프리트가 말을 끌고 와 있었다. 난장판이었던 광장을 그들 나름대로 치운 모양이었지만, 바닥에 물든 핏자국들은 지워지지 않아 끔찍한 그 때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프리트, 이 사람 얼굴은 기억나?"

"아니, 기억에 없다. 이걸로 다섯명째로군."

"뭐 하는거에요?"


가까이 다가가니 둘은 시체들을 어딘가로 옮기며 얼굴을 확인하고 있었다. 도대체 뭘 하는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으니 내 궁금증은 한번에 사라졌다.


"아무래도 마을 사람들은 대피한 것 같은데?"

"내 기억이 희미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네 생각이 맞는 것 같군. 생각나는 곳이 있다."


그러니까, 이 시체들은 대부분 병사들이나 용병들이라는거지? 사람이 죽은 것은 안됐지만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안도감이 들었다.


"저 녀석 표정 밝아지는 것 좀 봐라. 확실한건 아니거든?"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는거잖아요."

"가능성이 있는거랑 확실한거랑은 다르지."


프리트는 나와 새밀이 말을 나누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고 어딘가로 향했다. 우리 둘은 말을 타고 마을을 빠져나가는 그를 놓칠세라 말에 올라타 마을을 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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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5) 19.06.12 19 0 15쪽
41 40.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4) 19.06.09 24 0 11쪽
40 39.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3) 19.06.08 26 0 10쪽
39 38.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2) 19.06.06 26 0 10쪽
38 37.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1) 19.06.04 33 0 11쪽
37 36. 악마의 도구 (4) 19.06.02 30 0 11쪽
36 35. 악마의 도구 (3) 19.05.30 29 0 13쪽
35 34. 악마의 도구 (2) 19.05.27 37 0 10쪽
34 33. 악마의 도구 (1) 19.05.25 47 1 9쪽
33 32.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2) +1 19.05.22 44 1 10쪽
32 31.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1) 19.05.20 47 0 16쪽
31 30. 변화 19.05.16 55 0 10쪽
30 29. 제피로트 용병단 (3) 19.05.12 51 0 10쪽
29 28. 제피로트 용병단 (2) 19.05.08 47 2 10쪽
28 27. 제피로트 용병단 (1) 19.05.04 56 1 9쪽
27 26. 던전 앤 아르고노트 (2) 19.04.30 65 0 10쪽
26 25. 던전 앤 아르고노트 (1) 19.04.26 65 0 11쪽
25 24.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4) 19.04.21 69 0 11쪽
24 23.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3) 19.04.16 66 1 10쪽
23 22.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2) 19.04.13 77 2 12쪽
22 21.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1) 19.04.11 75 1 11쪽
21 20. 다가오는 겨울 (4) 19.04.07 78 2 9쪽
» 19. 다가오는 겨울 (3) 19.04.05 80 2 9쪽
19 18. 다가오는 겨울 (2) 19.04.01 86 2 9쪽
18 17. 다가오는 겨울 (1) 19.03.28 8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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