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11.20 05:38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31,119
추천수 :
555
글자수 :
513,204

작성
19.04.07 05:50
조회
401
추천
7
글자
9쪽

20. 다가오는 겨울 (4)

DUMMY

말을 타고 얼마나 달렸을까, 새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새밀은 눈이 눈에 들어간다며 말장난을 하고, 난 쿡쿡 쑤시는 어깨를 부여잡으며 그의 뒤를 따르는 동안 프리트는 아무런 말도 없이 계속해서 어딘가를 향했다.


"이쪽이다."


한동안 달리던 그는 바위로 된 언덕 앞에서 멈추더니 말을 매어놓지도 않고 곧바로 언덕을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나 먼저 가 있는다?"

"헥헥.. 이 몸으로 프리트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멈추지 않는 프리트의 페이스에 가장 먼저 나가 떨어진건 당연하게도 나였다. 그냥 언덕도 힘든데 바위로 된 언덕이라니, 몸 상태가 좋았다면 몰라도 이 언덕을 뛰어 오르려면 한달은 족히 쉬어야 할 것 같았다.


"으헤엑, 죽겠네.."


상처가 다 나으면 운동부터 해야겠는데. 헉헉거리며 언덕을 오르자, 신기하게도 중턱 쯤에 작은 동굴이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목책과 지지대가 있는 것을 보니 광산에 더 가까우려나?


"눈 위로 찍힌 발자국을 보면 여긴데.."


난 랜턴 안에 마물의 핵을 집어넣고 불을 밝힌 뒤 광산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거미줄도 있고, 지지대도 다 썩어들어갔지만 최근 여러 사람이 들락날락했다는건 확실하네."


언뜻보면 평범한 폐광처럼 보였지만 벽면을 살짝 손으로 쓸어보면 그을음이 묻어나왔다. 분명 누군가가 횃불을 들고 이곳을 비춰봤다는건데, 새밀과 프리트에겐 횃불이 없었으니 마을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여길 방문했다는 것은 분명했다.


"역시."


조금 더 걸어들어가니 광산을 폐쇄했다는 표지판과 함께 벽을 덮고 있는 철문이 보였다. 난 철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린 뒤 물러서며 말했다.


"프리트, 새밀!"


그러나 조금 시간이 지나서도 문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난 조금 기다린 뒤 이번엔 더 강하게 문을 두드려봤지만 문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으음.. 잘못 짚었나?"

"왜 애꿏은 문을 부수려는 것마냥 그렇게 두드리고 난리냐."

"새밀? 어디 있어요?"


황당하게도 그의 목소리는 내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당황한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내가 들어온 방향 말고는 전부 돌벽으로 막혀있었다.


"참나, 여기야 여기."


한숨을 내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내 다리를 거칠게 잡아끌었다. 놀란 나는 곧장 검을 뽑아 땅에서 나온 손을 향해 겨눴다.


"으아아!"

"넌 어떻게 아래를 못보냐? 여기 개구멍이야. 여기로 들어오라고."

"아.."


랜턴을 가져다대니 사람이 간신히 통과할 것 같은 구멍을 통해 새밀이 얼굴만을 빼꼼 내밀고 있었다. 난 랜턴을 허리에 차며 그의 머리를 밀어넣고 구멍을 통해 벽 너머로 넘어왔다.


"이런 공간이 있었네요."

"원래 광산이었던 곳이니까 안쪽은 더 깊을걸?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안쪽에 있어. 프리트는 가족들을 찾는다고 했으니까 우린 좀 쉬자고."


그를 따라 좁은 통로를 걸어가자 갑자기 밝아지는가 싶더니 큰 방 같은 공간이 나타났다.


"아.."

"신기하지? 나도 처음보고 놀랐다니까. 사람들은 일단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 여기를 임시거처로 정해두고 지내려는 모양이야. 여기에 살기 시작한지 세달 정도 되었다고 했나? 마을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옮겨온 모양이더라고."


그 안에는 생각보다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벽에 일자로 매달아 놓은 횃불들과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나무라는 어른들까지, 광산 속에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낸 것 같았다.


"볼 일만 끝나면 그냥 돌아가자고. 외부인인 우리가 여기에 계속 머물러 있어봤자 불안감만 더 커질 뿐이니까."

"당연하죠. 벌써 북부는 질렸어요."

"하기야 너한텐 안좋은 추억 밖에 안남겠구만. 아, 이쪽으로 오네."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무거운 표정을 한 프리트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대뜸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방금 촌장과 대화를 나누고 왔다. 청년들이 대부분 군대에 끌려가 힘을 쓸 사람이 필요하다는군. 아무래도 난 여기에 남아야 할 것 같다."

"그래? 그럼 나도 남지 뭐."

"아, 그래요? 그럼.."


나는 대답하려다 입을 다물고 새밀과 프리트를 노려보았다. 그럼 나 혼자 돌아가라고?


"난 어쩌라고요? 이 추운 북부까지 데려와놓고는!"

"아하하.. 글쎄? 지금쯤이면 소문도 잦아들었을테니 따뜻한 동쪽으로 가보는건 어때?"


난 머리를 긁으며 어색하게 웃는 새밀의 발을 힘껏 밟으며 프리트를 쳐다보았다.


"아아악! 아프다고!"

"나도 널 그냥 보내려는 생각은 없다. 촌장의 말로는 며칠 전에 용병단이 여길 지나갔다고 하더군. 여기서 우리가 왔던 숲쪽으로 향했다고 하니 양해를 구하고 합류할 수 있을거다."

"멀쩡했다면 몰라도 지금 이 상태로 거기까지 가라는거에요?"

"미안하다. 새밀을 같이 가게 할테니 이해해주면 안되겠나?"

"하아.."


흘깃 새밀을 쳐다보니 그는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내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럼, 그럼. 그 정도는 해줘야지. 그럼 가자!"

"그냥 이렇게 가요?"

"어처피 여기에서 따로 할 일은 없잖아? 이대로 있다간 그 용병단을 놓칠 수도 있고."

"그건 그렇지만.."


추운 북부까지와서 한 일이라곤 화살에 의해 입은 부상 때문에 고생한 것과 폐허가 된 마을을 돌아본 것, 그리고 여기에 잠깐 들린 것 밖에 없는데 여기에서 그냥 돌아가자니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화국에 우호적인 파와 적대적인 파가 간에서 다툼이 일어나 일어난 내전이라고 하더군. 정치적인 문제니 그리 쉽게 끝나지는 않을거다. 너도 도망치기 위해 우리와 동행한 것이니 더 이상 이런 일에는 휘말리고 싶지는 않겠지."

"왜 난 꼭 이런 일에만.. 알겠어요."


이런 일이 한두번도 아니니까. 난 빠르게 포기하고 새밀의 팔을 잡아끌었다.


"고마웠어요, 프리트."

"미안하다."

"평생 동안에도 하기 힘든 경험을 했으니 말 다 했죠, 뭐. 잘 있어요."


난 뒤를 돌아보지 않고 동굴을 나와 말이 매어져 있던 곳으로 내려왔다.


"지도는 있으니까 길을 잃을 염려는 없어. 마을 쪽으로 가면 산을 넘어야 하니까 우린 용병단이 지나갈만한 곳으로 돌아가자고."

"목적지가 어딘지는 알고 말하는거죠?"

"촌장에게 받은 지도라니까 믿을만하겠지."


그건 또 언제 받은거람. 그는 내 옆으로 다가와 지도에 표시된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다행히 해가 지기 전까지는 도착할 것 같더라고. 정확한 목적지는 모르는데, 아무래도 던전으로 가려는 것 같아."

"던전이라면.."

"미궁이지. 그 정도라면 알겠지?"

"당연하죠. 마물들이 넘쳐나는 곳이잖아요."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는 곳이지만 위험한 곳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안에 들어가면 마물들이 넘쳐나고, 깔려있는 위험천만한 함정들과 던전의 끝에 있다는 보물까지. 모든 것이 수수께끼인 장소라고 불리는 곳이였다.


"용병단을 따라가면 더 고생길만 걷는건 아니려나요."

"던전으로 향하는거라면 그만큼의 실력이 있다는걸테니 걱정마. 일단 가자."


그는 장난스럽게 내 머리를 툭치더니 말을 재촉해 빠르게 달려나갔다.


***


"역시 용병들은 서로 통하는게 있는건가요?"

"쉿, 목소리 좀 줄여. 난 이제 갈테니까 넌 자연스럽게 저들 주위를 지나쳐 가면 돼. 전쟁 때문에 예민할테니 괜한 공격 받지 않게 조심하고."

"그 정도는 알죠. 그럼 이제 작별이겠네요."


우리 둘은 용병단의 캠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프리트와 새밀의 계획은 내가 자연스럽게 용병단과 동행하는 것이었기에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여야 했다. 고민하던 새밀이 생각해낸 방법은 조금 특이했는데, 나를 포로로 위장해 그들에게 접근하는 것이었다.


"자, 그럼 저기로 보낼테니까 알아서 해봐."

"꼭 이렇게 해야해요?"

"전쟁에 나섰다가 포로로 잡혔는데 적군이 다시 보내줬다고 해."

"그런게 통할까요."

"해봐야 알겠지. 적어도 그냥 냅두지는 않을거아냐?"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새밀은 그렇게 말하며 날 안장에 묶은 뒤 안대를 씌웠다.


"어, 음.. 이렇게 작별할 줄은 몰랐는걸요."

"솔직히 나도 같이 가고는 싶지만 그렇다고 프리트를 내버려 둘 수는 없잖냐. 잘 가라."

"네."


그는 그렇게 말하곤 말의 엉덩이를 때려 용병들이 있는 방향으로 날 보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4 103. 모험의 끝 19.11.20 73 2 10쪽
103 102. 결전 (2) +1 19.11.19 46 1 9쪽
102 101. 결전 (1) 19.11.16 50 1 11쪽
101 100. 마지막을 향해 걷는 길 (2) 19.11.12 48 1 10쪽
100 99. 마지막을 향해 걷는 길 (1) 19.11.09 46 1 12쪽
99 98.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들 (4) 19.11.07 44 1 10쪽
98 97.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들 (3) +1 19.11.03 49 1 9쪽
97 96.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들 (2) 19.10.31 53 1 10쪽
96 95.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들 (1) 19.10.29 56 1 10쪽
95 94. 되찾은 평온 19.10.25 61 1 10쪽
94 93. 갈등 19.10.23 52 1 10쪽
93 92. 불타오르는 설산 (4) 19.10.20 57 1 10쪽
92 91. 불타오르는 설산 (3) 19.10.17 51 1 10쪽
91 90. 불타오르는 설산 (2) 19.10.13 50 1 11쪽
90 89. 불타오르는 설산 (1) 19.10.11 53 1 10쪽
89 88. 유적 19.10.09 62 2 11쪽
88 87. 반가운 얼굴들 (2) 19.10.07 66 1 10쪽
87 86. 반가운 얼굴들 (1) 19.10.04 62 1 9쪽
86 85. 흑마법사와 용사 시너지 19.10.01 68 1 12쪽
85 84. 티타임 19.09.28 72 1 11쪽
84 83. 봉인과 흑마법사 (End) 19.09.25 61 1 11쪽
83 82. 봉인과 흑마법사 (3) 19.09.22 69 1 13쪽
82 81. 봉인과 흑마법사 (2) 19.09.19 74 1 13쪽
81 80. 봉인과 흑마법사 (1) 19.09.16 78 1 10쪽
80 79. 이벨린 (3) 19.09.14 78 1 10쪽
79 78. 이벨린 (2) 19.09.11 87 1 10쪽
78 77. 이벨린 (1) 19.09.09 96 1 11쪽
77 76. 라이테드 살인사건 (End) 19.09.06 94 2 9쪽
76 75. 라이테드 살인사건 (6) 19.09.04 84 2 11쪽
75 74. 라이테드 살인사건 (5) 19.09.02 96 2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Licaiel'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