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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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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11.20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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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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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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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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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204

작성
19.04.11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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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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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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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1.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1)

DUMMY

"읍, 으읍! 으우으읍!"


눈이 안보이니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말발굽 소리는 계속 들리는데 제대로 알 수가 있어야지, 이러다가 외딴 길로 가는건 아닌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때, 갑자기 말이 한자리에 멈춰섰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것을 보니 누군가가 고삐를 잡은 것 같았다. 숨을 죽이고 기다리자, 내 눈을 덮고 있던 안대가 잘려나감과 동시에 안장과 내 몸을 묶고 있었던 줄이 잘려나가며 그대로 난 말에서 떨어져 바닥을 뒹굴었다.


"흡!"

"뭐야, 아직 애잖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색의 머리카락을 길게 땋은 여성과 짙은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 둘 뿐이었다. 멀리에서 봤을때는 분명 넷이었는데, 둘은 자리를 비운 것 같았다. 그녀는 내 얼굴을 향해 비추고 있던 랜턴을 치우더니 내 손과 발에 묶인 줄을 단검으로 끊어냈다.


"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평범한 애는 아닌 것 같은데.. 요르티, 어떻게 할까?"

"으음.. 일단 단장한테 물어보는게 좋지 않을까.."

"단장하고 크라이스는 주위를 둘러본다고 갔잖아. 이럴땐 우리끼리 결정해야지. 넌 너무 소심해서 탈이라니까?"

"그렇지만..'


요르티라고 불린 여성이 옷깃을 매만지며 대답하자, 메릴은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눈을 감더니, 확 눈을 뜨며 단검을 던졌다.


"으으읍!"


단검은 내 손 사이를 정확하게 가르고 지나가 손목의 밧줄을 잘라냈다.


"나머지 줄은 네가 알아서 풀어. 저 정도 줄도 못풀다니, 검은 도대체 왜 있는거야?"

"메릴.. 그래도 초면에 반말은 그렇지 않아?"

"뭐 어때? 우리 아니었으면 계속 말에 묶인채로 가다가 늑대들의 먹잇감이 됐을게 뻔한데."


말도 참 시원시원하게 하는구만. 그녀의 말에 울컥한 난 땅에 박힌 단검으로 내 몸을 묶고있던 줄을 풀어낸 뒤 재갈을 벗으며 입에 고인 침을 뱉었다.


"후우.."


축축한 느낌에 등 쪽을 매만져보니 말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나아가던 어깨의 상처가 벌어져 붕대 사이로 피가 스며나오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옷이 왜 이렇게 붉은.. 피, 피!"

"그냥 생채기겠지. 단장하고 크라이스가 올때까지만 냅둬."


메릴이 뭐라하든 요르티는 내 어깨에서 흐르는 피를 보고는 허둥지둥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난 어깨를 부여잡고 말에게 다가가 벨트형 주머니에서 붕대를 꺼낸 뒤 그대로 허리에 맸다.


"좀 춥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픈 것보단 낫겠지.."


이 날씨에 피가 말라붙는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짜증났다. 나는 보란듯이 메릴의 단검으로 내 옷을 찢었다.


"야, 야! 너 뭐하는거야?!"

"뭐하긴요. 죽게 생겼는데 치료부터 해야죠."

"도와줬는데도 감사인사는 못할 망정 남의 단검에 자기 피를 묻히는 사람이 어딨어?"

"초면에 그런 식의 말투를 쓰는 사람도 많지는 않죠."


그녀가 화를 내든 말든 난 피에 젖은 붕대까지 잘라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요르티가 대뜸 내 어깨 쪽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지금 뭐하는거죠?"

"도와드릴게요. 칼리둠 탁투 세니타템."


그녀가 상처 주위에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며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자, 어깨에서 느껴지던 아픔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놀란 나는 상처가 있던 곳을 매만졌지만 상처는 아무런 흉터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다 됐어요."

"요르티, 그런 재능을 이런 놈한테 쓰는걸 뭐라고 하는지 알아? 재능낭비라고 재능낭비.."

"도대체 이게 무슨.."

"촌스럽긴. 마법이잖아 마법. 그것도 몰라?"


이게 마법이라고? 나는 벙찐채로 요르티의 손을 쳐다보았다.


"후훗, 이제 안아프죠?"

"아.. 감사합니다."

"운좋은 줄 알아. 마법사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건 수백명 중의 한 명 꼴이니까."

"이 분이 치료해주신건데 왜 그쪽이 생색을 내요?"


내가 쏘아붙이자 메릴은 뜨끔한 표정을 지으며 내 손에서 단검을 냉큼 채가며 말했다.


"쳇, 그래도 널 먼저 발견한건 나라고. 아참, 너 그 후드 써봐."

"갑자기 왜요?"

"그냥 다시 써봐. 옷은 꿰매줄테니까."


난 의아하면서도 그녀의 말대로 후드를 뒤집어 썼다. 그러자 요르티와 메릴이 내 앞쪽으로 오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 그럼 둘이 올때까지만 그러고 있어봐."

"왜죠?"

"왜긴 왜야.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이런 겨울에 혼자 남겨두라고? 넌 모르겠지만 우리 용병단엔 현실주의자가 한 명 있어서 말이지.안그래도 식량도 부족하니까 동행하려면 좀 쉬어둬."

"메릴 너 설마.."


요르티의 말에 메릴이 입꼬리를 스윽 올리는 그 순간, 내 뇌리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내가 방심한 사이 메릴은 허리춤에 찬 단검들 중 하나를 뽑아 칼날 부분을 손가락으로 잡은 뒤 위로 가볍게 던졌다 다시 받으며 단검 하나를 내 옆으로 던졌다.


"포로였다면 저렇게 힘이 넘칠리가 없잖아. 애초에 검과 망치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정도 줄은 풀지도 않고 계속 저러고 왔다는건 이상하지. 그리고.."


메릴은 나를 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 상태로 여기까지 멀쩡하게 올 수 있는 거리엔 이제 남아있는 마을이라곤 없으니까."

"..."


그녀는 뭔가 입을 벙긋거리는 요르티의 앞을 막아서며 내 목을 또다른 단검의 끄트머리로 살짝 찔렀다.


"그래서, 혼자 자기 몸을 저런 식으로 묶고 이런 곳을 배회한건 뭐 때문이지?"


난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 머릿속을 헤집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굴리던 나는 적당한 말을 찾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전 군인이에요. 정확히는 어제 저녁 군에서 쫓겨났죠."

"아, 그래? 그럼 갑옷은 어디에 놓으셨대?"

"쫓겨난 군인에게 갑옷까지 챙겨준다는게 이상한겁니다. 검과 개인 소지품은 겨우겨우 받았지만, 돈과 식량은 모조리 빼앗겨 말에 묶인채로 이 숲을 돌아다니고 있었던거죠."


내 거짓말이 어느 정도 먹힌걸까? 그녀는 단검을 집어넣으며 나에게서 물러섰다.


"그, 그럼.."

"저에게 달려드는 사람에게 검을 휘두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바람에 어깨를 다치고 나니 군에서 저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더군요."


사실과 거짓을 섞어 말을 하다보니 점점 내 거짓말은 나조차도 실제로 있었던 일인 것 마냥 감정을 싣고 있었다.


"난 사람들을 지키려고 했을 뿐이지,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구요!"

"메릴.."

"아, 알겠어! 알겠다고! 내가 책임지고 단장을 설득해볼게!"


난 그제서야 말을 멈추고 후드를 다시 뒤집어 쓰며 등을 돌리고 일어서 곧바로 말에 올라탔다. 남을 속이면서까지 편한 방법을 택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야! 어디가?"

"가야 할 것 같아서요. 요르티, 치료는 고마워요."

"아, 지금은 안되는.."


난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말에 올라타 말을 출발시켰다. 그런데 그때, 바람을 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목 쪽에서 따끔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게 뭐야?"


내가 목에서 뽑아낸 것은 못보다 조금 작은 독침이었다.


"크라이스! 지금 뭐하는거야!"

"아, 젠장.."


등 뒤에서 메릴이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내 시야는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팔에 힘이 빠진 나머지 나는 그대로 말에서 떨어져 눈더미에 그대로 파묻혔다.


***



"으윽.. 다리야.."

"괜찮으세요?"

"안 그래도 다리에도 화살이 박혔었는데.."


내가 다리를 붙잡은 채로 활을 맨 청발의 남자를 째려보자, 그는 나에게서 고개를 획 돌리고는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크라이스 씨."

"쳇, 미안하다고 했잖아."


말에서 떨어진 뒤에 눈더미에서 날 꺼낸 것은 거대한 도끼를 등에 맨 금발의 남자였지만, 내가 말에서 떨어지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크라이스 이 인간이었다. 메릴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듣고 곧바로 나에게 독침을 쏘았다던가.


"안 그래도 치유 마법의 부작용으로 몸에 힘이 빠지셨을텐데, 달리는 말에서 떨어지기까지 했으니.. 한동안은 제대로 못 움직이시겠네요."

"적어도 어제까지는 부목도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눈더미가 있어서 이 정도였죠, 맨 바닥이었으면 지금쯤 묫자리였을걸요."


평소엔 소심하던 요르티도 나와 크라이스를 놀릴 때는 쉽게 입을 열었다. 우리가 번갈아가며 그를 계속해서 쪼아대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큭! 알겠어, 알겠다고! 오늘부터 우리랑 동행하는거지? 안 그래도 나하고 메릴이 부탁했으니까 같이 다니면 될거다!"

"저도 제가 원해서 이러고 있는게 아니잖아요. 독침만 안맞았어도.."

"그만!"


그제서야 난 피식 웃으며 나무 기둥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깨가 다 낫자마자 다쳤던 다리를 또 다시 다친 것은 좀 안됐지만, 그 덕에 제피로트 용병단에 임시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내가 다치게 된 것에 대한 일종의 책임이라고 하던가?


"왜들 그렇게 소란스러워?"

"아, 단장. 이 녀석이.."

"이벨린이라고 했지? 몸은 좀 괜찮아?"

"덕분에요. 제프 씨."

"불편한게 있으면 크라이스에게 다 부탁해도 돼. 몸이 낫고나서 어느 정도 실력을 보여준다면 우리 용병단에 넣어줄 수도 있고."


제피로트 용병단의 단장, 제프 로프번은 거대한 체구에 비해 다정한 사람이었다. 주기적으로 내 상태를 살펴보기도 하고, 사냥을 하고서도 다친 사람은 먹을 것도 많이 먹어야 한다며 먹을 것을 따로 챙겨주는 등, 처음 보는 사람치고는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용병단 입단은 나중에 생각해볼게요. 저도 일단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생각은 천천히 해도 좋아. 안그래도 단원을 모집 중이었는데 때맞춰서 네가 동행하게 된 것 뿐이니까."

"감사합니다."


아직 반나절 밖에 보지 못했지만 용병단의 일원은 제프 씨와 궁수인 크라이스, 단검을 주로 사용하는 메릴과 희귀하다는 마법사인 요르티 이렇게 넷 뿐이었다. 제프 씨의 말로는 용병단은 보통 여섯, 일곱부터 시작해서 많게는 수십명까지 단원을 가지고 있다는데, 그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숫자였다.


"용병단인가.."


새밀의 계획이 통한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다른 사람들과 동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셈이었다. 물론 이 이후가 더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용병단의 사람들과는 벌써부터 어느 정도 친분을 쌓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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