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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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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09.19 00:35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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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10,408

작성
19.05.12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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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9. 제피로트 용병단 (3)

DUMMY

"으윽, 머리야.."

"참 빨리도 일어났다."


크라이스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침대에서 일어나자, 제프는 일어난 그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밀어 다시 침대에 눕혔다.


"제프, 왜 이래?"

"어제 밤, 이벨린이 나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나 아냐?"

"뭔데?"

"어제 술 먹고 네 과거 다 털어놨다며?"

"뭐?"


제프의 말에 크라이스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어제 술 마시고 할 얘기가 있다면서 같이 나가놓고는 고작 그런거였냐?"

"아니, 그게 아니라.. 이벨린을 당장 만나야겠어. 어디로 간거야?"


"역시 일찍 나오니까 의뢰가 많네."


작은 길드인데도 마물 토벌 의뢰가 이렇게나 많다니. 오랜만의 의뢰에 난 흥얼거리며 주머니에 넣어뒀던 의뢰서를 펼쳤다.


"으음.. 고블린? 고블린을 상대해보는건 처음인데."


고블린이라면 슬라임만큼 많이 들어본 마물 중 하나였다. 표현하자면 아이같은 체구에 오크 같은 녹색 피부, 무리를 지어 동굴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인간형 마물이라고 할까. 모험가들 사이에서는 오크나 슬라임만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마물 중 하나였다.


"어디보자.. 마도구에 사용되는 재료를 채취하는 동굴에 고블린이?"


마도구라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랜턴하고 비슷한 종류인건가? 일단 가봐야 알겠지. 고블린들을 다 물리치고나면 덤으로 그 재료라는걸 가지고와서 팔면 일석이조이기도 하고.


"여긴가?"


출발한 것은 이른 아침이었지만, 내가 동굴 입구에 도착한 것은 점심 때가 다 되어서였다. 난 먼저 챙겨왔던 샌드위치를 입에 문 채 랜턴을 들고 동굴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아네모네 이후로 이런 동굴은 더이상 무섭지가 않단 말이지."


떨어트리거나, 누군가에게 맡기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빌려갔거나. 갖가지 이유로 어둠속에서 돌아다닌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이 정도 동굴에서 랜턴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쯤이야 이젠 어느정도 익숙한 일이었다.


"딱히 뭔가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무리를 지어 다니는 고블린들이 있다는 동굴치곤 너무나도 조용했고, 그렇게 큰 것도 아니었다. 내가 팔을 양쪽으로 쭉 뻗으면 들고있는 검 끝이 닿을 정도로 동굴의 폭은 좁았고, 내가 뛰면 머리가 닿을락말락할 정도였으니 동굴이라고 부르기도 조금 애매해 보였다.


"뭔가.. 좀 밝아진 것 같은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숨을 죽이고 걸어가니 신기하게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갈 수록 주위가 밝아지고 있었다.


"푸른색 빛이라니.. 일단 랜턴은 필요 없겠지."


난 벽에 바짝 붙어 고개만 빼꼼 내민채 빛이 나는 곳을 슬쩍 쳐다보았다.


"여기 있었군."


내가 쳐다본 곳에서는 뭔가를 양손을 이용해 뜯어먹고 있는 고블린 무리들이 있었다. 자세히 몇마리인지는 세보지는 못했지만 어림잡아 여섯마리는 족히 넘을 것 같았다.


"크키킥!"

"섣불리 접근했다간 큰일나겠는데. 이 정도 공간에선 이런 장검은 제대로 휘두르기도 힘들다고."


돌을 던져서 주위를 흐트리는 것도 좋겠지만 그게 고블린들에게 통할지는 모르는 이야기였다. 그러다 수가 틀리기라도 한다면 꼼짝없이 이 좁은 공간에서 저들에게도 둘러싸일지도 모르고. 난 들고 있던 검을 집어넣고 그 대신 단검과 방패를 빼들었다.


"키킥?"

"이래서 혼잣말 하는 습관은 고쳐야한다니까."


고기로 보이는 붉은 무언가를 허겁지겁 입에 넣으면서도 내가 중얼거리는 소리는 들었는지, 한마리가 고개를 내쪽으로 돌리자 다른 고블린들이 일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곧바로 땅바닥에 널그러져 있던 무기들을 하나 둘씩 집어들기 시작했다.


"미안, 먹는걸 방해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케에엑!"


나를 가장 먼저 쳐다본 고블린이 단검을 위로 들어올리며 나에게 달려들자, 그곳에 있던 고블린들이 뒤따라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번에 오면 어쩌라고."


어처피 여기서 물러서면 금방 뒤따라 잡힐 것이 뻔했다. 난 방패를 어깨쪽에 바짝 붙인채 머리를 방패 뒤쪽으로 웅크린 상태로 나에게 달려드는 고블린 무리들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큭!"

"키엑!"

"크르륵!"


작다고 해도 어린아이 몸무게 정도는 꽤 무거웠다. 달려오던 고블린들이 방패에 정통으로 맞아 튕겨져 나갈때마다 생각보다 쌘 충격이 느껴졌다. 난 고블린 무리 사이를 빠져나올때 쯤 마지막으로 남은 고블린을 향해 방패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쳤다.


"크르르륵!"

"캬아악!"

"앞으로.. 한참 남았네."


확실히 방패가 있어서 다수를 상대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공간이 좁아서 장검을 못 사용한다는걸까. 난 단검을 들고 나에게 뛰어드는 고블린의 머리를 방패로 내리찍었다.


"무슨 저런 체구에서 이런 힘이 나와?"


사람 기준으로 여섯에서 일곱세 정도 된 체구였지만 고블린들의 공격은 성인 남성이 주먹으로 치는 느낌이었다.


"이 자식들이! 으윽..!"


고블린들은 생각하기보다 얍삽하고 재빨랐다. 한 놈이 펄쩍 뛰어 내가 들어올린 방패를 내리쳐 내 시선을 집중시키면, 다른 몇마리가 내 다리 쪽을 노렸다. 그렇게만 생긴 상처만 벌써 여러개였다.


"젠장, 둘러싸이니까 답이 안나오잖아."


뒤라도 막아보려고 벽을 등지고 섰지만, 불리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침착하게 달려드는 한마리, 한마리씩 쓰러트리던 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황급히 몸을 숙였다.


"활까지 쏜다고?"


다행히 재빠르게 피한 덕에 화살은 내 뒤쪽 벽에 박혔지만, 고블린이 활을 쓴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한 위협이었다. 난 벽에 박힌 화살을 뽑아내어 내 다리를 베려는 고블린의 등 뒤에 꽂아넣고 발로 걷어찼다.


"이제 슬슬 감이 잡히는구만."


난 나에게 한꺼번에 달려드는 고블린 두마리를 향해 방패를 내던지고는 등 뒤의 검을 뽑아 그대로 활을 든 고블린을 향해 내리찍었다.


"키킥!"


고개를 돌리자 두 고블린은 내가 던진 방패를 맞고 벽 한쪽에 나가떨어진 상태였다. 난 한쪽에는 장검, 한쪽에는 단검을 쥔채로 고블린들을 빠르게 베며 다시 방패를 주웠다.


"장검, 단검은 대부분 대인전용이기는 하지만 검이 가벼워서 그런지 의외로 괜찮네.


일어서려는 고블린을 방패로 강하게 후려친 뒤 단검을 꽂아 숨을 끊은 뒤, 난 남은 고블린들의 숨이 다 끊어진 것을 모두 확인하고서야 빛나는 것들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후우우.. 일단 끝났고. 그나저나 이건 뭐지?"


빛을 내고 있던 것들은 신기하게도 발광석 같은 광물이 아닌 작은 꽃들이었다. 은은한 푸른빛을 내뿜고 있던 꽃들은 내가 손가락으로 건드리자 빛나는 가루들을 떨어뜨렸다.


"이게 마도구의 재료라는건가.. 이왕 온거 어느 정도는 따 가는게 좋겠지."


혹시 남은 고블린이 있는지 굴 끝까지 살펴보고 온 후에서야 난 조심스럽게 꽂들을 잘라 가방에 넣고 마을로 돌아왔다.


"요즘 고블린 때문에 물건이 별로 안들어왔는데 다행이네. 비싸게 샀다고."

"고마워요."


생각보다 값이 꽤 나가잖아. 그저 빛이 나는 꽃일 뿐인데 고블린들이 쓰던 단검보다 비싸게 팔리다니. 난 돈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대신 의뢰서를 펼친 후 길드로 향했다.


"트윈헤드베어 처치 의뢰, 보수는 여기 있습니다. 모험가 카드를.."

"됐어. 모험가가 아니라 용병이니까."

"크라이스?"

"야, 이벨린!"


길드에 들어서니 마침 크라이스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는 문쪽에 서 있던 나를 발견하곤 조금 험한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다.


"왜 그러시죠?"

"너.. 하아아, 아니다. 어제 들은 이야기는 다 기억나?"

"크라이스가 노예.. 으븝!"

"조용히 해!"


난 내 입을 틀어막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


"무슨 이야긴지 알겠으니까 제 정산부터 끝내고 말하죠."

"뭐, 그래. 내 실수이기도 했으니까."


나도 듣고 싶어서 들은게 아니라고. 난 속으로 투덜거리며 동굴에서 가져온 꽃과 의뢰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자, 여기 의뢰서, 그리고.. 마도구의 재료라는 이 꽃. 이 정도면 됐죠?"

"네. 확실히 월광화(月光花)네요. 모험자 카드는.."

"여기 있어요."


그냥 빨리 정산하고 여관으로 돌아가서 쉬고 싶단 말이지. 아까 다친 곳의 붕대도 다시 감아야 할 것 같고. 팔을 테이블에 기댄 채로 잠시 기다리자, 직원이 돈주머니와 내 카드를 가져왔다.


"어디.. 이벨린 씨? 죄송하지만 이벨린 씨는 더이상 길드 소속의 모험가가 아니신걸요? 일단 보수는 드릴게요."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정확히 한달 전, 카르텐 백작님의 명령으로 이벨린씨의 기록은 말소된걸로 처리가 되어있어요. 확인시켜드릴까요?"

"아뇨. 됐어요."


도망치는걸로는 안 끝내겠다는건가. 난 카드를 반으로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뒤 길드 밖으로 나와 크라이스에게 걸어갔다.


"왔냐. 기분이 별로 안좋아보이네."

"그러게요. 이런게 술을 마시고 싶어진다는걸까요."


5등급이었나. 카에드랑 같은 등급의 모험가가 될 수 있었는데 이젠 아니라니. 물론 길드 소속이 아니더라도 모험가는 모험가지만 그 동안 내가 의뢰를 수행하며 올린 등급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대부분은 운이 좋았지만.."

"술 얘기하다가 왠 운 얘기야?"

"아뇨. 혼잣말이에요."

"너 지금 내 말 안 듣고 있었냐?"

"그.. 뭐였죠?"

"아 젠장, 술이 왠수지."


그는 내 어깨를 툭툭치며 불만에 찬 목소리로 말했지만, 지금은 딱히 크라이스의 말은 내 귀에 흘러들어가지도 않았다. 난 그의 말을 대충 흘러넘기며 여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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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1. 봉인과 흑마법사 (2) NEW 20시간 전 3 1 13쪽
81 80. 봉인과 흑마법사 (1) 19.09.16 5 1 10쪽
80 79. 이벨린 (3) 19.09.14 8 1 10쪽
79 78. 이벨린 (2) 19.09.11 8 1 10쪽
78 77. 이벨린 (1) 19.09.09 10 1 11쪽
77 76. 라이테드 살인사건 (End) 19.09.06 13 1 9쪽
76 75. 라이테드 살인사건 (6) 19.09.04 11 1 11쪽
75 74. 라이테드 살인사건 (5) 19.09.02 13 1 11쪽
74 73. 라이테드 살인사건 (4) 19.08.30 20 1 11쪽
73 72. 라이테드 살인사건 (3) 19.08.27 24 1 10쪽
72 71. 라이테드 살인사건 (2) 19.08.25 28 1 11쪽
71 70. 라이테드 살인사건 (1) 19.08.23 2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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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7. 초급 모험가 키우기 (3) 19.08.17 34 1 11쪽
67 66. 초급 모험가 키우기 (2) 19.08.14 28 1 11쪽
66 65. 초급 모험가 키우기 (1) 19.08.11 40 2 12쪽
65 64. 변화된 마물들 (2) 19.08.10 69 2 10쪽
64 63. 변화된 마물들 (1) 19.08.07 68 2 12쪽
63 62. 또 다시 밖으로. 19.08.03 66 1 11쪽
62 61. 일에 휘말리는건 이제 질색이야. 19.08.01 52 2 11쪽
61 60. 여행의 끝 19.07.30 59 1 10쪽
60 59.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7) 19.07.27 46 1 12쪽
59 58.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6) 19.07.25 36 1 12쪽
58 57.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5) 19.07.23 45 1 12쪽
57 56.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4) 19.07.21 44 1 16쪽
56 55.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3) 19.07.19 67 1 11쪽
55 54.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2) 19.07.16 68 1 11쪽
54 53.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1) 19.07.14 6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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