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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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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07.21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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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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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악마의 도구 (4)

DUMMY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질 않네."


해가 질때까지 오랫동안 혼자 생각해봤지만 정확하게 내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일행들 중에서 나만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계속해서 신경이 쓰였다.


"그럼 슬슬 내려갈까.."


난 발 아래의 갑판을 쳐다보았다. 예전에 아슬렌의 마차의 위에 앉았던 그때 이후로 높은 곳이 좋아진건지 이따금씩 이렇게 높은 곳이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올라와 있었다.


"지금은 그쪽으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 좋을걸세."

"코덴.."


도대체 언제 온거야? 그를 향해 인상을 찌푸리자 내 쪽으로 뭔가 반짝이는 것이 날아왔다.


"제 가방은 언제 뒤진거죠?"

"자네가 내 멱살을 잡았을때지. 예상치 못한 것이 튀어나오더군. 분명 그건 클로버가의 문양이 아니던가?"

"그렇죠. 잠시 일이 있어서 받았을 뿐, 귀족은 아닌.. 클로버가의 문양이란건 어떻게 안거죠?"


클로버 가는 남작의 작위를 가진 집안이다. 귀족의 작위가 공,후,백,자,남이라는 순서를 생각하면 일반적인 사람이 자작가와 남작가의 이름과 성을 기억하긴 쉽지도 않을 것이고, 그것이 영주라고 해도 타 지역의 사람이라면 모르는 것이 보통이었다. 물론 프리켄은 항구 도시지만..


"프리켄 정도나 되는 도시의 영주였던 집안이라면 상인들의 입에서 흘려들을 수 있지.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남아있기는 한 것 같군. 귀족들과 만남을 가지려면 그 문양은 옷깃에 매달아 두는 것이 어떤가? 리스페르 제국령으로 가는 배인만큼 클로버 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네만."

"쳇."


나는 혀를 차면서도 그의 말대로 펜던트를 옷깃에 매달았다. 그러자 코덴은 이제야 좀 낫군이라며 따라오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냥 이쪽으로 내려가면 안되나요?"

"조금 있다가 순항을 기원하는 의미로 귀족들만 즐길 수 있는 선상 파티가 열릴 예정이라네. 아래쪽은 준비 중일테니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현명하겠지."

"순항을 기원한다면서 귀족만을 위한 파티라니.."


배 전체의 안전을 위하는게 보통이지만 그냥 나에겐 자신들이 즐기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코덴은 그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말했다.


"원래 귀족들이란 그런걸세. 자네도 즐기도록 하세나. 용병 일행들도 섞여들기로 했네."

"그래도 되는건가요?"

"제프와 메릴은 환영하는 눈치더군. 오랫동안 용병 생활을 하며 이런 유희는 즐기기 힘들었던 탓이겠지. 귀족들의 문화를 평민이 즐길 기회가 어디 흔하겠나?"


제프까지 그런다면 딱히 내가 할 말은 없지만, 엘프인 크라이스와 사람이 많은 곳을 꺼려하는 요르티가 마음에 조금 걸렸다.


"그렇긴 하지만.. 조금 걸리는걸요? 제가 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다른 일행들도 다 같이 함께할테니 걱정말게나. 어처피 젊은이들만 참가할테니 가문명을 묻거나 하지는 않겠지. 그리고 자네는 그 펜던트가 있질않나?"

"으음.. 알겠어요. 그럼 이 줄을 타고 내려가면 되는거죠?"

"그렇네. 자네는 먼저 가 있게나. 여긴 전망이 꽤 좋구만."

"조금 춥지만요."


난 배 옆쪽에 걸려있던 밧줄에 매달려 배 뒤쪽으로 돌아가 일반실들이 위치한 곳으로 내려왔다.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쪽으로 내려왔기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복도 쪽으로 나오자 화려한 내 복장에 사람들의 이목이 나에게 모여들었다.


"저게 도대체 얼마야?"

"가지고 있는 돈도 엄청나게 많겠지?"

"쳇, 저래서 귀족 놈들은.."


괜히 뒤통수가 따가운건 기분탓이 아니겠지? 난 쓴웃음을 지으며 빠르게 호화층으로 향했다.


"뭐.. 괜찮겠지?"


잠시 방에서 시간을 때우다 나오니 갑판 쪽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겸 헛기침을 몇번 한 뒤 갑판 쪽으로 올라갔다.


"선상 파티에 참여해주신 귀족 여러분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생각보다 시끄럽네."


갑판 위는 낮에 그 조용했던 장소와 같은 곳이 맞는지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변해있었다. 난 술잔을 들고 춤을 추는 사람들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와 구석 쪽으로 가 난간에 기댔다.


"저기에 끼려고 했던 내가 바보지."

"혹시 음료 필요하십니까?"

"아, 고마워요."


파티를 즐기는 사람을 가만히 구경하고 있으니 깨끗한 복장의 남자가 쟁반 위에 보랏빛의 액체가 든 잔들을 올린채로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잔 중 하나를 집어들자, 그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보라빛이면.. 포도주스라도 되려나?"


귀족들이 마시는거니 몸에도 좋은거겠지? 달 것이라고 생각했던 음료는 생각보다 씁쓸했지만, 그래도 몸에 좋은거라고 생각하며 난 잔을 모두 비웠다.


"윽.. 이런걸 왜 마시는거야?"


비운 잔은 아까 왔던 남자가 다시 가져갔지만, 난 몸이 따뜻해지며 머리가 몽롱해지는 느낌에 사람들을 피해 더 구석 쪽으로 걸어갔다.


"괜히 마셨나.."

"안녕하세요?"


몸을 좀 식힐겸 사람들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바람을 쐐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파티는 어떠세요?"

"저한텐 별로 맞지 않네요."

"그래요? 남자들은 이런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분도 있나보네요?"


몽롱한 의식 탓에 난 건성건성 대답했지만 그럴때마다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더 많은 질문이었다. 난 눈만 살짝 돌려 나에게 말을 건 여성을 쳐다보았다.


"인사나 나눌까요? 전 리나칼 프레니아라고 해요. 당신은요?"

"이벨린 클로버."

"클로버라.. 처음 듣네요."

"자작가니까요."


그녀는 약간 실망했는지 잠시 입을 다문채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말을 걸었다.


"루니아 공화국에서 오신거로군요?"

"예."


고개를 돌려 바다로 시선을 향하니, 프레니아는 조금씩 내쪽으로 다가왔다.


"조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아가씨, 바닷바람이 차갑습니다. 이제 들어가시는 것이 어떠실지요."


그녀의 손이 내 쪽으로 다가오려는 그때, 나와 프레니아 사이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끼어들었다.


"그렇다고 하는군요."

"..어쩔 수 없네요. 그럼 다음에 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원하시는대로."


그녀는 아쉽다는 얼굴로 돌아서 그 남자를 따라갔다. 도대체 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괜찮겠지. 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난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돼서 미치는 줄 알았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최대한 겉으로 허세를 부려 이번엔 자연스럽게 넘어간 것 같지만 다음에 만나자는 얘기가 나온걸로 봐서는 조금 곤란해진 것 같았다.


"내가 다시는 이런 곳에 오나봐라!"


난 서둘러 갑판 위에서 내려와 객실로 향했다.


"하아.."

"다들 아직 안돌아왔는데."

"크라이스는 역시 안가신건가요."


그는 침대 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난 객실 문을 소리나지 않게 닫으며 코트를 벗었다.


"인간 귀족들 사이에서 뭘하라는건지. 나머지 셋은 늦게 돌아오겠다만.. 넌 좀 의외인데?"

"이상한 음료를 마셨더니 몸이 좀 이상해서요. 이상한 여자도 만났고.."


내가 코트를 옷걸이에 걸며 말하자, 그는 읽던 책을 덮으며 몸을 일으켰다.


"큭큭, 결국 술을 마시긴 했나보네. 여자는 어땠는데?"

"여자에겐 관심없다고요. 저 같은 놈한테 어울리지도 않을 여자였어요. 기품있고, 아름답고. 그나저나 술이라니, 제가 마셨던게 술이라면 다시는 입에 안댈거에요."

"귀족들의 파티라면.. 와인이겠지? 그런 귀한걸 마셨다는거에나 만족하라고."

"귀하든 안귀하든 저하고 안맞으면 다 별로라고요."


난 제킷까지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놓은 다음 침대에 드러누웠다.


"크라이스. 코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갑자기 그 얘기냐. 잘모르겠지만 제프가 수락했다는건 괜찮다는 이야기겠지.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기도 했었고."

"음.. 전 별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물론 우리한테 뭔가를 계속 해준다고 그러는건 아니고요. 수상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지만 그때 이후로 마도구를 꺼내는걸 본적도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대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좀 어색하네요."


실제로 나랑 접점이 있었던 사람들이 나에게 공통으로 말했던 것이기도 했다. 난 처음보는 사람도 쉽게 믿고, 약간의 도움을 주고받기만 해도 친해졌다고 착각한다고. 크라이스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다시 책을 펼쳤다.


"같이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해지려는건 욕심이지. 그렇게 말한다면 임시로 맺는 파티 같은것도 친해질 필요가 있다는거잖아."

"그러면 안되나요?"

"내 말은 그게 아냐. 마물들을 처치한다는 목적과는 별개로 인간관계를 꼭 만들어야 하냐는 말이지. 어처피 코덴도 이 의뢰가 끝나면 더이상 안 볼 관계잖아? 어처피 그렇다면 대하는건 네 마음대로지."


마음대로라.. 그렇게 생각한다면 조금 편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내 귓가에는 코덴의 말이 멤돌고 있었다. '너, 그러다 언젠가는 크게 다칠거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서 좋은 사람만 만난 것 같지만 난 그런 부류는 아니라고.' 분명 다 맞는 소리였지만 아직 쓴맛을 보지 않아서일까, 그의 말이 잘 와닿지 않았다.


"그런 고민을 할 시간에 차라리 좀 쉬어라. 아직 몸 상태가 좋아진건 아니잖아?"

"그렇긴해도, 가만히 쉬고만 있는건 갑갑해서요."

"강해지겠다면서 어린애처럼 굴다가 몸이 엉망이 된건데 그 정도는 참아야지 잠깐 잠깐 쪽잠을 자는 것 빼고는 검만 휘둘렀잖냐."

"그냥.. 누군가를 지킬 수 있을 정도만 되었으면 했어요. 고블린들을 상대로 제키 한명도 못 지켰으니까.."

"바보냐? 몇마린지는 모르겠다만 둘러싸인 상황에서 겁에 질린 애를 지킨다고? 제프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웬만한 사람은 못할거다. 방패를 들었다면 남보다 널 먼저 지키라고. 가장 중요한건 네 자신, 그 후가 네가 신뢰하는 동료라고. 니가 죽어버리면 남을 지킬수도 없잖아?"


그는 시선을 책에서 떼지 않은채 일갈했다. 난 그의 말에 벽 구석에 세워져 있는 내 검과 방패를 쳐다보며 이불을 끌어올렸다.


"..힘드네요."

"힘들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등 뒤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이불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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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3) 19.07.19 11 0 11쪽
55 54.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2) 19.07.16 14 0 11쪽
54 53. 한겨울에 피어오르는 불꽃 (1) 19.07.14 18 0 10쪽
53 52. 휴일 (3) 19.07.11 22 0 9쪽
52 51. 휴일 (2) 19.07.08 22 0 14쪽
51 50. 휴일 (1) 19.07.06 26 2 10쪽
50 49. 신기루 (5) 19.07.02 25 1 13쪽
49 48. 신기루 (4) 19.06.30 25 1 11쪽
48 47. 신기루 (3) 19.06.28 27 1 9쪽
47 46. 신기루 (2) 19.06.26 38 1 15쪽
46 45. 신기루 (1) 19.06.24 30 0 10쪽
45 44. 이후 19.06.21 41 0 10쪽
44 43. 후유증 19.06.18 40 0 10쪽
43 42.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6) 19.06.16 49 0 11쪽
42 41.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5) 19.06.12 48 0 15쪽
41 40.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4) 19.06.09 64 0 11쪽
40 39.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3) 19.06.08 56 0 10쪽
39 38.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2) 19.06.06 60 0 10쪽
38 37.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1) 19.06.04 69 0 11쪽
» 36. 악마의 도구 (4) 19.06.02 64 0 11쪽
36 35. 악마의 도구 (3) 19.05.30 58 0 13쪽
35 34. 악마의 도구 (2) 19.05.27 67 0 10쪽
34 33. 악마의 도구 (1) 19.05.25 78 1 9쪽
33 32.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2) +1 19.05.22 76 1 10쪽
32 31.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1) 19.05.20 88 0 16쪽
31 30. 변화 19.05.16 96 0 10쪽
30 29. 제피로트 용병단 (3) 19.05.12 92 0 10쪽
29 28. 제피로트 용병단 (2) 19.05.08 91 2 10쪽
28 27. 제피로트 용병단 (1) 19.05.04 9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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