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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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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07.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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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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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6)

DUMMY

"포드릭 경!"

"오실 줄 알았습니다."

"당신들을 돕겠습니다."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프레니아 영애를 확보하라고 보냈던 병사 셋이 목숨을 잃었다는 보고를 들었지 뭡니까."


난 그의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한층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선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민간인들의 대피는 끝났습니다. 화물칸에 있던 낡은 보트를 사용했죠. 이제 남은 것은 저희들과 그들 뿐 입니다."


비교적 작은 배라 대피가 빠른건가? 아니, 대피를 시킬 사람이 적어서 빨랐던거겠지. 나는 검의 손잡이를 꽉 쥐고 뽑아냈다. 그러자 포드릭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자신의 검을 뽑아 내 검에 살짝 부딪혔다.


"전군! 출발이다!"

""예!""


오늘도 벌써 수십번 들락날락하는 곳이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나는 프레니아가 있을 객실로 앞장서서 걸어갔고, 그 뒤를 포드릭과 그의 병사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여기서 정지! 방패 올려!"


저 정도로 훌륭하게 훈련된 병사들은 처음 봤다. 평소에 보던 위병이나 경비병들과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에, 난 포드릭을 쳐다보고 말했다.


"굉장한 분들이시군요."

"이래봐도 정예병들만 남았으니까요. 공화국의 언어를 포함한 두개국의 언어를 익혀야하며, 각종 무기도 다룰 줄 알아야하죠. 공화국의 모험가 등급으로치면 4~3등급 정도 될겁니다."

"그렇군요."


우리가 짤막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병사들은 방패를 세운채로 천천히 프레니아의 객실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 병사가 손으로 공중에 뭔가를 그리자, 포드릭은 고개를 끄덕였고, 병사들은 숫자를 세는듯 하더니 객실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gkawjddlek! anffjtj! (함정이다! 물러서!)"


안으로 들어간 병사에게서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콰아앙!


"폭발?"

"너무 얕본 것 같군요. wjsqn anffjtjfk! (전부 물러서라!)"


그가 뭔가를 외치자, 병사들은 서둘러 우리 쪽으로 뛰어왔지만, 폭발이 신호탄이 된듯 이곳 저곳에서 암살자들이 튀어나왔다. 심지어 우리가 지나쳤던 객실 안에서도 나온 암살자들은, 일제히 검을 빼들었다.


"gmxdjwlwl akfk! wjremfdms tnrfueshls dkatkfwkek!"

(흩어지지 마라! 적들은 숙련된 암살자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가 뭔가를 말하자, 병사들은 동시에 방패를 바닥에 치더니 달려드는 암살자들을 일제히 공격했다.


"집사를 맡아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난 그들이 싸우는 동안 그곳을 빠져나와 프레니아와 오펜을 찾아나섰다. 그 짧은 시간에 함정을 설치했다면 분명 내가 돌아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거겠지. 난 최대한 주위를 경계하며 배 위를 달려나갔다.


"여기부터는 지나갈 수 없다."

"프레니아는 어디 있.. 물어봤자 못듣겠지."


달려가던 내 앞에 나타난건 찢어진 정장을 입은 오펜이었다. 그의 손에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을 레이피어가 들려있었고, 그의 살인을 증명하듯 손잡이부터 검날 끝까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전부 당신이 죽인겁니까."

"그렇다만."


자신이 사람들을 죽인 것에 대해서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는건가?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듯한 당당함에 난 점점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더이상 대화를 할 필요도 없었고, 난 이를 악물며 방패와 검을 손에 들고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으윽! 지나가게 둘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목숨은 가볍게 생각하면서 영애의 목숨은 무겁게 생각하는겁니까."

"그게 내 일이다!"


내 방패로 그의 레이피어를 쳐내자, 그는 살짝 뒷걸음질 쳤다가 빠른 속도로 레이피어를 찔러왔다. 난 검과 방패로 그가 연속으로 찔러오는 레이피어를 쳐내고, 막으며 뒤로 물러섰다.


'빨라!'


내가 검으로 그의 레이피어를 튕겨내자, 그는 발로 내 손을 걷어차며 그 자리에서 공중제비를 돌아 검을 휘둘렀다.


"윽!"

"죽어라!"


그의 레이피어에 안대의 줄이 끊어져 나갔다. 난 그대로 몸을 숙여 그의 검을 피한 뒤 빠르게 그의 무릎을 방패로 강하게 쳤고, 오펜의 무릎이 꺾이며 그는 바닥에 넘어졌다.


"으아아!"


난 넘어진 오펜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는 바닥에서 몸을 재빨리 굴리더니 자신의 검을 휘둘러 순식간에 내 다리와 어깨를 베었다. 레이피어가 베기보다는 찌르기에 특화되어 있어서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난 애써 고통을 참으며 그를 향해 다시 달려들었다.


"제길!"


오펜은 검을 휘둘렀지만 방패로 막아내며 계속 다가가는 나를 막기는 힘들어보였다. 그는 내 공격을 막으면서도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난 방패로 그의 손목을 내려친 다음 검을 그대로 앞으로 찔렀다.


"..쿨럭!"

"어째서.. 피하지 않은..거죠?"


부드러우면서도 검날에 착 달라붙는듯한 기분 나쁜 감각. 검신을 타고 따뜻한 액체가 내 장갑을 적셨다. 내가 한 짓에 놀란 나머지 검을 뽑아내니 그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난 그제서야 그가 계속 뒤를 돌아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펜."

"리나칼.. 영애."


난 양손에 묻은 피를 보곤 손에 힘이 빠져 들고 있던 검을 떨어뜨리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에서 눈을 떼 앞을 쳐다보자, 차갑게 식어가는 오펜의 몸을 바닥에 눕히고 있는 프레니아가 보였다. 그녀는 오펜의 아직 뜨여져 있는 오펜의 눈을 감겨준 뒤 그의 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소중한 말을 하나 잃었군요."

"말?"

"..지금쯤이면 암살자들도 많은 피해를 입혔겠지만 승리를 얻지는 못했겠죠. 이대로 공작가에 끌려가든, 저 자들에게 붙잡히든 목숨을 잃는건 변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난 그녀가 긴 레이피어의 끝을 자신의 몸 쪽으로 향하는 것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때, 프레니아는 표정없는 얼굴로 내 쪽을 쳐다보았다.


"말 하나를 잘못된 곳에 둔 것 같군요. 당신이 이겼습니다. 문양은 제 옷에 있는 것을 가져가시길."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앞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던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리나칼의 이름 앞에."


그녀의 가느다란 팔에 힘이 실렸다.


푸욱!


"끄으윽.."

"..뭘 하는 겁니까."


그녀의 차가운 눈이 나를 쳐다보았다. 왜 쓸데없는 짓을 했냐는, 마치 자신을 방해한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난 더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는 오른손을 대신해 왼손으로 그녀의 손에서 레이피어를 빼앗았다.


"당장 돌려주시죠."

"말들을 희생해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다 가장 앞에 있던 말조차 잃고서도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는건가."

"어처피 여기서 살아봤자 죽는 목숨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 시체에서 물건을 가지고 가기 싫은겁니까?"


프레니아는 피가 흐르는 내 오른손을 한번 쳐다보더니 자신의 옷에 달려있던 문양을 떼어내 내 옷깃에 달았다.


"자, 이제 되었으니 검을 다시 내놓으시죠. 아니면 그 자리에서 절 베기라도 할겁니까?"


난 말없이 레이피어를 바다로 던졌다. 그러자 그녀의 눈은 내가 떨어트린 검으로 향했다. 알아챈 나는 그 검조차 주워들어 내 검집에 꽂았다.


"..무슨 짓 입니까!"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듯한 그녀의 눈을 쳐다보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난 가방에서 약초와 손수건을 꺼낸 뒤 프레니아의 어깨를 붙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긴 뒤 손수건으로 입을 막았다.


"...."


그녀가 잠들자, 난 그 손수건을 오른손의 상처가 감아 묶은 뒤 목숨이 끊어진 오펜을 뒤로 한 뒤그녀를 안아들고 날 기다리고 있을 포드릭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포드릭?"


내가 돌아왔을땐 널그러진 시체 뿐이었다. 방금 전의 그 모습은 어디가고 파도소리만 들려오는 배 위에서 난 계속해서 돌아다녔다.


"이벨..린 씨."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방패를 지팡이 삼아 내쪽으로 비틀비틀 걸어오고 있는 포드릭이 보였다.


"포드릭 경."

"들고계신 분은.. 역시.."


난 그녀를 내려놓고 가방에서 약초와 붕대를 꺼내 묵묵히 그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오른손의 상처는.."

"전투 중에 입은 상처입니다. 손을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니 걱정 마십시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서둘러 배에서 내려야 할테니 말입니다."


의미심장한 그의 말에 난 붕대를 이로 끊으며 물었다.


"무슨 말씀이시죠."

"사실 뱃바닥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방금 폭발로 인한 파손인 것 같습니다만, 서서히 아래로 가라앉고 있죠. 영애가 타고 도망치려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보트를 찾아냈으니 상관은 없겠습니다만.."

"안내하십시오."

"서두르죠."


난 프레니아를 다시 안아들고 포드릭을 따라 화물칸으로 향했다.


"여기 있던 보트는 이미 사용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화물 서류에 리나칼 영애가 따로 실은 짐이 있더군요. 그것을 열어보니 이것이 있었습니다."


그가 꺼낸 것은 네명 정도 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보트였다. 나는 프레니아를 그 위에 눕힌 뒤 무릎까지 물이 찬 바닥에 배를 띄웠다.


"물건을 실을때에 여는 쪽문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군요. 이쪽입니다."


나는 그를 따라 보트를 밀었고, 그는 쪽문을 찾았는지 방패로 자물쇠를 내리쳐 쪽문을 열었다.


"타시죠."

"제가 밀겠습니다. 그 몸으로 물 위에 뜬 배에 오르기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그가 보트에 오르자, 난 쪽문으로 힘껏 보트를 바다로 밀어냈다. 보트가 바다 위에 뜨자, 난 차가운 물에 뛰어들어 보트 위로 올라갔다.


"문제는 저을 노가 없다는 것 뿐이겠군요..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거나 물의 흐름에 맡기는 수 밖엔.."

"방패를 사용하면 어떻습니까."

"이걸 사용한다고 해도.. 한쪽 밖에 없.. 그렇군요. 일단 해가 위치한 방향의 반대쪽으로 노를 젓도록하죠."


그가 자리를 잡자, 난 내 방패를 잡고 힘껏 노를 젓기 시작했다.


*****


노를 저은지 몇시간이나 흐른걸까. 팔이 아파와도 우린 노를 젓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이만 쉬는게 좋겠군요. 오늘은 제가 배가 있는지 살필테니 쉬십시오."

"괜찮습니다. 몸도 좋지 않을테니 주무시죠."

"...."


지그시 그를 쳐다보자, 포드릭은 나를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이곤 몸을 눕혔다. 잠시 후 조용한 숨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몸을 일으켜 얼굴을 바다 속에 쳐박은뒤 쌓여있던 감정을 모조리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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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 휴일 (1) 19.07.06 24 2 10쪽
50 49. 신기루 (5) 19.07.02 22 1 13쪽
49 48. 신기루 (4) 19.06.30 22 1 11쪽
48 47. 신기루 (3) 19.06.28 25 1 9쪽
47 46. 신기루 (2) 19.06.26 35 1 15쪽
46 45. 신기루 (1) 19.06.24 25 0 10쪽
45 44. 이후 19.06.21 31 0 10쪽
44 43. 후유증 19.06.18 34 0 10쪽
» 42.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6) 19.06.16 44 0 11쪽
42 41.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5) 19.06.12 44 0 15쪽
41 40.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4) 19.06.09 59 0 11쪽
40 39.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3) 19.06.08 51 0 10쪽
39 38.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2) 19.06.06 54 0 10쪽
38 37.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1) 19.06.04 63 0 11쪽
37 36. 악마의 도구 (4) 19.06.02 56 0 11쪽
36 35. 악마의 도구 (3) 19.05.30 52 0 13쪽
35 34. 악마의 도구 (2) 19.05.27 63 0 10쪽
34 33. 악마의 도구 (1) 19.05.25 72 1 9쪽
33 32.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2) +1 19.05.22 70 1 10쪽
32 31.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1) 19.05.20 81 0 16쪽
31 30. 변화 19.05.16 86 0 10쪽
30 29. 제피로트 용병단 (3) 19.05.12 84 0 10쪽
29 28. 제피로트 용병단 (2) 19.05.08 81 2 10쪽
28 27. 제피로트 용병단 (1) 19.05.04 91 1 9쪽
27 26. 던전 앤 아르고노트 (2) 19.04.30 93 0 10쪽
26 25. 던전 앤 아르고노트 (1) 19.04.26 9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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