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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패왕, 최강이 되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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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글
작품등록일 :
2019.01.22 08:06
최근연재일 :
2019.02.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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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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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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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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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화. 일로역풍(一路逆風), 오펜스(Offense)! (1)

DUMMY

1.

‘인연의 보주.’


아이템 자체는 그리 낯설지 않았다.

거창하게 인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그저 단순한 랜덤 뽑기 아이템이다.

무가치한 쓰레기에서부터 어디서 구하지 못할 다시없을 보물까지.

말 그대로 랜덤으로 무엇이 됐든 간에 한 가지아이템이 나온다.

강천우가 놀란 이유는 비단 이 아이템을 얻어서가 아니다.


‘기록갱신 보상이 있을 줄은 몰랐군.’


전생에서도 듣지 못한 업적 메시지다.

아무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최초로 이루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생각도 못한 보상에 흡족했지만, 그렇다고 당장에 인연의 보주를 사용하지는 못했다.


‘보는 눈이 많다.’


이름이 비공개 처리된 공훈순위 임에도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어있었다.

특히 이영훈은 눈빛만으로 사람을 태울 수 있을 정도의 격노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흥!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것으로 보니, 어디 당당치 못한 구석이 있나보지?”


분노, 질투, 시샘 가득한 어조가 잔뜩 날이 서있었다.

강천우는 무심한 눈으로 한마디 툭 던졌다.


“시간 많나보군.”

“뭐?”

“제 일 전공 다음으로 이 전공도 찾아야 될 테니 말이야.”

“이, 이자식이!”


이영훈은 그 말이 삼등을 한 자신을 비꼬는 것임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강천우는 얼굴이 벌게져 부들거리는 그에게 눈짓했다.


“나 같으면 투정부릴 시간에 허수아비 한 대라도 더 치겠어. 그래야 다음번에 원하는 공훈 순위를 이룰 수 있을 테니까.”

“아드득!”


그들의 눈이 향한 곳에는 플레이어들이 수련을 하면 스텟을 올려주는 허수아비를 차지하기 위해 마을의 연무장 방향으로 뛰고 있었다.

사람은 많았고, 허수아비의 숫자는 적었다.


“두고 보자!”


이영훈은 쌍팔년도 악당이 내뱉을 법한 대사를 남기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대다수가 경쟁하며 달리는 것과는 반대로 이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한 자들이 있었다.

첫 웨이브에 도태된 사람들.

랫맨을 잡지 못하여 전직을 하지 못했거나, 설령 몬스터를 잡았어도 첫 살생의 충격에 헤어 나오지 못한 이들이었다.

멍하니 공포와 참혹 속에 빠져있던 사람들은 한 사람의 움직임에 번득 정신을 차렸다.


“응?! 저 사람 어디가지?”

“어어? 저기로 가면 안 되지 않나?”


마을의 연무장과 반대 방향.

마을의 입구 너머 랫맨들이 쏟아져 나왔던 안개의 장막 가까이로 강천우가 서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저, 저거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설마 나가겠어요? 구경이라도 하려나 보죠.”

“이봐요! 거기로 가면 안돼요!”


점점 더 가까워지는 그의 발길에 반사적으로 만류의 목소리들이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걸음을 붙잡을 순 없었다.

강천우, 그가 안개너머로 자취를 감췄다.


2.

어떤 일이든 반복적으로 진행되다보면 그 일에 맞추어 규칙이나 질서가 정해지기 마련이다.

최적화된 그 규칙과 질서는 안전을 보장하고, 안전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작게는 관습, 크게는 전통이 된다.

그렇게 이룬 평온에 위협이 되기에 꺼려져서 하지 않거나 피하게 되는 일들을 모아서 금기(禁忌)라 부른다.

튜토리얼 역시 관습 혹은 전통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시행되어 오며 생존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또한 당연히 금기 역시 존재한다.

그리고 강천우는 그런 금기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화염구.”


화르르.

끼에에엑!

강천우의 손을 떠난 불덩이가 대여섯 마리의 랫맨을 불태웠다.


“많군.”


쉴 새 없이 몰려오는 랫맨을 상대로 바쁘게 칼을 놀렸다.

아니 정정해서, 강천우가 바글바글하게 모여 있는 몬스터의 바다를 뚫고 나아가는 중이었다.


“마을을 벗어나면 살아 돌아올 수 없다라···.”


튜토리얼의 금기 중 하나.

마을의 외곽에 둘러싸인 안개의 장막 너머로 벗어났다가 생존해서 돌아오는 사람이 없었기에 생긴 금기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지.”


강천우가 처음 안개를 뚫고 마주한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랫맨들.

다시 마을로 돌아갈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 봤다.

하지만 진입불가라는 메시지와 함께 안개 속을 방황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더욱이 발자취 ‘랫맨 학살자’의 공포효과가 있음에도 광분한 놈들이 선공해왔다.

아마 다른 이가 왔다면 필히 한시도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누구도 생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대단하군. 혈천제(血天帝).”


혈천제 이진원.

튜토리얼의 마을을 벗어나 최초로 생존해 귀환한 자이다.

강천우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자신이야 회귀를 통한 과거의 지식과 경험이 있다지만, 그는 맨몸으로 이를 겪었다.

물론 강천우는 지금 홀로 헤쳐 나가는 중이라면, 이진원은 그 당시 플레이어들을 통합해 수 백 명을 이끌었다는 차이가 존재했지만.

중요한 것은 튜토리얼이 단순히 마을 안에서 디펜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튜토리얼을 시작하고 어디에서도 마을을 수호하라는 미션은 없었다.


“다음 몬스터 웨이브를 대비하라는 말도 없었지.”


수비하기 유용한 마을, 몰려오는 몬스터, 웨이브에 대한 공훈 보상.

일반화의 오류를 일으키기 딱 좋은 조건들이다.


“더욱이 지구에서 교육받는 가이드들까지······.”


이것이 전향자들의 의도된 계략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튜토리얼에서 요구하는 바는 디펜스가 아닌 오펜스(Offense)라는 점이었다.

이 숨겨진 의도를 알아내는 것 그 자체 역시 테스트의 일부.

전생의 지구탈환 결사대에서 혈천제의 심복이었던 윤노인에게서 이 정보를 듣지 못했더라면, 강천우 역시 지금도 마을에서 웨이브를 막으며 귀환 메시지가 뜨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보다 혈천제가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말에 더 관심이 갔지.”


윤노인이 했던 넋두리 중 하나.

혈천제가 사실 심성이 곧은 착한 청년이라는 이야기를 전생의 다른 이들이 들었다면 미친놈 취급받기 딱 좋은 말이었다.

하지만 튜토리얼 때부터 이진원과 함께해온 그의 말이기에 충분히 신빙성이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진원은 튜토리얼의 진정한 클리어 목전까지 갔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힘을 얻었다고 했다.

왜 그가 잔악하게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는 미처 듣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 힘이 단신으로 전 세계를 상대할 정도이며, 지구를 피로 물들인 전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구가 그렇게 무력하게 용제국에게 점령당한 책임 중 절반은 아마 혈천제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그 덕분에 차세대 루키들이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고, 한 축을 담당하면 중견 이상의 세력들이 괴멸했으니까.


“키리온과 용제국을 쓰러뜨리려면 평범해선 안 돼.”


보통의 힘으로는 동수를 이루기조차 버겁다.

단순히 대등해지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다.

진심으로 바라는 건.

압도.

절대적 격차.

그러기 위해서 특별한 힘이 필요하다.

이진원, 그를 혈천제라는 악마로 불리게 한 그 힘.

정확한 정체를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무엇이 됐든 간에.


“굴복시켜주지.”


바람을 가르는 검에 맞추어 강천우의 안광이 강렬히 폭사했다.


3.

빳빳하게 세워진 검은 털이 사뭇 묵직해 보인다.

아니, 단순히 분위기만이 아니다.

바닥을 짚은 앞발로부터 어깨 높이만 해도 무려 2미터에 달한다. 몸길이를 추정하자면 대략 4.5미터, 수백 킬로그램 나가는 곰도 울고 갈 덩치다.

하지만 그 정체는···.

찍찍!


“블랙 랫맨.”


꼬꼬마로 보이는 회색 털의 일반 랫맨들 사이로 블랙 랫맨들이 그 위용을 자랑했다.

다행히 그 개체는 일반 랫맨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득실거리지는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제아무리 강천우라고 해도 여정을 지속해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봤을 것이다.


“역시 질기군.”


블랙 랫맨의 품안으로 파고들며 찔러 넣었던 검이 허무하리만큼 가볍게 튕겨져 나왔다.

세 번째 웨이브부터 등장하는 놈들은 거대한 몸집에서 나오는 질기고 단단한 가죽으로 막강한 방어력을 자랑했다.

또한 이런 신체적 특성을 이용한 육탄공격은 가히 가공할 정도의 무식한 파괴력을 자랑했기에 초보 학살자로서 그 악명이 자자한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게 전부지만.”


강천우는 거두어 들였던 낡은 철검에 마력을 주입하고는 다시 휘둘렀다.

서-걱!

첫 시도와는 다르게 마력을 품은 검이 두부 자르듯 블랙 랫맨의 살점을 뭉텅이로 잘라냈다.

끼아아악!

마력이 없는 첫 통상공격을 받았을 때의 무반응에 가까운 둔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확실히 자극을 받았는지 블랙 랫맨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며 놈은 곧 몸을 웅크리더니 그 육중한 육체를 굴렸다.

콰가가가각!

끼엑! 끼긱!

하나의 투포환이 된 놈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회색 털 렛맨들이 깔려죽어 나갔다.

강천우는 육탄돌격이 들어올 때마다 몸을 날려 피하는 동시에 검을 내지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푹! 푹! 푹! 푹!

몇 번의 같은 작업이 반복되고, 온몸에 난 상처에서 피를 뿌리며 출혈을 일으킨 블랙 랫맨은 해롱해롱 제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강천우는 여유로이 그 앞으로 다가서서 과감히 검을 쑤셔 올렸다.

콰득!

턱밑부터 밀고 올라간 검날이 블랙 랫맨의 뇌를 휘 젖고는 두개골을 관통해 튀어나왔다.

검을 회수하고, 강천우는 손등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쳤다.


“후우. 지치는 건 어쩔 수 없어.”


블랙 랫맨은 물리저항력이 강한 만큼 마법저항력이 약하다.

마법이나 술법을 난사해 잡는 것이 가장 정형화된 공략방법이다.

비효율적으로 보일수도 있으나, 덩치가 큰 만큼 그만한 쉬운 표적도 없었다.

강천우 역시 상황만 따라주었다면 굳이 검으로 사냥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력도 체력도 답답하군.”


고유특성 환원을 이용해 마력으로 체력을 보조해주고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막 각성한 플레이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넘치던 마나와 극한으로 단련된 체력으로 마음껏 싸우던 예전을 떠올리면 그리 썩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제 나올 때가 됐는데······.”


전해들은 정보대로라면 블랙 랫맨이 등장하는 곳에서부터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 했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몬스터의 바다를 뚫고 오는 것이 문제였지, 튜토리얼 마을에서부터 지금 강천우가 있는 산의 초입까지는 일방향의 길이었으니까.

눈앞에 보이는 웅장함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이름 모를 산.

저 산 어딘가에 가야할 목적지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선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직접 경험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그 행보가 더뎌지는 것은 당연지사.

약간의 초조함 속에서 강천우는 다른 구역에서 튜토리얼을 진행하고 있을 이진원을 떠올렸다.


“지금쯤이면 마을에서 두 번째 웨이브를 진행하고 있겠군.”


만약 전생대로 놔둔다면 이진원이 예정대로 그 힘을 얻게 될 테지만, 이미 첫날부터 마을을 벗어난 그를 따라잡기에는 불가능하다.

숨을 돌린 강천우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랫맨들을 사냥하며 주변을 탐색하기를 약 반나절.

강천우는 성인남성 두세 명이 에워싸도 잡히지 않을 두께의 나무 아래에서 전방을 주시했다.


“저기군.”


무성한 수풀들 사이에 위치한 한 채의 단출한 통나무 집.

강천우가 들려야 할 첫 번째 장소였다.


작가의말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기분 좋은 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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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전장의 밤 (3) +2 19.02.14 419 16 14쪽
33 33화. 전장의 밤 (2) +1 19.02.13 496 17 13쪽
32 32화. 전장의 밤 (1) +2 19.02.12 540 19 13쪽
31 31화. 암검(暗劍) (3) +1 19.02.11 553 19 13쪽
30 30화. 암검(暗劍) (2) +1 19.02.09 591 17 11쪽
29 29화. 암검(暗劍) (1) +1 19.02.08 653 15 15쪽
28 28화. 서전(緖戰) (3) +2 19.02.07 700 18 12쪽
27 27화. 서전(緖戰) (2) +1 19.02.06 722 16 13쪽
26 26화. 서전(緖戰) (1) +1 19.02.05 816 19 14쪽
25 25화. 여명비상(黎明飛翔) (3) +2 19.02.04 852 17 17쪽
24 24화. 여명비상(黎明飛翔) (2) +1 19.02.03 925 15 18쪽
23 23화. 여명비상(黎明飛翔) (1) +1 19.02.02 934 16 17쪽
22 22화. 징집령 (3) +2 19.02.01 941 16 15쪽
21 21화. 징집령 (2) +4 19.01.31 954 20 12쪽
20 20화. 징집령 (1) +1 19.01.30 1,007 23 16쪽
19 19화. 해커 (4) +3 19.01.30 1,010 20 14쪽
18 18화. 해커 (3) +2 19.01.29 1,014 17 13쪽
17 17화. 해커 (2) +1 19.01.28 1,061 22 15쪽
16 16화. 해커 (1) +3 19.01.28 1,118 23 13쪽
15 15화. 준비 (3) +2 19.01.27 1,163 23 15쪽
14 14화. 준비 (2) +5 19.01.26 1,240 28 19쪽
13 13화. 준비 (1) +4 19.01.26 1,257 24 13쪽
12 12화. 패왕혼(覇王魂) (3) +5 19.01.25 1,265 28 14쪽
11 11화. 패왕혼(覇王魂) (2) +3 19.01.24 1,244 25 11쪽
10 10화. 패왕혼(覇王魂) (1) +4 19.01.24 1,263 23 12쪽
9 9화. 일로역풍(一路逆風), 오펜스(Offense)! (3) +4 19.01.24 1,275 21 12쪽
8 8화. 일로역풍(一路逆風), 오펜스(Offense)! (2) +1 19.01.24 1,271 25 15쪽
» 7화. 일로역풍(一路逆風), 오펜스(Offense)! (1) +1 19.01.23 1,302 22 12쪽
6 6화. 튜토리얼 (3) +6 19.01.23 1,354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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