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패왕, 최강이 되어주마!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산글
작품등록일 :
2019.01.22 08:06
최근연재일 :
2019.02.15 17: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6,596
추천수 :
710
글자수 :
218,229

작성
19.01.26 22:30
조회
1,234
추천
28
글자
19쪽

14화. 준비 (2)

DUMMY

3.

벽면에 걸린 제법 큰 검은 투우 그림.

당장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 생동감 넘치는 그 그림 아래로 고급 가죽 원단으로 만든 쇼파 위에 거구의 사내가 앉아있었다.

사락.

손에 든 서류뭉치를 넘길 때 생기는 작은 흔들림.

그럴 때마다 그가 입은 정장 안 근육이 당장에라도 옷을 찢어 터트릴 듯이 팽팽히 부풀어 올랐다.


“이름 권우준, 클래스 검사, 소속길드 퍼플비. 이놈 맞나?”


블랙 카우 길드마스터 이철립은 대리석 테이블 위로 서류 한 장을 놓았다.

그 앞에 서 있는 노란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이영훈이 서류속의 사진을 뚫어져라 살폈다.

이목구비 하나하나 세세히 뜯어본 그는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놈이 아닙니다.”

“흐음. 협회에 등록된 길드소속 신규 플레이어는 이놈이 마지막인데.”


턱을 쓰다듬는 그의 옆에 있던 제 삼자가 입을 열었다.


“마스터, 무소속 신규 플레이어들의 자료도 드릴까요?”

“설마 막내가 길드소속도 아닌 자에게 당했을라고.”


무심한 중얼거림에 이영훈은 움찔 몸을 떨었다.

그 모습을 흘긋 본 이철립은 못마땅한 표정이 되었다.


“쯧쯧. 네놈 형들의 반만 닮았어도 걱정이 없겠건만.”

“······.”


혀를 차며 시선을 돌리자, 옆의 부하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영훈에게 서류를 건넸다.

그가 눈에 쌍심지를 키고 서류를 훑었다.


“박현진, 추현수, 이진원······, 강천우, 김재호. 없는 거···, 같습니다.”


빠르게 서류를 넘기며 확인한 끝에 찾고자 하는 이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확실한가?”

“네. 그 재수 없는 놈의 얼굴을 제가 어떻게 잊겠습니까.”

“그래? 알겠어, 나가봐.”

“저······. 아닙니다.”


이영훈은 이철립의 축객령에 무언가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곧 목례를 올렸다.

이철립은 방을 나서는 이영훈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테이블 한쪽에 놓여 있던 신문을 들어올렸다.


“현재 상황은?”


툭 던지듯 묻는 질문에 부하는 안경을 한번 고쳐 쓰고는 이에 대답했다.


“현재 튜토리얼을 최초 클리어 한 것이 우리 길드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정황상 막내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튜토리얼 마을을 벗어난 그자가 이루어 냈을 겁니다.”

“그렇겠지. 그래서 지금 골치 아프게도 모두의 이목이 쏠렸단 말이야.”

“네. 안타깝게도 덕분에 저희가 준비하는 사업 몇 가지에 차질이 생겼죠. 하지만 그게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왜지?”

“지금 그 튜토리얼 최초 클리어를 한 자의 존재를 아는 것은 우리뿐입니다. 더욱이 방금 막내 도련님께서 확인해주셨듯이 그자는 표면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나서지 못할 사정이란 게 있는 것이겠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 부하의 모습에 이철립은 상체를 당겨 관심을 들어냈다.


”흐음. 그래서?“

“세상의 주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진짜로 저희가 최초 클리어를 달성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죠. 그로 얻는 이득이 얼마나 클지는 따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그렇긴 하지. 10대 길드 놈들을 제치고 한발자국 앞으로 나설 수 있게 될 정도일거야. 헌데 그러다 놈이 나서면?”

“나설 생각이었다면 이미 모습을 드러냈겠죠. 뭐, 나서도 길드 출신은 아닐 겁니다. 다른 길드들에게 꼬투리를 잡힐 생각이 아니라면, 플레이어 등록을 안 할 리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만약 정말로 놈이 나선다면 그때 가서 회유를 하거나 아니면······.”


부하는 말없이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이철립은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났을까.

감긴 눈을 천천히 뜬 그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진행시키도록. 막내와 그 밑에 따라온 애들 입단속 철저히 시켜. 그리고 최초 클리어를 주장하는 자가 있는지 없는지 계속 알아보고.”

“알겠습니다. 따로 더 시키실 일은?”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부하가 인사를 마치고 방을 나갔다.

홀로 남게 된 이철립은 자신도 모르게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튜토리얼 최초 클리어.”


퍼스트 플레이어인 자신도 처음 듣는 이야기다.


“마을 밖으로 나갔다라···, 그것도 첫 번째 웨이브가 끝나자마자.”


과거 처음 각성하고 튜토리얼을 치를 때가 떠오른다.

그 당시 퍼스트 플레이어들에겐 세상 사람들에게 말 못할 치부가 있다.

퀸과 나이트.

다섯 번째 웨이브의 보스를 쓰러뜨렸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퍼스트 플레이어들이 아닌 현 프로메테우스의 리더 박환과 그 동료들이 사냥에 성공한 것.

다른 퍼스트 플레이어들은 살기위해 도망치기 급급하다가 포기 메시지가 뜨자마자 귀환했다.

이철립 본인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물론 지금이야 그런 마물 수백 마리가 덤벼도 까딱없을 테지만, 이것과 별개로 막 각성한 플레이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업에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분께 전해드려야겠군.”


변수야 작을수록 좋은 법이니까.


4.

북한산 국립공원.

북한산의 여러 산봉우리와 이어진 산의 초입 주변 일대를 말한다.

그 주변에는 등산객들을 위한 상점과 음식점이 즐비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 속의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북부를 차지하고 있는 북한산 상공에 천루옥이 등장하고부터 그 주변 일대는 바뀌기 시작했다.

길드, 마물 해체소, 경매장, 무인보관소와 각종 편의시설 등등.

플레이어들을 위한 장소가 되었다.

그렇다고 플레이어들만 이용하는 공간은 아니다.

각성하지 못한 일반인들 또한 이 주변에서 삶을 영위했다.

워 리그 경기장에 관람을 하러 가거나 물류센터에 취직을 하는 등 다양한 사회문화 활동이 가능한 공간이 되어 국가적으로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강천우는 북한산 저 멀리 보이는 백운대의 위로 시선을 두었다.

천루옥.

물방울 형태의 그것은 영롱한 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감상도 잠시, 그는 근처의 무인보관소 안으로 들어섰다.

넓은 복도 양측으로 수없이 도열해 있는 문들.

강천우는 그중 비어있음을 뜻하는 초록불 램프가 켜진 문 앞에 다가서고는 플레이어 카드를 사용해 방 안으로 들어섰다.

3평정도 되는 공간.

벽면 한 쪽으로 놓인 수납장과 책상 그리고 작은 침대가 있는 단출한 방이다.

천루옥을 통해 입장 가능한 천연마을과 모의 전장이나 균열에 진입하면 지구의 물건들은 사라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옷부터 시작해서 몸에 지닌 모든 물품이 인벤토리 주머니 안으로 강제로 전송된다.

주머니의 내부 공간은 항상 부족하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들은 개인소지품을 보관하거나 천루옥의 이용 혹은 균열로 사냥을 나서기 전 준비할 공간이 필요했다.

물론 귀중품을 이런 허술한 곳에 보관하는 플레이어는 없다.

단순히 보관의 목적 때문이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니니까.

강천우는 왼손 검지의 흑색반지를 엄지로 살짝 문지름과 동시에 시동어를 중얼거렸다.


“슬롯 체인지 넘버 투 술사.”


그러자 그가 착용하고 있던 의상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거울 속에 비친 그의 모습은 갓과 도포를 입은 옛 시대의 선비를 연상케 했다.


“편해서 좋군.”


튜토리얼을 클리어하며 얻은 것들이다. 물론 그중에 비귀에게 받은(?)것도 있었다.


[체인져(Changer)]

등급: 엘리트

분류: 장신구(반지)

제한: (없음)

내구도: 25,000/25.000

전설의 로그 마스터(Rogue Master) 잭이 애용하던 마법 아이템. 지정된 슬롯에 착용한 장비를 저장하여 언제든지 환복 할 수 있다.

> Slot No.1 -일반(지정)

: 하얀 면티, 낡은 청바지, 산도깨비 가면

> Slot No.2 -술사(지정)

: 천야선(天夜煽), 천야초립(天夜草笠), 천야심의(天夜深衣), 산도깨비 가면

> Slot No.3 -후인(지정)

: 흡혈쥐의 아귀검, 가(假)·운룡무복, 은둔자의 후드, 산도깨비 가면

(보유한 아이템의 ‘소환/해제’가 가능.)

(저장된 장비 중 일부 아이템만을 따로 ‘교환’가능, 재사용 대기시간 60초)


체인져라는 이름을 가진 이 반지.

튜토리얼의 마지막 보스 고성(古城)의 성주로 둔갑한 흡혈쥐를 사냥하고 얻은 아이템이다.

슬롯 넘버3에 지정되어 있는 흡혈쥐의 아귀검과 가(假)·운룡무복 역시 이때 같이 얻었다.

체인져를 제외한 나머지는 레어 등급으로 그냥저냥 쓸 만한 옵션을 지녔다.

하지만 튜토리얼 클리어 보상으로 받은 인연의 보주에서 나온 슬롯 넘버2에 지정된 천야세트와 비귀에게 받은 산도깨비 가면은 다르다.


[천야선]

등급: 히스토릭

분류: 무구(부채)

제한: 없음

내구도: 38,000/38,000

고요한 밤하늘 아래에 퍼지는 매화향.

별빛과 달빛을 담아낸 오닉스(onyx)와 세한(歲寒) 속에 자란 매화나무를 주재료로 하며 제작된 부채. 흘러넘치는 밤의 정기, 마력의 순환을 도우며 악귀나 부정한 존재를 막아내는 기운을 품고 있다.

-주문력 +135

-기본 마력 재생 +22%

-마법 저항력 +30

-특성 매(梅)·전령사

(혹한 속에 상처 나고, 굽어져도 기다리고 기다려 새싹을 세상에 내놓는다. 특수 스텟 인내 활성화.)


[천야초립]

등급: 히스토릭

분류: 방어구(투구류)

제한: 없음

내구도: 30,000/30,000

별 꼬리 끝부분 옆으로 곧게 걸친 대나무.

별빛과 달빛을 담아낸 오닉스(onyx)와 세한(歲寒) 속에 자란 대나무를 주재료로 하며 제작된 초립. 흘러넘치는 밤의 정기, 마력의 순환을 도우며 악귀나 부정한 존재의 침습적인 독소를 해독한다.

-기본 마력 재생 +22%

-마법 저항력 +40

-정신 방어력 +6%

-특성 죽(竹)·만개(滿開)

(대꽃은 일생에 한번 피운다. 특수 스텟 항마(降魔) 활성화.)


[천야심의]

등급: 히스토릭

분류: 방어구(의복)

제한: 없음

내구도: 35,000/35,000

만월은 져도 소나무는 그 자리에.

별빛과 달빛을 담아낸 오닉스(onyx)와 세한(歲寒) 속에 자란 소나무를 주재료로 하며 제작된 의복. 흘러넘치는 밤의 정기, 마력의 순환을 도우며 부정을 내쫓는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방어력+90

-마법 저항력 +88

-기본 마력 재생 +22%

-특성 송(松)·성소월비(星笑月悲)

(같이 웃고, 같이 울며 은하수를 잇는다. 얽힌 별의 기운과 달의 마력을 풀어 순환시킨다.)


천야세트, 일명 밤하늘 세트라 불리는 이것은 마법사계열의 클래스에게 꿈의 아이템이다.

각 아이템에 붙은 특성들은 마력파동의 간섭을 받을 경우, 이를 차단하여 마력의 역류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쉽게 말해 마법사들의 천적인 캐스팅 디스펠이 통하지 않게 된다.


“요선(妖仙) 루퍼스 리크리드가 자신의 것을 뺏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한동안 그의 난동에 골머리를 앓았겠어.”


물론 전생의 이야기다.

루퍼스는 종잡을 수 없는 괴짜다.

기분에 따라 선행을 하는가 하면, 반대로 끔찍한 악행도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 독선적인 성격으로 상당히 적을 많이 만드는 타입이다.

평범했더라면 이름을 알리기도 전에 진즉에 소리 소문 없이 처리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재액(災厄)의 행운마(幸運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운이 좋았다.

그 행운은 눈앞에 날아오는 총알이 총을 쏜 사람에게 되돌아갈 정도.

그의 고유특성과 관련되어있다고 추측하지만,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 덕분에 흑마법사와 네크로멘서 클래스를 합친 것과 비슷한 히든 클래스인 광사인(狂士人)를 얻어 퍼스트 플레이어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것이다.


“시기상 아직 천야세트를 얻지 못했었나 보군.”


천야세트를 얻었던 전생의 루퍼스는 세계 곳곳에 사고를 치며 돌아다니며 자랑했었으니까.

지금 강천우가 얻은 천야세트는 본래 루퍼스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템이었다.

회귀 전에 인연의 보주에서 획득했다고 알려졌었는데, 이제는 과거와 달라져 그의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보다.


* 천야 set (3/3)

> 제(祭)의 강림처(降臨處)

(송·죽·매, 세한삼우는 퇴폐(頹廢)한 세상에서도 청류의 기상을 펼친다.)

: 신성속성 +31

: 성역화 충전률 - 100% <방어막 상태, 충전 완료>

> 황혼 짙은 밤의 마음

(버려지는 모든 별빛과 달빛을 담아내는 밤하늘은 어둠을 포옹한다. 『어둠·그림자계열 스킬 강화.』)

: 암흑속성 +31

: 밤 마음 적용 스킬 <비어 있음>


“세트 스킬도 패시브에 가까워.”


하지만 주목해야할 점은 그게 아니었다.


“루퍼스, 그가 신성 속성에 내성이 있는 이유가 이거였어.”


신성속성과 암흑속성, 상반된 속성이 붙어있다는 점.

보통은 정해진 자연의 법칙에 따라 속성 간 상성관계를 거스를 수 없다.

대척점에 있는 상성을 융화시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우에나 가능했다.

즉 천야세트가 이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세트 스킬을 곰곰이 살피던 강천우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게 가능할지 모르겠군. 황혼 짙은 밤의 마음 활성화.”


띵!

[모든 별이 버려지는 모든 밤의 끝자락, 짙은 황혼의 마음이 열렸습니다.]

[밤의 마음에 넣을 스킬을 선택해 주십시오.]


어둠·그림자계열의 떠오른 스킬 하나.

“스킬 은신 적용.”


[밤의 마음에 스킬 은신을 넣으시겠습니까?]


아이템에 붙어있는 스킬이라 적용될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가능했다.


“예.”


선택을 마치자 눈앞으로 인벤토리 주머니에 있던 은둔자의 후드가 소환됐다.

그와 동시에 착용하고 있는 천야심의에서 해가지는 어스름한 빛이 뿜어지더니 은둔자의 후드로 흡수되었다.


[스킬 은신에 황혼의 빛이 스며듭니다.]

[하루 사용가능 횟수 제한이 해제됩니다.]

[소리와 냄새, 기척이 줄어들며 은밀성이 강화됩니다.]

띠링!

[스킬 ‘은신’이 스킬 ‘밤그늘 숨기’로 변형되었습니다.]


강화가 끝나고 은둔자의 후드는 다시 인벤토리 주머니로 되돌아갔다.

시스템 메시지에 만족한 강천우는 다음 아이템창을 띄었다.


[산도깨비 가면]

등급: 유니크

분류: 방어구(투구류)

제한: 산도깨비의 인정을 받은 자

내구도: 44,000/44,000

도깨비 산(山)의 일족에 전해져 내려오는 가면.

-방어력 +180

-근력 +20%

-자연 치유율 +50%

-정신방어력 +50%

>스킬 둔갑 (활성화 시 아이템 효과 50% 감소)

: 기력 혹은 마나를 지속적으로 소진하여 다른 이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 단, 종족의 형체를 크게 벗어날 수 없다.

: 둔갑 비활성화 시 산도깨비 가면의 본연의 모습이 들어난다.

(산도깨비 가면의 실체 개방, 일순간 방어막이 생성되어 받는 피해량 25%만큼을 흡수.)


도깨비 종족은 여러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중 산의 일족에 특화되어 있는 것은 방어력과 근력.

허나 강천우가 주목하는 옵션은 그 방향이 아니다.


“둔갑스킬을 얻다니 운이 좋았어.”


현재로서 가장 시급했던 것은 정체를 숨기는 일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적절한 시기에 필요하던 것을 얻었다.

전향자들을 추적하며 커버(cover)에 들어간다고 해도 과거의 흔적 모두를 지울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에는 전면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이 가면을 얻으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튜토리얼에서 귀환을 한 직후부터 둔갑 스킬을 활성화했다.

그리고 바꾼 모습으로 플레이어 협회에 등록하며 시작부터 정체를 감출 수 있게 됐다.

그 말인 즉, 과거를 완전에 가깝게 덮을 수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것은 전향자들이 그를 추적하는 데에 많은 혼선을 줄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그들이 꼬리를 자르고 숨기도 전에 몸통을 추적하여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게 되었다.


“후후.”


강천우는 [산도깨비의 가면]과 [산도깨비의 마법주머니 확장권]을 내주며 퉁퉁 부은 얼굴로 울상을 짓던 비귀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한동안 주머니의 공간은 여유롭겠군.”


산도깨비의 마법주머니 확장권은 기존에 얻었던 것과 비슷한 옵션을 지니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수납용량과 상태보존의 강화효과가 배 이상은 좋았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기능이 있었는데 그것은 다음에 파악하기로 하고.

따로 인벤토리 주머니를 강화시키기 위한 준비가 필요했는데, 덕분에 번거로운 퀘스트를 수행할 필요가 없어져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좋아, 그럼.”


강천우는 보패를 소환하여 천루옥의 이동 커맨드창을 띄었다.


[천연마을]

[모의 전장 대기소]

[비활성화]

[비활성화]

······


북한산 상공에 떠있는 천루옥을 중심으로 일대 영향권 안이라면 어디에서든 이동이 가능하다.

무인보관소를 찾은 이유.

프라이버시 문제로 그 내부에 CCTV가 없었으며, 드나드는 출입문도 여러 군데다.

더욱이 유동인구가 제일 왕성한 장소 중 한군데였기에 이곳은 일종의 ‘뒷골목’으로 불법적인 일이나 거래가 은밀히 자행되기도 했다.

그렇기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부담 없이 이 곳을 찾았다.

즉 강천우의 경우에는 산도깨비 가면으로 모습을 바꾼다면, 특별한 방법이 있지는 않는 한 그를 추적하기는 요원한 장소라는 말이다.

전향자와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 사실은 몇 번이나 강조해서 되새겨도 부족하지 않다.

늘어지는 소리는 여기까지.


“천연마을로 이동.”


중력을 거스르는 부유감이 몸을 감싸 안았다.

무인보관소의 좁은 방의 광경이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평면이 정방형에 가까우며 외관이 사각형인 주택인 사합원(四合院)

계단 모양을 이루어서 마치 말머리의 형상을 취해 주택의 지붕면보다 높이 솟아 있는 마두벽(馬頭壁)의 사극풍의 누상층 건물들,

그리고 반대쪽으로 가로질러 넓고 둥근 형태의 외관에 입체적 물결조각이 달린 쌍기둥을 중심으로 전면에서 중앙을 부각하며 좌우대칭을 이루는 건축물들.

그 내·외부 곳곳에는 유리나 회화, 조각, 공예를 활용한 다양한 소재의 화려한 장식이 건축의 곡선과 곡면을 이용해 배열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천연마을은 동·서양풍의 가지각색 건물둘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무복, 기사 갑옷, 마법사 로브, 사냥꾼의 외투 등의 각양각생의 복장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천야선을 활짝 펼쳐 얼굴의 절반을 가리고 있는 강천우의 모습은 위화감이 전혀 없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군.”


회귀 전 용인에게 점령당한 이후로 마을의 이용이 불가능했다.

꽤 오랜만의 방문이었건만 그다지 별다른 감상은 들지 않았다. 그보다.


[심연 속 은무 휘장이 말없이 당신을 지켜봅니다.]

[태양과 달의 아이 휘장이 약속했던 선물을 보냅니다.]

[띠링! 속성 뢰(雷)의 비전서를 습득하셨습니다.]


“호오.”

두 휘장의 메시지가 기다렸다는 듯이 반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패왕, 최강이 되어주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35화. 결전(決戰) (1) +2 19.02.15 445 13 13쪽
34 34화. 전장의 밤 (3) +2 19.02.14 415 16 14쪽
33 33화. 전장의 밤 (2) +1 19.02.13 494 17 13쪽
32 32화. 전장의 밤 (1) +2 19.02.12 537 19 13쪽
31 31화. 암검(暗劍) (3) +1 19.02.11 551 19 13쪽
30 30화. 암검(暗劍) (2) +1 19.02.09 588 17 11쪽
29 29화. 암검(暗劍) (1) +1 19.02.08 650 15 15쪽
28 28화. 서전(緖戰) (3) +2 19.02.07 696 18 12쪽
27 27화. 서전(緖戰) (2) +1 19.02.06 718 16 13쪽
26 26화. 서전(緖戰) (1) +1 19.02.05 812 19 14쪽
25 25화. 여명비상(黎明飛翔) (3) +2 19.02.04 849 17 17쪽
24 24화. 여명비상(黎明飛翔) (2) +1 19.02.03 921 15 18쪽
23 23화. 여명비상(黎明飛翔) (1) +1 19.02.02 930 16 17쪽
22 22화. 징집령 (3) +2 19.02.01 938 16 15쪽
21 21화. 징집령 (2) +4 19.01.31 950 20 12쪽
20 20화. 징집령 (1) +1 19.01.30 1,003 23 16쪽
19 19화. 해커 (4) +3 19.01.30 1,006 20 14쪽
18 18화. 해커 (3) +2 19.01.29 1,011 17 13쪽
17 17화. 해커 (2) +1 19.01.28 1,058 22 15쪽
16 16화. 해커 (1) +3 19.01.28 1,114 23 13쪽
15 15화. 준비 (3) +2 19.01.27 1,159 23 15쪽
» 14화. 준비 (2) +5 19.01.26 1,235 28 19쪽
13 13화. 준비 (1) +4 19.01.26 1,253 24 13쪽
12 12화. 패왕혼(覇王魂) (3) +5 19.01.25 1,261 28 14쪽
11 11화. 패왕혼(覇王魂) (2) +3 19.01.24 1,239 25 11쪽
10 10화. 패왕혼(覇王魂) (1) +4 19.01.24 1,260 23 12쪽
9 9화. 일로역풍(一路逆風), 오펜스(Offense)! (3) +4 19.01.24 1,271 21 12쪽
8 8화. 일로역풍(一路逆風), 오펜스(Offense)! (2) +1 19.01.24 1,268 25 15쪽
7 7화. 일로역풍(一路逆風), 오펜스(Offense)! (1) +1 19.01.23 1,297 22 12쪽
6 6화. 튜토리얼 (3) +6 19.01.23 1,347 20 13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산글'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