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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패왕, 최강이 되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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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글
작품등록일 :
2019.01.2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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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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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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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4화. 여명비상(黎明飛翔) (2)

DUMMY

2.

거대한 대전 안.

천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그곳의 중심.

별의 무리처럼 보이는 크고 작은 빛들을 품고 있는 큼지막한 투명구체가 허공에 떠있었다.

그 주위로 가지각색의 문사복을 입은 자들이 3차원 입체상 위로 분주하게 손을 놀렸다.


“천도(天道)급 차원전장의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34곳의 나주(羅州)급 전장에 상위랭커 매칭. 2곳의 도성(都城)급 전장에는 두 분의 대장군이 각기 전장에 출전하시기로 되어 있습니다.”

“연군(聯郡)급, 융현(戎縣)급 전장 랜덤 매칭 완료! 곧 개전될 것으로 보입니다!”


열기를 가득 담은 목소리가 대전을 울렸다.

뜨겁게 타오르는 그 기세에서 생생한 활력이 용솟음쳤다.


“군수품과 보급물자가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하고 상비군들은 언제든 요청이 있는 전장에 투입될 수 있게 대기시키도록.”


존명-!

더듬이 같은 긴 흰 눈썹을 지닌 백발의 사내, 서백(西白)의 지휘에 따라 책사들이 우렁차게 복명했다.

서백은 그들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대전의 중앙에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는 투명구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 언제나 아스트랄 맵(Astral Map)의 앞에 서면 무기력 해지는구나.”


보석같이 아름다운 빛을 간직한 별의 지도.

하지만 그는 안다.

저 별 하나하나가 잔혹하기 그지없는 무자비한 무심(無心)을 품고 있는 죽음의 전장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엘리시움의 의지’가 정해준 전장을 지원하는 것뿐, 음?”


감상에 빠져있던 서백은 낯선 기척에 정신을 차렸다.

한 쌍의 남녀가 나란히 걸어오고 있었다.

정확히는 주황색 단발머리에 안경을 쓴 여자가 검은색 학창의에 복건을 맨 어린아이의 발걸음을 뒤쫓고 있었다.


“오! 북현공, 멜로닌양······.”


서백이 그들을 반갑게 인사를 건네려했다.

그러나 북현을 노려보며 쉬지 않고 입을 놀리는 멜로닌에 의해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흥! 북현님 아직 저는 지지 않았어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의 플레이어도 곧 5천장을 앞두고 있어요. 지구에서 가장 강한 플레이어를 배출시킨 영광은 제 차지랍니다!”

“이건 경쟁이 아니라오. 그리고 전 그런 영광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만,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관심이 없다오.”

“칫, 거짓말! 얼마 전에 북현님 담당 지역에서···.”

“크흠.”

“···앗! 서, 서백님 안녕하세요.”


어느새 둘 사이로 서백이 난입했다.

얼굴이 시뻘게진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했다.


“멜린양은 참 부지런하시오. 매 전쟁이 열릴 때마다 찾아오시고, 그나저나 이제 곧 개전이군요. 그전에 북현공과는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라 이야기 좀 나누겠습니다.”

“네? 네넷! 말씀 나누세요. 그럼 전, 틸라(Tela)의 가호가 함께하길.”


멜로닌은 아쉬운 표정과 함께 시무룩함을 숨기지 못하며 후다닥 자리를 벗어났다.

책사들 곁으로 간 그녀가 아스트랄 맵에서 특정 차원전장의 정보창을 소환해 조작하는 것을 지켜보던 서백이 입을 열었다.


“북현공 오래간만이외다. 멜로닌양의 무례를 용서하시지요. 그녀가 모시는 신이 잠든 이후로 무언가 집착할 것이 필요했던 것 같소.”

“괜찮습니다.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군요. 봉신전의 늙다리들을 닮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겠지요.”

“하하하. 그 신랄함이 그리웠습니다.”


너털웃음을 지은 그는 곧 아스트랄 맵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말을 이었다.


“지구에서 튜토리얼이 클리어되고, 천명의 힘을 깨운 자가 세 명이나 나왔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적어도 차원전장에서 에웬투스 카르마(Evéntus Karma)를 확보할 수 있는 카드가 세 장은 늘어난 셈이군요.”


에웬투스 카르마.

달리 운명의 업이라 부르는 이것은 용인들의 타차원세계로의 침공을 저지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이다.

반대로 보자면 용인들이 역시 이 에너지를 이용해 침공을 할 수 있다는 말.

그렇기에 이 차원전장에서 승리해 에웬투스 카르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유한 에웬투스 카르마의 양에 따라 천도, 도성, 나주, 연군, 융현의 다섯 등급으로 나뉘는 이 전장에서의 승리는 출전하는 장군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가 담겨있음을 알기에 북현은 조용히 답했다.


“그들이 무탈하게 성장했을 경우에 그럴 테지요.”

“뭐, 여태껏 천명의 시련을 통과한 이들을 보면 걱정할 것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공께서 오늘 이 자리에 오신 것은 그들의 첫 출전을 살펴보기······.”


서백은 하던 말을 마칠 수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들려온 한 외침에 의해 북현의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련 자체를 완전히 파훼한 이의 행보는 궁금하군요.’라는 중얼거림을 듣지 못했다.


“급보요!”


대전으로 뛰어 들어 온 한 병사가 서백의 앞에서 반 무릎을 꿇으며 포권을 올렸다.


“혈호(血虎) 염무(廉武)대장군께서 보내신 전갈입니다!”


병사가 품에서 서신을 꺼냈다.

이를 받아 읽은 서백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아니, 이 양반이 진짜!!! 곧 전장이 시작되는데, 뭐? 술병 때문에 출진을 못하겠다고? 믿을만한 자를 대신해 보냈으니 그리 알고 안심하라고? 으으. 도성급 전장에서 잃는 에웬투스 카르마로 변경지(邊境地)를 맡고 있는 세계가 당하는 침식의 정도를 아는 사람이, 술병은 개뿔!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데, 귀찮아서 그러는 것을 내 모를 줄 알고!”


붉으락푸르락 분기탱천한 서백은 양해를 구하고는 서둘러 처음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조용히 이를 지켜보던 북현은 그를 따라 근처에서 아스트랄 맵의 검색창을 불러왔다.

이를 통해 차원전장에 개입한다거나 실시간 관전을 하지는 못한다.

단지 약간의 단편적인 정보만을 얻는 것에 불과했다.

몇 가지 조건을 대입해 원하는 전장의 정보를 찾은 그의 눈에서 이채가 반짝였다.


“서백공.”

“끄응. 지원 링크만 무사히 연결해주었으면 좋겠는데···, 음?! 무슨 일 있습니까?”

“그 도성급 전장이 혹시 공성전이 펼쳐지는 곳을 말하는 겁니까?”

“맞습니다. 수성진영입니다. 후우-. 염무 그 양반, 명장열전록 서열 297위를 보내놓고 안심하라니. 상위랭커이긴 하지만 역부족일 터인데···. 헌데, 북현공 혹 이 랭커를 아시는지요?”


서백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허투루 말하지 않는 그의 성격상 도성급 전장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 혹시나 하는 기대를 담았다.

그러나 북현은 그 기대를 채워주지 않았다.


“처음 들어봅니다. 보아하니 상대적으로 많이 불리하겠군요. 허나 이 전장 재미있어질지도 모르겠소.”

“뭐 특별한 것이라도 있는 겁니까?”

“글쎄요. 아직은 뭐라 확답을 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차원전장의 정보창 한 구석.

출전명부, 그것도 일개 졸(卒)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힌 부분.

북현의 시선이 한 사내의 이름 석 자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서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의미심장한 미소를 의문 가득 담아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다.


3.

[당신은 이번 차원전장의 징집대상입니다.]

[당신의 신분은 난민으로 경졸(輕卒)로서 전장에 참가합니다.]

[전장 검색 중······.]

[띠링! 배치될 전장을 찾았습니다.]

[전장을 지휘할 5명의 장수들이 준비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차원전장에 진입합니다.]

[무운을 빕니다.]


시야를 가득 메운 섬광과 같은 하얀빛이 점점 줄었다.

주위의 사물들이 선과 윤곽이 잡히며 뚜렷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강천우는 재빨리 주위를 살폈다.

대부분이 갈포나 무명으로 만든 의복 위로 중요부위만을 몇 겹으로 덧대어 입고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대나무를 엮어 만든 대나무 갑옷이나 이름 모를 동물의 가죽을 주재료로 제작한 가죽갑옷을 착용한 이들이 자리하기도 했으나,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강천우와 같이 지구에서 징집되어 온 자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갖가지 아이템으로 두른 그들은 단연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철제무구를 지닌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처럼 무기와 방어구 모두를 갖춘 이는 드물었다.

가(假)·운룡수투와 무복 그리고 허리춤에 매인 철검으로 다른 지구출신들 보다는 비교적 수수한 차림이었으나 강천우 역시 그 이목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강천우의 신경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수천의 병사 뒤쪽의 거대한 장벽.

절벽사이에 놓인 관문은 거대한 댐과 같은 위용을 자랑했다.

성벽의 양 끝, 각기의 절벽을 따라 뻗어나가 연결되는 대산맥의 지류로 보아 천연의 난공불락 요새가 따로 없었다.


“회귀전과 같은 공성전이구나.”


정확히 말해서는 수비를 하는 수성군 진영.

승리조건이나 기타의 상세한 정보는 전장을 지휘하는 장수들만 알 수 있다.


“기억이 맞는다면 이번 전장기간은 7일. 일주일동안 성을 방어하면 승리···. 하지만 지키지 못했지.”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허무하게 무너져 대패했다.

생각에 잠겨있던 강천우는 슬슬 자리를 이동했다. 그에 맞춰.

각기 다른 복장을 하고 있는 여섯의 기마병이 다가섰다.

그중 비단전포를 입고 있는 기마책사가 손에 든 철선을 치켜들며 말했다.


“경병들을 들어라! 지금부터 부대를 나눈다. 작(爵)을 지닌 부대 소속의 유병(遊兵)을 제외한 마법사나 사제, 방사와 같은 지원계열의 클래스인 자들은 내 앞으로 나와 오와 열을 맞춘다. 다른 이들은 이후의 지시를 따르도록.”


명령이 있자 전장에 참가해본 경험자들이 앞으로 나와 능숙하게 대열을 만들었다.

그 뒤로 처음 전장에 발을 들인 자들이 우물쭈물 뒤따랐다.

전생에 그 역시 술사 클래스로서 저 무리 사이에 소속되어 후방에서 부대마법에 마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었지만.

강천우는 그들의 뒷모습을 뒤로하고는 불러온 상태창에 집중했다.


이름: 강천우

레벨: 31

메인 클래스: 후인 <전능계>

서브 클래스: 술사 <막료계>

고유특성:

⦁구룡신정

⦁환원

> 능력치(열기)

> 발자취: 11개


능력치:

근력(C): 88.12% 체력(C+): 45.19% 순발력(C-): 63.04%

지력(D+): 74.77% 의지(D+): 22.22% 행운(D-): 4.52%

기력(D+): 3.10% 마력(C): 94.88%

>잔여 포인트: 0


누기 이를 초보 플레이어, 전장에 처음 참가하는 초병(初兵)이라고 생각할까.

능력치만 놓고 보자면 백전을 연마한 정예병에 근접해 있었다.

F등급으로 점철되었던 과거의 능력치에서 투영되던 회상은 그리 길지 않았다.


“여기 줄까지는 나를 따른다!”


지휘관의 인솔에 따라 나뉜 부대가 성벽 안쪽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병졸들을 향해 마지막 기수(騎手)가 외쳤다.


“우리 부대는 북문방향으로 진입해올 적군을 평원에서 요격한다.”


더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철옹성과 같은 성벽에서 농성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작은 웅성거림이 발생했다.


“어어? 왜 안전한 성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거야? 당연히 농성을 해야지.”

“좆 됐다. 씨발, 버림패에 당첨된 거 같은데.”


불안과 초조 속에서 불만을 터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 오랜만에 피 맛 좀 듬뿍 맛보겠군.”

“크크크. 계집마냥 숨어있는 건 성미에 맞질 않았는데 잘됐군.”


임박한 전쟁이 주는 고양감에 호전성을 숨기지 못하는 자들도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강천우는 명백히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요격부대에 소속되기 위해 일부러 남모르게 자리를 이동했다.


“첫 번째 변수가 벌어지는 전장이니까.”


또한 굳이 그 전장을 찾아야할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

부대는 말을 몰고 나아가는 기수를 뒤따랐다.

흥분과 긴장감 그리고 시커멓게 안색이 죽을 정도로 겁에 질린 이들 등 갖가지 감정이 혼재하는 가운데.

강천우는 말없이 명장열전록을 꺼냈다.


“검색.”


[해당전장의 정보를 탐지합니다.]

[확인 중···. 확인 중···. 띵! 전장에서 참여한 장수의 정보가 검색되었습니다.]

[해당전장에 활동 중인 장수에 한해 상위랭킹의 검색이 일시적으로 허용됩니다.]


[명장열전록]

<순위> <플레이어> <타입> <작(爵)의 위(位)>

297위 노록 맹장 장군

355위 타유 지장 오천인장

314위 코르키스 총사 장군

326위 가돌 덕장 오천인장

578위 마작인 덕장 삼천인장


“이상하다.”


무언가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웠다.

무수한 전장을 거치며 단련된 본능적인 감각이 호소하는 기묘함이 거슬렸다.

더 이상의 정보를 얻기에는 제한이 많다.

남은 것은 그저 맞부딪치는 것 뿐.


“그보다 북쪽의 요격부대는 노록군이 지휘하나보군.”


북쪽에서부터 시작해 북문과 서문사이로 타고 흘러 들어와 해자의 못을 형성하는 강 위에 설치된 가교너머로 일련의 군이 보였다.

규모는 대략 8천.

노(魯)라 쓰인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였다.

한 치의 흐트러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상당히 잘 훈련된 강군(强軍)으로 보였다.


“전원 정예 직속대(直屬隊)인 작을 보유한 독립유군이라.”


거기에 강천우 본인이 속한 경병 5천인대.

5천인장 다음 단계인 장군은 작게는 5천, 많게는 수만이 되는 군을 이끈다.

장수가 그리는 밑그림, 재력(才力)으로 전쟁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볼 때, 아무런 훈련을 받지 않은 오합지졸의 5천인대를 데리고 전장의 한 주축을 담당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역량에 자신 있다는 이야기.

노록의 랭킹이 제일 높았기에 이런 전략을 채택한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노록군의 근처로 부대를 정렬시킨 기수가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병사들은 각기 오(5명)를 짠다. 이미 여(25명)나 융(50명), 중(125명)을 구성한 이들은 부대를 유지해도 좋다. 그리고 백인대 이상의 작을 보유한 부대의 장이 있다면 지휘막사 앞으로 모이도록.”


방침이 전달되자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 저 사람 지련현 출신 임길이다. 검의 명수라고 하던데, 우리 여에 들어오라고 할까?”

“악나라 창사군 출신은 있나? 있으면 이쪽으로 모여! 동향사람끼리 서로를 지켜줘야지 괜히 혼자 엄한데 들어갔다가 등 뒤에서 칼 맞지나 말라고!”

“쿤닝, 란주우 형제다! 저들과 오를 짜서 살아남은 자가 없다는 소문이 무성해. 여분의 목숨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거르는 게 신상에 좋아.”

“킬킬킬. 스토아에서 온 제렌이라고 하지. 우리 융대의 명성은 들어봤을 거다. 쩝. 저번 전장에 멍청하게 죽은 새끼들 때문에 결원이 생겼다. 딱 8명만 보조병으로 받아줄 테니, 내 품에 숨고 싶은 애새끼들은 어서 지원하라고.”


자신감 넘치게 자신의 부대를 어필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간을 보며 눈치를 살피는 이도 있었다.

저마다 서로를 품평하며 그렇게 하나 둘 부대를 결성해 나가는 와중에.


“오! 당신 장비 좋은데? 전장은 처음인가? 우리 같이 오를 짜지 않겠어?”

“거기 너, 그래 너 말야. 그 갑옷 좋아 보이는데? 그걸 주면 지켜주지 어때?”


음흉한 의도를 가지고 지구출신 플레이어들에게 접근하는 무리가 있었다.

강천우가 이런 짓거리들과 무관하다는 듯 홀로 동떨어져있는 그때.


“저, 저기 혹시 아직 오에 들지 않으셨다면, 저희와 오를 짜지 않으시겠어요?”


한 왜소한 체형의 소년병이 다가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조심히 물었다.

강천우는 그런 그를 무심한 눈으로 내려다봤다.


“······.”

“히익!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 날카로운 눈빛에 기겁을 소년병이 연신 허리를 굽혔다.

사과를 하는 도중 강천우가 다른 쪽에 지구 출신 플레이어에게 작업을 거는 이들을 턱짓으로 가리키는 모습에 소년병은 땀을 뻘뻘 흘리며 손을 내저었다.


“아, 아뇨! 저는 저런 스케빈져가 아니에요! 비소촌(緋素村) 출신의 방정이라고 합니다. 첫 출진인데 아무도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요. 지금 저분이랑 단 둘인데 혼자이신 것 같아서요, 강해보이시기도 하고······.”


말끝을 흐린 그는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얼굴에 검버섯이 피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서있었다.

어린 소년과 노인.

한순간에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누구라도 보모의 역할을 맡고 싶지 않을 터.

강천우가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는 그 시간에.


“여~. 형씨 쓸 만해 보이는데.”


뺨에 칼자국이 난 한 사내가 접근해왔다.

그는 방정과 노인을 흘겨보더니 강천우에게 손짓했다.


“이런 코흘리개하고 늙탱이는 버려두고 우리 오에 들어오지 않겠···.”

비웃음을 흘리며 거만한 표정을 짓는 그 순간.

“···어. 마지막 한자리···, 꾸웨웩!”


쿠당탕!

뒤쪽에서 날아온 한 인영이 칼자국의 사내를 덮치며 쓰러뜨렸다.

바닥에 잘 포개져 누운 놈들은 헤롱거리며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들을 뒤로하고 그 인영이 날아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아앙? 뭘 봐? 꼽냐?’라는 표정으로 눈을 희번덕 치켜뜨고 있는 소년과 그를 말리는 거구의 소년.

강천우는 여전히 앳된 티가 남은 둘을 보자마자 동공이 확장되어 놀람을 숨기지 못했다.

정확히는 주위를 향해 으르렁 이를 드러내는 소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도 이 전장에 있었을 줄이야.”


놀람도 잠시, 강천우는 뜻밖의 조우에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 미소가 소년의 불만가득한 눈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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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징집령 (1) +1 19.01.30 1,015 2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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