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찾아온 새로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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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작품등록일 :
2019.01.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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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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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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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5

DUMMY

석양이 질 때가 되고, 두 사람은 사이좋게 손을 꼭 잡고 건물 안으로 돌아왔다. 전보다 가까워져 손을 잡는 것은 괜찮았지만, 역시 남들의 시선 때문에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질과 그리에 대해 아는 자들은 하나 같이 둘을 볼 때마다 히죽히죽 웃기 바빴다. 하지만 좋은 시선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원인은 질의 왼팔이었다. 음침한 마력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팔에서 마력에 민감한 엘프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이를 잘 인지하고 있는 질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았지만, 솔직히 맘이 아프기는 했다.

“질, 괜찮아? 역시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거지?”

“아냐, 괜찮아. 이미 각오한 바니까.”

두 사람은 서둘러 대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기에 시간에 맞춰 갔다.

식당 앞에 도착하고 문을 열어 당당히 들어갔다. 안에는 이미 식사들이 나와 따뜻한 기운을 내뿜고 그 맛을 냄새로 흩뿌리고 있었다. 주변의 장식들도 화려해 음식들을 더욱 맛있게 보이게 해주었다. 그러나 주변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밝은 내부의 분위기와 달리 전혀 밝지 않았다. 펠리를 중심으로 호위대장인 피어스, 질이 데려온 니나가 어색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오로지 리리스만이 그 무거운 분위기에서 음식들을 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

“질 도련님, 잘 오셨습니다. 아까 소동이 일어났을 때는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막 일어나고 몸이 좀 뻐근해서, 운동차원으로······. 죄송합니다.”

“그렇게 사과하실 일은 아니지만 몸은 괜찮으신지요?”

“네.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서 움직이는 것엔 지장 없는 것 같아요.”

펠리는 다정한 미소를 짓고, 질에게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고개를 움직였다. 질도 미소로 받아주며 자신에게 지정된 자리에 착석했다. 그리는 그런 그의 뒤에 섰다.

모두가 제 자리에 있는 것을 확인한 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사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이야기의 화제를 입에 담았다.

“자아, 모두들 식사를 시작해주세요. 즐겁게 담소라도 즐기면서 식사를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리리스가 침을 흘리며 니나가 음식을 가져다주면 허겁지겁 먹었다. 음식이 맛있는지 리리스는 입을 다문채로 “으음~”하며 계속해서 음식을 입어 넣었다. 니나는 그런 딸을 보면서 자신도 조금씩 음식들의 맛을 음미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질은 엄청 오랜만에 보는 진수성찬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고기를 한 점 집어 들어 조심스레 입에 넣었다.

고기를 입에 넣자 좋은 육질의 고기를 썼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고기는 혀에서 자신을 뽐내는 흘러넘치는 육즙으로 일차적으로 식욕을 살리고, 살살 녹는 고기를 잘근 씹으면 안에 숨어 있던 육즙과 절묘한 부드러운 식감이 얼른 더 먹으라고 뇌에게 명령했다.

질이 음식을 한창 즐기고 있을 무렵 펠리도 식사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질에게 물었다.

“도련님. 마을을 나가고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상관없어요. 좀 길어지겠지만, 식사를 하면서 조용히 들어주세요.”

질은 우르스 마을을 나서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동료를 만들었던 일, 오크와 싸웠던 일, 왕도로 가서 윌리스에게 검을 배우고 제자가 되어 성에 간일, 성에서 크루스와 싸웠던 일, 화이트의 조언에 따라 섀도우 찾아 여행을 떠난 일 등등. 자신의 왼팔이 크루스의 것이라던가, 엘드리스에 관한 불필요한 내용들은 빼고 말하였다.

그의 이야기에는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공통적으로 다들 표정이 서글펐다. 이정도로 평범하지 못한 일들을 단기간에 겪었다는 것이 대단하고, 슬프게 느껴져 왔다. 본인들의 일인마냥 모두 질의 마음에 최대한 가까워지려고 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많이 강해지셨다고 하지만 잃은 것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겉보기에도 그렇지만 힘 자체도 인족을 떠나가려는 직전입니다. 표현하지만 인간을 반 정도 포기 했다고 하겠군요.”

“그래도 가장 소중한 것을 얻었어요.”

질은 뒤에 서있던 그리의 손을 잡고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균형이 무너진 그녀의 볼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 모습을 본 펠리, 피어스, 니나는 볼을 붉게 물들이고, 리리스는 질을 가리키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크로스 오빠가 뽀뽀했다! 뽀뽀!”

리리스의 반응에 잠시 떠나갔던 이성이 돌아온 그리가 얼굴을 붉히며 질의 어께를 두들겼다.

“지, 질! 갑자기 뭐야! 깜짝 놀랐잖아.”

“하지만 자랑하고 싶었는걸.”

“그래도 때와 장소라는 게······. 으음. 부끄럽긴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으니까, 뭐.”

“잘 됐네요, 그리. 이대로 식이라도 올리시겠습니까?”

놀리는 말투로 그리에게 말하는 펠리의 말에 그리는 허둥대던 몸을 빠르게 가지런히 정돈하고 다시 질의 뒤에 섰다.

“펠리님, 그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전에는 그리가 질 도련님을 놀리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반대가 되었네요. 그 순박하던 도련님께서 이리 적극적으로 바뀌실 줄은 몰랐습니다. 아, 물론 겉모습도요.”

안 본 사이에 검게 물들어버린 머리카락을 보면서 펠리가 웃었다. 몸도 전체적으로 근육이 좋게 잡혀 야무지게도 보였다. 이때, 펠리가 박수를 크게 치면서 모두의 이목을 주목시키고 분위기를 바꾸었다.

“그럼, 본래의 주제로 들어가 볼까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마족들이 이리스 대륙에 침입한 것과 아까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선발대의 이야기로.”

질도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전하기 위해 입술을 움직였다.

“앞으로 빠르면 약 10일 안에 마족의 선발대가 침입해올 겁니다. 엘리니아님께서 출격하셨으니 곧 마주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만, 그렇지 않는다면 바로 대륙을 건너 공격해오겠죠. 그에 대한 준비도 해놓았으니 문제는 크게 없을 것 같지만.”

“그래서 지크님을 찾아 뵌 것입니까?”

“그렇죠. 사전에 미리 알고 있다면 피해를 조금이라도 더 억누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다른 영웅 분들께도 연락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질은 잠시 고민하더니 그리를 손짓으로 불렀다.

“그리 혹시 엘리니아님께 내 위치를 알려드릴 때, 지도 같은 거에 이 부근이라고 표시해드렸었어?”

그리는 그때의 일을 떠올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잠깐만 기다려줘.”

그리가 식당을 나가 대륙의 지도를 가져와 자신이 표시했던 지역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었다. 표시한 지역을 본 질은 감탄의 목소리를 감출 수 없었다.

“가호 추적이란 게 대단하구나. 정말 내가 지내던 곳 근처를 표시했어.”

“흐흥~ 어때, 대단하지?”

“그 추적 때문에 내가 여기 있다는 게 들키기도 했지만.”

살짝 아쉬운 말투로 말하는 그에게 그리가 볼에 바람을 넣으며 중얼거렸다.

“난 좋았는걸······. 너와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크흠.”

헛기침으로 다른 곳으로 향하려는 분위기를 다시 잡은 펠리가 입을 열었다.

“이대로라면 인족들이 합심하여 이리스 대륙을 방어하고 우르보스 대륙은 그쪽 나름대로 방어를 하여 막아낸다는 거군요. 그 뒤에는 재정비를 하여 본대와 싸울 준비를 한다는 거고요.”

“계획대로라면 그렇죠. 하지만 마왕이 어디까지 손을 써놨는지 전혀 지레짐작도 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는 게 제 판단이에요.”

“모든 건 그날이 되어봐야 판단이 서겠군요.”

이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누던 일행들은 배불러서 슬슬 졸고 있던 리리스를 보고는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앞일을 어떻게 해쳐 나아갈지 마음속에 품고.

“용사님, 잘 지켜봐주세요. 용사님께 받은 이 인생을 절대 헛되게 쓰지 않겠어요.”

질은 목에 걸린 붉게 빛나는 보석을 강하게 움켜잡으며 결의를 담은 말을 입에 담았다.


하지만 이로부터 며칠 뒤, 최악의 선고가 전 대륙에 펴져나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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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장 시련의 중심에 있는 마을청년, 질 - 6 19.03.08 18 0 7쪽
70 7장 소란의 중심에 있는 마을청년, 질 - 5 19.03.01 15 0 10쪽
69 7장 소란의 중심에 있는 마을청년, 질 - 4 19.02.27 18 0 8쪽
68 7장 소란의 중심에 있는 마을청년, 질 - 3 19.02.26 20 0 8쪽
67 7장 소란의 중심에 있는 마을청년, 질 - 2 19.02.26 26 0 8쪽
66 7장 소란의 중심에 있는 마을청년, 질 - 1 19.02.25 24 0 11쪽
65 3부 프롤로그 19.02.24 17 0 8쪽
64 2부 에필로그 19.02.24 17 0 7쪽
63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9 19.02.23 32 0 12쪽
62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8 19.02.13 19 0 15쪽
61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7 19.02.12 27 0 9쪽
60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6 19.02.11 28 0 7쪽
»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5 19.02.10 29 0 9쪽
58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4 19.02.09 29 0 7쪽
57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3 19.02.09 25 0 11쪽
56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2 19.02.09 31 0 9쪽
55 6장 시련과 마주하는 마을청년, 질 - 1 19.02.02 21 0 8쪽
54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11 19.01.31 33 0 10쪽
53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10 19.01.31 27 0 11쪽
52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9 19.01.30 22 0 8쪽
51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8 19.01.30 31 0 7쪽
50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7 19.01.29 17 0 7쪽
49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6 19.01.29 34 0 8쪽
48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5 19.01.28 31 0 8쪽
47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4 19.01.28 34 0 8쪽
46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3 19.01.27 28 0 11쪽
45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2 19.01.27 26 0 11쪽
44 5장 두 번째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청년, 질 - 1 19.01.27 32 0 9쪽
43 4장 나아가기 시작한 마을청년, 질 - 10 19.01.26 3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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