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하늘에 뜨는 별, 天南星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퓨전

HaLy
작품등록일 :
2019.01.24 00:53
최근연재일 :
2021.04.15 22:1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4,640
추천수 :
8
글자수 :
405,756

작성
19.03.19 23:50
조회
69
추천
0
글자
15쪽

22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DUMMY

‘꼬꼬대액 꼭꼭꼭꼬오.’


멀리서 수탉이 홰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행수 기생의 정체를 알고 난 후,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궁싯거렸던 세계가 슬며시 눈을 떴다.


방안이 푸른 새벽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계는 가만히 누워 생각을 정리했다.


분명 설화라는 기생은 사 팀장에 대해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제7세계로 돌아가는 방법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혹, 그 방법을 모른다고 할지라도....


그녀는 사 팀장의 행방은 알고 있다. 어떻게든 두 사람은 접촉할 것이다.


행수 기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야 한다.


그것이 세계가 내린 결론이었다.


*


“아씨. 이제 막 밥숟가락 놓았는데, 어딜 가셔요.”


소반을 들고 일어서던 말녀가 세계의 뒤통수에 대고 외쳤다.


“안채에 갈 거야.”


어느새 신을 신은 세계가 급하게 답하고 댓돌 아래로 내려섰다.


“안채는 왜 또 가세요. 명선은 어제 강릉으로 돌아갔지 않습니까. 아씨! 아씨!”


다급한 말녀의 부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는 안채로 난 협문을 향해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




안채는 아직 고요했다.


세계는 회랑 끝에 위치한 별채 쪽을 두리번거렸다.


별채 쪽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장기전이 되겠군.


세계는 버티기를 할 요량으로 대청마루에 올랐다.


그때였다.


“어이. 거기.”


어디선가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계가 별채로 향했던 시선을 거두곤 주변을 살폈다.


담홍색 반회장저고리를 입은 곱상한 기생 하나가 마당에서 팔짱을 낀 채, 세계를 노려보고 있었다.


“날 불렀습니까?”


“그래. 너.”


이게 어디서 보자마자 반말이야! 생긴 건 꼭 여우같이 생겨가지구.


부아가 치밀어 오른 세계 역시 짧게 받아쳤다.


“왜?”


“왜에?”


세계의 반격에 유희가 눈을 부릅뜨며 되물었다.


“말이 짧길래 나도 짧게 했소만.”


세계도 지지 않고 새초롬하게 말했다.


“너 왜 자꾸 안채에 들락날락해? 듣자 하니 너 기생도 아니라며?”


“기생 아니면 안채에 들어오면 안 되나?”


비양한 세계의 말투에 뿔이 난 유희가 목소리를 높였다.


“객식구면 객식구답게 굴어!”


“객식구다운 게 뭔데?”


“주는 밥이나 감사하게 먹고, 찌그러져 있으란 말이야.”


“싫은데.”


“이게 진짜!”


약이 바짝 오른 유희가 세계에게 달려들기 위해 마루를 향해 돌진했다.


“어허, 왜 이러누.”


유희의 골난 목소리를 들은 덕구가 황급히 달려와 그녀의 팔을 붙잡고 말렸다.


엉거주춤 세계를 향해 달려들다 만 유희가 덕구를 향해 화살을 옮겼다.


“덕구! 네가 말해봐. 얘 왜 자꾸 안채에 들어와. 쟤 기생도 아니잖아.”


“뭔 볼일이 있었는가 보지.”


“야!! 너 왜 얘 편들고 그래.”


“아니 편이 아니라...나는 무조건 네 편이지.”


“내 편이면 니가 지금 이 상황에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되지!”


“알았어. 알았어. 진정 좀 해. 행수 어른 들으시겠다.”


“벌써 들었느니. 아침부터 왜 이렇게 소란스러운 게야.”


어느 틈엔가 별채에 나온 설화는 서릿발 잔뜩 서서 호통을 쳤다.


“행수 어른. 그게 아니라......”


유희가 동을 달아보지만 어림없다. 설화는 더욱더 매섭게 통박하기 시작했다.


“시끄럽다. 내 니가 당돌하다 해도, 그것이 배포라 여기어 그냥 두었거늘. 이제 보니 그저 여염집 아낙네처럼 투기나 부리는 종지 같은 년이구나.”


“........”


“뭣하고 서 있는 게야. 어서 가서 조강 준비하지 않고!”


설화의 기세에 기가 잔뜩 죽은 유희를 덕구가 달래서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덩달아 얼어버린 세계를 향해 설화가 눈길을 돌렸다.


얼굴은 순정만화에 나올 것처럼 여리게 생겼는데, 말하는 건 액션 배우네.


왜. 그렇게 보면 뭐 내가 쫄까 봐?


여기서 밀리면 안 돼. 이세계.


세계는 설화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드렸다.


둘 사이에 침묵 속 미묘한 기 싸움이 이어졌다.


그러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설화였다.


“날 감시라도 할 셈이냐?”


“못할 것도 없지.”


“그래. 마음대로 하거라.”


뭐야. 자신 있다는 거야? 벌써 사 팀장이랑 연락을 주고받은 건가?


세계가 설화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머리를 굴리는 사이, 설화가 다시 말을 이었다.


“단, 이곳은 기방이다. 기녀들이 노래와 춤을 익히고, 소양을 닦고, 손님들을 모시는 곳이다. 네가 그 일을 방해해선 아니 될 것이다.”


“......알겠다.”


“내 말을 이해했다면 그 말투부터 고쳐라. 난 이 기방의 행수다. 네가 이곳에 객으로 있는 이상 그에 걸맞게 행동함이 옳을 것이다.”


“......”


“왜 대답인 없는 것이냐.”


설화의 말에 그녀의 눈을 한참 들여다보던 세계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기어코 세계의 대답을 들은 설화가 별채로 향하기 위해 뒤돌았다.


그러자 세계가 이어 말했다.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기필코 비밀을 알아야겠습니다.”


그 말에 다시 설화가 뒤돌아서서 세계를 응시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넌 비밀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네가 원하는 대답을 줄 수 없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하지 않았느냐. 난 아무것도 모른다.”


“아닙니다. 분명 사 팀장을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목소리를 낮추어라.”


설화가 당황해하며 주변을 살피었다.


“두 번 다시 그자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란 말을 잊었느냐?”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 난 아무것도 모른다. 감시하든 뭘 하든 좋으나, 그것은 헛수고일 뿐일 것이다.”


아니다. 그럴 리 없다. 행수 어른은 사 팀장을 알고 있었다.


세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흔들었다.


행수 어른은 확실하게 사 팀장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제4세계에 분명 사 팀장을 아는 자가 있다.




***




“전하. 홍문관 교리 윤성헌 들었사옵니다.”


고요하던 만춘전에 상선의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상소문을 읽던 최석은 고개를 들고 장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라 하여라.”


석의 말이 떨어지자, 장지문이 스르륵 열렸다.


오랜만에 청색 관복을 차려입은 성헌이 행검하게 들어와 배(拜)를 올렸다.


성헌이 무릎을 꿇고 앉자 석이 입을 열었다.


“드디어 돌아왔군. 내 네가 제자리로 돌아오길 기다렸다.”


“송구하옵니다. 전하”


“못 본새 얼굴이 많이 좋아졌구나. 이제 곁에 마음을 줄 이가 생겼느냐.”


분명 부드러운 말투이건만, 성헌은 왠지 모를 서늘함이 느껴졌다.


혹, 전하께서 세계 낭자의 일을 알고 계신 건가.


성헌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씀을 올렸다.


“......아니옵니다.”


“그래? 흠......”


어색한 적막이 방 안에 깔렸다.


정녕 전하께서 모든 일은 알고 계신 것인가.


그리 아끼시던 송원 어르신마저 단숨에 날려버리신 전하시다.


부드럽고 상냥함 속에 매섭고 단호함이 숨어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만약 세계 낭자의 일을 알고 계신다면......


방 안의 공기가 성헌은 무겁게 내리눌렀다.


“홍문관으로 돌아오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성헌이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왕의 뒷말을 기다렸다.


“이제 제대로 일을 해야겠지.”


성헌이 대답 대신 머리를 조아렸다.


“상선. 주변을 물리도록 하라.”


“네, 전하”


상선의 대답이 떨어지자, 주변에 있던 내시와 상궁들이 조용히 방 안에서 나갔다.


고요하던 방 안에 이제 성헌과 석, 둘 뿐이다.


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너에게 특별히 하명할 것이 있다.”


“성교(聖敎) 받잡겠나이다.”


성헌은 긴장된 마음을 숨기고, 단정하게 대답을 올렸다.


그러자 석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나지막하게 이어 말했다.


“이 일은 은밀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만약 밖으로 새어나간다면, 너의 목숨은 부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


“......”


전하께선 나에게 무슨 일을 시키시려는 것인가.


석의 숨은 뜻을 읽어내려던 성헌의 머릿속에 익태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분명 송원 어르신께서도 은밀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계셨었다.


늦도록 퇴청하지 않으시고, 홍문관에 남아 서책을 들여다보셨었지.


그것이 무어냐 물어도 답하여 주시지 않으셨었다.


혹 그 일인가. 그것 때문에 송원 어르신께서 그리되신 것인가.


“그래, 네 생각이 맞다. 송원이 그 일을 했었지.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성헌의 생각을 읽은 석이 묻지 않은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성헌의 생각을 물었다.


“......그래도 명을 받겠느냐?”


잠시 망설이던 성헌은 고개를 들어 석을 바라보곤 답했다.


“하명하시옵소서. 성심을 다해 명이 받잡겠나이다.”




***




복사꽃으로 분홍빛 꽃비를 내리던 후원이 어느새 짙은 녹음으로 가득 찼다.


단혜는 그 푸르름 속을 향해 발밤발밤 천천히 내걸었다.


“그리 만발했던 꽃이 한순간에 사라졌구나.”


단혜가 사라진 꽃이 안타깝다는 듯 쓸쓸하게 말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조 상궁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자분자분 답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지요. 복사꽃은 사라졌으나, 이제 이리 수국이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그래 네 말이 맞다. 이리 쪽빛으로 사방이 물드니, 마치 물 위를 걷는 것 같구나. ”


단혜는 보랏빛 수국에 얼굴을 묻으며 향기를 맡았다.


얼핏 은은한 미소가 얼굴에 번지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본 조 상궁의 얼굴에도 덩달아 안도감이 번졌다.


좌상대감 댁에 다녀온 이후 단혜는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었다.


원래도 말이 많지 않은 성정이었지만, 몇 년간 곁에서 보필해온 조 상궁은 그녀의 변화를 단번에 감지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단혜는 더 이상 달힘 마시기도 하지 않았다. 그간 일기가 좋지 않아 합궁일이 한 달하고도 열흘 동안 잡히지 않았음에도, 예전처럼 합궁일을 손꼽아 기다리지도 않았다.


아마도 그 계집종 때문이리라.


행랑채에서 그 계집종을 보고난 뒤, 아니 그 계집종을 바라보는 세자저하를 보신 뒤 이리 되셨다.


조 상궁은 그 원인 역시 단번에 알았다.


해서, 넌지시 그 계집종은 이제 댁에서 사라졌다고 일러드렸지만, 여전히 단혜는 무언가 ‘탁’하고 놔버린 사람처럼 생기를 잃은 채 시들고 있었다.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조 상궁이 몇 번이고 후원으로 나가시길 간곡하게 청하고 나서야 겨우 단혜는 중희당을 나섰다.


저리 꽃을 보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역시 나오길 잘했다 조 상궁은 생각했다.


“빈궁마마 이것 보십시오.”


뒤를 따르던 상궁 하나가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단혜가 무언가하고 보니 때 이르게 핀 빠알간 능소화가 눈에 들어왔다..


“성정 급한 능소화구나.”


단혜는 능소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조 상궁이 다시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러시옵니까.”


“능소화의 전설. 알고 있느냐? 소화라는 궁녀가 한때 사랑을 주신 전하를 잊지 못하고, 하염없이 전하를 기다리다가 죽어 이 꽃이 되었다지. 어쩐지 이 아이와 내가 꼭 닮은 것 같구나.”


“빈궁마마. 그 이야기와 마마와는 전혀 다르옵니다. 한낱 궁녀와 마마를 어찌 비교하겠나이까.”


“아니다. 다를 바가 없다.”


단혜는 자세를 낮추어, 소화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듯 능소화를 살포시 쓰다듬었다.


“빈궁마마.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사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바람과 비를 맞고 나서야 겨우 꽃을 피우지요. 마마. 바람과 비를 너무 아파하지 마시옵소서.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단혜가 고개를 들어 조 상궁을 바라보았다.


조 상궁은 말없이 다사로운 시선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나인 하나가 조 상궁에게 다가와 귀엣말을 했다. 조 상궁은 이내 들은 말을 단혜에게 고했다.


“빈궁마마. 나리께서 입궐하셨다 하옵니다”


“오라버니께서 궁에 드셨다고?”


“네. 만춘전에서 전하를 알현하시고 나와, 자선당으로 향하셨다 하옵니다.”


“자선당?”


밝아졌던 단혜의 얼굴에 다시 먹구름이 내려앉았다.




***




은은 황급히 세계의 그림을 서책 사이로 숨겼다.


장지문이 열리자 성헌이 조심스럽게 방안으로 들어와 읍(揖)했다.


“저하 오랜만에 문후 여쭈옵니다. 그간 평안하셨나이까.”


“나는 잘 지내었다. 그대는 잘 지냈는가?”


그간의 일을 알 리 없는 은은 성헌에게 안부를 물었다.


성헌 역시 별다른 말없이 괜찮았다 답했다.


잠시 방 안에 침묵이 이어졌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은이었다.


“......그 아이는 잘 지내느냐?”


오 내관이 성헌의 안색을 살폈다.


교리 나리라면 현명하게 대답하리라.


송원 대감의 여식이 좌상대감 댁에서 사라진 일을 저하께서 아시게 된다면.......


아니, 그 계집종이 송원 대감의 여식이란 사실이 알려진다면......


오 내관은 머릿속이 복잡해져 눈을 질끈 감았다.


성헌 역시 마음이 복잡하긴 매한가지였다.


세자저하는 아직도 낭자를 마음에 품고 계시구나.


다시 한번 그 사실을 확인한 성헌이 짧게 답했다.


“......잘 지내옵니다.”


다시 방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


이번에 먼저 입을 연 것은 은이었다.


복잡다단한 두 사람의 마음과는 반대로 은은 단단한 목소리로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제 확실하게 내 마음을 정했도다. 지금 당장 어리석은 짓은 벌이지 않을 것이다. 허나 언젠간 그 아이를 꼭 궁으로 데리고 올 것이다.”


“저하.”


“걱정하지 말아라. 빈궁이 좋은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다. 빈궁만큼 세자빈의 자리에 어울리는 여인이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세자의 정실부인이란 자리는 남겨둘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낭자를 후궁으로 들일 생각이란 말인가.


성헌은 울분이 괴어올랐지만, 차마 드러낼 수 없었다. 성헌은 평정을 유지한 채 세자에게 말했다.


“오늘은 이 일을 논하기 위해 내알(內謁)한 것이 아니옵니다.”


“허면?”


“따로이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주위를 물려주시옵소서.”


단 한 번도 나에게 이런 청을 할 적 없는 성헌이었다.


무언가 심각한 일이 틀림없다.


혹시 낭자의 일인가? 방금 전에 평안하다 하지 않았는가.


은은 재빨리 주위를 물렸다.


“무슨 일이냐?”


“저하. 주변에 계신 이를 너무 믿지 마시옵소서.”


“그게 무슨 말이냐?”


“......보덕 영감을 경원(敬遠)하시옵소서.”


모든 것을 다 말할 수 없었다.


그자가 세계 낭자의 뒤를 쫓고 있다고도, 낭자가 기방으로 거처를 옮겼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


다만, 보덕 영감의 뒤가 수상한 것은 사실이었기에 이렇게밖에 고할 수 없었다.


저하께서 보덕 영감을 주시한다면 그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더 이상 낭자의 뒤를 캐는 것도 힘들 테지.


성헌은 많은 생각 끝에 보덕에 대한 의문점만을 슬며시 은에게 흘렸다.


헌데, 은의 반응은 영 뜨뜻미지근했다.


“그 때문이었느냐.”


“......”


“보덕의 일이라면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나 또한 그 정도는 알고 있느니.”


무엇을 아신단 말씀인가.


혹, 그자가 세계 낭자의 뒤를 쫓고 있었던 것이 세자 저하의 명 때문이었는가?


성헌이 잘못된 방향으로 생각을 더해가는 것을 곧 은이 바로 잡아주었다.


“보덕을 천거한 자가 영상대감이었다. 그 말인즉, 보덕은 영상의 사람이라는 것이지. 그자가 나의 일거일동을 영상에게 보고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두 사람은 또 만나고 있을 것이다.”


은이 안광을 번뜩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남쪽 하늘에 뜨는 별, 天南星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1 60화 이치는 비슷하다. 21.04.15 10 0 13쪽
60 59화 들어봤습니다. 그 이름. 21.04.02 15 0 13쪽
59 58화 후회라는 건 그냥 일찍 해버리는 게 나아. 20.10.30 17 0 13쪽
58 57화 곧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20.09.12 14 0 13쪽
57 56화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 20.05.16 41 0 14쪽
56 55화 개똥 같은 소리 20.02.21 29 0 13쪽
55 54화 네가 해다오 20.01.13 27 0 13쪽
54 53화 그녀를 곁에 둘 각자의 방법 19.12.31 27 0 12쪽
53 52화 그게 그토록 궁금하셨나요? 19.12.24 24 0 13쪽
52 51화 없던 병이 더 생기겠군. 19.12.06 30 0 14쪽
51 50화 천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 19.11.24 33 0 16쪽
50 49화 이대로는 아니 되옵니다. 19.11.17 28 0 14쪽
49 48화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19.11.10 35 0 12쪽
48 47화 그들의 속내 19.11.01 31 0 13쪽
47 46화 그 아이의 정체를 모르실 것 같은가? 19.10.27 37 0 14쪽
46 45화 모든 것이 비로소 이해되었다. 19.09.28 45 0 14쪽
45 44화 저를 궁으로 보내주십시오. 19.09.20 43 0 12쪽
44 43화 이미 오래전에 끝난 일 19.08.29 36 0 15쪽
43 42화 마마신의 저주 19.08.15 43 0 13쪽
42 41화 불안의 시작 19.08.11 40 0 12쪽
41 40화 붉은 입술 19.07.27 63 0 13쪽
40 39화 안개 속의 자두 19.07.20 53 0 17쪽
39 38화 합궁, 내 꼭 해주지. 19.07.12 78 0 13쪽
38 37화 역시 말렸어야 했다. 19.07.06 48 0 14쪽
37 36화 더 강력한 명분 19.06.28 47 0 12쪽
36 35화 선물이 향하는 곳 19.06.22 60 0 13쪽
35 34화 누구의 편이십니까? 19.06.16 54 0 16쪽
34 33화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정답은 하나 19.06.01 67 0 12쪽
33 32화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19.05.26 57 0 12쪽
32 31화 익숙함이라는 것은 때론 무서운 것 19.05.17 73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