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전란의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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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딩
작품등록일 :
2019.01.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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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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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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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고구려로 향한 이시언

DUMMY

신라에서 사신의 자격으로 고구려로 향했었던 이시언은 고구려로 향하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들이 고구려의 국경지대에 도착하니, 그곳을 지키고있던 고구려 군사들이 일제히 활의 시위를 당기고는 그들을 견제하고있었기 때문이였다.


"누구냐!"


이시언과 동행하였던 봉석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봉석은 신라의 말단 관리였다.


"아, 거 보면 모르시오? 딱봐도 신라라고 써있지를 않소."


봉석 그는 보기보다 겁이없는 자였다.


"신라에서 무슨일로 우리 고구려에 사신을 보낸단 말이냐!"


"아, 고건 당신이 알꺼없고. 어서 문이나 열어주쇼. 갈길이 바쁘니. 가면, 고구려왕에게 다 설명하겠소."


"이, 이놈이!!"


국경을 지키는 수비대장은 몹시 화가났지만, 봉석의 말대로 타국에서 보내는 사신단을 일개 수비대장이 막을 권한은 없었던 것이였다. 그래서 수비대장은 길을 비켜주곤 봉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으으... 이놈 두고보자!'


드디어 국경지대를 벗어난 이시언 일행이 고구려의 평양성으로 가는데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이곳에서 잠시 쉬다가시겠소?"


"아닙니다... 어차피 조금만 더가면 평양성인데 굳이 쉴 필요는 없지요."


"죄송하지만, 제가 힘들어서 못가겠습니다. 좀만 쉬시지요."


"음... 어쩔 수 없지요. 그리 합시다."


이시언이 이곳에 쉬어가기 머물기 망설여했던 이유는 이곳이 바로 자신이 주씨가문이 살고있는 휴류성이였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그는 이곳에 도착하자 지난날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아씨는 잘 계시려나...'


고구려를 떠나오면서 분노의 칼을 갈았던 이시언은 연씨가문의 집을 떠나온지 얼마 되지않았으나, 연지를 원하고, 또 향했던 그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이곳을 오기 꺼려했고, 또한 혹시라도 연정토나 주원광과 마주치게 되었을때 자기자신을 제어하지 못할까봐 몹시 걱정하였던 것이였다.


"음.. 아무래도 오늘은 저기에서 머무는것이 어떻겠소? 허허허헣~"


봉석이 손가락으로 가리킨곳은 바로 기생집이였다.


"지금 우린 신라 사신단의 자격으로 고구려에 들어와있는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기생집에서 머물 수 있겠습니까? 이사실을 폐하께서 아셨다간 우린 모두 엄벌에 처해질것입니다."


"자, 자, 내가 아무 생각도 없이 기생집 따위를 가자고 하였겠소? 이곳 휴류성은 평양성과 아주 밀접해있는 성이오. 그렇기 때문에 평양성으로 향하거나 그곳을 떠나는 상인들은 주로 이런 기생집에서 쉬어가곤 하지. 우린 그곳에 정보를 얻으러 가는것이오. 고구려 왕과 협상을 하려면, 고구려가 왜 백제와 손을잡았는지, 어느정도 알고가야하질 않겠소? 알다시피 정보를 얻으려면, 상인들에게 접근하는것이 상책이오. 그러니, 잠만말고 날 따라오시오!"


이시언은 봉석의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유려관이라는 한 기생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 들어서자 아름다운 젊은 여성들이 거리낌없이 다가와 그들의 팔을 붙잡고는 그들을 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기생들이 안내해준 자리는 조금 왜소한 자리였고,상인들의 대화를 엿듣기엔 안성맞춤인 곳이였다. 그들은 간단하게 술과 음식을 주문하였고, 마침 자신들과 가까운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있는 한 상인무리를 발견하곤 곧 귀를 쫑긋 세워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거, 그거아나? 요새 백제와의 교류과 완만하다보니 곡식을 들여오는데 수월하여 남는 이윤이 장난이 아니라네."


"아하하하~ 곡식 뿐이겠는가? 난 얼마전 백제에서 비단을 들여왔는데, 순식간에 다팔려버렸다니깐?"


"그것이 모두 다 대왕폐하의 은덕이 아니겠는가. 대왕폐하께서 백제와 동맹을 맺으셨기에 우리같은 자들이 이러고있는것이지. 하하하하!!"


"맞네, 맞어 허허허허~ 그런데 내 듣기로는 백제와 동맹을 맺으라고 주청을 드린것이 동부욕살인 연태조 어르신이라고 하던데, 그거 정말인가?"


"그러게 말이야. 나도 전부터 궁금했다네. 연씨가문의 재력정도라면, 막대한 돈을 벌어드릴 수 있을텐데 말이야. 지금 백제는 신라를 못살게 구는데만 정신이 팔려있질 않은가."


"뭐, 아무렴 어떤가? 하하하하하!!"


이 얘기를 조용히 듣고있던 이시언은 새로이 들어온 손님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시선을 그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들이 서있었다. 바로 주원광과 연정토였다. 연정토가 오랜만에 주원광을 만나기 위해 휴류성으로 주원궁을 찾아온것이였다.


"하하~ 여기 앉으시게. 그래, 요즘 연지와는 잘 지내는가?"


"아.. 그것이 휴우.."


"왜? 무슨 일이라도있나?"


"사실 그거때문에 찾아온것입니다."


"뭔진 모르겠지만, 한번 말해보게."


"그... 부인이 평양성으로오면서 함께왔었던 시종 있잖습니까."


"시언이 말인가? 걔가 왜?"


"그것이.. 언제부터인가 그 아이의 모습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때문이 부인이..."


"이것이... 내가 그리 주의를 주었거늘!"


"아, 아닙니다. 아마 아끼던 시종이 사라져서 상심이 큰것이겠지요."


멀리서 이 얘기를 듣고있던 이시언은 술잔을 들이키다 입안에 들은 술을 뿜어대곤 곧 사래에 들리고 말았다.


"뭣? 푸우욱 콜록.. 콜록.."


"으애애액! 가, 갑자기 왜이러시오! 더럽게시리."


"죄, 죄송합니다."


앞쪽이 몹시 소란스럽자 연정토가 그곳을 한번 쳐다봤는데, 그는 그곳에 이시언이 앉아있는걸 발견하였다. 그래서 곧 그리로 달려갔고, 이시언에게 말을 걸었다.


"너, 넌!"


갑자기 자신에게로 달려와 말을거는 연정토로 인해서 이시언은 몹시 당황하였다. 그리고 평소 연정토를 생각하면 분노에 치를 떨던 이시언 이였지만, 막상 연정토를 바로앞에서 보게되니, 화가 나기는 커녕 어쩔줄 몰라 어버버버 하였다.


"아... 그것이..."


"그동안 어디를 갔었던게야! 너가 갑자기 없어져서 연지가 얼마나 슬퍼했는데! 자, 어서가자."


연정토가 이시언의 팔을 끌어당기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봉석이 그의 팔을 뿌리쳐버렸다.


"지금 뭘하시는게요? 둘이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소만, 이분은 지금 해야만하는 일이 있소이다."


"해야만하는 일이라니?"


그의 물음에 봉석이 대답하였다.


"우린 지금 사신으로써 이곳에 온것이오. 개인적인 일이라면, 훗날 평양성에서 하시오!"


"사신?"


연정토는 몹시 의아해 하였고, 멀리서 이를 보고있던 주원광 또한 무슨일인지 궁금하여 이리로 다가오고있었다. 그리곤 그 또한 이시언을 발견하곤 곧장 달려와 다짜고짜 이시언의 멱살을 잡으며 말하였다.


"이놈이! 그렇게 가고싶다하여 보내주었더니, 결국 도망을쳐서 이사단을 만들어!!"


주원광이 이시언의 멱살을 잡자, 그를 보고있던 봉석이 혀를 차며, 주원광을 밀쳐버렸다.


"으아니, 네놈은 또 뭐야!"


"신라의 관리 봉석님이시다."


"뭐, 뭐?"


"고구려는 사신의 멱살을 잡아 환영해주나보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된 연정토가 그의 무례를 사과하고, 봉석에게 어디에서 온 사신인지 물어보았다.


"죄송합니다. 사신인지 몰라뵙고 그만. 헌데, 어느나라에서 오신 사신분들 이신지요?"


"방금 내가 말하지 않았소. 신라에서 왔다고."


"아. 신라에서 오셨군요. 그런데, 신라에서 오신 사신분들께서 이곳은 어쩐일로?"


"평양성으로 가던도중 잠시 이곳에서 쉬는 중이였소."


"허. 이런 기방집에서 말이더냐? 안봐도 뻔하구만. 얼마전 당항성을 빼앗겼다더니, 그거때문에 사신을 보낸것이로군."


"여긴 제게 맡겨주시지요. 안그래도 저 또한 내일 평양성으로 가려던 참이였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신라의 사신분들을 제가 모셔도 될런지요? 여기 이 이시언과 할 얘기도 좀 있고."


봉석은 이시언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어쩌시겠소?"


이시언은 당연히 그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배려는 감사하오나, 거절하겠습니다."


"지금 그곳엔 제 부인도 함께 와있습니다. 제발 그 얼굴 한번만 그녀에게 보여주고 가시지요. 부탁입니다."


연정토가 정중하게 부탁하자, 이시언은 오히려 그를 더 불편해 하였다. 복수의 대상이였던 그가 오히려 자신에게 자세를 낮춰 연지를 보고가라 말을하니, 이시언은 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또 내심 연지를 다시 보고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그를 따라 결국 자신이 태어나고, 자랐던 주씨가문으로 향하였다.


"제 청을 들어주시어 정말 고맙습니다. 허허허허~ 분명 부인이 기뻐할겁니다."


이시언은 넉스럽게 저런 말을 내뱉어버리는 연정토를 바라보고는 속으로 깊은한숨을 내쉬었다.


'참 좋은 사람이구나.. 내가 저런 사람한테 복수심을 불태웠다니...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군.'


주씨가문에 도착한 연정토는 소리높혀 연지를 불러댔지만, 그녀에게선 그 어떠한 응답도 없었다. 단순히 흐느끼는 한 여인의 목소리만 들려올 뿐이였다. 그래서 연정토는 이시언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며, 허둥지둥 뛰어가 연지가있는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또 울고있었나보네..."


연정토가 안으로 들어가자, 얼마 지나지않아 곧 연지가 방에서 뛰쳐나왔다. 그녀는 신발도 채 신지않은채 그에게로 달려갔고, 곧 이시언의 품에 안겨버렸다. 그 모습을 본 주원광은 노발대발 하였지만, 주원광의 옆에서 그 장면을 보고있던 봉석은 몹시 의아해 하였다.


"연지야! 지금 연서방을 놔두고 누구품 안겨있는것이냐! 어서 떨어지지 못할까!!"


'원래부터 아는사이였나?'


이시언이 집을 나가고부터 매일 울상이였던 연지가 미소를짓자 연정토는 몹시 뿌듯해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몹시 허탈해 하였다. 그래서 그만 고겨를 푹 숙이고 말았고, 이를 눈치챈 주원광이 찰싹 붙어있는 둘을 떨어뜨려 버렸다.


"적당히 하거라!"


연지는 그런 주원광을 노려보았지만, 그렇다고 오라비인 주원광을 탓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은 연정토와 혼례를 치룬 연정토의 부인이였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연지가 막상 자신에게 달려와 안겼을때 이시언은 속으로 몹시 기뻐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몹시 걱정하였다. 왜냐하면,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기 때문이였다. 그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모른채 단순히 무표정한 얼굴을 보일 뿐이였다.


"부인. 이제 이분을 이름으로 부르시면 안됩니다."


"그게 무슨?"


"이분들은 신라에서 사신으로 오신분들입니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나게되어 제가 이리로 모신것입니다. 어차피 저희도 내일 평양성으로 돌아가니 말입니다."


"시, 신라의 사신이라니요?"


"글쎄요... 그건 저도 잘.. 한번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시는게 어떻습니까? 저와 원광님은 자리를 피해드릴테니. 자, 거기 사신분께서도 함께 가시지요. 차한잔 대접하겠습니다."


봉석은 이시언의 얼굴을 한번 보고는 그들을 따라나섰다.


"흐음.. 준다면 마다하진 않겠소이다."


모두가 자리를 피해주자, 그곳에는 이시언과 연지만이 남게 되었다. 이시언은 연지와 단둘이 있게되자, 지난시절들이 생각나기 시작하였고, 무엇보다 연지가 혼인을 하기전 이곳에서 나눈 입맞춤을 상상하며, 자신의 입술을 매만졌다. 그리고 그런 이시언의 마음을 읽었는지, 연지 또한 애뜻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붙잡고는 아무말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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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매마른 눈물 19.03.19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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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과거의 향연 19.03.16 44 0 12쪽
12 12화 의미없는 승리 19.03.11 37 0 11쪽
11 11화 백제와의 끝없는 갈등 +2 19.03.04 80 0 11쪽
10 10화 고건무의 깊은뜻 19.03.01 39 0 11쪽
9 9화 꼬리내린 의자왕 그리고 그의 등장 19.02.27 52 0 11쪽
8 8화 속아넘어간 고구려 19.02.25 46 0 10쪽
» 7화 고구려로 향한 이시언 19.02.22 82 0 12쪽
6 6화 대야성전투 19.02.21 66 0 12쪽
5 5화 대야성주 김품석. 19.02.18 70 0 11쪽
4 4화 상대등 비담 - (2) 19.02.15 63 0 11쪽
3 3화 상대등 비담 - (1) 19.02.13 81 0 11쪽
2 2화 신라의 첫째왕자 김법민 19.02.11 80 0 10쪽
1 1화 사랑하는 여인의 곁을떠나. 19.01.30 20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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