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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일리아스 판의 제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9.02.02 19:10
최근연재일 :
2019.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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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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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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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 귀환

DUMMY

#12.




다음날 눈을 떴다. 에슬라니안 차원이다.


‘이제 돌이킬 수 없어.’


어제의 과거는 수정할 수 없다. 내가 시간을 되돌아갈 수 있는 것은 그날 눈을 뜬 순간이다. 그러므로 어제의 사건은 확정된 사실이다.


‘검수집가 부족을 만났고,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아델 하이드의 제자가 됐지.’


그리고 엑소디아라는 검을 얻었다. 나는 더는 쫓기지 않는다. 몇 번이고 죽어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때 옆에서 불을 때던 아델이 불쑥 말을 꺼냈다.


“잘 잤나보군.”

“예.”

“네 이야기를 들었으니, 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군. 내가 왜 제자를 받는지 설명이 필요한 것 같으니까.”

“스승님의 얘기요?”

“스승님······? 태세전환을 잘하는구나. 어제까지만 해도 미친 노인네 어쩌고 하던데.”


그건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 영감님을 뜯으면 나올 것이 많다는 것을 어제 체감했다.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데도 막을 수 없는 검술. 그게 알고 싶다.


아델은 불쏘시개를 태우면서 말했다.


“난 어릴 적 가문에서 뛰쳐 나와서 용병일을 했다. 그래서 천년 정도 살아남다 보니 용병왕이라는 위명을 얻었지.”

“천 년?”


이 할아버지가 몇 살인 거야 대체?


“대충 그쯤 될 거다. 그러다가 문득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게 됐지. 흐릿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것처럼 눈 떠보니 난 이렇게 되어있었어.”


아델은 내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용병일을 했다. 그러나 그가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연인이나 아이도 없었지. 천 년 동안 수많은 차원을 돌아다니면서 용병질한 대가가 바로 이 결과다. 전성기였을 때는 분명 세상 모든 것이 내 발아래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나도 결국 시간의 흐름에 꺾인 셈이지.”


그는 바닥의 모래를 퍼서 들어 올렸다.


“모든 부귀와 영화는 이 한 줌의 모래보다 더 덧없다. 영원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모두 언젠가 닳아 없어져 버리고 말지. 내 젊음처럼.”

“······.”

“그러나 내게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게 뭐죠?”

“검술.”


고개를 갸웃했다. 검술은 사라지기 제일 쉬운 것이 아닐까? 조금만 변형되어도 원형을 잃어버리고 글로 써놓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우며, 검술의 계승자가 죽으면 함께 죽는다.


“검술만큼 사라지기 쉬운 게 어딨다고요?”

“네가 생각하는 검술이 그 정도겠지. 진정한 검술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끝없이 남아있다. 그 형태가 변한 것처럼 보여도 본질은 그대로다. 특히나 내 검술은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검술이다.”


그건 천 년 동안 검을 휘둘러온 검사의 말이었다. 아델의 현묘한 눈동자가 보였다. 그가 쌓아올린 아득한 업적과 경험이 그 눈동자 뒤로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리고 네가 계승 받아야 할 검술은 바로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무슨 검술인데요.”

“인지(認知)의 검술이다. 굳이 이름 붙여본 적이 없다. 인지검(認知劍)이라고 부르는 것이 편하겠군. 내 검술은 사람의 심리의 상태에 따라서 다른 효과를 발휘한다.”

“예? 그게 무슨 소리죠?”

“그냥 맞다 보면 알게 돼.”

“······.”


그럴듯하다가 갑자기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야.


“네가 가진 검술 이외의 다른 것들은 지금부터 몸에서 떼어놔라. 갑옷이고, 오러를 증폭하는 장신구고 말이야. 네 재능이라면 30일 동안 검술 수련을 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군.”

“30일이라니······.”

“내가 천년에 걸쳐서 체득한 검술을 30일 동안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야. 그런 재능을 타고난 것도 축복받은 일이지. 자, 이제 내 축복을 맞볼 차례다.”





***




포탈 밖에서, 헥터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떠나도 된다. 그의 헌신은 유적으로 안내하는 것까지였고 임무를 다했다. 직접 호위 당사자에게서 떠나라는 말을 들었으니 가도 된다.


거리낄 것은 없다.


맨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헥터는 어째서인지 자신이 유적에 거처할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왜 남아있는 것인가? 그가 가진 의문 때문인가?”


루가 가진 비밀과 그의 행동 때문인가? 아니다. 보수 때문인가? 아니다. 보수는 이미 받았다. 큰 배에 실어도 휘청거릴 정도로 엄청난 양의 은화. 보통 권력자의 도련님이 아니고서야 줄 수 없는 돈이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헥터가 느낀 것은 부채감이었다. 보통 인간의 진리로는 엿볼 수 없는 거대한 사건에 휘말렸다는 것을 헥터는 알 수 없었으나 모든 걸 알고 있다는 표정의 루는 볼 수 있었다.


그 표정, 그 표정 때문에 헥터는 이곳에 남았다.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찰했다. 마정석을 사용해보고 유적 내부를 조사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두 달간 체류한 끝에, 그는 다시 루를 만날 수 있었다.




***




“도련님?”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기껍군.”


포탈 밖으로 나오자마자 헥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 의외였지만 그래도 마음속에서 기쁜 마음이 치솟았다.


오랜만에 만난 헥터는 상당히 지친 표정이었지만 예전의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보는 내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많이 좋아 보이십니다.”

“그래, 식사도 든든히 먹었고, 무시무시한 것도 배웠고, 앞으로의 미래도 생각했지.”

“뒤에는 누구죠?”


헥터가 내 뒤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자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뚱한 표정의 헤그가 검을 차고 날 뒤따르고 있었다. 설명하자면 긴 이야기라서 한 글자로 압축했다.


“내 노예야.”

“예? 노예요?”

“나랑 내기를 해서 졌거든.”

“무슨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됐습니다.”

“그런데 하나 묻지, 무엇 때문에 남았지?”


내 의문은 타당한 것이었다. 나는 여러 번 죽을 줄 알고 헥터를 떼어놨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단 한 번도 죽지 않고 에슬라니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전부 끝마쳤다. 내 소중한 시간을 허공으로 되돌려보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헥터가 남아있는 이유는 모른다. 본래라면 농담조로 대답할 그가 이번에는 진지한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도련님. 제 마법적 지식을 아무리 동원해도 도저히 포탈을 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포탈을 열고 나오시더군요.”

“그렇지. 따지고 보면 긴 이야기니까, 하기에는 오래 걸린다. 이 물건 때문이라고 보면 돼.”


내 팔뚝에 묶인 토시를 내려다 봤다. 이게 바로 제논의 디바이스였다. 일리아스 판과 우리 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아티팩트다.


“그리고 도련님은 이곳을 마치 처음 와본 것이 아닌 것처럼 오셨습니다.”

“내가 살던 곳 지하에 똑같은 공간이 있었으니까.”


그의 말은 전부 추궁조였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나는 헥터가 내게 내 비밀을 토설하라고 추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두 달 동안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여태까지 만나왔던 모든 사람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사람이었다고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지.”


반쯤 미쳤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신 만큼 굉장한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흥미가 생겼습니다.”

“남자의 사랑은 사절인데.”


농담조로 말했지만 이번에 그는 농담을 받지 않았다.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전 자유인입니다.”

“그래.”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제가 섬길 사람을 저 스스로 고릅니다.”

“날 섬기겠다고? 내가 누군지 알고?”

“당신도 날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평생을 모험가로 끝낼 생각이 없습니다. 은퇴하고 스승님의 마법을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모시면서 그 일을 하고 싶습니다.”


결심은 확고한 것 같군.


“꿇어라, 헥터. 내 진짜 이름을 가르쳐주지.”


헥터가 무릎을 꿇자 나는 엑소디아를 꺼내서 검면을 그의 머리에 얹었다.


“내 이름은 타르멜겐 루 클리브 솔리스. 솔리스 왕국의 국왕이다.”


국왕이라는 말에도 헥터는 침착하게 있었다. 그의 침묵을 보고 나는 그의 머리에서 검을 빼냈다.


“이제 넌 내 가신이다. 네 충성이 유지되는 한, 나도 널 후히 대우해주겠다.”

“감사합니다. 폐하.”

“지금은, 루라고 불러라. 내가 진정한 왕위를 얻는 날, 그때 폐하라고 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알겠습니다. 루.”


엄숙한 모습을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럼 이제 가볼까?”

“그런데 솔리스 왕국의 국왕은 머저리라는 소문이 있던데요.”


헥터는 검이 사라지자마자 농담을 하기 시작했다.


“다 내가 만들어낸 소문이야.”

“그래 보입니다.”


[이번에 네가 얻은 첫 가신인가?]

[그런 셈이지.]


그때 문득 제논이 말을 걸어왔기에 대답해줬다. 나는 슬쩍 품 안의 단검을 바라봤다. 원래 조각상 안에 있어야 할 제논은 내 품 안쪽의 단검에 깃들어있었다. 이 검의 이름은 영혼의 검이다.


지금 제논이 깃들어있는 검이자, 제논이 우릴 갈라버린 검이기도 했다. 이 검은 조각상 뒤쪽에 예전 내 시체와 함께 숨겨져 있었다.


[긴 싸움이 되겠군.]

[맞아.]

[잊지마라, 네가 날 생명의 샘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 조건으로 날 따라오기로 한 거잖아.]

[그래, 그때까지는 네 에고 소드 역할을 충분히 다하겠다.]


제논과 나는 확실히 다른 존재였다. 처음에는 나는 제논이 나와 비슷한 줄 알았으나 이제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나도 확실히 제논과 나를 다른 사람이라고 인지하고 있었다.


인간이 어떻게 1년 만에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는지 신기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나라는 점도.


제논은 이제 내 조언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플래툰 차원에 퍼져 있는 일리아스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내게 조언을 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로 나는 그를 풀어주기로 했다. 일리아스 판 어딘가에 있는 생명의 샘에 그를 데려가서 되살려줄 생각이었다. 그곳은 영혼만 남은 이에게 육신을 부여하는 장소라고 했다.


제논은 날 위해 500년 동안 조각상에 깃들어있었으니 이게 그를 위해 내가 해줄 대가였다.


“이제 뭐 할 건데?”


헤그가 내게 묻자 나는 그녀에게 대답했다.


“내 왕국을 되찾아야지. 그러기 위해서 밑 작업도 필요하고. 구해야 할 인재도 많아.”

“난 언제까지 네 포로인데.”

“포로라니, 노예라고.”

“다, 닥쳐!”


실실 웃었다. 헤그는 내가 스승님과 헤어진 이후에 에슬라니안 차원에서 다시 만났었다. 그때 내게 내기를 걸었다. 일부러 진 것 같은 느낌이 없잖아 있는 것 같긴 한데, 그 속내가 어떻든 지금은 그는 자신의 말을 지키고 있다.


“때가 되면 풀어주지. 그때까지는 넌 내 호위병이 되어줘야겠어.”

“좋아.”


작가의말

아침 8시로 올려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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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42 여명길
    작성일
    19.02.12 11:37
    No. 1

    ㅊㅊ 추천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나무그늘속
    작성일
    19.02.12 23:26
    No. 2

    음 작가님 작품을 좋아해서 말씀드리건데 진지하게 리메이크 고려해보셨으면 해요. 전 계속 따라가겠지만 지금까지 진행으로 전작의 느낌을 따라갈것 같은데 독자들을 잡기에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겹쳐져 있네요. 왕,일주속성(회귀),검의부족,달팽이,스승의검술 이 중에 한두개만 잡고 가야 쉽게 따라 올것 같네욬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이르스
    작성일
    19.02.14 00:34
    No. 3

    넵... 너무 진행이 빨랐나 싶어요. 설명하기에 어려운 부분들을 연속으로 배치한 감도 없잖아 있고 그부분은 중간중간 화수를 늘리면서 보완하는 것도 방법일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양마루
    작성일
    19.02.14 21:52
    No. 4
  • 작성자
    Lv.94 요혈락사
    작성일
    19.02.16 14:59
    No. 5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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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판의 제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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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완결 +20 19.03.13 544 20 7쪽
34 #34 생명의 샘 +7 19.03.12 301 18 12쪽
33 #33 프로미테 +7 19.03.11 297 18 11쪽
32 #32 거인의 거래 +5 19.03.07 330 21 12쪽
31 #31 왕성 지하 재입장 +7 19.03.06 353 22 12쪽
30 #30 반란 종결 +8 19.03.05 351 27 13쪽
29 #29. 반역자 +4 19.03.04 368 23 12쪽
28 #28 반란사건 +3 19.02.28 415 25 12쪽
27 #27 계획 +4 19.02.27 421 23 13쪽
26 #26 수도에서 온 책사 +5 19.02.26 424 28 12쪽
25 #25 결과와 부활 +4 19.02.25 430 25 13쪽
24 #24 벌레의 왕 +9 19.02.24 469 28 12쪽
23 #23 네크로맨서 +3 19.02.23 488 22 11쪽
22 #22 징조 +4 19.02.22 509 26 11쪽
21 #21 어둠 +8 19.02.21 522 25 12쪽
20 #20 음모 +9 19.02.20 601 36 12쪽
19 #19 로튼의 막골 전투 +10 19.02.19 652 32 12쪽
18 #18 로튼의 막골 전투 +6 19.02.18 674 37 12쪽
17 #17 거점 점거 +7 19.02.16 756 37 12쪽
16 #16 정찰이긴 한데, 위력정찰입니다만 +11 19.02.15 766 45 12쪽
15 #15 로븐홀 요새 +7 19.02.14 826 45 12쪽
14 #14 남하 +5 19.02.14 850 45 12쪽
13 #13 가짜 국왕? +7 19.02.13 886 43 12쪽
» #12 귀환 +5 19.02.12 914 44 11쪽
11 #11 저 미친놈이 스승이라고? +8 19.02.11 960 47 12쪽
10 #10 아델 하이드 +4 19.02.09 989 47 12쪽
9 #9 검수집가 부족 +5 19.02.08 1,066 48 12쪽
8 #8 일리아스 +7 19.02.07 1,147 5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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