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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일리아스 판의 제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9.02.02 19:10
최근연재일 :
2019.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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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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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 음모

DUMMY

#20




“미티아스 백작은 이번에 수도에서 내려온 영혼 기사 중 한 명인 베가새턴 경을 이용해서 폐하의 뒤를 칠 생각입니다. 그 뒤 내용은 너무 소곤거리기에 자세히 듣지는 못했습니다만.”

“베가새턴?”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의 기사라도 들었습니다.”

“흠. 기억해두도록 하지. 고맙다. 부사령관. 이 은혜는 나중에 갚도록 하겠다.”

“예, 폐하.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루터에게 좋은 정보를 얻었다. 미티아스 백작에게 흉계가 있다. 하지만 의문인 것은 왜 갑자기 날 공격하냐는 것이다.


“나랑 은원 관계는 없을 텐데.”


물론 내가 요새 내부에서 이것저것 간섭하고 깽판치고 다니니 그의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일 수도 있겠다. 특히 수도에서 찬밥 취급당하고 있는 내게 끌려다니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보면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


“허나 그렇다고 해도 날 죽이기 위해 그렇게까지 힘을 써야 하는 이유가 뭐지?”


이건 생각해볼 여지가 있었다. 미티아스 백작이 무슨 깡으로 날 죽이려는 건지는 나중에 파보면 알겠지.


생각하던 도중에 랜달이 준을 데리고 들어왔다. 준은 특이하게도 크루아가족 전사들처럼 옆머리를 땋았다.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딱히 헤어 스타일을 지적하진 않았다.


“폐하께 인사드립니다.”

“그래, 오랜만이군. 내가 저번에 얘기한 건?”


정찰을 나가기 전에 준에게 부탁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도르래를 이용한 쇠뇌 말씀이지요?”

“그래.”


방패를 관통할만한 쇠뇌가 필요했다. 필요한 건 무시무시한 장력이었다. 그래서 특이한 쇠뇌를 구상해달라고 얘기했다.


“일단 설계도를 그려왔습니다. 보시지요.”


준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가방에서 종이에 적힌 설계도를 꺼냈다. 조립식 쇠뇌였다.


“호오.”


특이하게 생긴 탁자 위에 활을 장착한다. 그리고 도르래로 당기는 형식이었다. 탁자는 조립해서 작은 크기로 들고 다닐 수 있었고 화살은 기존의 쇠뇌용 화살보다 크다.


“이름은 상노라고 지었습니다. 탁자 위에 활을 장착하니까요.”


기동력과 연사력을 희생하는 대신 파괴력을 증폭시킨 무기였다. 나 같은 오러 유저들이야 거뜬하게 손에 들고 쓸 수 있지만 병사들은 힘이 딸리니 도르래로 보충한다.


“창의적인 발상이군. 잘했다.”


[이 녀석에게 마법공학을 가르치는 게 어떠냐?]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어.]


제논은 준이 나올때마다 내게 말을 걸어왔다. 어지간히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마법공학자가 없더라고.]

[500년 뒤에는 마법공학자가 없다고?]

[피레스크 왕국이 멸망하면서 마법공학의 정수가 잊혔다더군.]

[······.]


고대의 기술이 사라지는 것은 종종 있었지만 피레스크 왕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마법공학이 사라졌다는 것은 꽤 안타까운 일이었다.


[네가 입고 있는 혼신갑은 마법공학의 산물이 아닌가?]

[연금술의 산물이지.]


실제로 공학에 기초해서 설계된 갑옷이 아니다. 연금술과 마법공학은 매우 비슷했지만 공학적 설계나 방식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였다.


“어쨌든, 이제 나가보거라. 자세한 사안은 루터에게 물어보고.”

“예, 폐하.”


준을 내보내고 난 뒤 할 일이 또 있었다.


“랜달. 비다르는 어디 있지?”

“감옥에 있을 겁니다.”

“안내해라.”

“예.”


비다르에게는 좋은 대우를 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는 잡혀 온 이후로 거의 먹지 않고 있다고 한다. 포로용 감옥에 가자 비다르가 앉아 있었다. 손과 발은 오러 유저들을 위한 특제 쇠사슬로 묶여있었다. 나는 문을 열고 아예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네놈!”


날 보자마자 으르렁거린다. 워낙 힘이 좋은 지라 쇠사슬이 철렁거렸다. 나는 그의 앞에 가서 앉았다. 약간 더러웠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어때, 감옥 안은 편하냐?”

“죽여라! 수치스럽게 하지 말고.”

“네게 할 제안이 있다.”

“날 풀어주는 것 이외에 제안은 받지 않는다.”

“거참 완고하군.”


나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난 크루아가 족을 정복할 생각이다.”

“퉤.”


맞을 뻔했다. 고개를 피하면서 씨익 웃으면서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너희들이 있는 거점 밑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눈 덮인 산밖에 없지. 먹을 것도 없고 쓸모도 없는 땅.”


크토아 산이다. 사실상 그 세 거점 밑으로는 황량하고 얼어붙은 대지뿐이었다.


“근데 내가 왜 지배하려고 하는지 아나?”

“······.”

“이유는 간단해. 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야.”

“겨우, 그깟 이유로? 네놈도 다른 놈들이나 다를 바 없군.”

“크크크크.”


비다르의 얼굴을 한 번 더 걷어찼다.


“정복하고 나서 어떻게 할지 가르쳐주지. 일단 크토아 산에 사는 되다만 야만인들을 데려다가······.”


비다르는 다음 말을 기다리면서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아마도 다 죽인다거나 그런걸 기대하고 있겠지? 나는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잘 먹이고 잘 재울 거다.”

“······뭐?”

“집도 지어주고 따뜻한 옷도 지원해주지. 그리고 솔리스 왕국의 국민으로 받아들일 거다.”


비다르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작년에 크토아 산에서 죽은 숫자가 못해도 수백은 될 거다.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얼어 죽는다. 이들을 전부 구하겠다고?”

“충분히 할 수 있지. 너희가 더 이상 약탈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최소한 굶어죽는 이는 없게 해주겠다. 먹을 것이 없어서 서로 잡아먹는 비참한 일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그건 맞는 말이지. 당신의 명령이 지켜진다는 보장이 있다면 말이야.”


비다르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약탈을 해도 그들 전체를 먹여 살릴 수는 없다. 그래서 끔찍한 제비뽑기도 존재하는 것이었고. 그는 눈을 감고 아른거리는 무언가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넌지시 그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먹고살 만한 땅, 서로 죽이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이주하게 해주마.”

“원하는 게 뭐지?”

“나를 향한 충성.”

“······그것뿐인가?”

“그래. 그걸 위해 네가 내 앞잡이가 되어야겠다. 네 부족들의 관습에 대해서 평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약탈, 싸움은 금지야. 그래서 네가 필요하다. 그들을 통제할 사람이 필요해. 듣자하니 명망높은 대단한 전사의 혈통이라더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고개를 끄덕인 다음 기다렸다. 방패부수기의 비다르. 생각보다 괜찮은 인재였다. 전술에도 능하고 싸움도 괜찮다. 거기다 사리 분별이 정확했다. 적당히 자존심도 강하고.


잠시 뒤에 생각을 끝마친 비다르가 말했다.


“당신의 부하가 되겠다.”

“그래?”

“약속을 지킨다는 조건 하에.”

“잘 생각했다. 나도 성의를 보여야겠지. 포로로 잡은 너의 부하들은 전부 풀어주마.”


그렇게 말하며 명령을 내렸다. 옆에 있던 랜달이 약간 우려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비다르를 풀어준 다음 나는 그들을 내 군대로 받아들인다는 결과를 통보하려고 사령관의 막사로 가고 있었다.


“오, 폐하. 처음 뵙겠습니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왔다. 앞머리를 길게 내려 한쪽 눈을 가리고 있는 기사였다. 그는 아예 혼신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내 갑옷과는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 누군지 알겠다.


“그대가 베가새턴 경이군.”

“알아봐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폐하.”

“이곳에 부임한 지 얼마나 됐지?”

“채 삼 일이 안 되었습니다.”

“그대의 활약을 기대하지.”

“얼마든지요.”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베가세턴이라. 눈이 작아서 거의 실눈을 뜨고 다니듯 했는데 그것이 더욱 속내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부사령관 루터가 주의하라고 한 자였다. 일단 염두에는 둬야겠지.



***



크토아 산 깊숙한 곳에는 성소라고 불리는 곳이 있었다. 하늘에서 얼어붙은 눈같은 폭포가 떨어지는 곳. 그곳에 특이한 주술사 부족이 살았다. 스스로의 몸을 사슴으로 바꾸어 살아가는 주술사다.


그중에서도 특이한 주술사가 있었다. 그는 ‘사슴뿔 예언자’라고 불렸다. 항상 가면을 쓰고 다닌다. 둥글둥글한 가면에는 동그란 원형의 그림만 가득할 뿐 얼굴의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호리호리한 몸을 가졌지만 그걸 보통 두꺼운 망토로 가리고 다닌다. 그인지 그녀인지 모를 그 사람은 사슴뿔 예언자다. 누구도 정체를 알지 못한다. 심지어 주술사 부족 내부에서도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백색의 사슴이 되어서 크토아 산맥 전체를 돌아다니곤 했다. 크고 아름다운 뿔을 가진 백색 사슴이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땅을 지켰다.


무엇에게서? 때론 욕심에 눈이 먼 솔리스 왕국의 병사들에게서, 때론 보이지 않는 위협에게서 크토아 산맥을 지켰다.


그리고 사슴뿔 예언자는 그 보이지 않는 위협을 하나, 감지해냈다. 백색의 사슴이 된 예언자는 산맥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북쪽을 내려다 봤다.


“북쪽에서 불길한 기운이 들이닥치고 있다.”


너무도 불길하고 사악한 무언가가 크토아 산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이형의 것이 그의 본능을 자극했다. 도망치라는 본능.


하지만 예언자는 그걸 무시했다. 이곳이 그가 지켜야 하는 땅이므로.


“희망이 있다. 더 먼 북쪽으로 가면 그 희망이 보이는군.”


흰 사슴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쪽으로, 빛을 따라서 달려갔다.



***



제드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창백한 안색의 시체들이 걷고 있었다. 도합 수십 구의 시체들이었지만 다들 하나같이 기괴한 몰골이었다. 눈이 없는 것은 예사였고 가끔 다리나 팔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신체의 결손 말고도 그들의 전신에는 갑각류의 갑옷이 씌워져 있었다. 들고 있는 무기도 다양했다. 팔이 사마귀처럼 변한 자도 있었고 등에 날개가 돋아난 자도 있었다.


“행복을 원하는 자들이 보이는 구나.”


그들은 얼어붙은 땅에서 남하하고 있었다. 더 추운 곳으로. 더 추운 곳으로. 시체들은 보이는 부족마다 습격했다. 제드는 계속해서 팔에서 벌레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벌레들은 시체의 몸속으로 기어들어 갔다. 수는 점점 불어났다.


그리하여 크토아 산에 당도했을 때, 시체들은 수백이 넘는 숫자였다. 이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시체의 군단은 소리도 없이 크토아 산맥을 천천히 올라갔다. 침묵의 군대였다.



***




별로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두 소년이 마주칠 때가 있었다. 왕의 시종일을 하는 삼안족 소년 이카젠과 요새에서 무기를 만드는 준이었다.


우물에서 물을 긷기 위해서 가끔 마주치게 된다. 서로 같은 주인을 모시고 있으니 말을 틀 수밖에 없었다.


“어, 안녕?”

“안녕.”


둘의 인사에는 어색함이 조금 있었다. 이카젠은 같은 또래의 소년을 본 적이 없었다. 준은 그래도 십 대의 병사들을 알고 지낸 적이 있었으니 친화력이 좋아서 대게 말을 거는 것은 준이었다.


“넌 폐하의 시종 일을 하지? 평소에는 뭐해?”

“그냥 수발을 들거나 해. 가끔 폐하께서 전투에 나가시면 따라 나가기도 해.”

“전투에? 위험하지 않아?”

“그냥 그저 그래. 나가서 싸우지 않고 항상 뒤에 있거든.”

“난 폐하의 명을 받아서 무기를 만들어. 폐하께서 주는 힌트를 따라가다 보면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오거든. 그래서 대장간의 많은 어르신과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아서 무기를 제작하지.”


이카젠은 그러다가 곧 준의 입담에 빠져서 친해지게 되었다. 또래 친구라고는 거의 없던 그에게 준은 처음으로 사귄 친구였다.


헥터나 헤그는 이카젠에게는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헥터는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었고 헤그는 그에게는 완전히 관심도 없었으니까.


“내가 요새 밖에 재밌는 곳을 알거든. 나중에 나랑 같이 가볼래?”

“언제?”

“조금 있다가. 오후 쯤에.”

“음.”


이카젠은 루의 일정을 생각했다. 겨울이 다가오자 루는 오전에는 항상 수련한다. 오후에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일에 동참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수도에서 가지고 온 보석을 깎는 일을 했다.


“잠깐이라면 괜찮을 거 같은데.”

“그래, 넌 폐하의 시종이니 일이 많겠지. 음. 잠깐이면 충분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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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 생명의 샘 +7 19.03.12 307 18 12쪽
33 #33 프로미테 +7 19.03.11 304 18 11쪽
32 #32 거인의 거래 +5 19.03.07 333 21 12쪽
31 #31 왕성 지하 재입장 +7 19.03.06 358 22 12쪽
30 #30 반란 종결 +8 19.03.05 355 27 13쪽
29 #29. 반역자 +4 19.03.04 372 23 12쪽
28 #28 반란사건 +3 19.02.28 420 25 12쪽
27 #27 계획 +4 19.02.27 423 23 13쪽
26 #26 수도에서 온 책사 +5 19.02.26 427 28 12쪽
25 #25 결과와 부활 +4 19.02.25 433 25 13쪽
24 #24 벌레의 왕 +9 19.02.24 472 28 12쪽
23 #23 네크로맨서 +3 19.02.23 494 22 11쪽
22 #22 징조 +4 19.02.22 513 26 11쪽
21 #21 어둠 +8 19.02.21 528 25 12쪽
» #20 음모 +9 19.02.20 608 36 12쪽
19 #19 로튼의 막골 전투 +10 19.02.19 658 32 12쪽
18 #18 로튼의 막골 전투 +6 19.02.18 682 37 12쪽
17 #17 거점 점거 +7 19.02.16 762 37 12쪽
16 #16 정찰이긴 한데, 위력정찰입니다만 +11 19.02.15 770 45 12쪽
15 #15 로븐홀 요새 +7 19.02.14 832 45 12쪽
14 #14 남하 +5 19.02.14 855 45 12쪽
13 #13 가짜 국왕? +7 19.02.13 893 43 12쪽
12 #12 귀환 +5 19.02.12 920 44 11쪽
11 #11 저 미친놈이 스승이라고? +8 19.02.11 967 47 12쪽
10 #10 아델 하이드 +4 19.02.09 995 47 12쪽
9 #9 검수집가 부족 +5 19.02.08 1,071 48 12쪽
8 #8 일리아스 +7 19.02.07 1,153 5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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