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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사는 것은 무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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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좀비벌룬
작품등록일 :
2019.02.05 23:35
최근연재일 :
2019.04.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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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8,418

작성
19.03.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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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62화-진상(1)

DUMMY

아침이 되었다. 알람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에 의아해 했으나,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오늘부터는 여름방학인 것이다. 여름방학이라고는 해도, 일주일 정도의 휴가다. 원래라면 더 길었겠지만, 이 학교는 갖가지 사건에 말려들어 임시 휴교 대잔치를 열게 되었다. 덕분에, 학사 일정 상, 여름 방학이 줄어들게 되었다.

"으챠."

그래도 늘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났다. 방학이라고 무리하게 늦잠을 자려고 하면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생활 리듬은 함부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커피를 내렸다. 요즘은 믹스 커피도 잘 나오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선호한다. 분명 할배의 영향이 크겠지. 그 인간, 아날로그 성애자니까. 그래도 커피는 내려마시는 것이 좋다고 주관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커피를 끓일 때는 매우 좋은 냄새가 난다. 끓인 커피는 일종의 방향제 역할도 하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핸드폰으로 뉴스를 확인했다. 역시나, 모로 박사의 섬에 대한 이야기가 선두에 있었다. '로봇의 불만에 의한 대규모 폭동.' 헤드라인이 아주 과격했다.

"이거. 아주 노골적이군."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기자의 뼈아픈 노력이 느껴졌다. 뭐든 어그로가 중요한 법이지.

"모로 박사의 섬. 내각을 바꾸기로 결심. 로봇 의원 반, 인간 의원 반 선출. 앞으로 평화는 이어질 것인가.........."

대충 뉴스의 요점을 파악했다.

"잘 될까요?"

주방에서 빵을 굽던 안드가 끼어들었다. 오늘 아침은 양식인가보다.

"모르지. 평등을 이루는 것은 엄청 힘든 일이니까 말이지."

또 어디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내가 개입할 수도 없는 문제다. 그러니 생각을 그만두었다. 점보는 그 섬을 어떻게든 바꾸겠다고 했다. 일단, 점보가 잘 해나가기를. 그 정도의 응원만을 마음에 담았다.

"자. 됐어요."

안드가 접시를 날라왔다. 그냥 구워진 빵 몇 개가 접시에 놓여있을 뿐이었다. 식탁에 딸기잼과 땅콩버터 통만이 올려져 있었다.

"뭐냐. 이 무성의한 구성은."

내가 말했다.

"맛있잖아요?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

안드가 말했다. 한쪽 빵에는 딸기잼, 다른 빵에는 땅콩 버터를 바른다. 그 뒤, 그 둘을 포개서 먹는다. 그것이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다. 참고 사항이 하나 있다면, 잼과 땅콩 버터를 듬뿍 발라야 맛있다. 설명 끝.

"아니. 확실히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는 맛있지만..........그걸 말하는 것이 아니잖아. 성의가 없다고. 성의가."

빵은 따뜻했지만, 그 요리에 담긴 마음은 전혀 따뜻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뭔가 요리가 더 화려했잖아? 정통 한식이라든지. 너, 내 집에 일단은 얹혀사는 거잖니? 가사 정도는 확실히 해주는 편이 좋지 않을까?"

내가 말했다.

"어휴. 이 엄마는 가사하는 기계니? 엄마한테도 인생이 있어. 언제까지라도 너 뒷바라지만 할 수 없단다."

안드가 과장된 말투로 말했다.

"갑자기 되도 안 되는 상황극을 하는 거냐............"

솔직히 말해서 조금 깬다고 그거. 뭐라고 반응하기 뭐하잖아.

"전 충분히 제 일을 하고 있다고요. 제노 씨가 물어온 일의 뒷바라지는 늘 제가 하잖아요? 그거, 저에게 있어 민폐라고요."

안드가 말했다.

"큭............그걸 언급하면............너 로봇 주제에 사용하는 논리가 아주 악랄하구나."

내가 말했다. 뭐라 반박할 말이 없어졌다. 타협하고 빵을 먹기로 했다. 맛있지.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 영양 밸런스는 어찌되었든.


밥을 먹은 뒤, 커피를 홀짝이고 있을 때, 갑자기 만화책을 읽던 안드가 벌떡 일어났다.

"뭐냐. 갑자기."

안드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전지라도 다 된 건가?"

내가 말했다. 안드 같은 23세기 로봇은 무슨 전지를 쓰지? 26세기에서 구할 수 있는 건가? 그런 생각에 잠겼다.

"아니. 안드는 분명 태양열로 움직인다고 했는데........."

그럼 뭐지? 갑자기 고장난 건가? 그건 그것 나름대로 곤란한데. 광섬유로 안드에 대한 정보를 읽을 수는 있어도, 어디에서 고장이 났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 정보를 읽어들이는 것과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뭘까. 이거.


갑자기 안드의 눈에서 빛이 나왔다. 빛은 그대로 안드 정면의 벽을 비추었다. 영상이다. 옛날 영사기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다.

"뭐야...........이거."

영상에서 한 명의 노인이 나왔다. 그림자 탓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안녕하신가. 26세기의 협력자여."

안드의 입에서 노인의 음성이 나왔다. 음성이 변조되어 있었다. 정체를 숨기기 위함이겠지. 용의주도한 영상 제작자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걸 보고 있는 시점의 당신은 이미 23세기 유물과 마주쳤겠지. 이 영상을 비추는 안드로이드의 '기능'을 이용해서 몇 개를 파괴했을 거고."

노인이 말했다.

"나는 23세기 유물을 만든 장본인이다. 내가 모든 일의 흑막이다. 그건 부정하지 않아."

노인이 말했다. 저 노인이 23세기 유물의 제작자인가?

"나는 인간에게 절망을 줄 목적으로 유물을 만들었지. 그러나 나는 나에게 있어, 인류에 있어 한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내가 인간에 대한 증오를 멈출 경우를 상정해 유물을 파괴할 도구도 만들어두었다. 그것이 이 안드로이드다."

노인이 말했다.

"유물을 무작정 파괴하기만 해서는 유물의 생성을 막을 수는 없다. 유물은 중앙 장치에 의해 하나씩 만들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지. 중앙 장치가 유물을 뱉어내는 거다. 즉, 중앙 장치를 이 안드로이드로 파괴하면 23세기 유물이 그 시대에서 활개를 칠 일은 없어지겠지."

노인이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중앙 장치는 누군가가 움직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나는 지금부터 중앙 장치가 있는 장소를 말하겠다. 그 장소로 찾아가 유물을 파괴해라. 그 유물은 위험한 물건이다. 꼭 파괴해주기를 바란다."

그 후, 영상이 꺼졌다.


잠시 후, 안드가 눈을 떴다.

"엇?"

"뭐지? 방금의 영상?"

내가 안드를 향해 물었다.

"모르겠어요. 저도 이런 기능이 있는지는 몰랐어요. 다만, 메모리에 좌표 하나가 전송되었어요."

안드가 말했다.

"그곳이 중앙 장치가 있는 곳인가..........."

"가실 겁니까?"

안드가 물었다.

"함정일 수도 있지. 하지만 가야 해."

내가 일어났다. 노인은 흑막이다. 이 모든 것이 함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지 않으면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다. 아무래도 방학 중에 할 일이 생긴 모양이다.

"유물은 노인의 말 그대로 위험한 물건이야. 이 도시의 평화를 위해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야."

내가 말했다. 이 도시를 지키는 탐정으로서 두고 볼 수는 없다. 탐정 일은 잠시 쉬고 있지만 말이지.

"그렇군요. 역시 제노 씨는 제노 씨군요."

안드가 말했다.

"동어 반복 명제는 쓸모가 없다고."

내가 말했다.

"저도 가겠습니다. 제노 씨 혼자서는 영 불안하니까요. 게다가, 중앙 장치를 파괴할 수 있는 존재는 저인 모양이니까요."

안드가 말했다.

"첫 번째 이유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환영하지."

내가 말했다. 좋아. 이 모든 일에 끝을 맺자고. 그렇게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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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더 깊은 진상(1) 19.03.28 37 1 7쪽
72 71화-진상(10) 19.03.27 36 1 7쪽
71 70화-진상(9) 19.03.26 29 1 7쪽
70 69화-진상(8) 19.03.25 41 1 7쪽
69 68화-진상(7) 19.03.24 29 1 7쪽
68 67화-진상(6) 19.03.23 37 1 7쪽
67 66화-진상(5) 19.03.22 39 1 7쪽
66 65화-진상(4) 19.03.21 31 1 7쪽
65 64화-진상(3) 19.03.20 43 1 8쪽
64 63화-진상(2) 19.03.19 42 1 7쪽
» 62화-진상(1) 19.03.18 55 1 8쪽
62 61화-밖의 이야기 19.03.17 52 1 7쪽
61 60화-모로 박사의 섬(13) 19.03.16 46 1 8쪽
60 59화-모로 박사의 섬(12) 19.03.15 33 1 8쪽
59 58화-모로 박사의 섬(11) 19.03.14 43 1 8쪽
58 57화-모로 박사의 섬(10) 19.03.13 40 1 8쪽
57 56화-모로 박사의 섬(9) 19.03.12 42 1 8쪽
56 55화-모로 박사의 섬(8) 19.03.11 38 1 8쪽
55 54화-모로 박사의 섬(7) 19.03.10 44 1 7쪽
54 53화-모로 박사의 섬(6) 19.03.09 42 1 7쪽
53 52화-모로 박사의 섬(5) 19.03.08 62 1 7쪽
52 51화-모로 박사의 섬(4) 19.03.07 39 1 7쪽
51 50화-모로 박사의 섬(3) 19.03.06 42 1 8쪽
50 49화-모로 박사의 섬(2) 19.03.05 41 1 8쪽
49 48화-모로 박사의 섬(1) 19.03.04 50 1 8쪽
48 47화-게임 제작부(7) 19.03.03 4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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