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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사는 것은 무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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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좀비벌룬
작품등록일 :
2019.02.05 23:35
최근연재일 :
2019.04.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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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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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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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70화-진상(9)

DUMMY

저택 뒤쪽의 환풍구로 나와 레종은 들어갔다. 비좁은 공간에 노인과 둘이라. 별로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너..........몸에서 조금 냄새가 나는군."

레종이 말했다. 레종에게 있어서도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나보다.

"별로 씻은 적이 없으니까."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끼며 내가 말했다. 전쟁 중에 늘 귀한 것을 하나 꼽자면 물이다. 마실 물도 부족한 마당에, 목욕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가끔 비가 오면 몸을 대충 문질렀다. 당연히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내 냄새를 의식한 적이 거의 없었다. 주위 냄새가 더 지독했기 떄문이다. 시체 냄새, 그를 포함한 화약 냄새. 그 냄새 두 개가 워낙에 강력한 탓에 내 체취에 대해서 의식한 적이 거의 없었다.

"뭐, 상관없어. 이 통풍구를 통해 중앙 홀로 가자고."

레종이 말했다.

"중앙 홀? 그곳에 정부군의 수장이 있는 거냐?"

"뭐, 정부군의 리더뿐은 아니겠지."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레종이 환풍구의 철창을 열었다. 철창이 힘없이 열렸다.


"저기군."

레종이 말했다. 중앙 홀, 많은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전쟁 중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기에 더욱 기묘한 광경이었다.

"대단한 잔치군."

약간 분노가 끌어올랐다. 여기 있는 놈들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짐작은 하고 있는 건가? 그런 분노가 일었다.

"가운데 있는 둘을 주목해라. 그 쪽이 우리가 암살할 상대다."

레종이 2층 홀의 기둥 뒤에 숨으며 말했다. 가운데, 두 명의 남성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2명. 그 순간, 나의 뇌가 얼어붙었다.

"정부군의 수장과 반군의 수장............그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그 둘은 상종도 하지 못할 적 아닌가? 왜 둘이 같이 있는 거지?

"그리고 주변의 춤추는 녀석들...........그 녀석들은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다."

레종이 말했다.

"뭐라고?"

주변의 춤추는 인간들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안색이 창백했다. 확연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살갗에서 부패의 징후가 조금 보였다. 시체는 질리도록 보았기에 알 수 있다.

"시체............인가.............."

결론을 냈다.

"뭔가 뒤가 구린 일이 여기서 일어나고 있군."

레종이 무언가를 벽에 설치했다. 그리고 그 무언가에 이어폰을 끼웠다.

"자. 너도 끼워라."

레종이 이어폰 한 쪽을 나에게 내밀었다.

"갑자기 음악 감상이라도 할 생각인가?"

내가 물었다.

"파하하하. 어린애치고는 나쁘지 않은 유머 감각이군."

레종이 웃었다.

"마음 같이서는 음악이라도 듣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틀렸어."

레종이 벽에 설치한 기계의 감도를 조작했다.

"저 둘의 대화를 엿듣는 거다."

레종이 말했다.


"과연...........상당히 성공적인 이능력이군요."

정부군의 수장이 주변의 시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네. 저의 이능력이죠. 시체를 저희 부하처럼 다룰 수 있습니다."

반군의 수장이 손을 튕겼다. 시체 하나가 반군의 수장에게 냅킨을 가져다 주었다.

"이 시체들은 지치지도 않고, 반항도 하지 않습니다. 노동자나 군인으로 쓰기 아주 좋죠. 예로부터 늘 자본가가 원하는 인재는 하나였죠. 반항하지 않는 인재 아니었습니까?"

반군의 수장이 웃었다.

"그건 확실히. 그런 인재는 아주 구하기 힘들지만요."

정부군의 수장이 더 크게 웃었다.

"이 이능력은 그런 점에서 꿈의 능력이지만, 한 가지의 단점이 존재했죠."

반군의 수장이 말했다.

"바로 시체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죠. 누군가를 죽이더라도, 시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품이 더 들죠."

"전쟁이라도 일으키지 않는 한............말이죠."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저에게 제안한 것이군요."

"네. 이 도시의 내전을 일으켜서 시체를 충분히 충당하는 계획이었죠."

"그 시체 병사들은 얼마 정도 모였습니까?"

"당장 전선에 투입할 수 있는 것만으로 보면, 5만 개 정도입니다. 조금 무리를 하면 7만 정도 모을 수 있고요. 옆의 04구역을 침공하는 정도로는 충분합니다."

"03구역, 04구역을 통합하면 상당한 힘을 가지게 되죠. 05구역도 압도할 수 있습니다."

"그렇죠. 전쟁을 하면 시체는 더 생깁니다. 저희의 군력이 줄어드는 일은 이론 상 있을 수 없죠."


대화를 들은 나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힘없이 이어폰을 뺐다.

"뭐야..........이거."

내전이 결국 둘의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뭐야. 이거.

"저 반군 수장의 이능력이야. 시체를 자신의 수족으로 부릴 수 있는 거지. 그리고, 나라의 군사력을 위해 일부러 내전을 일으킨 거지. 정신나간 녀석이지."

레종이 말했다.

"장난해?!!! 그 내전 탓에 많은 녀석들이 지금도 죽어가고 있어!!"

내가 외쳤다.

"어. 그 시체들은 지금 회수되어 04구역을 침공하기 위한 시체 병력이 되었겠지."

레종이 말했다.

"국익을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거냐?"

내가 말했다. 그럼 나와, 내 동료들은 뭘 위해 죽은 거지? 모두가 살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 필사적인 것이 결국은 광대 놀음이었단 거냐? 가짜 내전에 필사적으로 목숨을 걸었던 건가?

"국익이라..............권력자의 욕망을 포장하기 위한 가장 좋은 상표지."

레종이 말했다.

"그 녀석들은 결국,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이런 짓을 벌인 거지. 더 큰 영토, 더 큰 명예. 그 두 개를 위해서 말이지. 국익이라고 해도, 그것이 죽은 사람들, 아님 산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 추악한 합리화야."

레종이 말했다. 그런 레종의 말을 들으며 나는 일어났다.

"저 녀석들은.............'악'이다."

전쟁 때의 나는 지금까지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포기해왔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 끝이다. 이제 명백한 악이 무엇인지 나는 알게 되었다.

"자신의 이득, 자신의 신념을 위해 태연하게 남을 희생하는 것,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악이다. 나는 지금까지 자신의 의지 없이 너를 따라다녔어. 하지만 지금은 틀려. 나의 의지로, 죽어간 동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저 녀석들을 없애버리겠어!!!!!!!!"

내가 외쳤다.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가야 할 길을 찾았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그 정도일 것이다.

"흥. 좋아. 그럼 저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줄까?"

레종이 권총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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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더 깊은 진상(1) 19.03.28 33 1 7쪽
72 71화-진상(10) 19.03.27 33 1 7쪽
» 70화-진상(9) 19.03.26 27 1 7쪽
70 69화-진상(8) 19.03.25 34 1 7쪽
69 68화-진상(7) 19.03.24 27 1 7쪽
68 67화-진상(6) 19.03.23 31 1 7쪽
67 66화-진상(5) 19.03.22 34 1 7쪽
66 65화-진상(4) 19.03.21 28 1 7쪽
65 64화-진상(3) 19.03.20 36 1 8쪽
64 63화-진상(2) 19.03.19 37 1 7쪽
63 62화-진상(1) 19.03.18 43 1 8쪽
62 61화-밖의 이야기 19.03.17 45 1 7쪽
61 60화-모로 박사의 섬(13) 19.03.16 41 1 8쪽
60 59화-모로 박사의 섬(12) 19.03.15 31 1 8쪽
59 58화-모로 박사의 섬(11) 19.03.14 39 1 8쪽
58 57화-모로 박사의 섬(10) 19.03.13 37 1 8쪽
57 56화-모로 박사의 섬(9) 19.03.12 40 1 8쪽
56 55화-모로 박사의 섬(8) 19.03.11 36 1 8쪽
55 54화-모로 박사의 섬(7) 19.03.10 42 1 7쪽
54 53화-모로 박사의 섬(6) 19.03.09 40 1 7쪽
53 52화-모로 박사의 섬(5) 19.03.08 59 1 7쪽
52 51화-모로 박사의 섬(4) 19.03.07 37 1 7쪽
51 50화-모로 박사의 섬(3) 19.03.06 41 1 8쪽
50 49화-모로 박사의 섬(2) 19.03.05 40 1 8쪽
49 48화-모로 박사의 섬(1) 19.03.04 48 1 8쪽
48 47화-게임 제작부(7) 19.03.03 4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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