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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사는 것은 무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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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좀비벌룬
작품등록일 :
2019.02.05 23:35
최근연재일 :
2019.04.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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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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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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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더 깊은 진상(3)

DUMMY

아무것도 없다. 눈앞의 경치를 그대로 묘사하면 그렇다. 아무런 사람도 없다. 아무런 건물도 없다. 그런 단순한 묘사가 아니다. 어떤 장소를 장소답게 만드는 모든 것이 결여된 광경이었다. 말 그대로 무(無) 그 자체. 그렇게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모든 것이 무(無)였기에 특별히 사람을 불결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특유의 이질적인 분위기가 인간을 기분나쁘게 했다. 솔직히 말하면,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뭐................뭐냐고. 이거."

내가 레종을 향해 말했다.

"제 3차 세계대전의 끝이다."

레종이 말했다. 레종이 익숙하게 담배를 꺼냈다. 레종의 손이 떨렸다. 담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대통령의 부탁으로 인해 내가 만든 무기. 대통령은 결국 그것을 썼다. 그 무기의 여파로 기존의 국가 체계는 완전히 붕괴했다. 보다시피 모든 것이 사라졌거든. 국가건 뭐건 남아있을 턱이 없지."

레종이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위협용으로만 무기를 쓴다고 하지 않았어?"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은 아주 드물지."

레종이 말했다.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결국 무기를 썼다. 그뿐으로 끝났다면 차라리 나았겠지."

레종이 담배를 주워 다시 입에 가져갔다.

"그 뒤 일이 있었다는 거군............."

내가 말했다.

"어. 대통령은 내가 만든 무기의 설계도를 탈취했다. 그리고 무기를 대량생산하도록 했다."

레종이 말했다.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지."

"대통령은 무기를 통해 다른 나라들을 하나씩 정복해갔다. 그리고..........."


배경이 변했다. 전쟁으로 황폐화는 되었지만, 적어도 무(無)는 아닌 공간이 나왔다.

"훗. 결국 죽이려는 건가."

스콧, 과거의 레종이 막다른 길에 있었다. 검은 양복의 사내들이 스콧에게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입막음인가.............."

내가 중얼거렸다.

"눈치가 빠르군. 어. 그거다. 입막음. 무기의 설계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은 나뿐이지. 이미 대통령은 무기의 개발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어. 나를 살려두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판단이겠지. 내가 다른 나라로 가서 무기의 설계도를 넘길 수 있으니까."

레종이 말했다. 그 순간, 스콧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다. 검은 양복의 사내들도 이능력을 발동하려 했다. 그러나 스콧이 더 빨랐다. 스콧이 손을 튕겼다. 검은 양복의 사내들이 엄청난 속도로 늙어갔다. 그리고 이윽고 해골로 변했다.

"아하하."

스콧이 웃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

스콧이 엄청난 기세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가. 이게 인간인가."

스콧이 눈을 떴다. 이전과는 눈빛이 달랐다. 인간 모든 것을 증오하는 표정이었다.


'난 늘 정의의 사도가 되고 싶었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스콧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스콧의 입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스콧의 마음 속 목소리인 건가.

'나는 재능이 있었다. 인간들이 원하는 것은 뭐든 만들어 줄 수 있었다. 그 덕에 이런저런 출세는 했지만, 그것 자체가 나를 기쁘게 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나를 더 기쁘게 했다.'


-하지만.


'하지만'이라는 음성이 나올 때, 주변의 공간이 왜곡되기 시작했다. 검은 기운이 주변에 가득했다. 레종, 아니. 스콧이라는 사내가 가지고 있는 악의 그 자체가 형상화된 느낌이었다.

'인간들은 너무나 어리석다. 원하는 것을 얻어도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특유의 어리석음으로 수많은 비극을 부른다. 인간에게는 이제 질렸다.'


"그래. 왜 그렇게 간단한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스콧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런 생물이라면 모두 절망하다가 멸망해버리면 될 일인데."

스콧이 미소를 지었다. 뒤틀린 미소를 지었다.


그 뒤의 사건이 빠르게 지나갔다. 스콧은 자신이 만든 무기를 사적으로 만든 뒤, 자신이 있던 국가를 그대로 파괴시켰다. 허허벌판에서 스콧은 그 잔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단순히 멸망시키는 것으로는 부족해. 인간이란 생물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뒤에 죽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를 위한 도구도 하나 만들지 않으면 안 되겠지. 이 뒤, 문명이 아직 살아남는다면."


"저 뒤, 나는 23세기 유물을 만들었다. 유물의 작동을 도울 인공지능 로봇도 만들었지."

레종이 말했다.

"그 당시에는 거의 문명이 멸망에 직면해 있었거든. 그래서 26세기 쯤에 기동을 하도록 설정해두었지. 만약 그 때까지 문명이 끈질지게 살아남는다면, 이 손으로 끝을 내려고 했다. 나는 이능력 덕에 오래 살 수도 있었고, 스스로 경과도 지켜볼 수 있었으니까. 서두를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어."

레종이 말했다.

"................그럼 의문이 있어."

내가 물었다.

"그럼 넌 왜 유물을 파괴할 병기인 안드를 만든 거지? 너의 의지에 반하는 존재가 아닌가?"

내가 물었다.

"안드는 원래 유물이 오작동을 할 경우, 파괴를 하는 기능을 하는 기계였다."

"그것의 목적이 변질되었다는 거군."

내가 말했다.

"26세기까지 살면서 나는 한 가지를 느끼고 싶다. 그럼에도 인간을 믿고 싶다. 그런 마음이었다. 이 세상은 썩어있지만, 완전히 잘라낼 정도는 아니다. 그것을 느끼게 된 거다."

"나이를 먹으면 사람이 둥굴어진다는 건가."

"핫. 그렇지. 나는 빨리 유물의 작동을 정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할 수 없었지. 유물은 어느새 자신의 의지를 가지게 되었어."

레종이 말했다.

"애초에 유물에 집어넣은 인공지능 회로는 내가 지녔던 증오와 악의를 그대로 복제한 거다. 그 유물들은 증오만을 가진 채로 알아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지. 내 말은 듣지 않았지."

"즉, 안드밖에 수가 없었다는 거군."

"어. 안드에게 인류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거지. 이대로 가면 유물은 계속해서 늘어나 사람들을 점점 파멸시킬 테니까. 인간이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는 대가로 인간을 파멸시킨다. 그야말로 악마를 형상화한 존재지. 나도 위험한 것을 만들었군."

레종이 말했다.

"안드가 인류의 희망이라............."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 식충 로봇이 인류의 희망이라니. 무게감의 언벨런스가 너무 심하잖아.


"그래서? 당신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십니까?"

백발의 여자애가 다시 나타났다. 유물이다.

"그럼 운명을 바꾸실 수 있습니다. 레종 님."

유물이 레종을 향해 속삭였다. 레종의 눈빛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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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더 깊은 진상(1) 19.03.28 34 1 7쪽
72 71화-진상(10) 19.03.27 33 1 7쪽
71 70화-진상(9) 19.03.26 27 1 7쪽
70 69화-진상(8) 19.03.25 39 1 7쪽
69 68화-진상(7) 19.03.24 28 1 7쪽
68 67화-진상(6) 19.03.23 32 1 7쪽
67 66화-진상(5) 19.03.22 35 1 7쪽
66 65화-진상(4) 19.03.21 30 1 7쪽
65 64화-진상(3) 19.03.20 36 1 8쪽
64 63화-진상(2) 19.03.19 39 1 7쪽
63 62화-진상(1) 19.03.18 46 1 8쪽
62 61화-밖의 이야기 19.03.17 45 1 7쪽
61 60화-모로 박사의 섬(13) 19.03.16 42 1 8쪽
60 59화-모로 박사의 섬(12) 19.03.15 31 1 8쪽
59 58화-모로 박사의 섬(11) 19.03.14 40 1 8쪽
58 57화-모로 박사의 섬(10) 19.03.13 37 1 8쪽
57 56화-모로 박사의 섬(9) 19.03.12 40 1 8쪽
56 55화-모로 박사의 섬(8) 19.03.11 36 1 8쪽
55 54화-모로 박사의 섬(7) 19.03.10 43 1 7쪽
54 53화-모로 박사의 섬(6) 19.03.09 40 1 7쪽
53 52화-모로 박사의 섬(5) 19.03.08 60 1 7쪽
52 51화-모로 박사의 섬(4) 19.03.07 38 1 7쪽
51 50화-모로 박사의 섬(3) 19.03.06 41 1 8쪽
50 49화-모로 박사의 섬(2) 19.03.05 40 1 8쪽
49 48화-모로 박사의 섬(1) 19.03.04 49 1 8쪽
48 47화-게임 제작부(7) 19.03.03 4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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