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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타행성의 지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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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2.11 09:58
최근연재일 :
2019.07.20 21:35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7,267
추천수 :
122
글자수 :
341,933

작성
19.02.11 14:21
조회
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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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4쪽

프롤로그

DUMMY

끔찍했던 고통도 이제는 적응됐는지 점점 무뎌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직까지 버티고 서있는 두 다리가 신기했다. 아니 이 문드러진 걸 과연 다리라고 표현해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곤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몇 분 전만 해도 오만하기 짝이 없던 그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남자는 그저 불쌍하게 떨고 있었다.


"이럴 리가 없어··· 너희처럼 하찮은 녀석들이···"


아니다. 오만한 건 여전하구나. 쉽게 변하지 않는 건 우리든 이 녀석들이든 똑같은 모양이다.


허망한 듯 중얼거리는 남자에게서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봤다. 남자의 동료들은 아까의 폭발로 이미 고깃덩어리가 되어있었고, 바닥은 그들의 피로 흥건했다.

우리와 같은 새빨간 피다.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거라 생각하는 거냐!"


비명 같은 외침에 남자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럴 리가."


입 밖으로 나온 내 목소리는 너덜해진 모습과는 다르게 의외로 담백했다. 이미 각오한 일이었다. 나는 잘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를 끌어 그 남자에게로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품 속에서 까만 사탕 하나를 꺼내 입안에 넣었다. 그 모습을 보던 남자의 눈이 공포로 젖어갔다. 방금 전 남자의 동료들을 처참하게 날려버린 폭발의 근원이 내 입안에서 굴려지고 있었다.


"죽음이 무섭지도 않은 거냐!"

"그럴 리가."


똑같은 대답이 다시 나왔다. 설마 죽고 싶겠는가. 하지만 이곳에서 살아남은 자가 있어서는 안됐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거기엔 나도 포함되었다. 나는 여전히 떨고 있는 남자의 양 팔을 잡았다. 혹여나 놓칠까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나는 아마 지옥에 떨어질 거야. 죄를 너무 많이 지었거든."


갑자기 웬 엉뚱한 소리인가 싶겠지만 진심이었다. 오늘 한 살생만 해도 몇이던가. 그렇기에 나는 죽어서도 내 가족을 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들은 분명 천국에 갔을 테니까. 그런 생각에 씁쓸한 기분도 잠시, 여전히 나를 쳐다보는 남자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 외롭지 않게 네가 나랑 같이 가주라."


내 말을 들은 남자가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과 동시에 나는 입안에 있는 사탕을 깨물어 부쉈다. 빛이 번쩍이며 눈앞이 흐려지는 순간, 내 몸이 으스러지던 그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 근데 이 녀석들에게도 지옥이란 게 있으려나. 그런 생각을 했다.









분명 그렇게 지옥에 떨어졌어야 할 터인데, 이상하게도 내가 눈을 뜬 곳은 새하얀 방이었다. 먼지 한 톨 없는 새하얀 방이라니. 설마 자기희생을 했다고 천국으로 온 건가.


"음."


새하얗다고 천국이라니. 스스로도 멍청한 생각을 한 것 같아 들은 사람이 없는데도 살짝 민망해졌다. 일단 이 수상한 방을 한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에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이질감이 느껴졌다.


작았다.

일어나기 위해 침대를 짚은 손이, 성인 남성의 것이라기엔 작았다. 손뿐만 아니라 팔도, 다리도, 섰을 때의 눈높이도, 익숙했던 내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이제 경우 성장기에 들어간 10대 중반의 소년의 몸 같았다.


설마 환생한 건가···?


펼쳐진 손바닥을 보며 다시 한번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목소리가 들렸다.


[좋은 아침입니다.]


소리가 나올 만한 장치가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여성의 목소리는 방 전체에서 울렸다. 그렇게 신기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상냥한 아침인사 뒤로 이어지는 말에 천국이니 환생이니 내가 얼마나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눈을 떠서 기뻐요. 우리 노블의 사랑스러운 13번째 아이여.]


노블!


"하하···."


다시는 들을 일 없겠구나 생각했던 그 단어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 이곳은 분명 지옥이 맞는 듯했다. 하지만 이 지옥에는 내가 상상하던 끓는 용암과 불구덩이 대신 내 가족을 죽인 악마들이 살고 있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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