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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타행성의 지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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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작품등록일 :
2019.02.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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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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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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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03

DUMMY

"형, 일어나요."

"아으으······."


어깨를 흔드는 힘에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눈을 뜨니 세수를 했는지 말끔한 얼굴을 한 노테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지개를 펴니 당연하게도 전날 두드려맞은 몸 이곳저곳이 쑤셔왔다.


"···설마 벌써 아침이야?"

"네. 힘들겠지만 그래도 일어나서 밥 먹어요."


안 그래도 노블이 된 뒤로는 아침이 끔찍했는데 오늘은 몸이 고되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힘들었다.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노테가 나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의 손힘에 당장이라도 비명이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걱정을 끼칠까 싶어 속으로 꾹 삼켰다.


노테의 손에 이끌려 의자에 앉자, 이어 간단한 식사가 금세 눈앞에 차려졌다. 금방 만들었는지 요리에서는 따듯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미안···. 이런 건 형인 내가 해줘야 하는데···."


점심과 저녁 식사는 학교 내의 식당에서 이루어졌지만, 아침 식사는 시종이 책임졌다. 어차피 이곳에는 시종 역할로 온 데다 그래도 내가 형이기에 아침밥만큼은 꼬박꼬박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늦게 일어난 탓에 노테가 대신 만든 모양이었다.


"괜찮아요. 안 그래도 형은 아침에 약하니까요. 저도 그냥 간단하게 만든 거예요."


동생들이 이렇게 하나같이 다 착하다니, 나도 참 복이 많은 지구인인가 보다.


먼저 식기를 드는 노테를 따라 나도 한입 먹으려는데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에 입으로 향하던 음식이 공중에서 뚝, 멈춰 섰다. 본능적으로 식기를 든 손이 가늘게 떨려왔다.


자, 잠깐 이거···.

이거 노테가 만든 거잖아···!


겉모습이 너무 멀쩡했던 탓일까, 아니면 동생이 손수 차려준 아침밥이라는 것에 감격한 탓일까, 노테의 요리 실력을 잠시 깜빡했다. 하마터면 독살 아닌 독살을 당할뻔했다는 생각에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당장이라도 식기를 내려놓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동생이 생각해서 만든 음식을 겨우 맛 때문에, 아니 겨우는 아니지만··· 어쨌든 거절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뭔가 괜찮은 방법이 없을까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데.


"형?"

"어, 어···?"

"왜 그래요? 얼굴색이 안 좋아요."


달라진 내 상태를 눈치챘는지 노테가 걱정스레 물어왔다. 그의 걱정 어린 눈을 보니 자연스레 죄책감이 따라왔다. 저런 착한 동생을 두고 어떻게 하면 안 먹을 수 있을지 고민이나 하고 있다니···. 그런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냥 아침이라서 그래. 근육통이 좀 있어서 그런가 오늘은 특히나 힘드네."

"······."


나름 말을 돌리려고 한 말이었지만 오히려 노테의 검은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아무래도 근육통이란 말은 괜히 한 듯했다. 말은 안 하지만 척 봐도 분위기가 요상한게 범죄의 냄새가 풀풀 났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납치 외에 다른 건 안 돼."

"하지만 납치는 번거롭잖아요."


아예 끝장낼 생각이었냐···.


물론 납치도 강력 범죄 중 하나였지만 노테는 그 중에서도 특히나 중한 쪽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번거로워도 안 돼. 그리고 혹시라도 개인행동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마."

"저 혼자 처리할 수 있어요."

"쓰읍, 계속 그러면 납치 계획 취소한다? 그냥 형 말 들어."

"······네."


돌발행동이 잦은 그였기에 주의시킬 겸 조금 강하게 나가자 금방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그래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였다. 이곳에서는 레지스탕스나 포이갈 상단의 도움을 바랄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행동해야 했다. 애초에 납치 계획 자체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그래도 시무룩해져서 아침밥을 먹는 동생을 보니 너무 심했나 싶어 조금 미안해졌다. 그에 신경이 쏠려 무의식적으로 들고 있던 음식을 입으로 가져간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


음식이 혀에 닿고 나서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분명 아직 삼키지 않았건만 어째서인지 식도부터 내장까지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건 이제 단순히 맛이 있냐 없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주, 죽는다···!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속이 뒤틀리는 게 마치 독약이라도 먹은 것 같았다. 어릴 때 드라마를 보며 사약은 과연 무슨 맛일까 상상해본 적이 있었는데 분명 이런 맛이리라.


"형, 어때요?"


나도 모르게 혼신의 표정 연기를 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노테는 아직 눈치 채진 못한 모양이었다. 당장이라도 입속에 든 독약을 뱉어내고 싶었지만 이미 상황은 되돌릴 수 없었다.


흐려지는 의식을 억지로 부여잡으며 최대한 눈을 또렷하게 떴다. 노테의 기대감 어린 표정을 보니 알 수 없는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것은 가족애에서 비롯된 힘일지도 모른다.


"맛, 있어···!"

"정말요?"


제발 한 번만 물어줘···!


한번 입을 여는 것도 힘들었건만 그는 재차 물어왔다. 씹을 자신은 없어 혀로 음식을 어금니 옆에 살짝 주차시킨 뒤 최대한 밝게 웃어 보였다.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려왔다.


"···맛있어. 갈수록 실력이, 느는 것 같, 은데?"


조금 더듬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 합격이었다. 기대감에 차있던 노테의 얼굴에 서서히 옅은 미소가 걸렸다.


"다행이네요. 그럼 앞으로 아침밥은 제가 할게요. 형은 아침이 힘드니까 이참에 제가 하는 게···."

"자, 잠깐!"


본능적으로 거부반응이 튀어나왔다. 스스로의 행동에 놀랄 틈도 없이 혹여 의심이라도 받을까 빠르게 혀부터 놀렸다.


"그··· 역시 아침밥은 내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혹시라도 다른 노블이 알았다간 이상하게 생각할 테고··· 물론 나야 가능하다면 매일매일 먹고 싶지만, 그래도 역시 만약이란 게 있으니까."


횡설수설하긴 했지만 다행히 노테는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아쉽다는 듯 말했다.


"점심이나 저녁도 함께 먹을 수 있다면 제가 자주 만들 텐데, ···조금 아쉽네요."

"그, 그러게···."


하지만 그랬다면 나는 어린 노블에 의해 독살 당한 타행성인으로, 지금과는 다른 의미로 유명 인사가 됐을 것이다.





다행히 아침 식사가 끝난 후에도 나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물론 속은 안 좋았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노테를 수업에 보낸 뒤 기숙사실을 간단히 청소하고, 노테와 내 옷을 들고 세탁실로 향했다. 세탁실은 타행성인 시종들이 모이는 만큼 정보를 얻기에 제격인 장소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온 타행성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빨래를 하고 있었다.


"아! 나루씨 오셨네!"

"나루씨 좋은 아침이에요."

"어서 와요 나루씨."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이름을 부르며 몇몇이 나를 반겨주었다. 혹시라도 엘이나 그의 동료들에게 들킬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학교에서는 나를 포함한 아이들 모두가 이름을 바꿔서 사용하고 있었다. 내 경우에는 루나를 거꾸로 한 나루였다.


"다들 일찍 오셨네요."

"웬일로 아침 일찍부터 나가더라고요. 저랑 한 방에 있기 싫었나 보죠 뭐. 물론 저야 옆에 없는 게 더 편하지만요."

"맞아요. 학교에 온 뒤론 하루 종일 얼굴 볼 필요는 없으니 그게 좋네요."

"나루씨 서있지 말고 제 옆으로 오세요. 여기 잠시 주목이요! 자리 만들게 다들 옆으로 조금만 붙어주세요!"


그렇게 모두가 조금씩 내어준 자리에 앉는데, 순간 맞은편에서 옷을 빨고 있던 클라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제법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떤 마음에서일지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서로 아는 사이인 걸 들키지 않기 위해 그저 눈으로만 웃어 보였다. 그녀도 잠시 나를 바라봤을 뿐 이내 다시 옷을 빨기 시작했다.


"근데 라플씨는요?"

"아침 일찍 왔다 갔어요. 우리 중에서 제일 어린데 어찌나 그리 부지런한지."

"가엽게도 어릴 때부터 이런 일은 한 거겠죠···. 주인인 노블이 조금 이상하던데 혹시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할까 봐 걱정되네요···."


확실히 다른 의미로 조금 이상하긴 하죠···.


나에게 친근하게 말을 거는 이들의 대부분은 회색 눈의 노블과 함께 다니는 노블들을 주인으로 둔 타행성인이었다. 회색 눈의 노블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이들 모두가 나를 잘 챙겨주었다.


라플은 카플라가 이곳에서 사용하는 이름으로, 비엔 또한 그들 중 하나였기에 클라와는 달리 카플라와는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루씨. 어제도 그 노블에게 불려가지 않았어요?"

"어머 정말요? 어쩐지 얼굴색이 평소보다 더 안 좋더라니···. 심하게 당한 거예요?"


아니 얼굴색은 다른 이유 때문인데요···.


하지만 노테가 준 음식 때문이라고 했다간 그가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에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어제 잠이 잘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가 봐요."

"잠이 잘 올 리가 있나···. 이럴 때 저희가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저로 끝나면 오히려 다행이죠. 사실 그렇게 큰일은 없어요. 여러분은 괜찮으세요?"

"저희에게는 아예 관심이 없으니까요. 평소 신경 써야 하는 부분만 잘하면 괜찮더라고요."

"다행이네요."

"그래도 나루씨네 노블은 그 녀석이랑 달리 심성이 꼬이진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노르테요?"


노르테는 노테가 사용하는 이름이었다. 그 외에도 비엔은 엔비, 클라는 라클, 아르바는 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저번에 타행성인 편드는 거 보고 얼마나 놀랐는데요."

"맞아요, 그러고 보니 요즘 이단자라고 해서 노블에게 맞서는 노블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머, 그거 그냥 소문 아니었어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진짜인가 봐요. 저번에 다른 마을에 사는 지인에게 들은 건데, 이단자 중 하나가 그 마을의 노블로부터 타행성인 아이 수십 명을 구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디서 많이 들은 내용이었다. 조금 와전된 것 같지만 아무래도 비엔과 카플라의 이야기인 듯했다.


"근데 그거 아세요? 방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번에 나루씨네 노블이 도와준 타행성인이요···."

"왜요? 설마 무슨 일 있나요?"


굳이 목소리를 줄여서 말하는 걸 보면 그리 좋은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었다.


"그게··· 그 타행성인, 이상하게 며칠 전부터 안 보여요."

"······네?"


설마···.

회색 눈의 노블에게 보복이라도 당한 건 아니겠지···.


그러고 보니 최근에 어디에서도 본 기억이 없었다.


"설마 납치나 감금 같은 건 아니겠죠···?"

"차라리 그러면 다행이죠. 혹시라도 이미 큰일이라도 당한 거면···."

"에그! 그런 소리는 하지도 마요!"

"저도 걱정돼서 하는 말이죠···."


타행성인들이 여러 가지 추측을 늘어놓았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혹여라도 보복 행위를 할까 봐 그 일이 있었던 직후, 그 타행성인의 주위를 경계했었다. 한동안 별일이 없어 괜찮겠거니 했는데.


젠장···.


우리가 너무 안일했던 모양이다. 정말 방에 감금이라도 되어있다면 오히려 다행이었다. 스스로가 한심해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만약 정말로 큰일이 생겼다고 해도, 그게 나루씨 잘못은 아니에요."


그런 나를 위로하듯 상냥한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내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회색 눈의 노블과 비슷한 색의 머리색을 가진 타행성인이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파브리카씨."


그는 회색 눈의 노블의 시중을 드는 타행성인이었다.


"파브리카씨 어서 와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저기요! 죄송한데 자리 좀 만들어주세요!"

"네, 잠시 들를 곳이 있었거든요."


그는 동네 형 같은 친숙한 얼굴로 익숙한 듯 다른 타행성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밝게 웃는 얼굴과는 달리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와있었다.


"죄송해요 나루씨. 어제도 고생하셨다면서요."


그는 내 옆에 자리 잡더니 대뜸 사과를 해왔다.


"아니에요. 파브리카씨 잘못이 아닌데 왜 매번 사과하세요."

"그렇지만 제가 못 말린 탓도 있으니까요."

"말리다뇨. 괜히 파브리카씨한테 피해가 갈 거예요. 마음만으로도 감사해요."


회색 눈의 노블에게 밉보인 이후부터, 파브리카는 매번 나에게 사과를 했다. 절대 그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는 어째서인지 책임감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가 다음에 맛있는 거라도 해드릴게요. 주인님은 자정이 지나야 방에 돌아오시니까 편할 때 들러주세요."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괜히 신경 쓰이게 한 것 같아 죄송··· 응?"


···잠깐.

자정? 자정이 지나야 방으로 돌아온다고?


분명 학교 방침에 따르면 어린 노블은 저녁 식사 후에는 기숙사실로 돌아가야 했다.


"저기···, 파브리카씨?"

"네?"

"혹시 어제도 자정이 지나서 돌아왔나요?"

"네. 어제도 자정이 넘어서 오셨어요."


어제 저녁, 나는 회색 눈의 노블과 함께 있었다. 그렇게 한차례 엄한 일이 있은 후, 나는 분명 자정 전에 노테의 기숙사실로 돌아갔다.


근데 그 녀석은 바로 안 돌아갔다고···?


수상했다.

학교에서 한 무리의 중심에 있는 노블.

하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의 마법은 드러내지 않는 노블.


만약 스스로의 마법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거라면, 그는 본래 우리가 학교에 오게 된 계획과 가장 근접한 노블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타행성인 한 명도 사라졌다고 했었지···.


"···혹시 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어디에 들리는지 아시나요?"

"주인님이요? 음 글쎄요···. 아, 그러고 보니 저번에 교사 앞 정원 쪽으로 가는 걸 본 적이 있어요. "

"정원이요? 혹시 거길 왜 가는지도 아시나요?"

"그것까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근데 나루씨는 왜 그걸 궁금해하세요?


파브리카의 눈에 작은 궁금증이 어렸다. 너무 캐물었나 싶어 최대한 자연스레 말을 돌렸다.


"실수로라도 그쪽으로는 절대 안 가야겠다 싶어서요."

"하긴 주인님은 나루씨를 마음에 안 들어··· 앗, 죄송해요···."

"아니요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저야 고맙죠.


파브리카와 마주친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유까지는 아니어도 일단 어디로 가는지는 알았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하지만 정말로 정원에 가는 게 맞는지 확인은 해야 했기에, 빠르게 옷을 빨고 타행성인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세탁실을 빠져나왔다.


"아이고, 하필 오늘 마법 수업이 없네···."


기숙사실로 돌아와 노테의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아쉽게도 오늘은 마법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별 수없이 저녁때까지 기다렸다가 뒤를 쫓기로 했다.


애들한테는 굳이 말 안 해도 되겠지···?


상대는 노블이기에 아이들의 경우 뒤를 쫓다 발각될 위험이 있었다. 그러니 뒤를 밟는다면 마나 차단기를 착용한 나 혼자 하는 편이 나았다. 물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검은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


"근데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네."


처음에는 그냥 앞으로의 계획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얌전히 있으라는 간단한 협박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만약 회색 눈의 노블이 우리가 찾고 있던 녀석이 맞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그가 만약 타행성인과 어린 노블을 빼돌리고 있다면 분명 그들을 따로 감금한 장소가 있을 것이다. 기숙사실이 넓은 만큼 그곳도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곳에는 회색 눈의 노블 외에도 파브리카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기숙사실보다는 매번 간다는 정원 쪽이 더 의심스러웠다.


"···이거 운 좋으면 도랑 치고 가재도 잡겠는데."


오랜만에 일이 잘 풀리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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