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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작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일반소설

완결

검늑삼
작품등록일 :
2019.02.12 21:15
최근연재일 :
2019.10.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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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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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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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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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도주가 아닌 도주2>

DUMMY

* * *




북한군의 추격은 여지없이 정확했다. 하긴 이 원사가 자신의 흔적을 간간이 남기며 도주하고 있었기에 그런 결과는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추격대는 정찰 분대로 보이는 10여 명이 선두에서 첨병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추격하는 북한군들의 기세가 아주 등등하니 상당히 기고만장해 보였다. 하기야 첫 교전이 너무 일방적으로 싱겁게 끝났으니 그럴 만도 하긴 했는데,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북한군들의 추격은 너무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이 원사의 계략이었다. 물론 그 사실을 북한군들이 알 리 없었고, 그런 만큼 북한군들은 이 원사의 흔적을 좇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죽자 사자 뒤쫓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파죽지세의 기세로 쫓아오던 북한군 추격대에게 드디어 첫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첫 복병은 다름 아닌 수류탄을 이용한 부비트랩이었다. 북한군 추격대의 선두에 선 정찰병들은 정찰병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추격대만 서두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일까 말까 하는 낚싯줄이 제대로 보일 리가 없었고, 결국 추격대 선두의 한 병사가 이 원사가 설치해 놓은 낚싯줄을 치고 나갔다. 그러자 그와 동시에 낚싯줄에 연결된 수류탄의 안전핀도 뽑혀 나가며 부비트랩이 작동되었다.


그렇게 부비트랩이 작동되어 약 3.5초 정도의 딜레이 시간이 지나자 수류탄이 터졌다.


꽝!


사실 수류탄의 살상 반경은 그다지 넓지 않았기에 많은 병력을 살상시킬 수는 없었다. 하지만 추격 지연 효과는 충분히 거둘 수가 있었는데, 그런 방법으로 북한군 추격대의 추격이 다소나마 지연되면 이 원사는 결과적으로 그만큼의 시간을 벌 수가 있었다.


어찌 되었든 수류탄 한 발이 터지자 역시나 이 원사의 예상대로 북한군들은 여기저기 은폐 엄폐가 될 만한 곳을 찾아 머리부터 처박아 댔다. 사실상 북한군들도 지금까지 훈련만 해 왔을 뿐이지 실전 경험은 전무할 수밖에 없었기에 저렇게 머리부터 처박는 행동은 어찌 보면 무의식적 반응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즉 본능적인 행동 양식이었다.


하지만 저렇게 형편없게 행동한다고 해서 허투루 얕봐서는 절대 안 될 일이고, 더욱이 저런 어설픈 모습에 안일하게 생각하고 방심하는 행위 또한 절대 금물이었다. 오히려 저럴수록 더 철저하게 적의 예봉을 꺾어 오합지졸로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만 이 원사의 도주가 조금이라도 더 수월해질 수 있었는데, 사실 이 원사의 도주는 작전의 성패와 깊은 관계가 있는 만큼 아주 중요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재 이 원사가 벌이고 있는 도주 행위는 보천읍에 있는 북한군들을 보천읍 밖으로 끄집어내는 유인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원사는 엎드린 자세 그대로 AK-74 소총을 조준했다. 지금 조준하고 있는 타깃은 추격대 지휘관으로 보이는 북한군 장교였는데, 당연한 일이지만 교전 시에 지휘관이 있고 없고는 전투의 승패가 좌우될 만큼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런 중대한 이유가 있는 만큼 저격수들을 양성하는 목적엔 적군의 지휘관 사살도 당연히 상위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기실 적군의 지휘관 사살은 적군의 예봉을 꺾어 사기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었지만 그와 더불어 적군을 오합지졸로 만드는 효과도 적지 않았다. 이 원사 또한 당연히 그 두 가지 효과를 노리고 북한군 장교를 조준하고 있었다.


여하튼 이 원사가 지금 조준하고 있는 북한군 추격대의 지휘관은 한국군 소령 계급과 동급으로 비교되는 소좌 계급이었다. 그 북한군 지휘관은 현재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머리만 내민 채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는데, 이 원사가 50m씩 끊어서 가늠해 본 결과 그 타깃까지 여섯 개의 간격이 세어졌다. 다시 말해 북한군 지휘관이 있는 곳까지 사거리가 300m 정도 계산되었는데, 확인 차원에서 이 원사가 광학 조준 렌즈의 배율 크리크를 돌려 가며 거리를 측정해 보니 역시 계산치가 300m 정도로 일치했다.


이 원사의 오른손 검지 손가락이 움직이자 방아쇠가 당겨졌다.


푸욱!


사실상 이 원사는 이 한 발의 사격으로 꽤 오랜 시간을 벌 수가 있었다. 그리될 수밖에 없는 게 북한군 추격대는 추격은 고사하고 지금 당장 임시 지휘 편제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 사살된 지휘관의 바로 아래 계급자가 지휘관 직을 승계 받은 후 현 상황에 대한 파악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방금 전처럼 당하지 않기 위해 추격에 대한 작전도 다시 세울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북한군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이 원사는 엎드린 자세 그대로 뒤로 물러난 다음 천천히 상체만 들더니 이내 응용 포복을 하며 그 장소를 벗어났다. 그렇게 숲이 우거진 안쪽으로 사라졌는데, 어찌 보면 이 원사의 행동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는 동작과 절차였다. 하지만 이처럼 게릴라성 전투에선 이같은 행동은 필수였는데, 그래야 하는 이유가 나름 있었다. 혹시 북한군들 중에 관측 전문 병사나 저격수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인데, 그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모습뿐만 아니라 흔적과 소리까지 지우는 기도비닉을 항상 유지하고 있어야 했다.


어쨌든 숲 안쪽으로 사라졌던 이 원사는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다음의 장소에 도착하자 지체 없이 가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기다리자 예상대로 북한군의 추격대가 나타났는데, 하지만 추격 방법이나 자세 등은 이전보다 많이 신중해져 있었다. 물론 신중해진 만큼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조심스럽게 전진해 오던 선두의 정찰병들이 뭔가를 발견한 듯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자 뒤따르던 추격대 모두가 순식간에 멈추어 섰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도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 정찰병들은 첨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뒤따르던 북한군들도 그사이 상당히 일사분란해진 모습이었다.


사실 이곳은 낚싯줄만 여기저기 묶어 놓은 공갈 부비트랩이 설치된 곳으로 미루어 예상컨대 최소한 30분 이상은 시간을 벌 수 있는 장소였다. 특히 다른 무엇보다 추격하는 북한군들을 맥 빠지게 할 장소였는데, 한마디로 북한군들에게 허망, 허무, 허탈감을 동시에 심어 줄 수 있는 곳이었다.


일언이폐지하고 한낮의 해는 어느덧 중천을 지나고 있었다. 시간이 벌써 정오를 지나고 있는 만큼 이 원사의 애초 계획에 어느 정도는 목적 달성이 되고 있는 셈이었고, 이 정도의 속도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사실 이 원사는 오늘 중으로 자신과 정 상사가 맨 처음에 흔적을 남겨 두었던 백암군 인근까지 북한군들을 유인해야만 했다. 다만 일몰 직전까지라는 제약이 있었는데, 그 말은 너무 빨라도 안 되고 너무 늦어도 곤란하다는 뜻으로 거기엔 필히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그곳까지 유인을 하기 위해선 이 원사의 모습이 간간이 포착되어야 했기에 일단 해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곳까지 북한군들을 유인한 다음 몰래 우회할 때에는 해가 없는 야음을 이용해야 했기에 그만큼 타이밍을 잘 맞춰야 했다. 물론 그다음부턴 이 원사가 백암군 안까지 직접 유인하지 않아도 며칠 전에 준비해 놓은 흔적들이 알아서 그곳까지 유인하게 될 터였다.


참고로 양강도 백암군은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었다. 그 길주군의 풍계리는 한때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 핵실험 시설들이 감춰진 아주 비밀스러운 곳이었는데, 현재는 국제 사회에 폭파한 것처럼 위장한 뒤 완성된 핵무기 일부를 숨겨 둔 곳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북한군들은 그곳을 비롯한 그 주변 지역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작금의 상황에서 위성 사진 한 장도 조심해야 할 판국에 적의 침투는 보안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아주 큰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역이나 그 주변 지역에 문제가 발생되면 근방의 모든 병력이 집중될 거라는 예상은 한 번만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문제였다.


반면에 이쪽 상황이 그렇게 어수선하게 돌아가면 그와 동떨어진 쪽으로 탈출하게 될 빈이는 그만큼 더 안전이 보장되는 거나 진배없었다. 그건 두말할 나위가 없는 자명한 이치였기에 이 원사는 애초부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를 염두에 두고 도주로를 설정했었다. 요컨대 이 원사가 지금 이쪽 방향으로 도주하고 있는 이유는 애초 그런 부분들을 노리고 세운 자신의 작전 계획 때문이었다.


다만 애초의 작전 계획에서 조금 변경된 게 있었다. 처음 세운 작전 계획엔 북한군들을 백두산이 있는 삼지연군 쪽으로 먼저 유인해서 하루 정도 혼선을 준 다음 다시 백암군 쪽으로 돌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하지만 이틀은 너무 위험하다며 정 상사가 극구 만류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손을 들고 최종 목적지까지 이틀이 아닌 하루 만에 유인을 끝마치기로 급하게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이 원사는 사방으로 깔려진 낚싯줄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는 북한군 추격대를 지켜보다 또다시 아까와 같은 움직임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물론 그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고,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




* * *




오후 2시가 되어 갈 무렵 이 원사의 시야에 또다시 북한군 추격대가 잡혔다. 이 원사는 서서히 접근해 오는 북한군 추격대를 지켜보며 AK-74 소총의 방아쇠 당길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크레모아를 부비트랩으로 설치해 놓은 장소로 북한군 지프차 운전병이 휴대하고 있던 AKS-47 소총까지 숨겨 둔 곳이었다. 이제부턴 일인 다역의 역할까지 본격적으로 소화해 내야 했는데, 그러기 위해선 북한군 지프차 운전병이 휴대하고 있던 AKS-47 소총도 반드시 필요했기에 그런 이유에서 미리 숨겨 둔 거였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북한군 추격대의 병력을 최대한 줄여 놓아야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래야 이다음부터의 작전이 수월해질 수 있었는데, 다행스레 아직까진 작전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잠시 후 북한군 추격대의 정찰병들은 역시나 눈뜬장님처럼 부비트랩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쳤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엊그제 부비트랩 설치를 마친 뒤 이 원사가 주변의 흙과 풀을 이용해 그 주변을 완벽하게 위장시켜 놓았으니 그게 쉽사리 눈에 띌 리가 만무했다.


정찰병들의 뒤를 이어 추격대의 본대가 부비트랩이 설치되어 있는 지역을 지나려 했다. 이 원사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그러나 방아쇠를 막 당기려는 이 원사가 다급히 동작을 멈추곤 다시 북한군 추격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북한군 추격대의 중심부 뒤편으론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북한군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그사이 어마어마할 정도로 병력이 늘어나 있었는데, 그 추격대 중심부쯤에 거물급으로 보이는 인물들 몇이 끼어 있었다. 개중에 한쪽 귀와 머리 부분에 붕대를 감고 있는 고위 장교도 보였는데, 다름 아닌 새벽에 이 원사와 조우했던 보천 국경 수비대장 강일중 대좌였다.


그리고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은 사람도 한 사람이 보였는데, 아마도 북한 국가보위성 쪽에서 나온 간부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군복 앞가슴에 훈장을 닥지닥지 붙힌 고위 장교는 보천 국경 수비대장 강일중 대좌가 쩔쩔매는 걸로 봐서 상급 부대에서 나온 고위 장교가 분명했다. 어깨 위 견장에도 별 하나의 계급장이 붙어 있었는데, 그 계급은 한국군 준장 계급에 해당하는 북한군 소장 계급이었다.


이 원사 입장에선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저들은 분명 빈이 납치 사건과 관련해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들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땡볕 더위에 그것도 야전이나 다름없는 이곳에 저렇게 나타날 일이 없었다.


'네 놈들이 바로 그놈들이란 말이지?'


미루어 짐작컨대 빈이의 탈출 사실을 상부로 즉시 보고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보고를 받자마자 부랴부랴 달려온 게 바로 저들일 테고, 그건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얼마든지 짐작이 될 수밖에 없는 불언가상이었다. 하기야 빈이의 탈출 여부에 따라 자신들의 생사가 오락가락할 테니 만사 제쳐 놓고 달려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추측이 가능한 건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중국 창바이에서 북한 공작원들 아지트를 급습한 뒤 지부장 장철환으로부터 직접 전해 들은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인데, 장철환에 의하면 한국인 납치 명령은 평양에서 직접 내려온 명령으로 양강도 도보위성과 양강도 혜산에 있다는 조선인민군 제 201 군부대의 고위급 장교를 통해 자신과 보천 국경 수비대장에게 하달되었다고 했다. 이처럼 그 당시 장철환의 말을 되새겨 보면 현재 북한군 추격대에 포함되어 있는 거물급 세 사람과 딱 맞아 떨어지는 그림이었다.


'이건 우리 빈이를 대신한 응징이다.'


이 원사는 다시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AK-74 소총의 방아쇠에 걸었다. 그리고 북한군 추격대에 포함되어 있는 거물급 세 사람이 자신이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 앞을 지날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그로부터 잠시 후 드디어 이 원사가 방아쇠를 당겼다.


푸욱!


이 원사가 발사한 실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타깃으로 조준했던 손바닥 절반만 한 철판을 정확하게 맞혔다. 물론 실탄에 맞은 철판은 와이어 로프를 당기며 저 멀리로 튕겨져 날아갔고, 그와 동시에 와이어 로프와 연결되어 있던 수류탄의 안전핀도 뽑혀 사라졌다. 그렇게 안전핀이 뽑혀 사라지며 스프링의 제어가 풀리자 수류탄 공기가 수류탄의 뇌관을 쳤다. 그리고 그 순간 수류탄 공이 부분과 뇌관 부위에 연결되어 있던 크레모아의 두 전선이 접지를 일으키며 크레모아에 전류를 공급해 줬고, 그럼으로써 크레모아는 폭발이 되었다.


꽈꽝!


커다란 바위 앞에 설치해 놓았던 크레모아의 폭발은 한 방향으로 일관되었다. 게다가 바위에 부딪힌 후폭풍까지 가세하여 폭발력은 더더욱 엄청났는데, 그 엄청난 폭발력은 그 앞을 지나던 10여 명의 북한군들을 흔적도 없이 날려 버렸다. 물론 그 10여 명 중에 거물급 두 사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해석하게도 보천 국경 수비대장 강일중 대좌는 그 10여명의 사상자 중에서 제외되었다. 강일중은 부비트랩을 폭발시키는 수법에 대해 이미 보고를 받고 온 듯했다. 실탄이 철판을 때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그 즉시 잽싸게 몸을 굴리는 행동이 그런 짐작을 가능케 했는데, 여하간 보천 국경 수비대장 강일중 대좌는 그렇게 순발력을 발휘함으로써 황천길을 아슬아슬하게 면하고 말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꽝!


수초 후 수류탄도 터졌다.


그렇게 수류탄마저 터지자 이 원사는 AK-74 소총에서 소음기를 분리하고 한 발을 쐈다. 그리고 미리 숨겨 두었던 AKS-47 소총의 발사 장치를 단발 사격에서 자동 사격으로 설정한 뒤 몇 번 갈겨 댔다.


타타타탕! 타타탕!


한 번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서너 발씩 발사되다 보니 탄창이 금세 비어 갔다.


타타타탕!


그렇게 실탄이 바닥나 AKS-47 소총이 무용지물로 변해 버리자 이번엔 권총을 꺼내 허공에 대고 의미 없이 두 발을 쐈다. 어차피 권총으로는 별의별 짓을 다해도 맞출 수 없는 사거리였다.


다시 한 번 그 행위를 반복한 이 원사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일방적인 도주가 아니라 간간이 교전을 치르며 도주를 해야 했는데, 사실 그동안의 공격과 도주는 거의 일방적이었다. 다시 말해 이 원사가 자신의 사격술을 믿고 거리를 최대한 벌려 놓고 작전을 펼쳤기에 사실상 북한군들은 응사조차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준비해 놓은 게 없다 보니 직접 교전을 치르며 유인을 해야만 했는데, 이 또한 작전 계획이 이틀에서 하루로 변경되는 바람에 빚어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 원사는 숨을 크게 한번 내쉰 다음 또다시 도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의 도주는 도주를 가장한 유인책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의 도주는 이전의 상황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일단 준비한 게 모두 바닥난 상태였고, 그 때문에 이 원사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보여 주며 북한군들을 유인해야 했다. 한마디로 유인을 위해 이 원사는 자신의 모습을 자주 노출시켜야 했는데, 그건 그만큼 위험해진다는 걸 의미했다. 그렇게 때문에 안전이 최대한 보장되는 철옹성 같은 엄폐물이 있을 때만 교전을 벌여야 했다. 필히 그래야만 하는 게 북한군 추격대의 병력이 엄청난 숫자로 늘어난 만큼 이 원사 자신을 향하는 눈 먼 총알, 유탄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그렇게 도주를 시작한 이 원사는 완벽한 엄폐물이 있는 곳에서만 잠깐잠깐씩 교전을 벌였다. 대신 교전을 벌일 때마다 선두의 병사 몇 명은 필히 사살을 시켰다. 적극적으로 쫓아오면 그 꼴이 된다는 경고 차원의 본보기였는데, 추격의 속도를 조절하려면 그런 본보기를 보여 주며 북한군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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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에필로그> 19.10.09 162 6 4쪽
72 <산수 병풍의 삼수갑산> 19.10.08 139 5 23쪽
71 <사격의 진수> 19.10.07 130 5 32쪽
» <도주가 아닌 도주2> 19.10.04 129 6 18쪽
69 <도주가 아닌 도주1> 19.10.03 123 6 19쪽
68 <구출 작전> 19.10.02 123 6 28쪽
67 <보천 국경수비대3> 19.10.01 123 5 19쪽
66 <보천 국경수비대2> 19.09.30 125 4 17쪽
65 <보천 국경수비대1> 19.09.27 164 5 16쪽
64 <못된 짓의 대가3> 19.09.27 126 6 18쪽
63 <못된 짓의 대가2> +1 19.05.17 190 7 18쪽
62 <못된 짓의 대가1> 19.05.16 175 7 16쪽
61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3> 19.05.15 152 6 13쪽
60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2> 19.05.14 181 6 23쪽
59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1> 19.05.13 149 6 18쪽
58 <북한 잠입3> 19.05.10 154 6 15쪽
57 <북한 잠입2> 19.05.09 184 6 10쪽
56 <북한 잠입1> 19.05.08 167 6 20쪽
55 <변경되는 작전 계획4> 19.05.07 156 5 11쪽
54 <변경되는 작전 계획3> 19.05.06 161 6 15쪽
53 <변경되는 작전 계획2> 19.05.03 155 5 19쪽
52 <변경되는 작전 계획1> 19.05.02 168 7 13쪽
51 <북한 공작원들의 파견 지부5> 19.05.02 178 6 4쪽
50 <북한 공작원들의 파견 지부4> 19.05.01 175 7 15쪽
49 <북한 공작원들의 파견 지부3> 19.04.30 176 7 16쪽
48 <북한 공작원들의 파견 지부2> 19.04.29 177 6 8쪽
47 <북한 공작원들의 파견 지부1> 19.04.25 192 6 15쪽
46 <응징7> 19.04.24 211 6 8쪽
45 <응징6> 19.04.23 187 7 17쪽
44 <응징5> 19.04.22 190 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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