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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니크인데 무한 스킬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민빈
작품등록일 :
2019.02.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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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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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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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사람을 찾습니다.

DUMMY

***************************




“컷!”

“방송 끝났습니다!”


넒은 스튜디오에 여러 스태프의 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말을 들은 정장을 입고 안경을 쓴 장신의 남자, 조금 전까지 집중해서 방송에 참여하던 유저인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과장되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 잘됐군요. 실수할까 봐 십 년 감수했습니다.”


현재 그가 있는 이곳은 미국의 어느 방송사.

제네엘을 비롯한 10위권 랭커들을 찾기 위해 일부러 방송까지 나왔던 두근두근 크라이시스지만, 그는 전문 방송인이 아니니 혹시 무언가 잘 못 할까 봐 방송 내내 마음을 졸였었다.


“아뇨, 처음치고는 잘하셨어요.”


안도하는 그에게 어느 외국인 여성이 다가왔다. 방송 내내 병풍처럼 서 있었던 그녀는 이 방송의 본래 아나운서였다.


“제가 도와드리지도 못했는데···.”

“뭐, 할 수 없죠. 당신은 자동번역이 안 되니.”


두근두근 크라이시스가 이해한다는 투로 말했다.


본래 엔젤버스는 전세계인이 하던 게임이라 유저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번역시스템이 제공됐다.


그 시스템이 지금도 기능하고 있었기에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전세계에 동시 방송을 한다는 무리수를 둘 수 있었다. 아나운서야 유저가 아니니 그냥 입만 다물고 있었을 수밖에 없었고.


“저, 죄송하지만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잠깐 우물쭈물하던 아나운서가 질문하자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쾌히 허락했다.


“상관없습니다.”

“고마워요. 아까 방송하실 때 유독 그 제네엘이라는 분과, 그 동료들만 강조하시던데. 그 사람들이 그렇게 강한 건가요?”


아나운서는 유저가 아니다. 엔젤버스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무수한 유저들 중, 굳이 몇 명만 편애하는 행동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유저들의 놀라운 힘은 요 며칠간 잘 알았지만 고작 몇 명이 아닌가. 그 몇 명이 어찌 정국을 바꿀 수 있을까. 아무리 랭킹 1위 길드라고 해도.


그리 생각해 물은 거였는데, 그 순간 웃으며 질문을 받던 두근두근 크라이시스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갓 핸드>.”

“네?”

“갓 핸드였습니다. 그 사람들의 길드명.”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오래전 기억을 파내며 심각하게 설명을 진행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나 하면요. 간단합니다. 전 구성원이 고작 ‘다섯 명’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섯이라 전부 다섯 손가락에 비유되고, 길드장인 제네엘 씨가 천사니, 좀 멋을 내서 갓 핸드라고 부른 거지요. ···아니, 실질적으로 네 명이었나?”


살짝 눈살을 찌푸린 두근두근 크라이시스가 겸연쩍게 말을 이었다.


“그게, 갓 핸드의 길드장이었던 제네엘 씨가 좀 이상한 취미가 있었거든요. 그 사람이 늘 데리고 다니던 소환수인 천사가 있었는데, 그 천사까지 넣어서 다섯이라고 우기더군요.”

그래서 갓 핸드는 실제 유저가 네 명밖에 없었는데도 총 구성원이 다섯 명이 되었다. 물론 게임 시스템적으로 말도 안 되고, 길드원을 비롯한 친한 유저들만 다섯이라고 인정해주고 있었지만.


“그러므로 단 네 명, 네 명만으로 전성기 시절에는 유저가 수백만이 넘었던 게임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던 거지요.”

“···대단하다기보다는 어이없네요. 그거 단순히 밸런스가 망가진 거 아닌가요?”


기가 막힌 얼굴이 된 아나운서의 지적은 타당했다. 다른 유저라도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리라. 바로 그런 점들 때문에 게임이 망했으니까.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도 그렇게 여겼기에 아나운서의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연신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죠! 틀림없이 게임 망하는데 그 사람들도 한몫했을 겁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 네 명은 다른 유저들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넷 중에서 길드장이었던 제네엘 씨는 한층 더 강했고요. 간단히 말하자면···.”


제네엘의 강함을 표현할 무언가 좋은 말을 찾는 것이리라.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한참 뜸을 들이다가 이내 좋은 비유가 떠올랐는지 씩하고 미소 지었다.


“아시겠지만 우리가 하던 게임의 이름은 엔젤버스입니다. 그래서 좀 굉장하다 싶은 것들은 다 천사와 관련된 거였죠.”



“심지어 GM콜을 누르면 나오는 운영자조차 천사 아바타를 쓸 정도였으니.”



“?”

“···이걸로도 이해가 안 간다면 곤란하군요.”


모처럼 폼 잡으며 멋진 비유를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게임을 잘 모르는 아나운서에게는 그 굉장함이 와 닿지 않았다.


더는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도 어쩔 수가 없다. 그녀에게 잘 설명 못 하겠다며 사과하고 어색하게 자리를 떠났다.


어차피 이제 방송도 끝났다.

스튜디오를 나와 인적 없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차를 타고 미련 없이 방송국을 떠나려 하니.


“벌써 끝났나?”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어두운 공간에서 스리슬쩍 나타난 진갈색 머리의 남자였다. 그는 얼핏 보기에는 평범해 보였다. 날카로운 눈빛과 전신에서 풍기는 냉엄한 분위기만 아니라면.


“아, 이제 끝났어. 랜슬롯 씨.”


어딜 봐도 수상한 남자였으나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전설 속 인물에게서 따온 이름을 보면 알다시피 상대 역시 같은 유저였으니까.


랜슬롯. 아바타는 평범한 검사 클래스의 일반 아바타였지만 대신 랭크는 SSS인 만렙 유저다. 게임 시절 랭킹은 지금 이야기를 나누는 두근두근 크라이시스의 다음 가는 13위였다.


랭킹이 가까운 것도 있어서 두 사람은 게임 시절에 그럭저럭 친한 사이였다. 그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졌기에 둘은 현실에서도 동료가 되었다.


“별일 없이 끝났다면 다행이군.”

“하하, 당연히 무사히 끝나지. 설마 방송 중에 적이라도 쳐들어올까 봐.”


두근두근 크라이시스가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랜슬롯이 혼자 가겠다는 자신을 굳이 위험하다며 굳이 따라와 계속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 일도 없었으니 괜한 걱정이었다는 의미였지만, 랜슬롯의 얼굴에는 여전히 그늘이 깔려있었다.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다만. 이런 식으로 대대적으로 방송을 해대다니, 마치 적에게 나를 노리라고 말하는 듯한 행동이었다.”


랜슬롯은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짓을 했다면 절대로 말렸을 것이다. 다만 눈앞에 있는 남자라면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지, 하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제지하지 않았을 뿐.


게임에서 잘 나간 유저라도 해도 대부분 현실에서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이미 망한 게임의 힘을 현실에서 쓸 수 있게 됐을 때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달랐다.


본디 한국 출신인 그는 나름 고위직에 일하던 상류층이었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상황파악을 하고 대처에 나섰다.


일주일 만에 전세계에 흩어져있던 아는 유저들을 최대한 규합하고, 그들이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게 각국 정부와 협상하는 등, 열일을 했기에 랜슬롯은 그의 능력을 신뢰했다.


“네 수완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아. 공개방송에서 랭킹 10위권들을 찾으면 적들에게 그들의 정보가 샐 텐데···.”

“뭐 상관없지 않을까? 엔젤버스 랭커들의 정보야 그다지 비밀도 아니니.”

“자칫 잘못하면 그들이 적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특히 제네엘 씨가.”

“그렇겠지. 애초에 그걸 바라고 한 거니까.”

“···뭐?”


랜슬롯은 일순간 귀를 의심했다. 뭔가 잘못 들었나 싶어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를 바라보았으나 그는 딱히 말을 정정하지 않았다.


조금 전 방송에 출연했을 때처럼,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운 채로 오히려 말을 이어나갔다.


“이봐, 이봐, 랜슬롯 씨는 설마 내가 진짜로 전세계인에게 제네엘 씨를 수색시키려고 방송한 거라 생각한 거야?”


절대 아니다. 작정하고 숨으면 설사 모든 인류가 힘을 합친다고 해도 찾아낼 수 없을 터. 두근두근 크라이시스가 아는 제네엘은 그토록 불합리한 존재였다.


“우리에게 제네엘 씨를 찾을 능력이 없어. 그럼 제삼자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잖아?”

“그래서 방송을 가장해 정보를 흘린 거라고? 적에게 우리 대신 찾게 하려고? 어리석은!!”


그러다 제네엘이 잘못되면 어떡하나. 애초에 적이 제네엘을 찾았다고 해도 그걸 자신들에게 알려줄 리가 없다.


랜슬롯은 그리 말하며 따지려 했지만, 그전에 두근두근 크라이시스가 선수를 쳤다.


“걱정하지 마. ‘그 제네엘 씨다?’ 고작 자객 따위에 당할 리가 없잖아. ···하지만 상대에 따라 소동 정도는 일어나겠지.”


고랭크 유저가 진심으로 싸우면 여파가 크다. 제네엘 정도라면 아마 지구상 어디에 있어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피해가 심대하겠지.


“우린 그때 재빨리 싸우는 제네엘 씨를 만나러 가면 돼.”

“하지만 여파가 크면 거기에 말려드는 일반인도 생길 텐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 ···이건 전쟁이니까.”


그것도 지구 전체를 건.


상대는 무려 만신전이라고 칭하는 자들. 틀림없이 그에 걸맞은 무서운 힘을 지녔으리라. 놈들과 대적하기 위해서는 제네엘을 꼭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지금은 게임 최강을 넘어 ‘지구 최강’이 됐을 게 분명하니.


“나도 이러고 싶지 않지만 상황이 급박해. 그레일과는 좀 종류가 다른 적들도 확인되고 있어. 아직 자세한 정보는 없지만, 침략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거지.”

“······알았다.”


랜슬롯은 씹어 뱉듯 알겠다고 말했다. 감정은 아니나 머리로는 납득했다. 상황이 심각하긴 한데다 그에게 딱히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알아주었다니 다행이군. 자, 이제 그만 가보자고.”


두근두근 크라이시스가 이 얘기는 그만 끝이라고 듯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자신이 타고 온 차 문을 열고, 떨떠름해 하는 랜슬롯을 조수석에 태운 채 차를 몰고 방송사를 떠났다.


그리고 돌아갔다. 미국의 수도에 나타난 길드 거점. 엔젤버스의 공식 랭킹 6위 길드. 그가 길드장으로 군림하는 <메모리얼>의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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