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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니크인데 무한 스킬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민빈
작품등록일 :
2019.02.14 09:36
최근연재일 :
2019.03.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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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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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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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사신

DUMMY

##




잠에 든 지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하듯이.


게다가.


찰싹찰싹.

“그, 그만해!”


···뺨까지 때려대니 도저히 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뺨을 때리는 손을 잡고 멈추며 슬며시 눈을 떴다.


“너무 늦게 일어났잖습니까.”


그러자 눈에 들어온 건 나를 타박하는 천사였다.


물리적인 의미가 아니라 비유적인 의미로. 그만큼 그녀의 모습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하얀 피부와 백은발이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을 머금어 빛을 내고 있었고, 풍부한 은빛 속눈썹이 예쁜 눈은 촉촉이 젖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마침 입은 옷도 잠옷 대신인 하얀 원피스라 가련한 느낌이 한층 더 진해졌다.


귀여운 얼굴에도 그늘이 드리워 슬픔이 감돌았다.


“무슨 일이야?!”


나조차도 파트너의 이런 모습은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 덩달아 나도 간이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아서 고함치며 이유를 물었다.


파트너는 그런 나를 말없이 이끌었다. 양손을 잡아끌며 데려간 곳은 거실이었다. 이미 틀어진 거실 티비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실제상황입니다, 실제상황!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본격적인 침략입니다.

-중국이 정체불명의 대군에게 습격!

-부상자와 사상자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발생···.


처음에는 무슨 농담인 줄 알고 여러 채널을 바꿨으니 어디를 틀든 마찬가지였다. 전 채널이 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일을 방송해댔다.


“파트너, 이거 때문에 깨운 거야?”

“그렇습니다.”


수긍하는 파트너를 보며 머리를 굴렸다. 막 자다 일어난 참이지만 대형사고가 일어났단 것만은 분명히 알겠다.


“뭐야, 영상은 없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으려고 전 채널을 뒤졌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방송사도 아직 현장의 영상을 구하지 못했나 보다.


“<위치추적: 중국>. <영상투영>.”


할 수 없군, 내가 직접 찾을 수밖에. 두 가지 마법을 써서 중국을 찾고 그 풍경을 거실에 비추었다.


그러자 보인 건 지옥이나 있을 ‘죽은 자의 대군’이었다.


좀비, 해골, 유령 등의 언데드들이 중국의 도시로 추정되는 시가지에서 화려한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대행진을 벌였다.


피와 죽음을 흩뿌리면서. 언데드들이 이미 한바탕했는지 곳곳에 일반인의 시체가 널려있다.


“이, 이 봐! 괜찮···?”

“크아악!”


뭔 모르고 시체를 걱정해 다가가던 일반인이 도리어 시체에게 습격당했다. 언데드에게 죽은 시체가 또 언데드가 되어 사람들을 죽이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헉.


그 비참한 꼴을 본 파트너가 헛바람을 들이켰다. 영상 속에 중국인들도 그걸 보고 충격에 빠져 최대한 시체를 피하며 도망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도망치다 해도 어디로 간단 말인가? 지금 보이는 영상은 딱히 언데드가 많은 곳만 고른 게 아니다. 아무 데나 골랐는데도 이럴 정도니 전 중국이 같은 상황이리라.


애초에 언데드들이 도망치게 내버려 두지도 않을 거지만.


중무장한 강력한 언데드. 엔젤버스에서도 본 적 있는 <죽음의 기사>가 피난하는 어떤 가족을 가로막았다. 한참 내버려 두고 있다가, 도망친 게 고작 거기냐는 듯 비웃고 한순간에 따라잡으며.


죽음의 기사는 쓰러져 목숨을 구걸하는 가족에게 검을 치켜들었다. 노인도 갓난아기도 차별 없이 죽이려고 검을 내리···.


“—이봐.”


“적당히 해.”


···치기 전에 ‘내‘가 놈을 한 대 후려갈겼다.


어떤 스킬도 없이 가볍게 한 대 쳤을 뿐인데도 맞은 죽음의 기사는 한방에 쓰러졌다. 폭사라도 당한 거처럼 굉음을 내며 산산조각나자 모두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구해준 가족은 물론 도망치던 사람들과 언데드들마저, 난입자인 나를 멍청히 바라보는 가운데 조용히 중얼거렸다.


“<치유의 영역>.”


마법을 하나 발동하자 나를 중심으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갔다. 시전자로부터 일정 범위 내에 사람들을 치료하는, 고작 AA랭크 밖에 안 되는 신성마법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유용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일반인이 치유되는 반면 언데드는 말 그대로 녹아내린다. 죽은 자에게 치유의 힘은 그저 극독일 뿐이니까.


“잘하셨습니다!”


상황이 대충 정리되자 파트너가 뒤늦게 빛으로 된 기이한 문에서 튀어나왔다.


<차원문>. 시간정지처럼 SSS랭크에 해당되는, 문을 통과한 사람을 설령 다른 차원이라도 무사히 전송할 수 있는 궁극의 전이마법. 위급상황이라 우선 이걸 사용한 뒤 바로 달려들었지.


“방금 그거 굉장히 멋졌습니다! 최고였어요!”

“그, 그래?”


조금 전 행동이 천사인 파트너에게 고득점이었나 보다. 진심으로 기뻐하며 나를 칭찬했다. 심지어 껴안기까지 했다.


“···좋아, 장소를 바꾸자!”


전신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괜히 무안해져서 급히 행동을 했다. 날개를 펴고 파트너와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러자 마침 우리에게 다가오던 일반인들이 뭐라고 외쳐댔지만 무시하고 정신을 집중했다.


“언데드가 꽤 많네.”

“예, 바글바글거립니다.”


감지 능력으로 언데드로 짐작되는 기운을 찾으니 감히 수를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


“잘못하면 중국 전체가 오늘 안에 떨어질지도 모르겠군요. 이미 아시겠지만 중국이 함락되면···.”

“인접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가 끝장이지.”


그전에 다른 유저가 어떻게든 해주면 좋겠다만, 중국은 엔젤버스가 유행하지 않은 건지 기묘하게도 땅에 비해 유저수가 적다. 타국의 유저도 잘 받지 않는 데다가 외부의 지원도 지금 당장 오기는 곤란할 터.


“<치유의 영역>. <치유의 영역>. <치유의 영역>.”


설마 내가 나서야 할 상황이 이리 빨리 터질 줄이야. 하늘을 날아다니며 사방에다 치유의 힘을 흩뿌렸다.


그러나 효율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본래 치유의 영역은 공격 마법이 아닌 데다, 소수긴 하지만 내 마법을 견디는 놈도 있었기 때문이다.


“뭐 하는 놈이지?”


내 신성마법을 견디는 언데드라니, 이상해서 그중 한 놈을 찾아갔다.


파트너와 함께 거기에 착륙하자 보인 건 조금 전 만났던 죽음의 기사와 비슷하지만, 더 강해 보이는 언데드가 동료들의 잔해 근처에서 얼떨떨해하는 모습이었다.


“누구냐, 네년은? 내 앞에 감히 잠옷 차림으로 오다니···.”


언데드는 날 보자마자 시비를 걸었는데, 생뚱맞게 잠옷 차림이라니?


아, 진짜다. 내 복장을 확인하자 확실히 잠옷을 입고 있었다. 그것도 파트너가 골라준 아이용 잠옷인 데다 발은 맨발이기까지 하다. 자다 깨서 바로 오다 보니 그만 옷 갈아입는 걸 깜박했네.


“누구냐고 묻고 있잖느냐!”


언데드가 또다시 내 정체를 물었다. 나는 그런 녀석에게 빠르게 다가가 발로 걷어찼다.


“크억!”

“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왜 신성 마법이 안 통한담.”

언데드의 머리를 작은 맨발로 짓밟으며 녀석을 관찰했다.


“파트너가 보기에는 어때?”

“이놈에게서 작은 신성이 느껴집니다. 어떤 수단으로 신성을 얻어 조금이나마 신의 영역에 올라, 언데드 특유의 약점을 커버한 모양입니다.”


언데드를 관찰한 결과를 설명한 파트너는 녀석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당신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신성을 어디서 얻었죠?”

“나는 그레일 만신전의 신 중 하나다! 위대한 12신 중 사신 라케론 님의 종속신으로 그분의 힘을 이은 존재다! 알았으면 당장 이 더러운 발 치우지 못해!”


언데드가 그 더러운 발밑에서 꼼짝도 못 하는 주제에 잘난 듯이 외쳤다.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보군.


“겨우 SS랭크 레어인 주제에 뭐가 신이람.”


어처구니없어서 발에 힘을 주자 언데드의 머리통이 콰직하며 터졌다. 내 신성마법을 견딘 비밀을 알았으니 더는 볼일 없어.


단지 난감해졌을 뿐이지.


“일이 골치 아파졌어. 치유의 영역이 소용없잖아.”


그밖에 각종 언데드에게만 통용되는 전체마법이 사용 불가능해진다. 다른 전체마법은 일반인도 말려드니 애초에 사용할 수가 없고.


“일일이 다 처리하면 시간이 너무 걸려.”

“저라면 단숨에 전부 처리하는 게 가능합니다. 이 자리에서 공격을 무수히 날려 정확히 언데드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만둬. 하나라도 오발했다가는 파트너 손에 중국이 날아갈 거야.”


보채지 말고 잠깐 기다려 줘. 마침 좋은 생각이 떠올랐으니까.


언데드들의 수장을 찾으면 어떻게든 될 것 같다. 다시 감지 능력을 사용하니, 이미 다른 유저들과 싸우고 있는 가장 강력한 언데드의 기운이 느껴졌다.


······아, 가기 전에 꼴사나운 잠옷부터 갈아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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