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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니크인데 무한 스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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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빈
작품등록일 :
2019.02.14 09:36
최근연재일 :
2019.03.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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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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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멜.

DUMMY

*************************************






──마침내 아무도 없게 됐었다.


‘신의 손’을 자칭하던 이들에게 창조된 존재들은 그것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또 비통했다.


한때 엔젤버스 전체에 대명성을 떨치던 길드 갓 핸드. 하지만 아무리 강해도 겨우 다섯 명, 실질적으로 네 명에 불과했던 이들은 수를 채워줄 강력한 용병 NPC들을 제작했다.


갓 핸드는 이렇게 만든 용병 NPC를 오만가지 일에 동원했다.


거점을 지키도록 했다. 사냥 때 파티원 대용으로 사용했다. 타 길드를 습격할 때도 데리고 다녔다. 원래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었으니 사양 않고 마음껏 혹사했다.


···허나 용병 NPC에게는 그조차도 기쁨이었다.


자신들을 창조한 창조주를 위한 일이다. 어떤 불만이 있을까? 해야 할 일은 오직 사력을 다하는 것뿐.


그러니까 싸웠다.


엔젤버스의 최종보스 격인 초월자라는 몬스터들을 사냥하러 갔을 때도.

주인들이 그들을 데리고 갓 핸드 다음 가는 길드 거점에 쳐들어갔을 때도.

갓 핸드의 거점을 목표로 그들을 적대하는 유저들이 대군을 꾸려 왔을 때도.


싸우고 싸웠다. 그리고 이겨내었다.

용병 NPC의 몸으로 주인과 마찬가지로 전설이 될 만큼 훌륭히!


···하지만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절망의 시발점이었다.


누구였을까? ‘이젠 시시해졌다.’라며 떠난 것은.

누구였을까? ‘중요한 일이 생겨서 이만.’이라며 떠난 것은.

누구였을까? ‘다 포기하겠다.’며 떠난 것은.


갓 핸드를 이루던 다섯 명 중에 세 명이 저마다 이유를 대며 떠났다. 용병 NPC들에게는 두말할 것도 없이 비극이었다.


유저들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이 만든 용병 NPC는 창조주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한다.


유저가 몰랐을 뿐으로 게임 시절부터 변함없었던 절대법칙이다. 신에게서 창조된 천사가 신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치는 것이 당연한 거처럼.


갓 핸드의 용병 NPC도 이 법칙에서 예외가 아니다.

창조주들이 떠나갈 때 그들에게 만들어진 존재는 하나 같이 현실을 부정했다. 특히 한 쌍의 천사 중 ‘금빛의 천사에게 만들어진 자’의 경우···.


······지금 삶을 놓으려 하고 있었다.





“대체, 언제쯤이면, 돌아오시는 걸까?”


이미 쉬어버린 목소리로 발한 의문은 의미 없이 장내에 퍼져갔다.


어느 방안. 빛 한 점 없이 어두운 데다, 있는 거라고는 고작 ‘다섯 개의 의자’뿐인 외롭고 쓸쓸한 곳에 누군가가 있었다.


파리한 안색을 한 가는 체구의 소유자였다. 누군가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건지 쓰러진 채로 다섯 개의 의자 중 하나에 기댔다. 자신을 만들어낸 천사. 영원한 주인인 이가 앉던 옥좌에.


이곳의 정체는 갓 핸드의 길드 거점에 위치한 방이었다.


예전 길드원들이 쓰던 회의실 같은 곳으로, 배치된 다섯 개의 의자도 다섯 명의 길드원이 각각 쓰던 거였다. 그중 누군가가 기댄 의자는 길드장인 제네엘의 옥좌였다.


왜 하필 옥좌에 기댔냐면 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는 제네엘에게 창조된 용병 NPC니까.

갑자기 사라져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천사를 모시던.


“어서, 돌아오셔야 할 텐데···.”


제네엘의 피조물은 또다시 말했다. 주인이 사라지고 목소리가 쉴 때까지 반복했던 말을.


갓 핸드의 길드원 중 셋이 떠난 뒤에 남은 건 둘뿐이었다.


아니, 한 명은 자신 스스로 떠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니 실질적으로 남은 건 고작 한 명. 피조물을 만든 제네엘 하나인 셈이다.


길드장인 제네엘은 남들이 떠난 뒤에도 홀로 길드를 지탱했다. 묵묵히 사냥을 나갔다 다시 거점에 돌아와 주는 그 모습은, 제네엘의 피조물에게는 다시없을 위안이었다.


딱히 총애하는 것도 아닌 단지 있어 주는 것뿐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다른 이들이 떠나도 자신의 창조주가 곁에 있어 준다, 피조물에게 그 이상의 기쁨은 없었으니.


그러나 결국 그분마저 사라졌다.


어느 날을 경계로 더 이상 거점을 찾아오지 않는다. 처음은 그저 며칠 쉬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러한 날들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자 제네엘의 피조물은 상황을 파악하고 말았다.


마침내 자신마저 버려졌다고.


반광란에 빠진 피조물을 이미 떠난 자들이 만든 용병 NPC들이 연민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비탄했다. 기어코 마지막 분까지 자신들을 버리셨다고.


하지만 제네엘의 피조물은 이 사실을 부정했다.

눈앞에 현실을 들이미는 동료들을 피해 도망쳤다.


쫓기듯이 주인의 흔적이 가장 뚜렷한 곳으로 찾아와 쭉 기다렸다. 주인이 다시 오기를. 마치 자신을 설득하려는 거처럼 연신 자문자답하면서.


한 달가량 그러길.




“······아아.”


무심코 탄식이 흘러나왔다. 피조물은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피조물은 본디 먹지도 자지 않아도 버틸 수 있다. 제네엘에게 그리 제작됐다.


하지만 문제는 정신이었다.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정신이 하염없이 깎여나가, 정신의 영향을 받는 육체도 서서히 죽어갔다.


사지에 힘이 없다.

창조주가 꾸며준 미모도 수척해져 빛을 잃었다.

확실하게 죽어가는 와중 바랬다.


다시 한번만 더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다.

죽는다면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식으로 죽고 싶다.


부디 당신이 붙인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전부 부질없는 소망일 뿐.

아무리 바라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잠식하는 비애 속에서 다시는 깰 수 없는 잠에 빠지려던 그때.



“······!!”



저 멀리서 빛이 보였다.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설령 막혀있더라도 알 수 있는 선명한 금빛이.


감기던 눈이 번쩍 떠진다. 그와 동시에 어둡던 방에 돌연 빛이 들어왔다.


위잉.


방뿐만이 아니다. 멈춰있던 거점의 각 기능들이 구동음을 내며 재기동한 것이다. 자신의 주인이 없어진 걸 알았는지 어느샌가 정지해버렸던 것들이!


“아아, 아아아!!!”


피조물은 울면서 미친 거처럼 소리를 질렀다. 조금 전 느낀 절대로 틀릴 수도 놓칠 수도 없는 그 기척. 그리고 거점의 이 반응까지 틀림없었다.


“제네엘 님!!!”


환희하며 가까이 있을 창조주의 이름을 외친 그 순간. 섬광이 터졌다.






‘그것’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벌레들로 가득한 심해를 진동시켰다.


‘그것’은 다른 길드 거점과 비교할 수도 없이 특별했기에 바로 중요한 장소에 나타나지 못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에 끼인 꼴이 되어 숨어있었다.


오직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일반 거점을 훨씬 초월하는 대용량이 완전히 넘어오자 대폭발이 일어났다. 핵에 필적하는 위력이 운 나쁘게 주변에 있던 벌레들을 소멸시켰다.


섬광 속에서 유유히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거대했다.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투박하지만 강인한 강철로 되어있었다.

일반인이 그 모습을 본다면 이리 말하리라. ‘초거대기동요새’라고.


허나 유저가 그 모습을 본다면 이리 말하리라.


엔젤버스 공식 랭킹 중 거점 랭킹 1위.

누구도 함락할 수 없었던 난공불락의 괴물요새.

그 갓 핸드의 길드 거점인 <타이타로이>라고.


타이타로이가 주인 곁에 도착하자 그 안에 있던 용병 NPC들도 이상을 알아챘다.


누군가는 영문을 몰라 허둥거렸다.

누군가는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려 했다.

누군가는 주인이 돌아왔음을 직감했다.

누군가는 창조주를 감지하고 막 뛰쳐나가려던 중이었다.


하지만 그들보다 제네엘의 피조물이 더 빨랐다.


환희 덕분에 죽어가던 몸에 잃었던 정기가 돌아왔다.

생명을 되찾고 그 누구보다 빨리 밖으로 쏘아져 나갔다.


심해든 뭐든 상관없이 일직선으로 주인에게 돌진하다 그를 위협하는 벌레를 발견했다. 즉시 손에서 빛의 검을 뽑아내 휘두른다.


산과 같은 거체를 단칼에 베어냈다.


주인의 위험을 물리치고 그가 만들어준 모습을 당당히 드러냈다.


목덜미까지 내려와 찰랑거리는 은발. 서글서글한 보랏빛 눈. 요정처럼 사랑스러운 용모.

눈처럼 하얀 살결에 슬렌더한 육체를 지닌 십 대 중반 정도인 가련한 소녀의 모습.


검은 치마와 하얀 블라우스라는 간소한 복장을 한 아름다운 소녀였지만, 유저라면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악할 것이다.


그녀는 하늘을 질주하며 주인에게 적대하던 모든 걸 베어내던 존재였다. 유저들에게 ‘천기사’라는 이명으로까지 불리던 가장 유명한 용병 NPC.


그 이름은······.


“멜!”


막 벌레와 싸우려고 했던 금빛의 천사. 제네엘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자신이 만든 피조물의 이름을 외쳤다. 경악하면서.


창조주가 다시 한번 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들은 멜은 애절히 미소 지었다.


곧이어 또다시 검을 휘둘렀다. 무도하게도 아직 주인에게 이빨을 들이대는 벌레들을 향해. 그러자 검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빛줄기가 뿜어져, 역시 무수한 수를 자랑하는 벌레들을 꿰뚫었다.


그리고 전멸. 단 일 검에 그 많던 벌레들이 전멸했다.




“뭐, 뭔 일이야?”


일련의 과정을 목격한 제네엘은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루비 같은 적안을 끔벅거리며 의문만 표했다.


멜은 그런 주인에게 날듯이 헤엄치며 다가왔다. 바로 코앞에 접근해, 좀 더 신장이 큰 자신을 올려다보며 어리둥절해하는 주인을···.


와락!

“우, 으아앙!!!!!”


···덥석 껴안았다. 쓰러질 듯 매달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체면도 잊은 채로 제네엘의 품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얘, 왜 이래?’


여전히 상황을 알 수 없었던 제네엘은 그런 멜을 충격과 공포에 물든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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