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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니크인데 무한 스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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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빈
작품등록일 :
2019.02.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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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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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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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오망성

DUMMY

*****************************




인간이 올 수 없는 심해에 기묘한 건물이 건설돼 있었다.


벙커를 떠올리게 하는 견고한 형태를 한 거대한 건물이었다. 바닷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빈틈없이 벽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기계인이 보낸 침략군의 전선기지 중 하나였다.


“···.”


전선기지의 최심부. 필요한 기제만 설치된 삭막한 방에 한 명의 인형이 말없이 서 있었다.


금속을 거한을 이미지해서 가공한 듯한 강인한 육체. 역전의 전사가 가질 법한 풍모의 기계인이었다.


통칭 국방장관. 마더의 최측근이자 이번 침략군의 우두머리다.


“흠, 이제 내일만 기다리면 되는 건가.”


기나긴 기다림이었다. 국방장관은 얼마 전 있었던 마더의 지령을 떠올렸다. 여기 배치된 후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드디어 진군명령이 내려졌다.


이제 내일이면 이 세계를 주인들에게 바칠 수 있으리라.

국방장관의 가슴이 기대로 벅차오르던 그 순간.


-경고! 경고!


전선기지의 메인 시스템이 필사적으로 경고음을 발했다.


“무슨 일인가!”


놀라 소리를 지르자 전방에 있는 대형모니터가 갑자기 켜진다. 세계지도가 떠오르며 각 대륙을 포위한 무수한 아군 병사들을 표시했는데,


그중 삼분의 일이 다음 순간 증발했다.


“뭐?”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국방장관이 얼빠진 소리를 냈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이어서 다른 아군 표시도 차례차례 지워지기 시작했으니.


“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방장관이 현실을 부정했다. 그들이 전 심해에 깔아놓은 기계벌레는 다른 건 다 도외시하고 양산만을 목적으로 개발한 기체다.


질이 떨어져도 수로 채운다. 오직 그것만을 목표로 닥치는 대로 만들었다. 총수가 지휘하는 그조차 일일이 다 파악할 수 없는 지경이다.


‘억은 가볍게 넘을 텐데 이리도 순식간에 없어진다고? 게다가 다른 기지까지 한꺼번에 다 날아가다니! 대체 누구의 조업이지?’


국방장관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의문을 품었다. 그러자 그에게 운 좋게도 해답을 풀 열쇠가 알아서 다가와 주었다.


쾅!


갑자기 그의 방에서 폭발음이 울리며 한쪽 벽이 터졌다. 부서진 벽 사이로 작은 인형 하나가 유유히 쳐들어왔다.


“제네엘?!”


국방장관은 일순간 숨이 멎을 만큼 놀랐지만 잘 보니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침입자는 제네엘처럼 하얀 날개를 지녔지만, 연령은 약간 위 정도로 보이는 은발의 소녀였다.


분명 환히 웃고 있는데도 왠지 불길해 보이는 기묘한 미소를 지은.


“여긴 어떻게 들어왔나! 내 부하들은 어쩌고?”


국방장관은 이미 답을 알면서 물었다. 기지에는 그를 보좌하는 고위 기계인들이 있는데도 여기까지 왔다면 대답이야 빤할 터. 은발의 소녀는 역시 예상대로 말했다.


“모두 죽였어.”

“···아가씨는 누구인가?”


국방장관이 내심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물었다.


냉정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행동이었지만 은발 소녀는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었다. 명백히 분노한 상대 앞에서 아주 기쁜 듯이 답했다.


“내 이름은 멜. 위대한 갓 핸드를 통솔하는 분이자 나를 만드신 창조주인 지고하며, 유일하며, 신성하신 제네엘 님의 으뜸가는 피조물이야.”

“···!!”


국방장관이 동요를 참지 못하고 눈에 띄게 움찔거렸다. 용병 NPC와 한때 제네엘이 소속되었다는 길드인 갓 핸드에 관한 정보는 입수해두었다.


갓 핸드의 거점이라면 틀림없이 최대한 걸림돌이 될 게 분명해서 찾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어디에도 없었기에 다른 거점과 달리 현실에 없다고 추정했다. 이번 일을 마음 놓고 꾸민 것도 제네엘이 혼자라 확신했기 때문인데 이제 와서 나타나다니!


“그럼 지금 벌어지는 일은 제네엘과 그 피조물들의 조업이로군. 당신들은 그동안 어디에 처박혀있었던 건가?”

“몰라. 그동안 어딘지도 모를 곳에 있었어. 우리 모두는 그저 제네엘 님의 힘을 느끼고 여기로 온 거뿐이야.”


멜이 거짓 없이 대답했다. 지금 한 말은 적어도 그녀 입장에서는 진실이었다. 그녀들은 차원의 틈 사이에 끼어 있다가 제네엘의 기척을 느끼고 겨우 넘어왔으니까.


하지만.


‘이게 무슨 소리지? 분명히 유저들의 길드 거점은 그들 자신들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넘어온 것일 터. 그런데 제네엘의 기척을 느끼고 왔다니? 설마 이놈들의 거점은 다른 거점과 달리 제네엘이 직접 옮기기라도 한 건가?’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국방장관은 터무니없는 오해를 했다. 멜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다 이윽고 체념한 듯 고개를 저었다.


“후, 결국 여기까지인가···. 제네엘이 휘하 병력을 끌고 나섰다면 나로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겠군.”


애초에 기습이 발각된 시점에서 계획은 이미 실패했다. 국방장관은 그 사실을 일부러 그러듯이 멜에게 알렸다.


“하지만 나는 이래 봬도 군인. 허무하게 죽을 수는 없다. 죽는다면 끝까지 싸우다가 죽으리라. ···멜이라고 했나? 부디 이 나의 마지막 청원을 들어주지 않겠나?”


국방장관은 멜에게 마지막으로 자신과 명예롭게 싸워 달라 청원했다.


그러자 멜이 말하길.


“왜 기뻐하지 않아?”


국방장관은 얼이 빠졌다. 제안을 진중하게 받아들이거나 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비웃는 거까지는 예상했지만, 왜 기뻐하지 않느냐는 소리는 완전히 이해불능이었으니까.


“난 여기에 명령을 받고 온 거야. 드디어 내 곁에 돌아와 주신 위대한 주인인 제네엘 님의! 제네엘 님이 당신들을 처리하라 하셨어. 그런데 왜 기쁘게 죽지 않는 거야? 너도 조금 전 날 가로막은 네 부하들도! 어째서야? 당장 그분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영광에 환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잖아! 실망한 제네엘 님이 다시 떠나면 어쩔 거야?!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절대로 용서 못 해!!!!”


속사포처럼 이어진 말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절규로 변했다. 얼굴도 기이한 미소가 무너지며 대신 막다른 골목에 몰린 자 특유의 절박함이 나타났다. 국방장관으로서는 도저히 이해불능인 광기와 함께.


“그게 무슨? 우리가 왜 제네엘을 위해 자결해야 하···.”

“님을 붙여!! 그분은 이 세계를 관리하는 관리자들의 일원이며 한 우주를 제패하고 신과 대마왕조차 무릎 꿇린 신성한 분. 당연히 경배해야 마땅하잖아!”

‘···이 여자, A.I가 망가지기라도 한 건가?’


국방장관은 멜의 제정신을 의심했다. 그도 자신을 만들어준 창조주에게 충성을 바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이쯤 되면 충성이 아니라 광신이다. 과대망상의 영역이다. 주인에게 하등 도움 될 게 없는.


하지만 멜이 한 말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분명히 제네엘은 세계를 관리하는 관리자(운영자)와 동족이며 한 우주(엔젤버스)를 제패했고 신과 대마왕(이라 불렸던 랭커 유저들)을 무릎 꿇리긴 했으니까.


“······더 말해봤자 소용없겠군. 결투를 받아들였다고 여기지.”


골치 아파진 국방장관이 이야기를 억지로 진행시켰다.


다음 순간 전선기지가 날아갔다.

아니, 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모든 것이 소멸했다.

전선기지가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무시무시한 규모의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두말할 것도 없이 국방장관의 짓이었다. 싸움이 시작되자 냅다 기습을 넣은 거지만···.


“유치한 잔재주네.”

‘···역시 소용없었나.’


국방장관은 무사히 빈정거리는 상대방을 보고 그럴 줄 알았는데도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멜은 크레이터 한가운데서 조금 전 대화하던 그 자세 그대로 멀쩡히 서 있었다. 전선기지를 날려버린 폭발과 그 여파로 미쳐 날뛰는 심해 환경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제 됐어. 그만 죽어.”


방금 일격으로 멜도 진심이 된 건지 명확한 살의를 드러냈다. 손에서 빛의 검이 튀어나오며, 날개에도 빛이 뒤덮여 빛의 날개로 변했다.


“···.”


국방장관은 그런 멜을 향해 말없이 두 번째 공격을 가했다. 그가 내뻗은 오른손에서 직경 수십 미터의 광선이 튀어나왔다.


일종의 입자 병기. 국방장관에게 장착된 수많은 초병기중 하나의 위력이었다. 초거대 입자 빔이 멜을 집어삼키려 달려들었다.


그러나 바로 코앞에서 휘어졌다.


‘무슨?!’


국방장관이 경악한다. 직전에서 느닷없이 방향전환을 하며 하늘로 솟아오른 것이다.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왜 놀란 거야? 바보 같아, 제네엘 님께서 부여해주신 힘을 지닌 내게 그딴 공격이 안 통하는 건 당연하잖아.”


멜은 눈에 띄게 동요한 국방장관을 싸늘한 눈으로 모멸했다.


여기서 멜이 말한 제네엘이 부여한 힘이란 그녀의 종족과 그로 인한 스킬이다.


멜은 악마와 같이 천사가 종족 특성으로 만들 수 있는 <천족>이란 종족이다. 엔젤버스의 설정에는 천사가 선량한 필멸자에게 자신들의 힘을 불어넣어 그들과 비슷하게 만들어낸 존재라 나온다.


이런 설정 탓에 천족의 스킬 구성은 특수하다.


우선 기반이 될 기본적인 직업들이 필요하다. 이중 멜의 기반이 된 건 ‘영검사’라 불리는 직업이다. 영적세계와 소통해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알거나 영능력으로 상대에게 간섭한다는 기묘한 컨셉의 직업.


멜은 제네엘이 이 영검사를 바탕으로 천사의 힘을 넣어 한층 더 강력하게 만든 스킬을 지니는데, 이것이 바로 그녀의 천기사라는 칭호의 발단이 된 스킬이다.


그 설정과 효과는···.



‘뭐지, 왜 공격이 전혀 맞지 않지?!’


멜을 계속해서 공격하던 국방장관이 충격에 빠졌다. 수십 개의 입자 빔을 동시에 쏘아댔는데도 한발도 맞지 않았다. 사각에서 오는 거까지 미리 안 것처럼 완벽하게 피했으니까.


“이게 내가 제네엘 님께 부여받은 <하늘의 검리>의 힘이야.”


적의 동요를 눈치챈 멜이 자랑스럽게 자신의 능력을 설명했다.


“하나. 하늘의 검리를 깨달은 자는 전지한 하늘과 연결돼. 초월적인 감지능력을 지니게 되어 어떤 공격이라도 피할 수 있어.”


초조해진 국방장관은 핵병기까지 사용했다. 수 킬로미터를 휩쓰는 전방위 폭발이라면 피할 수 없다는 계산이었지만, 멜이 검을 가져다 대니 폭발 에너지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둘. 인간의 운명에 관여하고 방향을 정하는 하늘처럼, 검 한 자루로 상대의 힘에 간섭하고 방향을 틀 수 있어. 알았으면 그만 끝을 낼게.”


멜이 담담히 마지막을 고했다. 흠칫한 국방장관도 최후의 수단에 나섰다.


─!!!


심해에 기묘한 절규가 휘몰아쳤다. 국방장관의 손바닥에서 작은, 아주 작은 구체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반물질이라는 이름을 지닌.


국방장관은 위기에 몰린 끝에 마지막 초병기인 반물질 병기를 기동시켰다.


반물질의 힘이 사방에 퍼져갔다. 심해를 부수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소멸시키고 공백만을 남기며 멜에게 진격했다.


“···하.”


멜은 그 두려운 광경을 매섭게 보며 검을 치켜들었다.

휘두르며 <하늘의 검리>의 세 번째 효과를 발동시켰다.


이윽고 휘둘러진 검이 다가오는 ‘반물질’을 벴다.

그러고도 모자라 바닷속에서 바다를 ‘가로’로 갈랐다.


마지막으로 국방장관의 몸통도.


“셋. 하늘의 검은 하늘이 내리는 천벌처럼 절대적인 검. 물리법칙을 초월해 상대를 벨 수 있어. 즉, 지금 당신을 처형한 건 내가 아니라 나의 하늘이신 제네엘 님인 것!”


멜은 자신이 처참하게 동강 낸 국방장관을 깔보며 광신적인 발언을 했다. 이윽고 ‘당신 때문에 괜히 시간만 버렸어! 제네엘 님, 화내시지 않을까?’라며 죽어가는 그를 쓰레기처럼 내팽개치며 급히 자리를 떠났다.


‘마, 마더···. 죄, 죄송합니다!’


남은 국방장관은 죽음, 아니, 기능정지를 눈앞에 두고 마더에게 용서를 빌었다. 침략 계획도 실패한 데다 상대에게 조그만 상처조차 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제, 제가 모은 정보를 전송하겠습니다. 부디, 뜻을 이루시길!!’


국방장관은 일부러 전투까지 하면서 모은 멜의 정보를 보냈다. 차원간 메일이 전송자가 한낱 바닷속 쓰레기가 되가는 와중에도 무사히 차원을 건넜다.







-엇!!


기계인들과 그들의 창조주들이 있는 피난선의 중심부. 그곳에서 기계인들을 지휘하던 마더가 돌연 비명을 질렀다.


-맙소사, 국방장관이 이리 쉽게 당하다니!


국방장관이 보낸 메일을 전달받은 그녀는 측근의 허무한 죽음과 계획 실패, 숨겨진 중요 정보에 소스라칠 만큼 놀랐다.


-그렇게 찾아도 안 보이던 제네엘의 거점이 나타났다고? 그리고 이 용병 NPC가 한 말은 대체···.


마더는 멜이 국방장관에게 했던 말들에 주목했다. 국방장관은 미치광이의 헛소리로 치부했으나 마더는 그러지 못했다.


‘어쨌거나 제네엘의 용병 NPC가 나타났으니 갓 핸드의 거점이 나타난 것도 확실. 전세계 어디에도 없던 것이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역시 제네엘이 때를 봐서 꺼낼 것일 확률이 커.’


하지만 어째서? 다른 유저들은 거점을 옳기는 게 불가능한데 어째서 제네엘만 그런 짓이 가능한 걸까.


‘유저들을 만든 알 수 없는 배후세력의 배려? 하지만 제네엘이 최강이라 해도 유저인 이상 근본적으로 다른 유저들과 다를 게 없을 텐데, 왜 제네엘만 특별 취급한 걸까.’


마더는 계속 고민하며 생각했다. 메일에 담긴 멜이 제네엘이 세계를 운영하던 자들의 일원이라 한 말과, 제네엘이 실제로 엔젤버스를 운영하던 자들과 똑같은 종족이라는 정보를.


-설마, 제네엘은 유저인 척할 뿐으로 진짜 유저가 아니야?! 실제로는 유저를 만든 배후세력과 한패? 어쩌면 우릴 여기로 끌어들인 흑막일지도 모르는!!


정말 그렇다면 그 혼자만 다른 유저들과 차별화된 말도 안 되는 힘을 지닌 이유도 설명이 된다. 마더는 순간 떠오른 그럴싸한 상상에 공포까지 느꼈다.


작가의말

그렇게 오해는 깊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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