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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니크인데 무한 스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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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빈
작품등록일 :
2019.02.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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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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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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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무계.

DUMMY

********



미국 워싱턴 D.C.


이 초강대국 미국의 수도에는 한때 엔젤버스 6위였던 길드 메모리얼이 자리 잡고 있다.


수도 한복판에 우뚝 세워진 메모리얼의 거점은 다른 길드의 거점과는 좀 색달랐다. 흔히 게임에 나올 고풍스럽거나 비현실적인 게 아닌 현실에서도 볼 법한 건물. 청와대나 국회의사당 같은 디자인이었다.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단순히 길드장인 두근두근의 취향이었지만, 메모리얼이 미국의 국방을 담당하게 된 지금은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디자인이었다.




“···.”


타박타박. 메모리얼의 거점 안을 누군가가 무뚝뚝하게 걷고 있었다.


갈색 머리에 벼려진 칼처럼 날카로운 인상을 한 남자. 엔젤버스 공식 랭킹 13위이자 메모리얼의 간부인 랜슬롯이었다.


거점에 돌아온 그는 수많은 유저들이 일하는 표증을 지나쳐 은밀한 지하로 내려갔다.


“실례하지.”


어느 방 앞에 도착한 랜슬롯은 들어가기 전 양해를 구했다. 여기로 자신을 부른 자에게.


“잘 왔어, 랜슬롯 씨~.”


방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안경을 쓴 수완가 같은 남자. 랭킹 12위이자 메모리얼의 길드장인 두근두근 크라이시스였다.


“먼 길 오느라 힘들었지? 음료수라도 가져올까?”


두근두근이 다리를 꼰 방만한 자세로 음료를 권했지만 랜슬롯은 고개를 저었다. 신경질적으로.


“얼른 용건이나 말해줘. 이럴 시간 없는 거 잘 알고 있잖아!”


현재 미국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무리에게 공격당하고 있다. 그 괴무리를 자는 시간도 아끼며 쓰러트리려 다녔던 랜슬롯은 이렇게 호출당하는 시간조차 아까웠다.


“흐흠, 당장 본론으로 들어가지.”


두근두근이 그럼 할 수 없다는 어조로 대답했다. 그는 랜슬롯을 향해 다짜고짜 무언가를 던졌다.


“이건, 빈 에너지캔?”


그것을 받아낸 랜슬롯은 그 정체가 엔젤버스에서 사용되던 특별한 음료라는 걸 알아챘다. 왜 이걸 던진 건지 몰라 의아해하는 그에게 두근두근이 설명을 시작했다.


“한국에 출현한 어떤 몬스터에게서 빼낸 거야. 현지 유저들이 고전하던 중에 갑자기 쓰러져서, 뭔 일인지 조사하니 머리에서 그게 나왔다더군. 참고로 그 몬스터의 랭크는 약하긴 하지만 S랭크. 그리고 캔이 날아온 방향은 조사 결과 하늘이었어. 이쯤 말하면 알겠지?”

“제네엘 씨의 짓이군!!!”


척하면 척이다. 랜슬롯은 고함을 질렀다.


에너지캔은 극소수의 종족만 섭취할 수 있다. 기계계열인 인조인간이나 순수한 에너지체인 번개의 정령, 그리고 천사.


그중 하늘에서 하필 던져도 이딴 걸 던져서 S랭크 몬스터를 즉사시킬 만한 건 천사인 제네엘뿐.


“하지만 제네엘 씨가 큰일도 아닌데 왜 굳이···. 방금 한국이라고 했지? 혹시 제네엘 씨가 한국에 있는 건가!”

“여러 정황 증거를 봐서 그럴 확률이 높지. 제네엘 씨가 대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중국과 지리적으로 근접한 장소이기도 하니.”


두근두근은 생각했다. 틀림없이 원래 그쪽에 살다가 우연히 조우한 상황을 충동적으로 도운 것이라고.


“아니라면, 정체를 숨기던 사람이 굳이 이런 작은 일에 나서서 결정적인 증거까지 남길 리가 없지.”

“그럼 지금 당장 한국으로 그 사람을 찾을 조사대를···!”

“진정해.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어.”


두근두근은 흥분한 동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래서 당신을 부른 거야. 랜슬롯 씨, 미안하지만 조사대의 대장이 되어 줬으면 하는데.”

“뭣!”


랜슬롯이 깜짝 놀랐다. 제네엘을 찾는 건 환영이지만 그 스스로 찾아가는 건 절대 사양해야 할 일이었기에.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현 상황에서 내가 빠지면 힘들 테니. 그만큼 ‘무계’ 놈들은 강인해.”


랜슬롯은 꺼림칙하게 특정 단어를 입에 담았다.


무계.

현재 미국을 침략하는 자들의 정식적인 명칭이다.


정확히는 그들이 사는 세계의 명칭이지만 그밖에 적절한 명칭이 없으니 무계의 존재라 칭했다.


무계는 지구를 침략한 다른 침략자들보다 특이하다. 그레일이 판타지, 기계인들이 SF라 하면 무계는 무협이었다.


지금까지 나타난 무계인 모두 무를 숭상하며, 그들이 사용하는 능력도 엔젤버스의 전사 유저들이 사용하는 스킬과 비슷한 것들이다. 이름 자체에 무(武)자가 들어갈 만한 이들이었다.


그 밖의 외견도 인간이랑 별다른 바 없고, 풍모도 무협지에 나오는 고수 그 자체인 이들은 목적 역시 다른 침략자와 달랐다.


“뭐가 ‘여러 세계의 강자가 모이는 이곳에서 우리의 무를 시험해보겠다!’냐. 단순한 민폐란 말이다···.”


만나는 무계의 존재들마다 하나같이 지껄이는 소리를 떠올린 랜슬롯이 진절머리를 쳤다.


“난 그놈들이 강자를 찾겠다며 난동을 피우는 걸 막아야 해. 그 이상으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절대로 거절하겠어.”

“이유라면 있다.”


두근두근은 여태까지 취했던 방만한 분위기를 없애며 단호히 말했다.


“내가 전에 한 말 기억해? 약간의 희생이 있을지라도 적들에게 제네엘 씨를 찾게 한다는 거.”

“···그래.”

“그 계략은 아직 유효해. 우리가 조사대를 파견해도 꼭 찾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가능하면 적들이 대신 찾아주었으면 좋겠지.”


다만 그 경우, 찾았다는 신호 대신 랜슬롯이 염려하던 대소동이 일어날 것이다. 두근두근은 그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


“현재 한국은 예전보다 더한 화약고가 되었다.”

“화약고?”

“불행히도 이 건의 정보 관리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말이지. 다른 놈들도 이 정보를 얻었을 게 분명해.”


정보를 바탕으로 제네엘을 찾고자 하는 자들이 한국에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다. 적아군 관계없이.


“적도 적이지만 다른 길드나 국가에서도 난리가 나겠지. 현 지구최강의 무력인 제네엘을 영입하고자. 그 과정에서 엄청난 분쟁이 다발하겠지.”


랜슬롯은 이해했다. 그러한 소동이 일어나도 쉽사리 당하지 않을 무력으로서 자신이 선택되었다는 것을.


“과연, 그래서 나인가.”

“맞아. 분쟁이 일어나는 건 좋지만, 거기에 휘말려서 죽으면 농담꺼리도 안 돼. 조사대를 보호할 무력이 필요하지.”

“···알겠다. 그런 거라면 가겠다만, 내가 자리를 비울 동안 여긴 어떡하지?”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럼 되겠지?”


잠시 후 랜슬롯의 고개가 무겁게 끄떡여졌다.









##.





“파트너, 이러지 마!”

“싫습니다.”


“하지 마, 하지 말란 말이야!!”

“싫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으, 으아아!!”


생전 처음 겪는 암울한 상황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내 절규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파트너는 최후의 일격을 찔렀다.



화면 안에 내가 조종하는 게임 캐릭터에게.


“제기랄!”


열이 뻗쳐서 손에 든 조이스틱을 던진다. 오랜만에 먼지 먹은 게임기 꺼내서 했더니만 결과가 이 꼴이라 심히 안타까웠다.


저번에 피시방에서 파트너와 무승부가 되었던 걸 설욕하려고 집에 있는 대전게임을 했지만, 이번에도 계속해서 무승부가 이어지자 파트너는 치사한 수단으로 나를 꺾었다.


“내가 얍삽이 쓰지 말라고 했잖아, 비겁하게!”

“훗. 승부에 비겁하고 말고가 어디 있습니까. 주께서도 말하셨습니다. 이기면 그만이라고.”


주 핑계 대지 마! 하느님이 그런 소리를 할 리가 있나. 무슨 변명이 이리 종교적이야?


“···잠깐 찬물 좀 마시고 올게.”


어이가 없는 걸 넘어 열불이 나서 속 좀 식혀야겠다. 자리에서 일어나 싱크대로 갔다. 싱크대 근처에 놓인 정수기에서 찬물을 빼 마시려던 그때.


정수기 바로 옆에 웬 여자의 상반신이 튀어나와 있는 걸 발견했다.


“너, 뭐 하는 거지?”


순간 정색하며 물었다. 검은 머리에 헤드 드레스를 착용한 대단한 미녀인 그녀의 정체는 파트너가 만든 베일라였다.


베일라가 상반신만 내민 구멍은 내가 타이타로이와 연결한 통로인데, 빨리 안 나오고 뭐 하는 거지?


“그러고 있으면 불편해. 뭔가 볼일 있으면 나와서 해결하자.”

“저, 말씀대로 하고 싶어도 가슴이 끼어서···.”


베일라가 말하면서 부끄러운 듯 아래쪽으로 시선을 향하자 나도 따라 시선을 향했다. 그 바스트는 풍만했다.


“···미안. 내가 그 통로를 그만 우리 기준으로 뚫었네.”


상황을 파악하고 즉각 사과했다. 아직 인간 시절의 감각이 남은 건가, 현재 신체를 망각하고 내가 통과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으리라 착각했다.


단말기를 조작해 성인 남성도 통과할 수 있는 큰 통로로 조정했다. 그러자 베일라가 어색하게 빠져나왔고, 그 뒤를 잇듯 한 명이 더 튀어나왔다.


“베일라, 그러게 내가 뭐랬어! 네 몸으로는 못 들어가니까 내가 먼저 들어가겠다고···. 제네엘 님!”


동료에게 짜증을 내던 멜이 뒤늦게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녀가 또 뭔가 오버액션을 벌이기 전에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둘 다 오랜만···은 아니네. 몇 시간 전에도 봤으니.”


거점을 찾은 요 며칠 동안 계속 거기에 들렀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상이 없는지 확인했다가 집에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


“분명 아침에 갔을 때만 해도 별문제 없었을 텐데, 그새 문제가 생겼어?”

“아뇨.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린 제네엘 님과 다른 한 분의 시중을 들러온 거야.”


멜이 이유를 설명했지만 솔직히 그리 달갑지는 않았다.


“시중은 무슨. 그런 건 필요 없어.”

“하지만 제네엘 님 혼자 둘 수는! 이제 전과는 달리 나도 제네엘 님의 집에 올 수 있으니까 언제나 곁에···.”


열성적으로 항변하던 멜의 목소리가 점점 잦아들다가 뚝 끊겼다. 그녀는 고운 이마를 찡그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 어디? 왜 이리 좁은 거지?”


좁다니···.


“좁을 뿐만 아니라 누추해. 베일라, 우린 분명히 제네엘 님의 집과 연결된 통로를 통과했는데 왜 이런 장소로 나온 걸까?”

“여긴 아마 헛간이겠지.”

“헛간이라 해도 지나치게 좁아.”


두 사람은 자기네들끼리 쑥덕쑥덕거리며 내 집을 흉봤다.


너흰 나이 스물다섯에 이만한 걸 장만하는 게 쉬운 줄 알아? 어이가 없어서 여긴 헛간이 아니라 집이 맞다고 하자 더 기가 막힌 반응이 돌아왔다.


“말도 안 돼!”

“이 무슨···. 무수한 몬스터와 유저라 불리는 자들을 상대로 싸워 하나의 우주, 그 정점에 섰던 갓 핸드의 수장이신 분께서?”

“몬스터들의 정점. 스스로를 저 하늘의 뜬 별이라 자처하던 44체의 초월종과 아홉 태양마저 떨어트렸으며, 우주를 관리하던 이들과 동족인 나의 창조주가 이런 곳에?!”


두 사람이 거창한 설명을 추가하며 혼란스러워했지만, 그거랑 내가 이 집에서 사는 건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44성이든 뭐든, 지금은 몰라도 잡았을 당시에는 단순한 게임 이벤트 보스에 불과했으니까.


“오글거리는 소리 그만해. 난 좁아도 이 집이 마음에 들어.”

“그럴 수가···. 너무해···.”

“아니, 천사가 제대로 된 집도 살 수 없다니 여긴 대체 인플레가 어찌 된 겁니까?”


둘 다 어지간히 충격을 받은 건지 나라 잃은 사람 같은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호들갑이 나 혼자서는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군.


“파트너~.”


도와줄 파트너를 부르자 벽의 모서리 부근에서 빼꼼 머리만 내밀었다.


“무슨 일입니까.”

“우리 시중들러 왔대.”


파트너에게 설명을 하자 그러길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창조물인 베일라가 접근했다.


“네! 무엇이든 하명하시길. 설사 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완수하겠습니다!!”

“호오, 그렇습니까?”


파트너는 충성스러운 피조물을 흥미롭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다 털컥 한마디를 내뱉었다.


“밖에 나가고 싶습니다.”

“예, 당장 나갈 준비를···.”

“밖에 나가고 싶습니다.”

“네? 저, 그러니까 지금 준비를···.”


베일라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주인에게 당황했다. 주인이 말하는 대상이 자기가 아니라는 것도 모른 채.


“알았어. 나가자. 앞으로 나가고 싶으면 그냥 나가고 싶다고 해. 안 말릴 테니까.”


파트너의 은근한 압박에 항복했다. 뭐, 안 그래도 슬슬 밖에 놀러 나가 볼 때가 됐지.


“너희도 같이 나가볼래?”


멜과 베일라에게도 외출을 권유하자 둘 다 흔쾌히 고개를 끄떡였다.


“절대로 따라갈 거야.”

“다만, 조금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시급히 나갈 준비를 해오겠습니다.”


기다리는 거 정도야 당연히 하지. 얘네들도 갑작스럽게 밖에 나가게 돼서 당황했을 테니 마음대로 준비해오라고 허락했다.


···얼마 안 가 후회하게 될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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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멜. +1 19.02.18 692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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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다음은 무협이냐? +1 19.02.17 815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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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유저. +1 19.02.15 1,007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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