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악랄한 채권 추심 - 전범 기업 털어먹기
이틀이 지나고 필요한 자재들이 속속 도착했다.
졸지에 공장 마당에는 대형 트레일러들이 줄줄이 들어서서 짐을 내리고, 다시 줄줄이 나가는 장관이 펼쳐졌다.
기중기도 처음에는 한 대만 불렀는데, 속도가 너무 느려서 아예 세 대를 더 불렀다.
일주일 동안 기중기를 아예 세를 내어 사용하기로 했다.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더 걸려서.
그 덕분에 기중기 기사들 출퇴근도 시운이 책임져야 했다.
물론 가끔은 정수가 운전해 주기도 했고.
그런데 기중기 기사들은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날 하루 가득 내려놓은 그 큰 물건들이 다음 날 아침에 오면 감쪽같이 사라져 있는 이유를.
그렇게 일주일간 대형 짐들과의 전쟁을 치른 시운과 공장 안에서 열심히 오리고, 그리고 붙이면서 마나 발전기를 만든 마법사들.
신 나게 만들다 보니, 일주일 만에 대형 마나 발전기를 열 대나 만들어버렸다.
어차피 계속 만들어야 할 것 미리 만들어두니 좋다고 켈켈거렸다.
우선 두 대는 공장과 창고에 설치했다.
비록 산업용 전기를 사용한 것이었지만, 너무 많이 썼다.
이제 그동안 썼던 전기에 비해 십 분의 일만 써도 될 듯했다.
뭐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자면, 또 전기를 써야 할 테지만.
두 대는 연수원에 가져다 놓았다.
이제 섬에 가서 대공사를 해야 할 시간이다.
그동안 잡혀 왔던 사람들은 혼이 쏙 빠져나갔다.
잠은 그냥 창고와 공장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잤다.
온도 조절 마법으로 춥지 않아서 덮는 건 얇은 모포 한 장씩.
그들 앞에서 기사와 마법사들은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정신을 차리자마자 대부분이 기절해서 다시 잠에 빠졌다.
그나마 강단 있는 사람들은 덤비기도 했고, 빠져나가려고 별 수를 다 써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애교가 통할 상대들이 아니었다.
아예 공장과 창고에는 출입을 관리하는 결계까지 쳐 있었다.
그리고 덤벼보려던 사람들은 정말 딱 ‘죽여주세요, 제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까지 두드려 맞았다.
기사에게 덤빈 경우는 그나마 몸만 고달프고 말았다.
하지만 마법사에게 덤볐던 경우에는 정말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개구리도 되었다가, 지렁이도 되었다가.
물론 사람만 한 개구리와 지렁이였지만, 그 경험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특히 번개 마법으로 온몸을 지져버린 경우도 있었다.
물론 다 끝나면 다시 치료마법으로 낫게 해 주긴 했지만.
직접 당한 당사자보다 그걸 보게 된 다른 사람들이 자지러져 버렸다.
거기다 어떻게 알았는지, 훈련소의 일을 들먹이면서 연대책임을 물어대니 이제는 오히려 서로 감시하기에 이르렀다.
거기에 좀 덤비려 드는 낌새라도 보이면, 주위 사람들이 몰매를 때려 반죽음을 시켜버렸다.
그렇게 사흘이 지나자 이제는 너무도 고분고분해졌다.
창고와 공장에 화장실이 부족해졌다.
그래서 밖에다 수세식 화장실을 대형으로 만들어주었다.
그 공사가 워낙 커서 중장비도 동원되고 많은 인부도 동원되었다.
창고와 공장 안에서 그 소리를 듣고 어떻게 해 보려고 눈치를 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모든 마법사와 기사가 자리를 피해주었다.
마음껏 날뛰어 보라고.
그러자 첫날은 눈치만 보았다.
둘째 날에도 기사와 마법사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도망쳐 보려고, 혹은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구조를 요청해 보려고 아주 별의별 짓을 다 해 보았다.
아무리 목청을 높여 소리를 질러도, 창고와 공장 벽을 두드리고 문을 열려고 애를 써봐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
결국, 그들은 이틀 동안 애를 쓰다가 눈물 콧물을 흘리며 허물어져 버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도 목이 쉬어 더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에야 기사와 마법사들이 나타났다.
“켈켈켈. 다 해 봤는가?”
“클클클. 그럼 이제 벌을 좀 받아 봐야지? 클클클.”
그때부터 전원이 통구이, 전기구이, 물따귀 등 갖은 고문을 다 맛보게 되었다.
그렇게 모두가 완전히 지쳐 포기 아닌 포기한 모습을 보이자, 분류가 시작되었다.
이들 중에는 의사로 살아오다가 장기 적출 전문가로 전락한 사람도 있었다.
그는 생체 마법 학파에 특채되었다.
혈액형, 체질 등에 따라 두 사람씩 뽑혔다.
그 인원만 해도 360명이다.
물론 잡혀 온 전체 인원이 4만2천 명이 넘다 보니 그 인원을 빼도 티도 나지 않았다.
그 외에 생체 마법 학파에 특채된 전직 의사까지.
사람의 목숨을 파리처럼 여겼던 사람들을 최악질로 뽑았다.
360명이 그들이었다.
다음으로 사람 목숨까지는 아니지만, 해 왔던 일이 사람마저 팔아대고는 모른 척했던 사람들이었다.
그 인원이 7백여 명.
나머지는 그냥 겁만 주면서 껄렁거렸던 날건달들이었다.
7백여 명의 악질들은 최선봉으로 훈련을 받아야 했다.
모든 허드렛일을 도맡아야 했다.
일부러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악질들을 막대하도록 강요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챙기려 하거나, 도움을 주려 하면 귀신같이 나타나서 전체 얼차려를 시켰다.
열 번 정도 얼차려를 시키자, 이를 악물고 괴롭혀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항도 했지만, 그들이 반항하면 남은 4만천3백여 명을 얼차려로 괴롭혀주었다.
그다음부터는 그들이 반항하는 낌새만 보여도 이를 악물고 물매를 놓았다.
그렇게 이틀이 더 지나자, 악질들도 기가 죽기 시작했다.
이제는 남은 4만천3백여 명에게 눈길도 마주치지 못했다.
생체 학파에 특채된 전직 의사가 가장 먼저 수술 침대에 뉘어졌다.
그는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로 배가 갈리고 머리가 벗겨졌다.
심지어 머리 뚜껑도 뜯어지고, 눈알도 빠지고.
그 모든 고통을 생생하게 느끼며 목이 터지라고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를 가르고 째고 뒤집고 빠개는 해골 뼈다귀들의 손길에는 자비가 없었다.
그가 기절하면 어떻게 했는지 금방 다시 깨워서 몸을 갈라댔다.
창자도 종류별로 다 꺼내서 확인해 보고.
신기하게도 피가 단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만약 고통만 없었다면, 그 신기에 가까운 해부 솜씨에 ‘사부님!’이라고 부르며 달려들었을 일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피부, 힘줄, 핏줄, 각종 내장, 머리뼈, 뇌, 뼈다귀들 등 세밀하게 해부를 하는데도 전혀 죽지도 않았다.
그런 과정을 마법사들은 360명의 사람으로 하여금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들은 너무도 끔찍한 모습이어서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두 눈을 깜빡이지도 못하고 그 끔찍한 장면을 고스란히 바라보았다.
그들 눈에서는 절로 눈물이 흘렀고 온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어댔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한 마법사가 웃으며 말했다.
“켈켈켈. 네놈들이 장기매매로 팔아버린 사람들은 이런 상태로 죽었다. 알고들 있겠지? 물론 알고도 그랬을 거야. 하지만 어쩌나? 그들은 그렇게 하고 죽을 수라도 있었지. 네놈들은 아무리 죽고 싶어도 결단코 죽을 수 없다. 이런 일을 몇 번이나 겪을지 알 수도 없고. 앞으로 기대하라고. 클클클.”
그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두 눈에서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그 모습을 계속 쳐다보고 있다.
주저앉으려고 해도 몸이 무언가에 붙잡혀서 주저앉지도 못했다.
그저 온몸을 덜덜 떨어대기만 할 뿐.
그런 그들을 위해 또 한 마법사가 친절하게 말했다.
“네놈들 뒤에서 돈 받아먹고 너희를 도와준 놈들이 많았지? 걱정하지 마라. 그놈들도 곧 너희 곁으로 불러와서 똑같이 해 줄 테니까. 켈켈켈.”
“흐으으으.”
그렇게 생체 학파에서는 먼저 맛보기로 361명 모두를 한 번씩 싹 벗겼다가 다시 채워주었다.
나중에는 치료 마법과 회복 마법까지 써 줘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도 했다.
그 모습에 놀랄 만도 하련만, 이들은 끔찍한 경험을 한 이후여서 그들의 그 기적 같은 일을 보며 더욱 두려움에 떨어댔다.
이렇게 해 놓고 또 그 끔찍한 일을 반복할 것이 틀림없어 보였으니까.
그들은 그저 자신들의 몸을 세포 단위 하나까지 세밀하게 분해했다가 재조립해서 원상태로 돌려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장기나 몸 부분마다 각 부위의 세포를 조금씩 떼어냈다.
그것들을 실험 병에 넣고 세포를 증식시키는 실험에 들어간 것이다.
한 사람당 수백 개의 실험 병이 만들어졌다.
이 실험 병 속의 장기와 몸 부위가 완성되면, 이제는 다시 한 번 끔찍한 해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각 장기와 몸의 부위들이 모두 새것으로 교체되면서.
그동안 4만2천여 명의 다른 사람들은 무인도로 날려갔다.
무인도 바닷가 해변 모래사장 바닥에서 1m 높이 위에 갑자기 4만2천여 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나타나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나마 사정을 봐줘서 1m 높이였다.
그들은 바닥에 추락하자마자 바다를 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어보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은은한 막이 전체를 둘러막고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에도 다 막혀있다.
그렇게 절망과 한숨을 토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사와 마법사 몇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 한 기사가 말했다.
“지옥 훈련소에 온 것을 환영한다. 캬캬캬. 이제부터 너희는 이 섬에서 훈련을 받아야만 한다. 그동안 창고에서 살면서 알아서 밥도 해 먹고 반찬도 해 먹었지? 이곳에서도 직접 해 먹어야 한다. 재료들은 정기적으로 보내줄 것이다. 그전에 일단 너희가 생활할 터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의 지시에 따라 10명이 한 조가 되어 조별로 살 집과 부엌, 화장실 등을 지어야 했다.
물은 10곳에 우물을 만들어두었다.
마법사들이 물 기운을 읽고 그곳을 깊이 파서 물이 솟아나게 했다.
그 주변에는 돌을 일으켜서 우물 벽을 만들었다.
나머지는 훈련의 하나로 사람들에게 시킬 계획이다.
그렇게 그들은 마법사들이 옮겨다 준 각종 공구와 장비로 나무를 자르고 땅을 고르면서 집을 짓기 시작했다.
7백여 명의 악질들은 그들끼리 조를 짜게 했다.
그들은 다른 조들의 심부름꾼이 되었다.
다른 조에서 부르면 두말하지 않고 달려가야 했다.
만약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4만천3백여 명을 굴려댔다.
심지어 굴리기도 귀찮다고 한꺼번에 통구이로 만들어주기도 했고 전기구이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7백여 명은 그 모습을 보며 온몸을 떨어댔다.
한가지 이유는 저 귀신들이 두려웠고, 또 한가지는 이제부터 저 4만천3백여 명에게 괴롭힘당할 걱정 때문이었다.
이곳에는 마법사들과 기사들에게 천국처럼 느껴졌다.
자연과 함께, 그것도 동굴이나 창고처럼 안에 갇혀 있지 않아도 되었다.
하늘과 바다에 쳐진 막은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환상 마법만 볼 수 있다.
원래의 섬 모습 그대로.
거기다가 마나도 풍부했다.
5개나 되는 대형 마나 발전기를 설치해 뒀기에 창고나 예전 동굴 속보다 더 마나가 풍부했다.
다음날 새벽부터 이들은 곡소리도 내지 못하고 굴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가장 괴로운 사람들은 7백여 명의 악질들이었다.
한 기사의 제안으로 다음날부터 제도가 변경되었다.
7백여 명과 4만천3백여 명이 조별로 식사와 청소를 하다 보니, 악질들이나 다른 놈들이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래서 앞으로는 악질 한 조가 다른 59개 조를 책임지고 챙기도록 했다.
모든 식사와 청소, 빨래까지도.
거기에 화장실 관리도.
결국, 그들은 다음날부터 자기 식사는 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을 챙겨야 했다.
식사 준비 속도가 빠르지 않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자신들이 먹으려고 하면 이미 늦어버렸다.
10명이 590명의 뒤치다꺼리를 하려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이 귀신들은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식사 준비 시간이나 식사 시간도 정말 짧게 주었다.
그러니 악질 조에서 식사 준비를 빨리해 주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도 밥을 굶은 조도 많았다.
밥을 굶은 조는 틈틈이 악질 조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기사와 마법사들은 그런 가혹 행위를 모른척해 주었다.
그때부터 기사들은 한 사람이 천여 명씩 맡아서 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완전히 저쪽 세상의 기사 훈련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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