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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끈을 풀어 헤친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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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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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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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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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크리에이터 (14)

DUMMY

그때 한 괴한이 고개를 옆으로 까딱거렸다. 그의 신호에 다른 두 명의 눈이 돌아갔다. 시선이 향한 곳은 주택가 골목이었다. 그리고 의견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촘촘하게 얽힌 검은 명주실 너머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두 개의 눈동자. 선비의 눈빛은 이제 흑립을 찢고 사람을 해할 수 있을 만큼 날카로웠다.


선비도 괴한들의 의도를 알았다. 이성이 남아 있었다면 결코 알아채지 못했으리라. 이성과 함께 상상의 한계도 날아갔기에 그 어떤 추하고 지저분한 생각이라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생각의 한계와 이해의 한계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였다. 머릿속에 떠오른 흉악한 생각들이 정돈된 분노에 발길질을 해댔다. 한 차례 폭발로 매끈하게 다듬어졌던 분노의 표피는 금세 깨져 손댈 수 없는 날 선 흉기로 뒤덮였다.


“뭐, 뭐누?”


“아무것도 안 보이누.”


“나도 안 보이누.”


칠흑 같은 어둠이 전조도 없이 내려앉았다. 괴한들은 섣불리 어둠 속에서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느새 칼을 쥔 손을 가슴 앞까지 들어 올리고 있었다.


발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어디서 들려오는지 알 수 없었다. 앞인가 싶으면 뒤였고, 오른쪽인가 싶으면 왼쪽이었다. 사방에서 울리는 발소리의 주인이 선비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 공포는 하늘을 찔렀다.


낙방필법 금의환향. 방향감각을 상실케 하며 시전자조차 실명에 빠뜨릴 수 있는 파괴적인 초식. 그것이 칠흑 같은 어둠의 정체였다. 온 하늘을 덮을 듯 넓게 뿌려진 진한 연막은 이틀 전의 그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미 분노에 눈이 먼 선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둠 속을 거닐었다. 그녀도 금의환향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에 괴한을 찾아 헤맸다.


그 사정을 알 리 없는 괴한들은 선비의 움직임에 공포를 더해갔다. 상처 입은 먹잇감을 앞에 두고 장난을 치는 맹수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점점 흐릿해지는 시야에 괴한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할 무렵,


“네 이놈!”


선비가 대기가 흔들릴 만큼 큰 호통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두루마기와 끊어진 갓 끈을 펄럭이며 다가오는 모습에서 더 이상 단정하고 점잖았던 선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기묘하게도 갓 끈이 끊어졌음에도 흑립은 머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괴한의 대처는 재빨랐다.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선비를 보며 자세를 취했다. 공격보다는 반격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노골적인 표현에도 선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흑접선을 쥔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순식간에 모여든 내공이 칠흑의 안개로 돌변했고 이내 흑접선을 감싸며 두꺼운 몽둥이로 탈바꿈시켰다.


“썩어빠진 머리통을 깨부숴주마. 낙(落)―!”


평소의 선비라면 결코 입 밖으로 내지 않을 말을 내뱉으며 괴한의 머리를 향해 팔을 아래로 휘둘렀다.


다가오는 검은 몽둥이를 쳐다보며 찰나의 순간 괴한은 고민했다. 무거운 공기를 통해 전해지는 중압감이 심상치 않았다.


그는 몸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선비에게 맞서 가슴 앞에 둔 칼을 휘둘렀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무기를 맞대기 전에 관절을 기이하게 꺾으며 일방적인 공격을 하려고 했다.


선비가 아무 대처도 하지 못하고 검은 몽둥이를 휘두르는 모습에 괴한은 안도하며 웃음을 머금었다. 분노에 완전히 사로잡혀 둔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웃음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수족과도 같았던 칼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쇄도해오는 공격의 궤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거스를 수 없는 또 하나의 중력이 작용하는 것만 같았다.


“익······!”


괴한이 안간힘을 쓰며 억눌린 신음소리를 흘렸다. 말을 듣지 않는 칼 대신 몸을 비틀었다. 그마저도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선비의 공격이 가까워질수록 대기를 짓누르는 중압감도 커져갔다.


짙고 검은 안개로 뒤덮인 흑접선과 괴한의 칼이 맞닿았다. 칼은 허무할 정도로 힘없이 튕겨나갔다. 예상치 못한 위력에 손을 떼지 못한 괴한의 팔도 함께 뒤로 꺾였다.


그것이 괴한에게는 오히려 다행이었다. 반발력에 몸이 완전히 비틀리며 공격의 궤도에서 벗어났다.


흑접선은 괴한의 가슴을 스치고 바닥으로 향했다. 멈추지 않았다. 애초에 선비는 바닥을 부술지언정 손을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


지진이 일었다. 콘크리트 바닥이 진동하며 뿌연 먼지가 안개처럼 사방을 덮었다. 충격의 중심에 있던 괴한은 균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속이 울렁거리고 피부가 아렸다.


있는 힘껏 바닥을 내리친 뒤 선비는 싸늘한 시선으로 바닥에 쓰러진 괴한을 내려다보았다.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밟아 죽일 수 있는 해충을 보는 눈빛이었다.


괴한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닥을 기듯 자리를 벗어났다. 흑접선에 맞닿은 충격 때문인지 팔은 비정상적으로 꺾여 있었다. 그러나 어딜 가도 금의환향의 어둠 속. 방향감각을 잃은 그가 할 수 있는 건 선비를 바라보며 뒤로 물러나는 것뿐이었다.


그것을 가만히 두고 볼 선비가 아니었다. 바닥을 내리친 것으로 화가 풀릴 리 만무했다.


“어딜 벌레처럼 기어가느냐!”


선비도 바짝 괴한을 쫓았다. 짐승 같은 뜀박질. 우아함 대신 흉포함만이 남은 선비보법이었다. 기는 자와 뛰는 자. 극명한 차이에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거리가 열 걸음 내로 좁혀졌을 때, 선비는 또 한 번 머리 위로 팔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괴한은 흠칫 놀라며 어깨를 떨었다. 멀쩡한 한쪽 팔로 몸을 지탱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시에 어떻게든 거리를 벌리려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괴한은 곧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난간이었다. 금의환향이 불러온 어둠은 기억력에도 영향을 끼치는지 잠시 망각했었다. 이곳이 그리 넓지 않은 옥상이라는 사실을.


괴한은 난간을 더듬어 올라가려다 이내 포기하고 선비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미 선비는 코앞까지 당도해 있었다.


“낙!”


선비의 우렁찬 외침이 괴한의 공포심을 자극했다. 외침과 동시에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공기도 두려움을 배가시켰다. 처음 공격보다 강한 중압감이었다. 수중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저항감을 느꼈다.


선비도 중압감을 느꼈다. 팔을 짓누르는 무게감에 움직임이 둔했다. 그 불쾌한 감각이 그녀의 성미를 건드렸다. 분노가 짙어졌고 이에 혈도를 순환하던 이질적인 기운이 반응했다.


주체할 수 없는 힘이 선비의 몸을 지배했다. 공격은 더욱 빨라졌고, 살의는 더욱 강렬해졌다. 괴한의 머리가 산산이 부서지는 장면이 선비의 머릿속에 생생히 재생됐다.


“히익······!”


괴한의 입에서 새된 비명이 새어 나왔다. 운명을 직감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피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검은 몽둥이가 그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주마등과 함께 비릿한 피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이번에는 자신의 것으로 이곳을 비린내로 채우게 되리라고 생각하니 진한 후회가 그를 덮쳤다. 생애 첫 후회였다.


곧 마침표를 찍게 될 인생을 돌아보며 괴한이 눈을 감는 순간이었다. 귀에 익은 두 개의 발소리가 빠르게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동료들의 것이었다. 그들이 자신을 구하러 왔음을 알아챈 순간 그는 눈을 번쩍 떴다.


“왔누······!”


반가운 외침과 동시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선비의 목과 허리를 노리고 쇄도하는 두 개의 칼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뭉개기 직전인 거대한 그림자였다. 생에 대한 집착이 샘솟으며 괴한은 안간힘을 다해 고개를 모로 꺾었다.


목숨을 노리고 쇄도하는 두 칼날의 존재를 선비가 깨닫자마자 혈도를 돌고 있는 여분의 내공이 반응했다. 이질적인 기운은 마치 생물처럼 독단적으로 낙방필법의 또 다른 초식을 운용했다.


흑접선 주변에 고인 검은 안개가 날카로운 바늘이 되어 산개했다. 일장춘몽. 낙방필법의 창시자가 급제는 봄날의 꿈에 불과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사용했던 초식으로, 본래 내공을 실은 붓털을 사방에 흩뿌리는 수법이었다.


암기로 형상화한 검은 안개가 칼날을 밀어내며 수십 번의 금속음이 연이어 울려 퍼졌다.


“컥!”


“끄윽······.”


여분의 암기는 두 괴한의 몸을 두드리고 다시 안개로 변하여 사라졌다. 그리고 듣기에도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낙낙낙에 얻어맞은 자는 난간 아래에 몸을 웅크린 채 떨고 있었다. 엉망으로 부서진 어깨와 쇄골을 부여잡고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상처는 뼈가 드러날 만큼 깊었다.


단지 죽음을 조금 미뤘을 뿐이리라.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한 선비가 눈앞에 서 있었고, 그의 몸은 이미 제구실을 하기에 요원해 보였다.


선비는 성에 차지 않는지 벌써 다음 일격을 준비했다. 완전히 숨통을 끊어 놓겠다는 심산이었다.


괴한도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다. 선비의 눈빛에 식은땀을 흘렸다. 밟아도 죽지 않은 끈질긴 생명력의 벌레를 내려다보는 눈빛이었다.


“그만······ 그만하는 게 어떠누? 윗선에는 알아서 잘 처리했다고 말해줄 테니까 숨죽이고 살면 서로서로 좋지 않겠누? 여기서 안 멈추면 넌 완전히 공적으로 찍히게······.”


선비는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머리 위로 들어 올린 흑접선 주변에 매서운 기운이 모여들었다. 괴한을 향해 휘두르는 팔이 무거운 쇠구슬을 단 것처럼 무거워 보였다.


처음보다 확연히 느린 공격에 괴한은 희망을 엿보고 몸을 들썩거리며 움직이려 했다.


“끄윽······.”


그러나 몸에 힘을 주는 순간 상처를 통해 전해지는 중압감에 비명을 삼켰다. 누군가 힘주어 어깨를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선비의 눈동자에 겁에 질린 괴한의 얼굴이 투영됐다. 치솟은 분노 사이로 티끌 같은 이성이 고개를 내밀었다.


“······낙!”


“끄아아악―!”


목 근육이 찢어질 듯 내지르는 고통스러운 비명이었다. 괴한의 머리를 향해가던 흑접선의 궤도가 한순간 바뀌어 반대편 어깨에 내리꽂혔다.


낙낙낙의 두 번째 휘두름을 직격으로 받은 어깨의 상처는 흉물스러웠다. 쇄골과 어깨뼈가 완전히 으스러져 형태를 잃었고, 너덜거리는 팔은 작은 충격에도 금방 몸에서 떨어질 것만 같았다.


“으으······. 내 팔이······.”


괴한은 눈앞에 선비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상처만 쳐다보았다. 공포로 떨리는 눈동자가 생기 없이 흐렸다.


선비도 눈을 좁혔다. 금의환향의 검은 연막 위에 희뿌연 안개가 덮인 것처럼 눈앞이 흐렸다. 선비를 비롯한 모두가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다른 자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점점 흐려지는 시야에 검은 연막을 벗어나려 해도 미궁처럼 끈질기게 발목을 붙잡았다.


“저 년은 왜 적당히 라는 걸 모르누.”


“이제 어쩔? 저 놈은 이제 병신이라 무쓸모인데.”


“살아 있을 때 미끼로······.”


멀찍이 떨어져서 선비와 상처 입은 동료를 쳐다보며 대화를 나누던 그들은 흠칫 놀라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다.


“기생충 같은 놈들!”


선비는 남은 괴한들에게 향했다. 전투능력을 상실한 자에게는 이미 흥미를 잃은 모습이었다. 나란히 선비에게서 멀어지던 두 괴한은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좁혀지는 간격을 확인하고 양쪽으로 갈려졌다.


“왜 나냐!”


선비는 고민 없이 왼쪽으로 달아난 자를 쫓았다. 달리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가 내뱉은 자극적인 말들이 좀 더 그녀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간격은 순식간에 좁혀졌다. 괴한은 자기도 모르게 큰 원을 그리며 뛰고 있었다. 금의환향의 영향이었다.


쫓고 있는 자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 선비는 다시 팔을 높이 들어올렸다. 흑접선으로 흐르는 내공의 흐름이 전에 없이 거대했다. 지난번 단전을 완전히 비우게 만들었던 세 번째 휘두름. 이번에는 달랐다. 혈도를 따라 흐르는 미증유의 내공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흑접선의 안개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중압감에 팔다리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지난번과는 달랐다. 온전히 감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위력은 여전했다.


정신없이 달리던 괴한은 갑자기 몸을 짓누르는 무게감에 등을 굽혔다. 당황한 그는 이 불편한 느낌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수십 명이 손발을 붙잡고 있는 것 같은 저항감이 그를 옥죄었다.


“으으······.”


괴한은 겁에 질린 신음을 흘렸다.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버거웠다. 고개를 돌리는 것보다 등 뒤의 기운이 자신을 덮치는 것이 먼저임을 직감하고는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았다.


선비의 눈이 희번덕거렸다. 낙낙낙의 목표는 언제나 머리. 이미 두 번의 자비를 베풀었기에 이성을 잃은 선비에게 여분의 자비는 없으리라.


그렇게 선비가 거스를 수 없는 힘의 흐름에 몸을 맡기려 할 때였다.


“선비님―!”


금의환향의 검은 연막의 끝자락에서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인수가 다급하고 간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선비의 성난 눈썹이 꿈틀거렸다. 동시에 굳건하게 부하를 견디던 어깨도 흔들렸다. 공격의 궤도를 바꾸는 것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지 말라는 듯 힘의 흐름은 좀처럼 선비의 팔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작디작은 기울임이었다. 끊어진 갓 끈이 이리저리 요동치기 시작했다. 선비의 팔과 어깨가 옆으로 기우는 순간 대기의 균형이 깨지며 작은 폭풍이 일었다.


혼란에 빠져 휘몰아치는 대기의 흐름 속에서 흑접선이 괴한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자 빨려 들어가듯 몸이 흑접선의 뒤를 따랐다. 저항할 수 없는 끌어당김에 그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한 줌의 폭풍과 커다란 몸뚱이를 꼬리로 남기며 선비의 흑접선은 옥상 바닥을 내리쳤다. 벼락같은 굉음과 함께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들이 사방에 튀었다. 크고 작은 콘크리트 조각은 피아의 구분이 없는 흉기였다.


선비도 본능적으로 반대쪽 팔을 들어 늘어진 두루마기 소매로 얼굴을 가렸다. 내공이 주입되자 빳빳해진 소매는 훌륭한 방패가 되어 주었다.


시야를 가린 소매 옆으로 선비의 시선이 움직였다. 괴한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고 있었다. 의식을 잃어 눈이 뒤집혔고, 커다란 콘크리트 조각에 얻어맞아 머리에서 흐른 피가 빨갛고 긴 선을 그렸다.


괴한은 의식을 잃은 채 쏜살같이 날아가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금의환향이 만든 검은 연막 너머였다. 그제야 선비는 연막을 거뒀다.


연막이 걷히자 도시에 서린 조명의 여운과 달빛이 반겼다. 그럼에도 희뿌연 시야에 선비는 눈살을 찌푸렸다. 금의환향의 영향으로 탁해진 눈동자는 좀처럼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선비님!”


인수가 선비의 곁으로 다가왔다. 선비를 바라보는 눈빛이 불안하게 떨렸다. 공격의 궤도를 바꾸는 것을 보았지만 여전히 온몸으로 뿜어내는 날카로운 기운이 그를 불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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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3. 마담 (8) 19.03.27 4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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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3. 마담 (5) 19.03.20 42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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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3. 마담 (3) 19.03.15 48 0 13쪽
23 3. 마담 (2) 19.03.13 44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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