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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슈퍼 담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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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홍
작품등록일 :
2019.02.18 19:23
최근연재일 :
2019.03.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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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7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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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드르륵.

이제 서른을 앞둔 3년차 체육 담당 심영희의 시선이 문 쪽으로 향했다. 문 앞에 위치한 칸막이 너머로 숱 없는 머리 윗부분이 희끗 보였다.

심영희는 방문자가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챘다. 주로 예체능 교사들이 머무는 학생 지도실에 올 키 큰 대머리는 이 학교에 하나뿐이다.


“주임 선생님 오셨어요?”

“거참, 매번 느끼는 거지만 참 용해. 심 선생은 어떻게 그리 사람을 잘 맞춰?”


칸막이를 빠져나온 대머리, 윤교련이 정말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심영희를 쳐다봤다.


‘머리···.’

‘그 머리···.’

‘저 머리 봐···.’


수업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던 선생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부임한 이후 3년을 매일같이 말하는 심영희도 그렇지만,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윤교련은 정말 대단했다. 처음에는 조마조마하기라도 했는데 3년이나 되풀이되니 그냥 말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심영희가 웃으면서 말했다.


“뭐 별거 있나요. 그냥 대충 말한 게 들어맞는 거죠.”

“내가 심 선생 때문에 아주 매일 아침마다 궁금해. 들어올 때마다 기대를 한다니까. 그런데 박 선생은 지금 뭐하는 거야?”


윤교련이 가지런하게 모은 손끝으로 머리를 톡톡 치며 물었다. 시선은 자리에 앉아 이마를 짚고 있는 박근욱에게 향해 있었다.


“아, 담배 핀 학생을 발견한 것 같은데 이렇다 할 물증이 없어서 고민이신가 봐요.”

“···학생?”


심영희의 말에 윤교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박근욱의 앞에 확실히 누군가가 서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게 학생이라고는 보기 힘들었다.


“교복이 아닌데?”

“박 선생님이 담배 찾으신다고 몸수색을 했는데··· 교복 안에 저런 추리닝을 입고 있지 뭐예요.”

“허···.”


윤교련은 그제야 나직한 한숨을 터트렸다.

눈이 따가울 정도로 화려한 추리닝이다. 한밤중에도 눈에 확 들어올 추리닝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 형광등 백 개를 켜 놓은 듯 찬란하게 빛났다.


“요즘 애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해할 수가 없어.”


투덜거리며 학생에게 다가간 윤교련이 코를 벌름거렸다. 과연 학생의 몸에서는 은은한 담배 냄새가 나고 있었다.


“킁킁, 허어···. 이거 아주 몸에 냄새가 배었구만. 너 인마, 담배가 얼마나 몸에 안 좋은 줄 알아? 다른 건 몰라도 폐는 복구가 안 돼 이놈아. 어이쿠야! 얼굴은 또 왜 이래? 너 삼 학년이냐? 쯧쯧, 아주 수능이 사람을 망친다, 망쳐.”


윤교련이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수능 성적이 아무리 안 나왔어도 그렇지, 대학이 인생의 전부냐? 내가 그 마음 모르는 게 아니라···.”

“···일 학년입니다.”


박근욱의 목소리에 막 금과옥조 같은 말을 쏟아내려던 윤교련이 멈칫했다.


“···박 선생, 뭐라고요?”

“일 학년입니다. 저희 반이고요.”

“그··· 그래, 성적이 나쁘다고···.”


어떻게든 말을 이어 보려는 윤교련에게 박근욱이 이마를 짚은 자세 그대로 말했다.


“전교 일등입니다.”

“······.”

“저도 지금 알았습니다.”


박근욱이 한숨처럼 말했다.

그 앞에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서 있는 학생은 다름 아닌 김연이었다.


‘시가렛··· 두고 보자···.’


김연은 조용히 이를 갈았다. 쪽팔려서 얼굴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소원은 이루어졌다.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으로 말이다.


***


박근욱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김연을 쳐다봤다.

교실에서 출석부에 정말 김연의 이름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박근욱은 일종의 패닉에 빠져 버렸다.

무려 1년이다.

1년이 다 지나가도록 자기 반 학생 하나 기억하지 못하다니, 정말 교사 실격이었다.

담배니 뭐니 했지만 사실 그건 구실에 불과했다.

김연이 자리로 들어가려던 찰나 은은히 풍겼던 담배 냄새는 그에게 있어 차라리 구원에 가까웠다. 평소대로라면 호통과 함께 귀를 잡아끌고 내려왔겠지만, 오늘은 그냥 그 상황을 벗어나는 것에 급급했을 뿐이다.

학생 지도실의 동료 교사들에게만은 태연한 모습을 보이려 무진 애를 썼으나 지금에 와서는 그마저도 힘들었다. 뭐에 홀린 듯 펼친 생활기록부는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거짓 태연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난 어째서 이런 녀석을 모르고 있었지?’


초등학교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 과목에서 백 점을 놓친 적이 없다. 체력장도 언제나 특급을 유지했다. 학년 별로 개최하는 행사에는 어김없이 나가 최우수상을 휩쓸었다. 첨부된 수상 기록은 중학교 2학년에서 멈춰 있지만 그때까지 받은 상만 마흔 개를 훌쩍 넘었다.

더 웃긴 것은 자신의 필체로 1학기 생활 태도에 ‘심성이 착함. 항상 말없이 스스로 맡은 일을 묵묵히 해냄.’이라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오늘 처음 봤는데 뭐가 착하고 뭘 묵묵히 해낸다는 것인가! 정말 당시의 자신에게 달려가 대체 뭘 보고 이렇게 적은 것인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잠시 생각하던 박근욱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됐다. 옷 입고, 그만 들어가 봐.”

“아, 아니, 박 선생!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이렇게 냄새가 나는데 그냥 보내시다니요!”


전교 일등이란 말에 한창 새로운 레퍼토리를 짜고 있던 윤교련이 펄쩍 뛰었다.


“일단 초범인데다 마땅한 물증도 없고, 저도 나름대로 집히는 데가 있어서 그냥 보내려고 합니다.”

“집히다니요?”

“손이나 몸에서는 확실히 냄새가 나는데 입은 전혀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거야 이빨만 닦으면 그만 아닙니까.”

“손도 씻으면 그만입니다. 설마 이빨 닦을 시간에 손도 안 닦았을까요.”

“하, 하지만 구강청결제라면···.”

“그렇게 파고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게다가 소지품 검사에서는 담배는커녕 세면도구조차 나오지 않았고요. 무엇보다···.”


박근욱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했다.


“김연.”

“네?”


한쪽에 놓여 있던 짐을 주섬주섬 챙기던 김연이 흠칫 놀라며 답했다.


“너 담배 폈냐?”

“아, 아니요.”


박근욱의 물음에 김연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부정했다.

피식 웃은 박근욱이 윤교련에게 말했다.


“본인이 아니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니, 박 선생···.”


윤교련은 어이가 없어서 입만 뻐끔거렸다. 아니라고 해서 믿을 거면 교칙이며 학생 지도실이 왜 있단 말인가. 지금 박근욱의 행동은 주임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범주에 속했다.

그러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난 박근욱이 김연에게 다가갔다.

김연의 앞에 선 박근욱은 동그랗게 말아 쥔 책으로 어깨 어림을 툭툭 쳤다. 그러다가 괜스레 헛기침을 한 후 김연의 면전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난 오늘 너 처음 본다.”

“······.”

“그런데 일 학기 기록은 남아 있어. 네가 착하대. 웃기지?”


김연은 박근욱을 멍하니 쳐다봤다.

어째서인지 코끝이 찡해졌다. 가슴에 뭐가 걸려 턱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못 알아봐서 미안하다.”


씁쓸하게 말한 박근욱이 김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 담임으로서, 학기가 넘어가기 전에는 말해야 될 것 같았다.”


두꺼운 중저음에 박근욱의 진심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죄책감마저 느껴지는 목소리에 김연은 괜찮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가슴에서 울컥 올라온 무언가가 목을 틀어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차!”


허리를 쫙 편 박근욱이 쥐고 있던 교과서로 김연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

둥글게 말린 교과서 안으로부터 통, 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는 김연의 목까지 올라온 응어리를 단숨에 끌어 올렸다.


“그래도 인마, 안에 입고 다니려면 좀 제대로 된 걸 입고 다녀라. 아무리 추워도 그렇지 꼴이 그게 뭐냐? 밤무대 나가냐? 교직원 화장실로 가서 얼른 갈아 입··· 얌마! 너 갑자기 왜 울어!?”


박근욱의 놀란 목소리에 김연이 작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


꽉 막혀 있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 순식간에 두 눈까지 차오른 응어리가 기어이 눈물로 화해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어, 어어···?”


한 번 쏟아지기 시작한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둑이라도 터진 양 몇 번이나 훔쳐 내도 계속 흘러내렸다.

옆에서 장식처럼 서 있던 윤교련의 눈빛이 번뜩였다.


“박 선생! 폼이란 폼은 다 잡더니 대체 얼마나 세게 때린 겁니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다 큰 학생이 애처럼 울지 않습니까!”

“아니, 주임 선생님··· 저는 그냥 가볍게···.”

“가벼워요? 가볍다고요? 스스로의 팔을 보면서 생각해 보세요. 내가 박 선생 아침마다 철봉에 매달릴 때부터 알아봤다니까요!”


윤교련은 조금 전의 손실을 만회하려는 듯 세차게 쏘아붙였다. 박근욱은 난처한 표정으로 울고 있는 김연과 윤교련을 번갈아 보며 사정없이 밀렸다. 심영희의 재미있다는 표정 뒤로 다른 선생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김연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눈물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간 자신이 그토록 바라 왔던 것은 이다지도 따뜻한 것이었다.


***


“다 울었냐?”

“···네.”

“그렇게 안 생긴 놈이 여려 터져 가지고···.”


박근욱이 힐끔 윤교련의 눈치를 살폈다. 윤교련은 심영희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이쪽을 살피고 있었다.

입맛을 다신 박근욱이 김연에게 말했다.


“어쨌든 교직원 화장실은 알지? 짐은 일단 여기 놓고 가서 옷부터 갈아입고 와라. 세면도 깔끔하게 하고. 누가 보면 고문이라도 한 줄 알겠다.”

“네.”

“웃지 마 인마. 심란해 죽겠는데 약 올리고 있어. 얼른 갔다 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 모양이었다. 김연은 얼른 입술을 안으로 말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김연이 교복과 겉옷을 챙겨 지도실을 나서려던 때였다.

드르륵!


“계십니까?”


지도실 문이 열리고 칸막이를 통해 일단의 무리가 들어왔다. 깔끔한 체크무늬 정장에 2대8로 가르마를 탄 젊은 남성과 네 명의 남학생들이었다.


“차함수 선생님?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박근욱이 별일이라는 표정으로 아는 체를 했다.

차함수의 담당 과목은 수학으로, 국어와 영어를 포함해 필수 과목이라 교시 배정도 빠듯하게 들어가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이 시간대에 지도실로 올 일은 없는 것이다.


“박근욱 선생님이시군요. 마침 잘됐습니다.”


뿔테 안경을 손끝으로 살짝 밀어 올린 차함수가 자신의 뒤를 가리켰다. 남학생들은 박근욱이라는 말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진도도 다 빼서 영화나 틀어 주고 나오는데 남자 화장실에서 매캐한 냄새가 나더군요.”

“아··· 현행범이군요.”


박근욱이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꺼낸 말에 차함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일 모퉁이 칸에서 환풍기에 대고 연기를 뿜고 있더라니까요.”


차함수가 남학생들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


“쯧쯧, 환풍기가 한 번에 내보낼 수 있는 공기량과 너희들이 뿜어내는 담배 연기의 양을 잘 계산해 봤어야지. 수학 시간에 꾸벅꾸벅 졸아 대니까 이렇게 걸리는 거야.”


대체 뭔 상관인지 모르겠지만 걸린 이상 대꾸할 말이 없었다. 학생들은 입을 꾹 닫고 차함수와 박근욱의 눈치를 살폈다.


‘어, 이 녀석들···.’


낯익은 얼굴들에 김연의 눈이 살짝 커졌다. 차함수가 데려온 남학생들은 김연에게 담배 일곱 갑을 헌납한 바로 그 패거리였던 것이다.

이문기, 조영찬, 서진국, 셋의 적청황 패딩 패션은 오늘도 여전했다. 다만 조연만이 유일하게 허벅지를 가리는 황토색 더플코트를 입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좀 작아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예전에 입던 것을 걸레가 된 패딩 대용으로 걸친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분은···.”


칸막이 옆에 서 있는 김연을 발견한 차함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학생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당연하게도 시선은 점차 묘하게 변했다.


“추리닝 종결자네···.”

“야, 그런데 저거 어디서 본 거 같지 않냐?”


이문기와 조영찬이 쑥덕거렸다.


“······.”


시선을 감지한 김연은 담담하게 칸막이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지도실 문을 열기 무섭게 교직원 화장실로 맹렬히 달려갔다. 추리닝 구입을 다시 한 번 후회하며, 목덜미까지 붉어진 김연은 지도실에서 그렇게 멀어져 갔다.

차함수가 마저 물었다.


“···누구십니까?”


박근욱이 씨익 웃으며 답했다.


“저희 반 학생입니다.”


***


“우와, 이거 진짜였네요?”

“진짜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나.”

“오늘따라 늦으신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구나···.”


심영희가 입을 헤 벌렸다.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한 동영상이었다. 오늘 아침 올라온 ‘흔한 고등학생의 패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으로, 업로드된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오천 회를 상회하고 있었다.


-오, 씨··· 야, 폰! 폰으로 찍어!

-됐어, 됐어!


급히 찍어서인지 카메라가 이리저리 흔들렸지만 누가 봐도 이합고등학교 앞의 전경이었다. 연신 흔들리는 화면 속에 고등학생들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돌진해 오고 있었다.


-미쳤네. 내 전성기의 점심시간을 보는 것 같다.

-푸하하하!

-얘들아! 요즘은 아침에도 급식 주냐?


남녀 구분 없이 전력 질주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얼핏 두렵기까지 했다. 촬영하던 사람들 역시 당황했는지 숨넘어갈 듯 웃으면서도 간혹 욕설을 내뱉었다.

그때 학생 무리에서 황토색을 한 뭔가가 확 튀어나왔다.


-야, 저 앞에···!

-뭐?

-으악!


단말마와 함께 카메라 앵글이 휙 돌아갔다.


-저거 뭐야!

-씨발, 우사인 볼트야!?


다시 돌아온 장면에는 엄청난 속도로 멀어지는 한 학생의 뒷모습이 찍혀 있었다. 걸어가던 학생들도 그 학생만 지나가면 뒤를 힐끗 보고는 경악해서 전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화면 좌우로 고등학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올려!

-이건 대박이다!


1분이 안 되는 동영상은 그렇게 우두두두 하는 소음과 함께 끝났다.

심영희가 윤교련에게 물었다.


“쟤가 우리 학교 학생이라고요?”

“그렇다니까! 교문 닫히는 줄 알고 뛰어온 녀석들만 아니었으면 확실히 봐 뒀을 텐데 말이지.”

“아무튼 큰일 했네요. 이합고 검색어 순위 좀 오르겠는데요.”


동영상 어디에도 지명은 나와 있지 않지만 벌써 댓글에는 교복 종류와 지역명이 드러나 있었다.

화면 속 거리를 가늠해 속도를 계산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대략 백 미터에 5초라는 결과가 나와 한창 합성 논란이 일고 있었다.

심영희가 못내 아쉬운 듯 물었다.


“흐음, 누군지 궁금하네. 대충이라도 기억 안 나세요?”

“봤긴 봤는데 뒷모습이라서 말이야. 좀 우락부락하다고 해야 하나? 교복 바지도 그렇고, 걸치고 있던 황토색 코트도 좀 꽉 끼어 보였거든. 요즘 애들답지 않게 두꺼운 패딩이 아니라서 그건 기억하고 있지.”


윤교련이 훤한 이마를 긁적였다. 처음에는 뭔가 껴입었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동영상을 보니 아닌 것 같았다. 안에 무엇을 입고 뛰었다고 보기에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두 사람은 서로 의미 없는 고민에 빠졌다.

조금 작다 싶은 황토색 더플코트에 바지를 있는 대로 줄인 조연은, 그로부터 정확히 2분 뒤에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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