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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슈퍼 담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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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홍
작품등록일 :
2019.02.18 19:23
최근연재일 :
2019.03.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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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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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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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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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pack 5. 징조 (2)

DUMMY

지도실에서 나온 김연이 시가렛을 데리고 향한 곳은 4층에 있는 3학년 교실이었다. 교실로 돌아가기 전 선결할 과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3학년 교실은 모두 비어 있었다. 수능이 끝나고 출석 자체가 교외로 바뀐 탓이다. 영화관, 놀이공원, 수족관 등, 방학식 전까지는 3학년들이 교실에 들어올 일은 없었다.

텅 빈 복도를 걷던 김연이 중간쯤 위치한 교실 문 앞에 멈췄다. 오가는 사람이 없었으니 당연하게도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복도 양 옆을 힐끗 살핀 김연이 두꺼운 자물쇠를 한 손으로 꽉 쥐었다.

콰직!

악수하듯 쥔 것만으로 자물쇠는 제 역할에서 영원히 도태되었다. 김연은 처참하게 압사당한 자물쇠를 고리에 걸어 둔 채 교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시가렛이 그 뒤를 따라 들어오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너 학생 맞아? 아니, 그전에 사람이긴 하니?

“학생이고, 사람 맞거든. 그보다 나한테 설명할 것이 있지 않아?”


김연이 교실 문을 닫으며 물었다.

잠시 생각하는 듯싶던 시가렛이 이내 답했다.


-음, 다른 사람 눈에 안 보이는 거?

“···그거 말고.”

-그럼 목소리?


이어지는 의뭉스러운 대답에 김연은 오른팔 소매를 곧장 걷어붙였다. 소매 아래, 시가렛의 부츠에 달린 그것과 같은 가죽 장식이 죽 드러났다.

김연은 별다른 말 없이 시가렛을 지긋이 주시했다.


-하아···.


긴 한숨을 내뱉은 시가렛이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쓸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잘 모르겠어.

“뭐?”

-네 팔에 달려 있는 것은 위시 링(Wish Ring)이라는 거야. 소환 조건에 따라 늘어나고, 그건 곧 소원의 개수가 되지. 정령에게는 한 마디로 족쇄라고 할 수 있어.


김연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시가렛의 조건은 ‘각기 한 대씩을 태운 1미리부터 7미리까지의 담뱃갑이’, ‘1년 이상 쓰레기통으로 사용된 장소에’, ‘태울 때 사용됐던 일곱 가지 색깔의 라이터와 함께 모일 것’이었다.

담뱃갑과 라이터가 일곱 쌍이니 위시 링은 여기서부터 일단 열네 개가 된다.

거기에 한 대씩, 1년 이상, 담배를 태울 때 사용됐던, 함께 모일 것이라는 조건과 쓰레기통이라는 장소를 합하면 총 열아홉 개다. 스무 개는 되지 않지만 마지막 소원은 대충 저 혼자 검은색을 띠고 있는 장식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것이 왜 지금 자신의 팔에 달려 있냐는 것이다.


“족쇄라니··· 그게 왜 나한테···.”

-그러게 말이야. 어쩌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물쇠를 저세상에 보내 버리는 차가운 인성 때문일지도 모르지. 여기서는 뭐라고 하더라··· 보호관찰?


시가렛이 문 쪽을 가리키며 얄밉게 말했다. 어찌나 얄밉던지 김연은 순간 시가렛을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읽었는지 시가렛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모르겠다고 했잖아. 지금으로선 네 소원을 이루는데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야.

“잠깐, 그럼 염력을 잃은 것과 내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도 그런 맥락이야?”

-응? 너 염력도 잃어버렸어? 으음··· 축하해 줘야 할까? 이유야 어쨌든 사람처럼 변해 가고 있잖아. 네가 바란 것은 분명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존재감이었지?


달갑지 않지만 아귀가 맞는 소리였다. 염력이라는 이능을 잃은 것만으로도, 김연과 일반인의 격차는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좋아, 염력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을게.”


김연은 선선히 수긍했다. 애초부터 존재감 대신 얻었다고 생각했던 능력이었다. 시가렛이 처음 말했던 대로, 이번에는 능력 대신 존재감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편했다.


“하지만 이 담배 냄새만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지구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흡연자를 싫어한다. 흡연자 또한 흡연자를 싫어한다.

그 사람이 싫은 것도, 담배가 싫은 것도 아니다. 아주 간혹 있기는 하겠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않다.

그들이 싫어하는 것은 담배 냄새다. 맡기만 해도 폐가 검어질 것 같은 매캐한 냄새 말이다.

게다가 김연은 고등학생, 그것도 이제 갓 1학년을 마친 미성년자다. 손끝에서 발끝까지 담배 냄새가 맴도는 김연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안 봐도 뻔하다.


“진작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소원을 빌지 않았을 것 같아?

“······.”


그건 아니다. 한 차례 맛본 관심이 악의였으면 몰라도 오늘의 그것은 달콤하기 그지없는 호의였다.

아마 알고 있었더라도 원했을 것이다. 아니, 설혹 그보다 더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바랐을 것이다.

김연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우, 할 수 없지. 그럼 내 몸에 배인 이 냄새라도 좀 없애 봐. 쓸데없는 오해는 딱 질색이야.”

-그건 소원이야?

“그래. 네가 처음에 말했듯이, 소원은 아직 열아홉 개나 남았으니까.”

-이번에는 시원시원해서 좋네. 좋아, 그 소원 이루어 주겠어.


시가렛의 말에 김연은 심장이 살짝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첫 소원 때를 상기해 본다면 혈기왕성한 고등학생이 보일 수 있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김연이 기대하던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따악!

시가렛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그 소리에 게슴츠레하게 감겨 있던 김연의 눈이 반짝 떠졌다.

김연이 물었다.


“···뭐하는 거야?”

-뭐긴, 냄새 없애 달라며?

“저기··· 설마 그걸로 끝인 거야?”

-냄새를 없애는 것 정도야 쉬운 일이니까. 왜? 뭐 잘못됐어?


잘못됐다.

아니, 잘못되지 않았다.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세차게 고개를 저은 김연이 애써 평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그, 그럼 이걸로 냄새는 안 나는 거지?”

-그래. 정 의심스러우면 냄새라도 맡아 보던가.


김연은 붉어진 목덜미도 숨길 겸 의식적으로 팔을 들어 냄새를 맡아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나는데?”

-뭐?


김연에게 다가온 시가렛이 잠시 냄새를 맡고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이럴 리가 없는데···.


잠시 고민하던 시가렛이 연이어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따악!

그러나 몇 번이고 튕겨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맛이 간 전자제품 다루듯 위시 링을 퍽퍽 쳐 보기도 했으나, 김연의 몸에서는 여전히 은은한 담배 냄새가 맴돌았다.

빈 교실에 울리는 경쾌한 소리를 한동안 감상하던 김연이 넌지시 물었다.


“저기 말이야··· 역시 방법이 잘못된 거 아닐까?”

-방법?

“소, 손가락 튕기는 거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던지···.”


김연은 자신이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주둥이는 제멋대로 잘도 나불거렸다. 얼굴은 벌써 뜨거워져 있었다.


-흐응···.


눈을 가늘게 뜬 시가렛이 콧소리를 내며 김연에게 다가왔다. 그에 따라 김연의 고개도 점점 뒤로 젖혀졌지만 공중에서 다가오는 터라 금방 따라잡힐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조금씩 좁혀졌다. 그리고 마침내 조금만 움직여도 서로 얼굴이 맞닿을 정도의 거리가 되었다.

가까이에서 본 시가렛의 피부는 정말 희었다. 요정이라서 그런지 모공 하나 보이지 않아서 정말 잘 세공된 대리석 조각을 보는 느낌이었다.

꿀꺽.

김연의 목울대가 크게 울렁거렸다.

그 모습을 본 시가렛이 입꼬리를 작게 말아 올렸다.


-너 생각보다 밝히는구나?

“그, 그렇지 않아!”


김연이 다급히 부정했다. 하지만 온통 빨개진 얼굴은 모든 사실을 긍정하고 있었다.

피식 웃은 시가렛이 훌쩍 뛰어 김연에게서 멀어졌다. 타이밍 좋게 스피커에서 1교시의 끝을 알리는 알람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쉽겠지만 방법은 잘못되지 않았어.


교실 창가에 선 시가렛이 김연을 보며 말했다.


-이건 아무래도 조금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아. 일단 먼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어···!”


김연이 부르기도 전에 시가렛은 밖으로 몸을 날렸다.

퉁!


-꺅!


그리고 닫혀 있는 창문을 통과하기 무섭게, 새된 비명을 지르며 다시 교실 안으로 튕겨 들어왔다.

특성상 그녀가 바닥에 볼품없이 널브러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눈물이 그렁그렁 달린 눈으로 창문을 쏘아보는 것을 보면, 나가는 과정에서 무언가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아야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이마를 문지르던 시가렛이 김연을 힐끗 보고는 다시 창가로 섰다. 아까 그 자리가 아닌 다른 쪽 창문이었다.


-아, 아무튼 자세한 이야기는 그때···.


민망했던 모양인지 시가렛은 조금 더 빨리 몸을 날렸다.

무슨 상황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던 터라 김연도 이번에는 딱히 부르거나 잡지 않았다. 대신 재차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에 몸을 움찔할 뿐이었다.

투웅!


-꺅!


시가렛은 이번에도 창문을 채 통과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왔다.


-이, 이게 왜 이러지?


공중에서 한 바퀴를 핑그르르 돈 시가렛이 김연을 애써 모른 척했다. 그러고는 다시 다른 쪽 창문으로 달려들었다.

투우웅!


-꺅!

“······.”


김연은 뭔가 깨달은 표정으로 책상에서 의자를 빼 냈다. 그리고 그 위에 차분히 앉아 시가렛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시가렛의 시도는 창문, 벽, 출입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무 번 이상 반복되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튕겨 나올 뿐, 시가렛은 이 정사각형의 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총 스물세 번째 튕겨져 나온 시가렛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김연을 쳐다봤다.


-나··· 왜 못 나가는 거지?

“글쎄···.”


기다렸다는 듯 말한 김연이 짐을 챙겨 교실 밖으로 나갔다. 충격 때문인지 시가렛은 따라갈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김연이 복도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퉁!


-꺄악!


교실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김연의 입가로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가설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뭐라고 했더라··· 보호관찰?”


소심하게 중얼거린 김연이 쭉 펼쳐진 복도를 쳐다봤다.

오늘따라 유난히 뛰고 싶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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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pack 10. 마음의 소리 (1) 19.03.13 55 2 14쪽
24 pack 9. 계획 (2) 19.03.12 53 1 13쪽
23 pack 9. 계획 (1) 19.03.11 5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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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pack 6. 회수 (2) 19.03.04 9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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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pack 5. 징조 (3) 19.03.02 10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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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ack 3. 소원 (1) 19.02.24 15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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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ack 1. 김연 (2) 19.02.21 221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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