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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슈퍼 담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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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홍
작품등록일 :
2019.02.18 19:23
최근연재일 :
2019.03.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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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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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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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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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pack 5. 징조 (3)

DUMMY

김연이 교실로 내려왔을 때는 이미 2교시가 시작된 후였다.

커튼이란 커튼은 모두 쳐서 어둡게 만든 교실에서는 한창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한창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것을 보니 1교시부터 쭉 이어서 본 것 같았다. 어디로 갔는지 과목 담당 선생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왔다.”

“쟤 진짜 우리 반 맞아?”

“완전 삭았다.”

“저렇게 눈에 띄게 생겼는데 어떻게 그동안 못 볼 수가 있지?”


교실로 들어오는 김연을 발견했는지 여기저기서 작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일부러 뒷문으로 들어왔음에도 아이들은 귀신같이 알아차렸다.

오늘 1학년 9반 아이들의 공통 관심사는 김연이었다. 1년이 가깝게 지나도록 알아보지 못한 클래스메이트가 있었다는 건 그만큼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등장과 함께 담배 문제로 끌려간 일이 호기심을 증폭시킨 탓도 있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김연은 반 친구들의 뇌리로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어색한 걸음걸이로 교실 뒤를 가로지른 김연이 자리에 앉았다. 그 앞자리에 앉은 두 여학생이 힐끔 김연을 살피고 자기들끼리 속닥거렸다.


“너 진짜 몰랐어?”

“너도 몰랐잖아.”

“어떻게 바로 뒷자리인데 모를 수가 있니?”

“난들 아니? 말 한번 걸어 봐.”

“어색해! 네가 걸어 봐!”


그렇게 한참을 서로에게 미루던 여학생들 중 결국 고개를 돌린 건 다름 아닌 이가은이었다. 몇 번이나 망설이던 이가은이 쭈뼛쭈뼛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 안녕하세요.”

“요는 빼도 돼. 너랑 동갑이야.”

“어? 그럼··· 아, 안녕?”

“그래, 안녕.”


여학생들의 밀담을 ‘본의 아니게’ 엿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던 만큼 대응은 자연스러웠다. 둘 중 이가은이 걸렸을 때는 내심 쾌재를 질렀다.

하지만 김연은 그 기쁨을 내색하지 못했다. 바로 머리 위에서 시가렛이 뚝뚝 떨어뜨리는 우울함 때문이었다.

김연의 시선이 슬쩍 오른팔로 향했다.

3학년 교실에서 김연이 눈치챈 것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든 시가렛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처음 시가렛이 튕겨 들어왔을 때는 김연과 일직선 거리의 창문, 두 번째는 그보다 대각선 위치의 창문이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몸의 절반이 넘어갔던 처음에 반해 두 번째는 창문을 벗어나지도 못했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임한 스물세 번에 달하는 실험은 김연으로 하여금 ‘시가렛은 김연에게서 일정 범위 이상 벗어나지 못한다.’라는 가설을 세우기에 충분했고, 복도를 신나게 달려오는 과정에서 ‘해당 범위는 자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원형의 돔과 같은 형태고, 약간의 반탄력이 있다.’는 검증까지 마쳤다.

그 결과 후폭풍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으며, 두말할 것 없이 현재 진행형이었다. 안 그래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던 녀석을 퉁투둥 튕겨 가며 끌고 온 셈이니 당연한 일이다. 염두에 두었던 일이긴 한데 당시 약이 바짝 올라 있던 터라 깊게는 생각하지 못했다.


‘여기서 좋아했다가는 피곤해진다.’


책으로도, 실제로도 물릴 만큼 봐 왔다. 존재감이 없던 시절 싸우는 커플들을 지근거리에서 직관한 것이 수십 번이다. 직접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눈으로 보고 들으면서 깨달은 바가 적지 않다. 원인을 제공한 만큼 여기서는 눈치껏 침묵해야 했다.


“저기··· 반가워. 난 이가은이야.”

“알아. 난 김연. 외자야.”


김연은 말해 놓고 후회했다.

‘하하, 알고 있어. 나도 반가워. 내 이름은 김연이야. 반에서 유일하게 외자를 쓰지. 그런데 이제야 알아보는구나?’를 시가렛을 의식하느라 여덟 글자로 줄여서 말해 버렸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재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김연의 첫사랑은 어마어마하게 상냥했다. 비단 9반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반 아이들과도 두루 친할 만큼 성격이 좋아서, 김연이 계속 단답형으로 뚝뚝 끊어 말하고 있음에도 대화가 중단되지는 않았다.


“가만, 이름이 김연이라고 했지?”


마치 혜성처럼 등장한 반 친구를 향해 무한한 관심을 표명하던 이가은의 미간이 귀엽게 모였다.


“김연, 김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평소 전혀 알아보지 못하던 이가은이 자신의 이름을 계속해서 되뇌자 김연은 신기한 마음부터 들었다.


“아!”


신기했던 마음이 어쩌면 잘해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검은색 오해로 넘어가기 전, 짧은 탄성과 함께 벌떡 일어선 이가은이 김연을 가리키며 경악한 목소리로 외쳤다.


“전교 일등!?”


이합고에서는 학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험 때마다 전교 1등부터 10등까지의 이름을 교실과 복도 게시판에 크게 써 붙여 놓는다.

물론 김연의 이름이 빠지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김연은 항상 매직과 볼펜을 가지고 다녔다. 공석인 1등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써 넣기 위해서였다.

사실 이가은이 떠올린 것은 김연의 이름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전교 2등인 공진호를 먼저 떠올렸고, 반 1등의 이름이 외자였다는 사실만 기억났을 뿐이다.

그리고 9반에 이름이 외자인 사람은 지금 그녀의 눈앞에 있는 김연, 그 하나밖에 없다.


“전교 일등?”

“누구? 쟤가?”

“와··· 대박.”

“나 지금 완전 소름 돋은 거 있지? 전교 일, 이등이 같은 반인데 우리들은 지금까지 일등을 몰랐다는 거잖아.”

“아, 무서운 얘기하지 마!”


이가은의 목소리가 워낙 컸기에 교실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튀어나왔다. 그간 쌓아올린 인고의 탑이 모두에게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아··· 그래, 나는 이날을 위해 노력해 왔던 거야···.’


김연은 실룩이는 입가를 안간힘을 쓰며 감췄다. 기분이 날아갈 듯 좋지만 시가렛 때문에 표출할 수가 없었다.

이가은을 필두로, 모두가 기대 어린 눈으로 김연을 살폈다. 묘하지만 이미 확정된 사실도 당사자의 입으로 재확인하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였다.

대답 정도는 해야겠다 싶던 김연이 간략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말을 꺼냈다가는 웃음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유 작살이다.”

“저 얼굴 봐.”

“덤빌 테면 덤비라는 표정인데?”


학생들이 감탄했다.

공진호와, 다른 한 남학생을 제외하고···.


***


학생들의 수많은 관심 속에서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쏟아지는 질문 공세를 고갯짓과 간단한 단어만으로 대처하던 김연은 결국 교실을 빠져나왔다. 시가렛의 상태가 나아질 기미 없이 계속해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아예 보이지 않으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다 보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안 그래도 단답형 말투에 자꾸 음울한 기운이 전염되어 실려 나왔다. 방학까지 남은 4일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김연으로선 시가렛을 달래는 것이 현재 최우선 과제였다.


“화 풀어.”


매점에서 요깃거리로 빵과 우유를 사 가지고 오는 길에 김연은 정말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내가 잘못했다니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거야. 다신 그러지 않을게.”

-······.


여전히 대답은 없지만 효과는 있었던 모양이었다. 시가렛의 우울한 기운은 눈에 띄게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한숨 돌린 김연이 교실로 향했다.


“어?”


계단을 올라와 복도로 접어들 무렵이었다.

김연의 눈에 매일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날아가던 그 양아치가 9반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평소라면 김연이 교실에 있었을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시가렛을 어르고 달래느라 조금 지체되어 버렸다.

김연의 발걸음이 조금 빨라졌다. 매일같이 하던 가락도 있고, 이렇게 본 이상 모른 척할 수도 없었다.

김연이 서둘러 교실로 들어가려던 때였다.

와장창!

누군가가 교실 문짝을 부수며 무서운 속도로 튀어나왔다.

화들짝 놀라 살펴보니 좀 전에 교실로 들어갔던 그 양아치였다. 양아치는 부서진 문짝 위에 누워 몸을 가늘게 떨며 일어나지 못했다.


“이건···.”


김연의 눈이 커졌다. 그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광경이었다. 기존의 대본에 할리우드식 거친 연출이 들어간 느낌이다. 아예 떨어져 나가 버린 문짝에선 뒷일에 대한 걱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연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교실을 들여다봤다.


“후욱, 후욱···.”


지금 바닥에서 경련하는 양아치의 표적이던 학교 공인 호구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가늘게 떨리는 손을 쳐다보며 학교 공인 호구, 백원만은 희열에 찬 미소를 짓고 있었다.

김연의 머리가 재빠르게 회전했다.

그리고 한 가지 결과를 도출해 냈다.

백원만이 지금 사용한 것은 다름 아닌 김연, 자신의 능력이었다.


***


다음 날 새벽.

대앵!


“으악, 깜짝이야!”


건넛방에서 들려온 괴성에 곧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조아영은 비명과 함께 일어났다. 그녀의 방은 물론이고 안방 불도 연이어 켜졌다.

대앵!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냐.”

“엄마! 오빠 방이야! 어제부터 그러더니 오늘도 저래!”


대앵!


“에구머니나!”


세 번째 들려온 소리에 조아영과 그녀의 어머니는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대앵!”


마지막 소리를 내지른 조아영의 오빠, 조연은 울먹이며 중얼거렸다.


“씨발, 이게 뭐야··· 씨발···.”


어제부터, 새벽 네 시만 되면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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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Pack 11 부상하는 비(非)일상 (2) 19.03.18 48 2 13쪽
29 Pack 11 부상하는 비(非)일상 (1) 19.03.17 37 2 15쪽
28 pack 10. 마음의 소리 (4) 19.03.16 34 2 13쪽
27 pack 10. 마음의 소리 (3) 19.03.15 41 3 15쪽
26 pack 10. 마음의 소리 (2) 19.03.14 49 2 14쪽
25 pack 10. 마음의 소리 (1) 19.03.13 53 2 14쪽
24 pack 9. 계획 (2) 19.03.12 53 1 13쪽
23 pack 9. 계획 (1) 19.03.11 5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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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pack 6. 회수 (2) 19.03.04 90 3 12쪽
14 pack 6. 회수 (1) 19.03.03 84 5 13쪽
» pack 5. 징조 (3) 19.03.02 102 4 10쪽
12 pack 5. 징조 (2) 19.03.01 9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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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pack 4. 대가 (1) 19.02.26 135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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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ack 3. 소원 (1) 19.02.24 15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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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ack 1. 김연 (3) 19.02.21 210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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