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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튜토리얼만 1만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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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마
작품등록일 :
2019.02.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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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길드 성장(3)

DUMMY

4성급 몬스터, 나무귀신의 공격 패턴은 크게 세 가지였다.

꽃가루를 뿌려 시야를 가리고, 원거리에서 날카로운 나뭇잎을 암기처럼 쏘아내며, 근거리에서 나무 줄기를 휘둘러서 사냥감을 으깨버린다.

양신우와 박재준은 세 번째 패턴까지 말려들었다.


콰아앙!


“빌어먹을!”


양신우가 피가 나도록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시야를 가린 꽃가루 때문에 적의 위치를 잡는 게 쉽지 않았다.

기척을 감지하고 움직여도, 이미 나무 줄기가 지척까지 칫쳐들었다.


“어떻게 좀 해봐요, 영감님!”

“아직 팔팔한 사십대야! 영감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니라고!”


기세 좋게 받아친 박재준이었지만, 그의 사정도 좋지 않았다.


‘이러다간 전멸한다.’


나무귀신들은 영악했다.

등장하자마자 꽃가루를 분사했고, 멀리서 잎사귀를 날렸다.

그 시점에서 헌터 두 명이 손도 써보지 못하고 죽었다.

직후 놈들이 쳐들어와서 나무 줄기를 채찍처럼 휘둘렀다.

헌터들이 마력이 다 소모하는 걸 감수하고 반격했지만, 시야를 가린 꽃가루들 때문에 좀처럼 맞히지 못했다.

어쩌다 맞히더라도 나무귀신의 맷집이 너무 단단했다.


‘5분도 못 버티겠군.’


5분도 많이 쳐준 것이다.

나무귀신들이 몇 마리나 되는지 모르니까.

박재준은 사신의 발걸음이 다가오는 느낌에 소름이 끼쳤다.

그 순간.


“커억!”


양신우가 날아갔다.

나무귀신의 줄기에 정통으로 명치를 얻어맞은 것이다.


“빨리 치료해!”


헌터들 중에 치료 스킬을 가진 힐러가 창백해졌다.

나무 줄기에 후려맞았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양신우는 엉망이었다.

마치 수십 자루의 칼날에 베인 것처럼 복부가 찢어졌고, 그 사이로 내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힐!


은은한 녹광이 양신우를 감쌌다.

그러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양신우의 몸을 파고든 나무귀신의 마력이 힐러의 마력과 충돌하고 있었다.


“아, 안 됩니다! 제 힘으로는······!”

“빌어먹을.”


박재준이 평소 언행과는 어울리지 않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대로 끝인가?’


희망이 사라졌다.

마음속에 절망감이 차오르며 손끝이 떨렸을 때였다.


-제피로스의 바람!


매서운 강풍이 불어왔다.

고약한 꽃가루들도 저편으로 날려 사라졌다.


“어휴, 나도 참 식상한 타이밍에 등장했네.”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태연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사람.

그러나 박재준은 그를 보는 순간 희망이 다시 샘솟았다.


“와줬군. ···고맙네.”

“나무귀신 열세 마리. 쉽지 않았을 텐데 용케 버텼군요.”


성도빈이 시선을 멀리했다.

갑작스러운 강풍에 나무귀신들이 멈칫하며 상황을 주시했다.

성도빈이 얼마나 강한 적수인지 가늠하는 것이리라.


“쓸어버리는 거야 애새끼들 패는 것보다 쉽지만······.”


성도빈이 몸을 돌렸다.


“나 혼자 다 먹으면 재미없지.”


이쪽 루트의 생존자들은 다 구했다.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열두 마리는 내가 가져간다. 한 마리는 니들끼리 잡아.”

“옙!”


4성급치고는 약한 나무귀신.

놈들은 박재준 일행을 공격하느라 마력을 소모했고, 성도빈의 기세에 위축돼서 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세 사람에게 맡긴 것.

강민우와 김나영, 이성록은 손에 땀이 배이는 것을 느꼈다.


-염동마경.


염동력이 10미터 덩치의 나무귀신을 끌어내렸다.

나무귀신이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결국엔 속절없이 끌려와 구석탱이에 처박혔다.


콰앙!


흙먼지가 자욱하게 치솟으며 나무귀신이 괴성을 질렀다.

그러나 성도빈은 신경 쓰지 않았다.


구우우우우웅······!


성도빈의 마력이 한순간 6성급까지 증폭했다.

나무귀신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치려는 찰나.

한꺼번에 쏟아진 수십 줄기의 참격들이 놈들을 훑고 지나갔다.


[카악···!]

[크어어어!]


참격에 휩쓸린 나무귀신들이 수천 개의 파편으로 쪼개졌다.

그걸로 끝.


‘···이게 사람인가?’


헌터들이 대략 멍해졌다.

그들을 몰아붙였던 나무귀신들이 저리 허망하게 죽다니?

왠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현실감이 흐려졌다.


“니들, 저놈 안 죽이고 뭐하냐.”

“아, 옙!”


뒤늦게 정신을 차린 세 명이 쓰러진 나무귀신한테 뛰어들었다.

공포에 휩싸인 나무귀신이 벗어나려고 발악했지만, 세 사람이 끈질기게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게다가 상성이 나빴다.

김나영이 주로 쓰는 화염계 스킬은 놈과 상극이었으니까.

물론 나무귀신의 맷집이 워낙 단단한 탓에 웬만한 화염 스킬을 맞아도 끄떡없었지만, 마력을 거의 다 쓴 영향으로 조금씩 타기 시작했다.

참다 못한 나무귀신이 잎사귀를 쏘아보냈지만,


“어딜!”


때마침 이성록이 창을 크게 휘둘러 나무귀신을 강타했다.

자르지는 못했지만 나무귀신의 거대한 몸이 기우뚱했다.

강민우 역시 벼락을 두른 검으로 쉴 새 없이 나무귀신을 두들겼다.


[크어어어어!]


결국 대부분의 잎사귀가 엉뚱한 곳만 강타했다.

그나마 제대로 쏘아보낸 몇 개는 김나영이 삼중으로 펼친 [화염장벽]에 막혔다.

지난 두 달간 특훈을 받은 덕분에 마력 컨트롤이 상당 부분 개선된 김나영이었다.

똑같은 [화염장벽]을 펼쳐도 전보다 마력 밀도가 높아졌다.

나무귀신의 잎사귀는 끝내 삼중으로 펼쳐진 화염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잿더미가 돼버렸다.

김나영이 손을 뻗어 또 다른 스킬을 완성했다.


-다연발 파이어 애로우!


어차피 3성급 스킬로는 나무귀신을 한 방에 해치울 수 없다.

그렇기에 김나영은 수십 개의 1성급 스킬로 놈의 약점을 노렸다.

바로 눈!

강민우와 이성록과 싸우느라 집중력이 흩어졌던 나무귀신은 결국 계속되는 화살 세례를 못 버티고 눈을 잃었다.


[크아아아아!]

“이게 대체······.”


박재준이 아연실색했다.

나무귀신이 4성급치곤 약하다지만 3성급 헌터들이 잡을 만한 몬스터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게 현실화됐다.

세 사람이 평범한 3성급 헌터들보다 강하며, 유기적으로 서로를 보완하기에 가능한 기적이었다.


‘성도빈이 훈련시킨 건가?’


박재준이 성도빈을 돌아봤다.

그는 힐러도 포기한 양신우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치료할 수 있나?”

“할 수는 있는데, 해줄까 말까 되게 고민되네요.”

“···저번 일 때문인가?”

“뭐, 그것도 있고. 그냥 카사노바처럼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린 게 괜히 짜증나네요. 이놈 없다고 던전을 공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콱 죽게 내버려둘까.”

“양신우가 없었다면 우린 진즉 전멸했을 걸세. 그가 마음에 안 들겠지만··· 부디 도와주게.”


박재준이 고개를 숙였다.

자기 부하도 아닌 사람을 위해 자존심을 굽힌 것이다.

성도빈이 쳇 하고 혀를 찼다.


“아저씨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쪼잔해 보이잖아요.”


말은 그렇게 해도 성도빈은 이미 치료 스킬을 쓰고 있었다.

앞서 힐러가 썼던 [힐]이지만, 막대한 마력을 퍼붓자 상처가 말끔하게 낫는다.

의식을 잃었던 양신우가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그러다가 성도빈을 보고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으헉! 흐, 흑색의 왕···!?”

“그래, 이 새끼야. 내가 니 죽게 버려둘까 하다가 저 아저씨가 살려달라고 부탁해서 선심 썼다.”


양신우는 눈치가 빨랐다.

성도빈이 이곳에 와서 자신들이 살아났음을 깨달은 것이다.


“고, 고맙습니······”

“고맙지? 고마우면 이 형이랑 약속 하나만 하자.”

“예?”

“살려줬으니 니 목숨은 내 거다.”


살려줬으니 복종하라는 건가?

양신우는 어이가 없었지만, 성도빈이 미간을 찌푸리자 재빨리 대답했다.


“아, 알겠습니다!”

“앞으로 내가 말했을 때 반문하면 뒤질 때까지 처맞는다. 못 들었으면 군대식으로 ‘잘 못 들었습니다!’라고 대답해라. 알겠냐?”

“예, 옙!”

“그럼 일단 맞자.”

“···예?”


퍼억!


“끄어억!”


양신우가 눈을 감싸쥐었다.

4성급 헌터답게 맷집이 튼튼한 양신우였지만, 성도빈이 선사한 고통은 두개골을 넘어 뇌를 흔들었다.


“반문하면 맞는다고 했니, 안 했니?”

“죄, 죄송합니다!”

“형이 널 때리는 건 그동안 니가 이 여자 저 여자 찝적댄 게 짜증나서는 딱히 아니란다. 그냥 때리고 싶어서 때리는 거지.”

“······.”


헌터들은 얼이 빠졌다.

방금까지 삼도천에 갈 뻔했던 사람을 되살리더니 뭐?

때리고 싶어서 때린다고?

이게 말이야, 방귀야?


‘···짜증나서 패는 것 같은데?’


성도빈이 웃으며 말했다.


“마음 같아선 니 아랫도리에 정조대를 채우고 싶은데, 그럼 방광도 터질 테니 거기까진 안 할게. 그러니까 그냥 맞자.”

“끄아아! 제, 제가 죄송합니다. 제발 살려주십쇼-!”

“단호히 거절한다!”


그 뒤로도 성도빈의 폭력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양신우를 보고 헌터들이 겁에 질렸다.

그들을 위협하는 던전의 몬스터보다도 성도빈이 무서웠다.

놀랍게도 성도빈은 양신우를 그토록 심하게 구타했으면서도 뼈 하나 부러뜨리지 않았다.

전투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고통을 준 것이다.

4성급 헌터를 그 지경으로 만들려면 대체 얼마나 강해야 할까?

박재준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제 어찌할 텐가?”

“5성급 몬스터를 잡을 겁니다.”

“···5성급?”


박재준은 아직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했다.

던전에 들어오고 얼마 뒤, 나무귀신들의 습격을 받고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이었다.


“몰랐나 보군요.”


성도빈이 유리엘에게 들은 정보를 고스란히 전했다.

박재준과 양신우, 헌터들의 표정이 납덩이처럼 굳어졌다.

4성급 몬스터가 기이하리만치 많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설마 던전의 난이도가 껑충 뛰었을 줄이야······.


“그 흑충이라는 것 말이네. 사람도 감염이 되나?”

“감염됩니다.”


튜토리얼에서는 죽어도 부활하기에 흑충에 감염되어도 상관없었다.

그러나 던전에서는 다르다.

흑충에 감염되면 그대로 끝.

불과 몇 분 전까지 아군이었던 헌터들이 적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금방 죽겠지만, 죽기 전까지는 원래보다 한 단계 위의 힘을 쓰면서 폭주할 겁니다. 그전에 막는 게 최선인데··· 흑충은 모기처럼 작으니 찾기도 쉽지 않아요.”

“그럼 막을 방법이 없나?”

“마력을 전신에 두르고 있으면 침투하지 못합니다.”


대신 이 방법을 쓰면 마력을 금방 소모한다. 성도빈이야 마력이 남아돌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니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광범위한 결계를 펼쳐도 됩니다. 이쪽도 마력을 쓰긴 하지만, 훨씬 낭비가 적으니까요.”


성도빈이 시범을 보였다.


-전하결계!


푸른빛 전격의 막이 일행을 동그랗게 감쌌다.

방금 전에 나무귀신을 사냥하고 돌아온 세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이 있는 쪽의 [전하결계]가 크게 스파크를 튀겼기 때문이었다.


“어?”

“이게 뭡니까?”

“흑충의 유충이지.”


시스템 메시지가 떴기에 성도빈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나무귀신들은 흑충에 감염됐었다.

흑충이 다 자라지 않았기에 4성급의 힘밖에 못 냈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무귀신들은 모조리 5성급으로 변할 터.


‘얼추 네 시간 남았나?’


되도록 골든타임이 끝나기 전에 모든 나무귀신들을 잡아야 한다.

놈들 전체가 이 던전의 보스 몬스터나 다름없는 것이다.


[마스터, 생존자들을 다 구했습니다.]


때마침 아르겔이 낭보를 전했다.


“고생했다. 이쪽 위치 알려줄 테니 생존자들 데리고 와.”

[알겠습니다.]


아르겔이 이끄는 베타팀은 오래지 않아 합류했다.

뒤꽁무늬에 붙은 생존자들이 양신우와 박재준을 보는 순간 반색하며 달려왔다.


“팀장님!”

“마스터,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처음 성도빈이 파악한 대로 스물세 명의 생존자들이 다 모였다.

그러나 양신우와 박재준은 좋아할 수 없었다.

예상보다 너무 많은 전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중요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제레미 코너는?”


제레미 코너.

미다스 길드의 1팀장이자, 원래는 금색의 왕이 이끄는 아메리칸 원 길드의 천재 유망주였다.

아메리칸 원 길드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은 덕에 서른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5성급에 올랐다.

5성급에 오른 만큼 나무귀신들을 맞닥뜨린다고 쉽게 죽을 리는 없다.

그러나 헌터들의 얼굴엔 짙은 그늘이 드리워 있었다.


“1팀장님이 실성했습니다.”

“실성? 미쳤다는 말이야!?”


양신우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성도빈이 말했다.


“흑충에게 감염됐나 본데?”

“제레미 코너가······.”


양신우와 박재준이 침음했다.

성도빈의 말대로라면 지금 제레미 코너는 6성급에 올라 폭주하고 있을 것이다.


“그놈은 내가 처리하지. 아르겔, [전하결계] 칠 줄 아냐?”

“예, 칠 줄 압니다.”


성도빈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강민우 등 세 사람을 가리켰다.


“내가 없는 동안 쟤들 데리고 몬스터 좀 잡아. 할 수 있지?”


한마디로 버스 태우라는 말.

알았다는 대답을 듣자마자 성도빈은 자리를 이탈했다.


작가의말

예스, 세이프!

불금 잘 보내세요. 저는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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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4화. 부산 웨이브(1) +33 19.03.05 33,482 78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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