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팔의 늑대 : 분출되는 속성의 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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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칼바람
작품등록일 :
2019.02.22 11:55
최근연재일 :
2019.04.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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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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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병기의 등장 1-6 <전투2>

DUMMY

"이번엔 거지 같은 고양이 새끼냐!"



묘인족 여자를 본 칼자르트는 말이 거칠어졌다. 밑도 끝도 없이 따라오라는 말에 상당히 격해진 것이다. 그는 손톱을 치켜세우고는 자세를 낮췄다.



"성격이 너무 급하시네요. 천천히 요리해드릴 건데 말이죠. 그리고 데려가겠습니다. 야옹."



여자의 머리칼이 백발로 휘날리고, 입은 하얀색 전신 슈트가 빛났다. 불길한 전운이 골목길에 감돈다. 그녀의 눈이 백안으로 바뀌더니 검은 나비떼가 어느새 침으로 변해 있었다.


칼자르트가 곁눈질로 하늘을 보자 느꼈던 느낌은 맞아떨어졌다. 이윽고 수많은 침이 골목길을 향해 쇄도하고, 카시네가 급히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더니 허공에 뿌렸다.


넓게 퍼진 핏물이 장막을 이뤘다. 하지만 너무 얇은 탓에막을 뚫고 침이 직격했다.



"제길! 피해! 크윽!!"


"칼자르트!"



욕지랄과 함께 칼자르트는 카시네를 덮쳐 넘어뜨린 후, 직격하는 침을 대신 맞았다. 등을 강타하는 격통에 그가 신음을 내자, 카시네는 놀란 기색을 보였다.


칼자르트가 고개를 들자 피의 장막이 흩어졌다. 그사이에 검은 칼날이 들어왔다. 스쳐 가는 칼바람에 볼살을 찢기면서 피가 맺혔다.


나비떼가 방향을 틀어 날더니, 칼날로 바뀌었다. 바람이 한바탕 불더니 칼날이 회오리치며 몰아치기 시작했다.


여자를 보는 칼자르트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조용히 읊조린 말에 카시네가 맞장구를 친다.



"빌어먹을 년. 생각보다 꽤 하는 년이야. 제길."


"그러게. 꽤 열 좀 오르는데?"



칼자르트와 카시네는 회오리가 덮치기 전 벽을 등지고 일어섰다. 긴장이 길게 유지되며 정적을 이루자 이들의 숨소리가 들렸다.


휘몰아치는 칼날이 벌떼마냥 코앞으로 다가오자, 카시네의 앞에 칼자르트가 막아서면서 그녀의 동공이 커졌다.


칼날 회오리가 이들을 삼켰다. 벽전체를 뒤덮은 검은 칼날이 그들을 난도질하며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윽고 다시 나비로 변하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펄럭이는 날갯짓에 혈향이 맴돌았다. 허공에 검붉은 가루가 흩날리면서 나비떼는 묘인족 여자주위를 맴돌았다.



"쿨럭."



칼자르트는 두 팔을 십자로 교차시켜 자세를 잡은 상태였다. 기침하는 입가에 피 한 모금이 나왔다. 찢긴 살점과 털 사이에서 선혈이 맺혀 흐른다. 난도질당해 상처가 새겨진 몸은 어디 한 곳, 성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쪽 무릎이 바닥에 닿으면서 피가 튀었다. 팔을 내리고 보이는 그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고개를 살짝 돌리자 광채가 서려 있는 그의 눈에 카시네가 반사되어 보였다.



"칼자르트...!"



카시네는 그의 상태에 말끝을 흐렸다.


칼자르트는 숨 고르기를 하며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서로의 시선이 교차되어 주고받았다. 그들만의 무언의 대화다. 이내 카시네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평정을 유지되었지만 얼굴에 여유 있는 느낌은 사라졌다.


카시네가 다친 곳이 없는 걸 확인한 그는 흑마철극을 지지대로 다시 일어섰다. 눈빛에 살기가 돋으면서 기세는 오히려 전보다 올랐다.



"이번 거는 꽤 아픈데?"


"그래 보이네. 괜찮겠어?"


"이런 극한의 상황은 몇백 번이고 겪었지. 역시 지랄 맞아서 적응이 안 되지만. 이 상황도 그중 하나니깐앨범에 넣어두자고."



전신에서 오는 격통에 칼자르트 얼굴이 구겨졌다. 묘인족 여자를 향한 눈매가 극도로 날카로워졌다. 이에 반해 검은 나비떼에 둘러싸여 여자는 미소를 보인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떼며 자신을 밝혔다.



"요리하기 전에 제 이름을 밝히는 게 우선순위겠죠? 제 이름은 로웰리 아르센노아라고 해요. 야옹."


"결국 사냥감일 뿐이지."


"그렇게 곤두세울 필요는 없다고 보여지네요. 조금 평화적인 방법도 있거든요. 강철팔의 늑대씨 조용히 따라와 주신다면 여자분은 건들지 않도록 할께요. 야옹."


"따르리라 생각하나?"


"저는 조금이라도 평화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따르던 안 따르던 그건 당신의 선택이지요. 야옹."


"퉷. 그러니깐 원하는 게 나란 말이지?"



피를 뱉고 칼자르트가 다소 차분한 언조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당신의 협조를 원할 뿐입니다. 야옹."


"싫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요 이건 본보기 차원에서 보여 드린 겁니다 야옹."


"네년도 생체병기겠지."


"생각하시는 그대로입니다. 야옹."


"그렇다면 얘기는 끝났군. 죽여주마."



칼자르트는 흑마철극을 꼬나 잡았다. 그 뒤에서 카시네가 무덤덤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 격노가 서서히 새겨졌다.


이들의 눈에 광휘가 번뜩였다. 칼자르트가 손톱을 치켜세운 채 로웰리를 향해 달려들고, 카시네의 손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나비떼가 물결치며 허공을 맴돈다. 검은 파도가 공중에서 일더니 하나의 덩어리로 뭉쳤다. 로웰리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뭉친 덩어리는 순식간에 강철 돔으로 바뀌었다.



-뎅!



손톱의 섬광이 곡선을 그으며 맹렬히 돔과 부딪쳤다. 불꽃이 튀면서 금속음이 강하게 일었다.


완력으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칼자르트는 돔을 향해 흑마철극을 휘둘렀다. 챙챙거리는 마찰음이 연이어 울려 퍼진다.


이때, 돔에서 돌기가 튀어나와 그의 옆구리를 스쳤다. 핏물이 튀면서 살점이 살짝 찢겼다.



"큭!"



짧은 신음과 함께 육중한 몸이 뒤로 밀려 넘어졌다. 칼자르트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돔을 노려보았다.



"그딴 고철로 막을 수 있다 생각하다니."



그녀의 목소리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카시네는 흘러내린 피를 허공에 모으고 있었다. 피가 모여 덩어리로 뭉치면서, 새빨간 불꽃이 인다.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꽃의 크기는 점점 커졌다.


적당히 타오르는 게 눈에 보이자 손을 휘저었다. 돔을 향해 다량의 피가 뿌려졌다.



"엎드려! 칼자르트."



외침과 동시에 바닥에 엎드리는 칼자르트. 그를 스쳐 지나간 붉은 참격 수십 발이 돔으로 날아든다. 불꽃을 품은 칼날이 돔을 두부처럼 썰어버렸다.


잘려나간 부분이 나비로 변하고 돔은 형태가 잃었다. 칼날의 위력에 놀란 로웰리는 급히 몸을 비틀어 공중제비를 돌았다. 휘날리는 머리칼을 스쳐 지나간 칼날을 간발의 차로 회피한다. 양팔을 벌려 한차례 착지한 후, 뒤로 덤블링하여 나머지 것도 피하면서 나비를 끌어모았다.


나비떼가 그녀 주위로 모이면서 찰싹 달라붙었다. 형태가 플레이트 아머로 바뀌면서 전신무장한 모습으로 변했다.



"무장하기엔 너무 늦은 거 같은데?"



카시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로웰리의 어깨에 피가 솟구쳤다. 슈트가 찢어지면서 붉은색으로 물들인다. 견갑이 된 나비 일부가 찢겨 땅바닥에 떨어졌다. 베인 어깨를 잡고 로웰리는 몸을 휘청거렸다.



"생각보다 강하시군요. 야옹. 조금 얕잡아본 건 사과드리겠습니다. 야옹. 하지만 이건 생각 못 하셨을 겁니다. 제가 조종하는 나비는 진화할 수 있다는 걸요. 야옹. 그리고 그 진화는 조절이 가능하지요. 야옹."



출혈을 막으며 로웰리는 조소를 띄웠다.


그녀의 눈에서 빛이 발하자 플레이트 아머는 나비떼로 변하면서 흩어졌다. 옅은 은빛 가루가 허공을 떠돌며 퍼진다. 반짝이는 은빛 안개는 서서히 나비떼에 흡수되었다. 날개가 은색으로 바뀌고 반사광이 반짝였다.



"설마 미스트릴 나비?"

"제대로 보셨네요. 야옹."


은빛을 잔잔하게 내는 나비떼에 카시네는 한눈에 어떤 나비인지 알아보았다. 로웰리의 짧은 대답에 카시네는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산 광물지대에 서식하는 미스트릴 나비는 광물의 정기를 빨아 먹고사는데, 그중에 은의 정기를 가장 좋아했다. 은의 기운은 뱀파이어뿐만 아니라 늑대인간에도 독이 되는 몇 안 되는 물질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카시네이다. 더군다나 진화조종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곤충이다 보니 어떤 능력이 있는지 파악이 되질 않았다.


로웰리는 카시네를 향해 나비떼를 움직였다. 반짝이던 빛물결이 칼날이 되어 다시 한 번 쇄도했다. 카시네는 급히 붉은 장막을 쳤다.


이번엔 장막을 뚫지 못하고 칼날이 충격음을 발했다. 튕겨져 나간 칼날은 각각의 나비로 변했다.


이때, 은광의 빛무리를 사이에 금빛의 반사광을 반짝였다. 금속 팔이 로웰리를 향해 뻗었다.


손쓸 틈도 없이 손바닥이 그녀의 머리를 집어삼킬 듯 들어 올렸다. 얼굴 반 이상이 잡혀, 보이는 하관이 부르르 떨렸다. 옥죄는 고통에 아랫입술을 깨물고 신음을 풀었다.



"끄으으...."


"거지 같은 년."



만신창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칼자르트의 살기 어린눈은 생생했다. 손아귀의 악력이 강해질수록 얇은 신음은 길게 늘어졌다.


강철팔을 잡고 버티던 로웰리는 칼자르트를 향해 팔을 크게 휘둘렀다.



"칼자르트!"



그의 귀에 파고드는 카시네의 목소리가 격통과 동반되어 몸속에 들어왔다. 시퍼런 은빛 검 두 자루가 등을 관통해 배를 뚫고 튀어나왔다.


그는 검 끝에 흘러내리는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더니, 칼날을 강하게 쥐었다.



"어차피 나비는 나비!!"



손에 유혈이 맺히면서 힘줄이 새겨졌다. 뚫린 몸의 고통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왼팔에 힘을 가했다.


칼날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지 은빛 가루를 뿌리고, 나비떼로 변했다. 날개를 힘겹게 펄럭이던 나비들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칼자르트는 거친 호흡을 하더니 로웰리를 놓았다. 자세가 무너지면서 한쪽 무릎이 꿇려지고, 몸이 급격히 떨렸다. 그 앞에서 휘청이며 로웰리는 비웃음을 흘렸다.



"은의 효과가 바로 나오는군요. 마비의 효과가. 야아옹."


"제길."


"걱정마세요 목숨을 빼앗진 않겠어요. 하지만 저를 따라와 주셔야겠어요. 야옹."



몸을 털면서 로웰리는 다시 나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은빛 가루가 눈처럼 내리며 안개를 이룬다. 바닥에 떨어진 나비들이 다시 되살아나면서 골목을 배회했다.


칼자르트가 곁눈으로 뒤쪽에 있던 카시네를 보았을 때, 이미 붉은 구체를 만들어 그 안에 몸을 피한 상태였다. 그녀가 안전한 걸 확인하자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다.



"건방 떨지 마라."



뼈 소리가 울리면서 순간적인 풍압이 일었다. 힘줄 새긴 주먹이 공기를 갈라 로웰리의 배에 정확히 꽂혔다. 강력한 타격과 함께 파동이 퍼진다. 강한 충격파가 그녀의 몸을 관통하여 흔들었다.



"컥!"



예상치 못한 타격에 동그랗게 뜬 로웰리의 눈에 초점이 사라졌다. 그녀는 비명과 함께 피를 토하면서 공중에 떴다. 머리칼은 흑발이 되어 얼굴을 가렸고, 허공에 뜬 몸은 바닥을 몇 차례 구른 후에야 완전히 널브러졌다.


로웰리 뿐만 아니라 칼자르트역시 무릎을 꿇은 채 자세가 굳어버렸다. 주먹을 내지른 직후, 은가루에 의한 마비증세가 오면서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흩날리는 은가루가 바닥에 내리 앉자 카시네는 붉은 구체를 터뜨렸다. 그녀는 그를 보며 한숨이 길게 내쉬었다.



"인기 많은 것도 탈이네."


"그러게 말이야."



칼자르트는 자신의 상태에 혀만 끌끌 찰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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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팔의 늑대 : 분출되는 속성의 잔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생체병기의 등장 1-32 <사냥시작.> 19.04.22 42 0 9쪽
33 생체병기의 등장 1-31 <검투사의 길> 19.04.19 22 0 8쪽
32 생체병기의 등장 1-30 <동선파악> 19.04.17 27 0 7쪽
31 생체병기의 등장 1-29 <수락> +1 19.04.08 49 1 7쪽
30 생체병기의 등장 1-28 <죽음 그리고 조건> +1 19.04.06 40 1 10쪽
29 생체병기의 등장 1-27 <부작용> +1 19.04.03 48 1 9쪽
28 생체병기의 등장 1-26 <수감소행> 19.04.01 33 2 9쪽
27 생체병기의 등장 1-25 <되갚기> +1 19.03.29 42 2 12쪽
26 생체병기의 등장 1-24 <2차 습격> +1 19.03.27 44 2 13쪽
25 생체병기의 등장 1-23 <푸른 늑대> 19.03.25 47 1 11쪽
24 생체병기의 등장 1-22 <카시네의 행동> +1 19.03.21 53 3 11쪽
23 생체병기의 등장 1-21 <등장하는 사계의 존재들> 19.03.20 43 1 13쪽
22 생체병기의 등장 1-20 <검은괴물과의 싸움> 19.03.19 39 1 12쪽
21 생체병기의 등장 1-19 <지하공간의 마녀> 19.03.18 48 1 13쪽
20 생체병기의 등장 1-18 <묘지의 결계> 19.03.17 38 1 12쪽
19 생체병기의 등장 1-17 <수색 그리고 바다의 낌새> +1 19.03.15 65 1 11쪽
18 생체병기의 등장 1-16 <시노카즌 vs 헬레네스> 19.03.14 40 1 12쪽
17 생체병기의 등장 1-15 <작전의 시작> 19.03.13 42 1 13쪽
16 생체병기의 등장 1-14 <또다른 위험인자> 19.03.12 56 2 12쪽
15 생체병기의 등장 1-13 <생포> 19.03.11 49 1 12쪽
14 생체병기의 등장 1-12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들> 19.03.08 48 1 13쪽
13 생체병기의 등장 1-11 <죽음의 정령> 19.03.07 48 1 13쪽
12 생체병기의 등장 1-10 <파악> 19.03.06 58 1 16쪽
11 생체병기의 등장 1-9 <라프숲 정찰> 19.03.05 48 1 12쪽
10 생체병기의 등장 1-8 <계획> 19.03.04 43 1 13쪽
9 생체병기의 등장 1-7 <이들이 노리는 것> 19.03.03 43 1 14쪽
» 생체병기의 등장 1-6 <전투2> 19.03.01 58 1 12쪽
7 생체병기의 등장 1-5 <동행의 시작> 19.02.28 50 1 13쪽
6 생체병기의 등장 1-4 <전투1> 19.02.27 68 1 13쪽
5 생체병기의 등장 1-3 <피의 능력자> 19.02.26 84 1 12쪽
4 생체병기의 등장 1-2 <전조의 느낌> 19.02.25 90 2 12쪽
3 생체병기의 등장 1-1 <피냄새의 단서> +1 19.02.24 190 1 12쪽
2 프롤로그2편 <습격> +2 19.02.22 193 4 12쪽
1 프롤로그1편 <팔과 무구의 기억> +5 19.02.22 598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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