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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세기말 무한인벤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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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102
작품등록일 :
2019.02.22 19:09
최근연재일 :
2019.03.12 01:4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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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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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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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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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블랙하우스

DUMMY

한 두 마리 정도 뮤리움을 품지 않은 개체도 있었지만, 워낙 나온 양이 많아선지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입이다. 역시 갈무리 직전에 배당을 조절한 건 신의 한 수나 다름없었다.


"오오-···."


채취한 뮤리움을 한곳에 몰아넣고 보니 시커멓게 빛나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검은색 빛은 없다지만, 이걸 보면 진짜 검은빛이란 게 존재하는구나 하고 납득할 수 있게 될 만큼 신비로운 광경이다.


"이거 월척이군. 자넨 이런 정보를 어디서 얻었나?"

"기업 비밀이죠, 그걸 까발리면 우린 뭐 먹ㄱ"

"우리도 정보상한테 산 거야."

"야이씨! 넌 그걸 말하고 앉아있냐!"


대가리를 밀어버리면서 기본적인 눈치도 같이 포맷됐는지 가끔 이렇게 눈치 없는 소릴 할 때가 있다. 다 내 업보겠거니 하고 살고 있지만 매번 이렇게 나오면 곤란한 건 사실이다.


"뭐, 설령 내가 알았다 한들 혼자서 여길 올 생각을 안 했을 거야. 오늘 출근도 고민한 건데 대기하고 있는 게 정답이었군. 자네랑 보물도 얻고 말이야."

"갑자기 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검까? 불안하게 시리."


항상 그랬듯이 헌터가 말이 많아지면 불안하다.

본디 사람의 혓바닥이 길어지는 건 트러블의 징조다. 본인이 말한 것처럼 공과 사 철저히 구분하고 일만 뚝딱하고 헤어지는 게 서로에게 제일이건만.


"다 긁어모았으니 정산하죠. 아까 이야기 나눈 대로 우리가 4 그쪽이 6맞죠?"

"아, 그래 그거에 대해 할 말이 좀 있는···"


-우르르르


언놈이 감히 헌터와 스케빈저의 가장 중요한 정산 타임을 방해하느냐.


"해모스···."

"아, 쫌 왜··· 아니?"


HO2가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신경질을 부리며 뒤돌아본 그곳엔··· 저 멀리서부터 땅 밑을 가로 지으며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무언가가 아니지. 자이러스 웜이다.


"쟤가 여긴 또 왜 왔어?"


어떻게 알고 온 건지, 지표면에 마구마구 돌기를 일으키며 다가온 자이러스 웜이 다시 한번 땅 위로 솟구쳐 올라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에 입혀놓은 상처는 덜 아물었는지, 몸뚱이 곳곳에서 검은 진액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온다!!"


그 거대한 살 기둥이 쓰러지는 전신주처럼 우리를 향해 낙하했다.


-쿠웅!


지축을 울리는 진동과 함께 자욱한 흙먼지가 일어났고, 흐릿한 시야 속에서 검은빛을 발하는 궤적이 사방팔방으로 총알처럼 튕겨 나갔다.


"뮤리움! 내 뮤리움!!"


기껏 개고생해서 모아둔 뮤리움이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지는 광경을 보자 손이 덜덜 떨려오면서 스팀이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야! 이 개 같은 놈아!"


-투다다다다


눈에 뵈는 게 없어진 난 라이플을 꼬나들고 꽁꽁 아껴둔 탄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소이탄,철갑탄,나노집속탄,폭렬탄,파쇄탄,급속냉동탄,반응고출혈탄,실수로 발사한 해독탄. 이 모든 걸 놈에게 선물했지만, 내가 받은 거라곤 날아온 흙덩이에 머릴 맞고 생긴 뇌진탕이었다.


"어으- 젠장, 핑핑 도네."


흐릿한 시야 너머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응사하는 헌터 아재, 내가 놓친 라이플을 주워들고 대신 사격 중인 HO2가 보였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웜의 뒤통수에 푹푹 박히는 피탄 흔적···.


난 그걸 보고 짜오가 왔음을 확신했고, 실낱같은 승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HO2가 내 대신 사격 하는 사이, 조금이라도 놈에게 유효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스틱들을 죄다 꺼내어 하나로 묶었다. 그리고 갈고리 로프에 매달아서 카우보이처럼 빙글빙글 돌린 뒤, 놈에게 힘껏 던졌다.


-푹!


스틱 뭉치를 실은 갈고리가 놈의 상처를 후벼 파며 박혀 들었고, HO2에게 목을 쥐어짜며 외쳤다.


"갈겨어어어!!!"


내 외침과 동시에 낡은 라이플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와 귀를 찢을듯한 폭발음이 천지를 진동시켰다.


-후두둑


아까보다 훨씬 많은 살점과 진액이 엉망으로 일그러진 땅 위를 마구 적셨다.


"유후."


자욱한 폭연이 걷히고, 만천하에 드러난 놈의 상태는 꽤나 볼만하게 변해있었다. 머리는 멀쩡했지만, 몸뚱이에는 쥐가 치즈를 파먹은 것처럼 커다란 구멍이 생겨 마치 늙은이 거시기마냥 축 늘어져서 쪽도 못 쓰고 있는 상태다.


여기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화력을 퍼부으면 어떻게 잡을 만할 텐데, 이제 우리에게 스틱은 물론, 결정적인 위력을 가진 무기가 없었다.


헌터 아재의 스타일은 애초에 자이러스 사냥보다는 범죄자를 사냥하는 쪽이라서 고화력 무기는 소지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오. 젠장. 결국 카드가 날 죽이는구나."


역시 쉬리 급이다. 참붕어였으면 진즉에 나자빠졌을 화력이었는데.


-부글부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도 웜은 조금씩 상처를 수복하고 있었다. 어차피 도망쳐봤자 또 쫓아올 게 뻔하니 지금 끝장을 내야 오늘 밤 두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건만.


-치익


넘을 수 없는 급수의 벽 앞에 절망하는 사이, 어깨에 걸어둔 통신용 인컴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짜오냐?"

"그렇다 해."

"너도 보일 텐데, 보다시피 우리가 지금 화력이 모자르다."

"화력 걱정은 마라 해. 곧 쓰러진다 해."

"뭐?"


짜오의 말이 끝나자마자, 웜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이리저리 마구 날뛰는 게, 마치 생명이 꺼지기 전 최후의 발악으로 보였고, 실제로 온몸으로 마당 쓸기를 한두 번 하고 나서 축 늘어져 버렸다.


"해치웠나?"


HO2가 쓸데없는 소릴 했지만, 다행히 살아 움직이는 일 없이 그대로 절명했다.


"이걸 잡네."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나자빠진 웜에게 천천히 다가섰다.


-삑, 삑,


생명 박동 감지 장치로 확실한 사살을 확인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로 잡아버렸다. 쉬리 급을.


"와! 이겼다! 이겼어!"


HO2는 승리의 쾌감을 만끽하며 기쁜 듯이 방방 날뛰었지만 솔직한 심정으론 울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껏 퍼부은 특수 탄과 나노치료팩, 스틱값을 생각하면 상처뿐인 승리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기껏 모아놓은 뮤리움이 이놈의 방망이질에 날아간 걸 생각하면···.


-퍽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아서 죽은 놈의 몸뚱이에 발길질로 화풀이를 했다.

이렇게 된 이상 이 개 같은 놈이 순도 99.8%의 뮤리움이라도 품고 있길 간절히 비는 수밖에.


‘문제는 해체 방법인데···.’


초 진동 나이프로 '몰'은 몰라도 이 녀석의 두꺼운 살을 가르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걸 더러 (구) 길리키아 말로 '닭 잡는 칼로 소 못 잡는다.' 였었나? 하여튼 그짝이다.

다 잡아놓고 정작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마음이 허탈해졌다.


"아저씨는 큰 칼 없어요?"

"그런 건 2급 양반들한테나 찾아야지."

"빨리 승급하세요. 그래야 까리한 칼 들고 돌아다니지."

"크하하하."


-주왁주왁


거대한 웜의 사체를 앞에 놓고 이놈의 처리 방도를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두꺼운 가죽을 찢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려오는 반대쪽으로 넘어 보니 HO2가 맨손으로 시커멓게 변색한 웜의 배때지를 잡아 찢고 있는 야만적이지만, 효과적인 수단을 보고 중얼거렸다.


"그래, 이 없으면 잇몸이지."


*


HO2가 수고해준 덕분에 얼추 수습되었지만, 얘는 귀환하면 제일 먼저 몸부터 씻어야 할 것 같다.


"야, 옆에 오지마, 냄새나."

"너무하네, 기껏 내가 다 발라줬는데."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엉겨 오려 하는 HO2를 가볍게 밀쳐내고, 다시 한번 갈무리한 뮤리움을 한자리에 모아 정산했다. 이빨도 있지만 받는 가격에 비하면 쓸데없이 크기만 해서 짐만 될 뿐이다.


"이놈은 덩치만 컸지, 실속이 없네."

"그래도 아까랑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양 아닌가?"

"아깐 순도 높은 양품도 있었으니 그렇죠. 이런 어중간한 게 양으로 밀어붙여 봐야 얼마나 한다고···."


주변에 흩어진 뮤리움을 수습하기엔 너무 귀찮고 몸이 피곤했다.

정산도 그냥 대충 하고 싶다.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자고 싶을 뿐.


"아무튼 약속했던 대로 제가 4, 아저씨가 6이니까. 대충 이 정도면···."

"잠깐."


내 몫을 챙기려 두 팔 뻗어 뮤리움에 손을 대는 순간, 헌터 아재가 팔을 뻗으며 저지하자, 반사적으로 목에서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끌어내렸다.


"아, 쫌. 왜 그러세요? 아저씨. 피곤한데 농담하지 말고 빨리 끝내고 좀 쉽시다. 마지막까지 구질구질하게 왜 이러···."

"농담 아니야."


-철컥


눈빛을 바꾼 헌터 아재가 피스톨을 내 미간에 겨누었다. 이 양반만큼은 안 그럴 거라 믿었건만. 일 앞두고 뽕 질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이래서 약쟁이들이 문제다.


"하-."


내가 한숨을 푹 쉬고, 슬쩍 오른손을 들어 올리자.


-퓩!


순식간에 아저씨의 발밑에 있는 흙이 움푹 패며 날아갔다.


비장의 한발.

그건 멀리서 여길 지켜보고 있는 짜오의 장거리 지원 저격이다.


"전 그래도 아저씨 하는 거 마음에 들었으니까 빤쓰까지 뺏진 않을게요. 교섭은 이제 10 : 0, 그리고 그 들고 있는 피스톨이나 좀 봅시다. 성능 좋아 보이던데."

"하하하핫!"


웃어?

이 상황에 웃어?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하지 못하는 건가 싶어 리볼버를 빼 들어 총구를 겨눴다.


"아저씨, 안 들려요? 뽕이 아직도 덜 빠졌나?"


-치익, 치직


"아, 왜 지금 중요한 순간인데."

"방금 그거, 내가 쏜 거 아니다 해."

"뭐? 그게 뭔 개소리···."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들어 인컴에서 시선을 떼자,


"흐흐···."


헌터 아재가 특유의 그 능글맞은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씹."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조용히 무릎을 꿇은 뒤 천천히 양손을 들어 올렸다.

이 와중 HO2는 아직도 상황 파악이 덜 된 것인지 멀뚱히 선 채 날 보고 있었고.


"야, 우리 ㅈ된거야. 무릎 꿇어."

"알았어."


앞으로의 행동 지침을 직접 말로 알려줘야 했다.


둘이서 개기려 해봤자 짜오가 인질로 잡혀있는 데다가, 저 여유로운 모습을 보아 분명 대 안드로이드용 전자기장 펄스도 갖고 있을 것이다. 그걸 작동시키면 차세대 모델이면 모를까, 기반은 구세대 안드로이드인 HO2는 순식간에 무력화된다.


-털썩


두손 두발 다 든 우린 얌전히 무릎을 꿇었고, 앞에 있는 헌터 아재는 느긋한 걸음으로 왔다 갔다 하며 손가락으로 피스톨을 빙글빙글 돌렸다.


"어쩐지 운수가 좋다 했더라. 그래서, 이제 어쩔거요?"

"아저씨, 우리 죽일 거야? 아까 욕해서 미안해."


···그걸 이제 와서 사과라니 너무 늦은 감이 없잖아 있는데.

이걸 보고 (구) 길리키아에선 개 잡고 개집 고친다고 하던가.


"실은 말이지."

"네."

"실은 말이지 말. 웃기지 않나? 실이 말이라니, 부실해서 달릴 수나 있을지 모르겠구만."

"야, HO2, 이 아재가 우릴 얼려 죽일 모양인가 보다."

"난 급속냉동탄으론 안 얼어."

"그래, 시발아 니 똥 굵다."

"푸하하핫!"


우리의 죽음을 앞둔 만담이 먹힌 것인지, 갑자기 헌터 아재가 배를 움켜쥐고 웃어 재끼기 시작했다. 그래 좋다. 이럴 땐 이렇게 분위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니 똥이 굵다니- 크하하핫! 길리키아 속어는 재밌는 게 많아서 좋아."

"네. 우리 길리키아 많이 사랑해 주십쇼. 그리고 여기 있는 길리키아 국민도 사랑해주세요."

"그래, 실은 말이야···푸흡. 내가···크흐흑"


이 아재, 완전히 허파에 바람들었네.


"크흠. 다름 아니라, 내가 인재를 찾고 있어서 말이야."

"? 인재를 왜 이렇게 찾아요? 공고 올리면 되잖아요."

"공고 올리고 오는 놈들은 믿을 게 못 돼. 같이 뛰어보고 판단해야 직성이 풀리거든 내가."

"···아저씨, 3급 아니죠."

"알아채는 게 좀 늦었지만, 그래도 눈치는 있군. 눈치 점수 합격."

"진짜? 아저씨 3급 아니야? 그럼 몇 급이야?"


HO2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묻자, 헌터 아재가 헛기침을 하고 기대감을 높이려는 듯했다.


"그건···"

"그건?"

"우리랑 일하겠다고 계약하면 알려주는 걸로."


-저벅


그가 말을 마친 순간.

뒷짐 진 채로 팔을 묶인 짜오와 그 옆에서 초면인 사람이 걸어왔고,


"!!"


광학 미채를 벗어던지고 갑자기 눈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도 있었고, 언제부터 숨어있었는지 나무 위에서 뛰어내린 사람도 있었다.


그의 한마디로. 순식간에 이곳에 생면부지의 인간들이 몰려들었다.

더 이상 올 사람이 없는 걸 확인했는지 그가 고개를 끄덕인 뒤, 흡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웰컴 투 블랙하우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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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로 인생 역전? 19.03.12 48 1 14쪽
7 에서 얻은 판도라 19.03.11 55 1 14쪽
6 화이트 홀 유적지 19.03.09 49 1 13쪽
5 함정 19.03.08 54 1 12쪽
4 공짜 술 19.03.06 75 0 13쪽
» 블랙하우스 19.03.05 81 1 13쪽
2 운수 좋은 날 19.03.04 118 2 13쪽
1 헌터와 스케빈저 19.03.04 20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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