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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세기말 무한인벤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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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102
작품등록일 :
2019.02.22 19:09
최근연재일 :
2019.03.1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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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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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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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공짜 술

DUMMY

"그래서, 아저씨는 뭐라고 부르면 됩니까."

"카이버."

"그럼, 카이버 씨. 저희 이것 좀 풀어주면 안 됩니까? 무슨 줄줄이 소세지도 아니고."

"안 돼."


휘영청 하게 떠오른 만월 아래, 나,HO2,짜오 우리 셋은 마치 연행되는 것처럼 나란히 묶여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이들을 따라 숲길을 걸었다.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오징어···.'


이들의 쪽수는 총 다섯 명. 애초에 쪽수에서 밀릴뿐더러 하나같이 한 가닥 하는 듯한 인상이고, 거기에 한 명은 나름 얼굴이 알려진 2급 헌터다.


'3급은 개뿔.'


세상에 2급을 따까리로 둔 3급 헌터가 어딨냐? 분명 최소 2급이거나 1급일 것이다.


‘카이버··· 카이버라···.’


역시 모르겠다.

내가 알기론 몇 안 되는 1급 헌터 중에서 카이버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을 터.


"일단 정산부터 하고, 맛난 것도 먹으면서 천천히 이야기하자고 친구들."


5명의 호위 아닌 호위 아래, 무사히 숲을 빠져나오자, 10인승 호버 밴이 우릴 기다리고 있는 걸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거 완전 납치잖아?


'어쩐다?'


도망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내겐 아직 비장의 수단으로 허리만 퉁기면 터지는 즉발형 연막탄이 있고 온몸이 흉기인 HO2는 포승을 풀 수단 한두 가지 정돈 탑재되어 있다. 짜오는··· 알아서 잘하겠지.


"카이버, 얘 눈깔 돌리는 거 보니 수상한데."

"정말? 도망칠 거야?"

"에이, 도망이라뇨."


역시 보는 눈이 많다 보니 틈이 생기질 않는다. 최대한 도주할 각을 살폈지만 결국 최후의 저항은 물 건너갔고 순순히 차량에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애들이야? 쓸만해?"

"나쁘진 않아."


운전석에 앉아있는 사람과 카이버가 우릴 보며 살벌한 대화를 나누는데, 내용으로 미뤄보아 인신매매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에 하나 이들이 정말 우릴 팔아치울 생각으로 납치한 거라면 앞으로 놓인 미래에 대해 생각하니 암울하다. 나는 순수한 인간인 만큼 젊고 싱싱한 장기로 가득 찬 꿀단지로서 비싸게 팔릴 테고, HO2는 다시 리포맷 된 다음 본업 뛰겠고, 짜오는··· 사이보그니까 어디 뮤리움 채굴이나 하러 가겠지.



"너무 그렇게 침울해하지 말라구. 물론 이 방식이 강압적인 건 알아. 하지만 그거 알아?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이렇게 블랙하우스가 되었···."

"아니야. 난 자고 일어났더니 여기 있었어."


태클을 걸어온 건 HO2처럼 하얀 머리색을 가진 그 2급 헌터였다.

그의 소신 발언을 듣고, 불신감 가득 찬 눈으로 카이버를 째려봤다.


"납치 맞구만 뭘."

"흐,흐흐···, 왜 그래, 람스테인.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믿잖아."


람스테인에게 정말이냐고 묻자, 그가 고갤 끄덕였다.


"본인이 그렇다잖수."

"아! 그래! 납치했다, 했어! 됐지?"

"어떻게 했어?"


이 와중 HO2가 순진무구한 얼굴로 카이버에게 물었다.


"내가 람스테인을 어떻게 데려왔냐면···."

"다 왔어! 내려!"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는 거로."


금방 도착하기도 했고, 우리가 내린 이곳은 출발하면서 이 양반과 계약한 헌터 조합이 있는 대도시, 리버시티였다. 나갈 때만 해도 설마 이런 형태로 다시 돌아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건만··· 세상사 참 알 수 없다.


밴에서 내릴 때 우릴 풀어주지 않을까 하고 살짝 기대했지만, 포승줄은 풀어주지 않았고 덕분에 우스꽝스러운 모습 그대로 앞장선 그들을 따라가야 했다. 그 때문에 야외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주정뱅이들이 줄줄이 묶여있는 우릴 보더니 술잔을 내려놓고 박장대소하며 낄낄 웃어댔다.


'얼굴 다 기억해놨다.'


언젠가 다시 만날 때 물리적인 인사를 좀 나눠야겠다고 생각한 찰나, 흥청망청 취한 그들이 떠드는 소리가 귓가에 들어왔다.


"저것 봐라. 카이버가 또 신삥들 잡아 왔네."

"대체 뭘 하려고 저렇게 몸집을 불리나 몰라."

"낸들아냐? 세계정복이라도 하려는 가보지."

"크하하핫! 새끼, 개그 좀 하네."


정말로 이 짓거리가 한 두 번 해본 게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왜 몰랐지?

비록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다지만, 이 개짓거리가 그만큼 명물이었다면 내 귀에 안 들어왔을 리가 없는데.


"그치? 이상하지 않냐? 짜오?"

"그건, 해모스가 여기 와서 도박만 해서 그렇다 해."


짜오 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먹은 난 할 말이 없어졌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된 것도 카드에서 진탕 꼴은 덕분이었지. 스스로 책임을 통감한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모자라서 이렇게 세 사람··· 한 사람, 한 사이보그, 한 안드로이드의 생을 허무하게 마감시키게 될 줄이야.


"들어와."


그들이 이끈 곳은 어떤 허름한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과 문 앞이었다.


-슈웅


낡은 건물의 겉보기와는 다르게 차폐식으로 된 자동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


중앙에 적당히 넓은 홀이 있고 경쾌한 재즈 음악이 흐르는 바 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동문이 닫히고, 방금까지 함께 한 일행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혼자 들어온 카이버가 다시 한번 환영 인사를 건넸다.


"웰컴 투 블랙 하우스."


이 양반은 원래 매번 이러나 보다.


"블랙 하우스고 나발이고 내 알 바 아니고, 이제 이것 좀 풀어주쇼."

"그래, 그래."


그가 실실 웃으며 자신의 나이프로 내 양손을 붙든 포승줄을 자르자마자,


-부웅!


그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미리 예상한 듯 능숙하게 몸을 뒤로 빼며 능청스럽게 놀라는 척 하며 약을 올렸다.


"전 당하곤 못살거든요."

"휘-우!"

"살살해 신입!"


들어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부터 신입 소리나 듣고 있다.


"계급장 떼고 우리, 한 번 뜹시다."


그에게 호기롭게 도전장을 날리는 순간, 홀에서 흐르는 음악이 멈추며 주변이 웅성거리길 시작했고.


-와삭


누군가는 팝콘을 씹기 시작했다.

그게 HO2라는 사실이 조금 열 받게 만든다.


"이봐, 이제 가족이 될 텐데. 굳이 싸울 필욘 없···"


-우우~~


주변에 야유가 터져 나왔지만 그는 야유가 익숙한 듯, 전혀 아랑곳하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나오시겠다?


"쫄?"


최대한 깐족거리는 얼굴과 어투로 그에게 도발을 걸었다. 지금 내가 시전하는 도발 양식은 무려 구시대 부터 길리키아 에서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을 가진 도발법이다.


"3급 헌터 클래스 어디 안 가죠? 솔직히 말해보세요, 쫄았죠?"

"내가 3급이 아니란 건 이미 알잖은가? 그런 애들한테나 먹힐 싸구려 도발에는 안 먹혀."

"쫄? 쫄? 쫄? 쫄? 쫄?"


지금 내 얼굴을 본다면 그 누구라도 한 대 치고 싶어질 얼굴일 것이다. 그 증거로 성인군자 흉내 내는 카이버의 표정에도 조금씩 변화가 드러났다.

지금이다. 슬슬 꼴받아가는 이쯤 에서 굳히기에 들어간다.


"만약 제가 이기면 블루하우슨지 뭔지 하는 거에 들어가죠."


-오오


군중의 반응이 나쁘진 않군. 난 팔을 높이 들어 올리는 것으로 호응을 유도했다. 눈치를 보아하니 나름 이곳에서 감투 한자리 꿰차고 있는 모양인데, 이런 분위기를 장악하면 위치상 쉽게 뺄 순 없을 것이다.


"카이버! 저런ㅈ만한 애새끼한테 쫄았냐!"


누군가의 야유가 결정타가 됐는지. 결국 카이버가 못 이긴 척, 겉에 걸친 장비들을 끌러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


도발을 도와준 그 관중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얼굴 봐놨다.


"좋아. 덤벼봐."


가벼운 몸놀림으로 스탭을 밟기 시작한 그가 손가락을 까딱이며 도전을 받아들였고, 난 의도한 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몸을 맡겼다.

최소 추정치 2급 이상인 헌터와 맨손격투라··· 평범한 스케빈저라면 꼬리말고 내빼는 게 당연하지만 나같은 스케빈저는 다르다.


"안 와? 그럼 내가 간다."


내가 좀처럼 다가가지 않자 그쪽에서 먼저 선공을 걸어왔다.


-부웅!


첫타 부터 매서운 훅이 들어왔다.

침착하게 팔이 굽는 궤도를 읽고 몸을 틀어서 피했다. 판단이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옆구리에 꽂혔을 공격이다.


'장난 아니네.'


“부캡틴! 힘 좀 써봐!”

“약빨 떨어졌나보네!”


이 인간 화 안 났다는 듯이 행동하는 주제에 날리는 주먹에는 은근히 살기를 담고 날린다.


-부웅!


그가 매서운 잽으로 압박해오고, 나는 흘리거나 피하는데에만 정신을 집중했다.

주변에선 제법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피하기만 해선 승산은 없다.


'이쯤에서 마수걸이 들어갈까.'


"흡!"


자세를 숙이고 주먹을 내지를··· 뻔 하다가, 회수로 훼이크를 주고 발차기를 날렸다.

헌터에게 먹힐 리 없는 지극히 얕은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탁!


그가 내 발을 역으로 붙잡고, 승리의 확신에 찬 미소를 지은 순간.


-덥석


"어어어!"


군중들이 돌발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와당탕!


뒤로 몰래 접근한 HO2가 몸체에 가속을 걸어 순식간에 그를 잡아들어 올리고 테이블에 메다꽂은 것이다.

물론 내겐 전혀 돌발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그가 HO2에게 제압당한 순간과 동시에 재빠르게 달려들어 신발에 감춰둔 나이프을 꺼내 테이블 위에 꽂았다.


-썩!


그의 목 바로 옆에 꽂힌 나이프가 파르르 하고 떨렸고, 마치 날치기라도 당한 것 마냥 혼이 쏙 빠진 그의 얼굴에 대고 입을 열었다.


"처음에 분명 1대 1이라거나 맞짱이라고는 안 했죠?"


계급장 떼고 우리, 한 번 뜹시다.

이게 내가 한 말이다.


그는 허탈하게 웃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당했군."

"이게 '우리' 식이거든요."


이기면 장땡이라는 신조를 따랐지만, 당연히 주변의 반응은··· 좋지 않군.


"존나 야비하네."

"억지 아냐?"

"나 저 새끼 알아. 리버시티 카지노에서 잘 따다가 막판에 다 꼴은 놈이야."


저 놈은 쓸데없는 걸 알고 있군.


"그만!"


아직 HO2에게 제압당해 테이블 위에 엎드린 채로 있는 그가 외쳤다.


"그 말대로야. 미리 언질 안 하고 확인도 안 한 게 잘못이지. 내가 졌어."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고, 우리의 내기는 끝났다.


"야,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래."

"응? 아, 미안."


HO2가 어리바리하게 대답하며 카이버를 풀어주고 난 테이블에 꽂힌 나이프를 뽑으며 그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함께 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맙시다. 그럼 이만."

"자, 잠깐! "

"또 뭡니까. 구질구질하게 그러지 말고 여기서 빠이빠이 합시다."

"내 친구가 지금 뮤리움 정산하러 갔으니, 정산금은 받아가야지."


그러고 보니 그걸 잊고 있었다.


"자자, 올 때까지 술이나 마시고 있으라구. 물론 공짜야."

"와! 공짜 술이다!"

"넌 마셔도 안 취하면서 왜 좋아하냐?"


마침 목도 마르고 피곤했던 참이긴 하다.

그리고 공짜 술이라는 단어에 가슴 뛰지 않는 남자가 어딨을까.

어차피 정산도 받아야 할 겸, 잠시 여기서 쉬기로 정한 우린 셋이서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술 가져왔다 해."

"오, 땡큐."


짜오가 그에게서 직접 술을 받아왔고 바구니째로 들고 온 술병들을 하나하나씩 테이블 위에 나열했다.


"버밀리온느 30년산, 뤼팽, 솔트 오버, 케니 워커 블랙..."


HO2가 술병에 붙은 라벨들을 또박또박 읽어나가는 걸 들어보니 하나같이 희귀하고 좋은 술밖에 없었다.

그의 시커먼 속내가 뻔히 보이지만, 이런 명주들을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HO2. 먼저 마셔 봐."


혹시나 수면제 같은 걸 타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HO2의 분석 센서를 이용하기로 했다.


"음···, 나 그럼 이거 마실래."


버밀30년산. 어떻게 알고 가장 비싼 놈을 고른 거지.


-꼴꼴꼴꼴


불투명한 진홍빛 액체가 작은 술잔 위에 채워졌고, 뭐가 급한건지 HO2는 잔이 채워지자마자 그대로 쭈욱 들이켰다.


"야, 그거 그렇게 마시는 거 아닌,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공짠데. 짜오도 고생했다. 한 잔 받아."

"고맙다 해."


짜오 에겐 버밀30년 대신 솔트 오버를 따라주었다. 참고로 이 중에서 가장 싼 술이다.


"어때."

"맛있어. 그리고 써."

"아니, 그거 말고 술 말고 이상한 거 들었냐고."

"물 안 탔어. 걱정하지마."

"그래···."

"해모스, 이쪽도 멀쩡하다 해."


눈치있게 짜오 만이 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주고 결과를 보고했다.

안심할 수 있게 된 난 잔에 버밀 30년산을 꽉꽉 눌러 담은 뒤, 셋이서 함께 길리키아 스타일로 건배했다.


"위하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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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로 인생 역전? 19.03.12 47 1 14쪽
7 에서 얻은 판도라 19.03.11 55 1 14쪽
6 화이트 홀 유적지 19.03.09 48 1 13쪽
5 함정 19.03.08 54 1 12쪽
» 공짜 술 19.03.06 75 0 13쪽
3 블랙하우스 19.03.05 80 1 13쪽
2 운수 좋은 날 19.03.04 118 2 13쪽
1 헌터와 스케빈저 19.03.04 20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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