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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세기말 무한인벤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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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102
작품등록일 :
2019.02.22 19:09
최근연재일 :
2019.03.1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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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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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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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홀 유적지

DUMMY

"우, 우째 이럴 수가···."


셋이서 다시 돌아온 이곳, 블랙 하우스에 도착하자 그가 가장 먼저 의기양양한 얼굴로 팔랑팔랑 흔들어 보인 것은··· 정식 헌터 길드 입단 양식이었다.


그리고 가장 아래에 입단 희망 확인란에는 확실한 내 필체로 사인이 되어있었고, 정황상 확실했지만 일단 오리발부터 내밀기로 했다.


"이게 정말 제가 한 증거라도 있습니까?"

"영상도 찍었는데. 보여 줘?"

"야, 너희들은 안 말리고 뭐 했어?"

"난 말렸는데, 해모스가 '느헤헤, 괜찮아.'라고 하면서 싸인 했잖아."

"우리도 했다 해."

"뭐? 늬들은 왜 했어? 미쳤어?"

"자네가 혼자 하면 섭섭하다고 친구들까지 끌어들였잖은가. 영상 보여 줘? "


그놈의 영상, 영상!

그래서, 단 하룻밤 새에 3명이 코가 꿰였다고?


"그래, 어디 그 잘난 영상 한 번 봅시다."


-삑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가 리모콘으로 홀 중앙에 걸린 비전 스위치를 조작하자, 곧 바로 홀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영상이 재생되었다.


"자, 옳지 옳지. 그래. 그쪽에 싸인하면 우린 또 하나의 가족이 되는 거야."

"해모스, 정말 괜찮아? 길드 같은 거 안 들어간다면서."

"그래. 넌 지금 취했다 해. 일단 진정해라 해."

"괜찮아, 괜찮아 나 안 취했어. 야! 니들도 싸인해라. 나만 못 죽는다. 우린 운명 공동체야. 옛날에 뭐였지? 고원결의? 내가 뉴비 할 테니 짜오가 광우. HO2, 니가 장미 해라."

“유비, 관우, 장비다 해.”

“아 그냥 대충 해! 누가 중국놈 아니랄까 봐.”


화면에는 완전히 술에 꼴은 주정뱅이가 된 내가 계약서로 추정되는 종이에 싸인을 하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싸인이 된 계약서를 클로즈업으로 샅샅이 훑어 보여줘서 완벽하게 확인사살까지 끝내버렸다.


-삑


비전을 끈 카이버는 재수 없는 면상을 깐죽거리면서 내 얼굴 앞에 입단서를 흔들어 보였다. 당장 빼앗아서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이 인간 하는 꼬라지를 생각하면 당연히 원본은 따로 보관했을 것이다.


"무효! 당연히 무효지! 사람을 개로 만들어놓고 계약시켜놓다니 이런 게 어딨어! "

"말도 안 되지? 리버시티에선 가능합니다."


궁지에 몰려 이 악물고 땡깡부리는 와중, 이 방법을 타개할 방법이 번개같이 떠올랐다.


"좋아, 법대로 하자, 이거지?"

"오오, 법에 호소할 건가?"

"당연히 따지러 갈 겁니다. 캐피탈리 중앙 헌터 조합처에."

"캐피탈리의 행정 승인을 얻으려면. 먼저 지방 시티 조합을 거쳐야 하는 건 자네도 알지?"

"말 안 해도 압니다. 지금 당장 갈 거거든요. 그리고 바로 탈퇴할 겁니다. 야, 가자."


호언장담을 내뱉은 난 졸지에 코가 꿰인 운명 공동체들과 함께 블랙 하우스 문을 박차고 나섰다.


*


"아니, 그러니까. 왜 탈퇴가 안되냐구요."

"사설 헌터길드에 입단하면 최소 3달간은 탈퇴할 수 없습니다. 그건 규정이에요. 계약서에도 항목이 있지 않았나요?"

"그러니까 그게 제 의지가 아니라 술을 먹어서- "

"그들이 강제로 먹였나요?"

"그, 그그···, 그건···."


할 말을 잃은 내게 깐깐해 보이는 헌터 조합 민원 담당원이 안쓰러운 얼굴로 쳐다보며 설명을 이었다.


"포기하세요. 요즘은 없었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따지러 오는 사람 수두룩했으니까요."

"······."

"그리고 다들 블랙하우스가 되었죠."

"그래, 다들 그렇게 가족이 되었지."

"!"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그가 배후에 서 있었고, 내 앞에 앉아서 상담 중인 공무원에게 찡긋 윙크했다.


"고마워 허니."

"······."


···전부 한통속이었군. 어쩐지, 굼뜨기로 유명한 리버시티 헌터 조합에서 실적도 없이 이제 막 도시에 들어온 내게 왜 이리 칼같이 헌터를 매칭시켜주나 했다.


난 속으로 끓어오르는 분을 애써 삭히려 노력했지만, 도저히 풀리질 않았다.


"슬슬 포기하는 게 어때? 오늘 할 일이 많은데 말이야."


맘 같아선 결투라도 하고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받아들일 리가 만무하고 설령 받아들인다 해도 저번처럼 요행은 안 통할 것이다. 솔직히 헌터랑 맨몸으로 싸워서 이길 자신은 없으니 남은 선택은 하나뿐.


"하, 젠장. 알았어. 알았다구요."


결국 그의 끈질긴 근성 앞에 항복 선언을 하고야 말았다. 당분간은 여기서 머물러야 하는 이상 끝까지 저항하고 조합에 밉보여서 좋을 것도 없고. 당장 갚아야 할 빛도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원장님의 가르침을 어긴 건 내심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평생 하는 것도 아니고 3개월, 단 3개월이다. 교훈이라고 생각하고 떳떳하게 3개월 동안 구른 뒤 나가면 그만이다.


"그렇게 나와야지. 자, 가자구."


그의 인솔하에 줄줄이 헌터 길드 조합처 문을 열고 나오자.


"웰컴 투 블랙하우스."


우릴 태웠던 그 호버 밴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그놈의 웰컴 투 지랄 어쩌고 좀 그만하면 안됩니까."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인 그의 입버릇과 함께 밴의 뒷좌석에 올랐고, 밴에는 운전수와 카이버, 우리 셋 그리고 낯이 익은 헌터 두 명이 먼저 앉아있었다. 다행히 딕스는 없다.


-철컥


문이 닫히고 전원이 착석하자, 그가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사과를 건넸다.


"들어오자마자 일부터 시켜 먹게 돼서 미안하구만."

"미안하면 일을 시키지 마요."

"그래도 이번 일 마치면, 자네에게도 짭짤하게 돌아가는 것이 있을 거야."

"그래야죠. 안 그러면 뒤통수 조심해야 할 테니."


반쯤 진심으로 던진 농담에 그는 넉살 좋게 헛웃음을 지어 보이며 핑거 스냅으로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브리핑 타임이다. 다들 모여."


미약하게 흔들리는 호버밴의 중앙에서 그가 평소와는 다른 진지한 태도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리버시티의 근방에 있는 유적지에서 최근 자이러스의 군생지로 의심되는 곳이 발견되었다. 따라서 사실 여부를 조사하러 가는 게 이번 우리 일이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리버시티 헌터 조합에 지원을 요청. 정화작업을 실시한다."


도시 주변에 자이러스의 군생지가 자리 잡는다는 것, 그건 곧 주변에 있는 모든 동식물을 오염시키고 '자이러스 화' 시킨다는 걸 나타낸다. 미지의 포자 형태로 군생하는 자이러스 균은 헌터를 제외한 모든 동식물의 세포를 변화시키고, 자이러스가 되지 않은 멀쩡한 동식물의 피를 탐하게 된다.


이건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헌터들이 나서는 것.


헌터는 대오염 이후, 그 자이러스 균에게서 저항할 수 있는 특별 항체를 가진 자들인 만큼 쉽사리 오염되지 않으며, 자이러스 균과 접할수록 강해지는 특이 체질을 지녔다. 그것도 물론 개개인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있고, 그 한계를 넘어선다면 자이러스 화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질문 있나?"

"저요."

"역시 신입이라 열정적이야. 뭐지?"

"보급이 필요합니다."


나는 저번 '웜' 과의 전투에서 갖고 있는 모든 공격 수단을 깡그리 쏟아부었다.

즉, 지금 내가 가진 무기라곤 몸뚱이와 초 진동 나이프 그리고 HO2뿐. 간혹 스케빈저 중에서도 버는 피즈를 족족 전투 장비에 투자한 덕분에 헌터못지 않은 전투력을 갖고 있는 종자들이 있긴 하지만, 난 아니다.


석궁은 두말할 것도 없고, 쓰고 있는 라이플도 길리키아 정규군의 보따리를 털어서 발견한 제식 소총을 가져다 개조에 개조를 거듭한 거라서 내구성이 폐품 일보 직전에 놓여있어 쉽사리 쓰질 못한다. 하다못해 스케빈저용 장비라도 있으면 모를까, 이미 여기 오는 길에 반납한 상태라서 맨몸이나 다름없다.


만약 이대로 가면 도움도 안 되고 자이러스의 맛있는 한 끼 식사에 불과하단 뜻이다.

맨몸의 인간은 무력한 시대다. 사실 여느 때가 안 그랬겠느냐 만은.


"그럼 이거 한 번 써보게."


-덜그럭


그가 호버밴 한구석에 걸려있는 투박하게 생긴 라이플 한 정을 넘겨주었다.

장갑에 장착된 스캐너로 스캔해보니 홀로그램으로 제원과 함께 각종 정보가 나타났고,

아니나 다를까 헌터 인식표가 박혀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헌터 전용 무기 표식이 있었다.

그것도 2급짜리.


"저 헌터 면허 없는뎁쇼."

"흐흐."


내 말에 그가 기분 나쁜 미소를 흘렸고, 그게 무슨 뜻인지 금방 눈치챘다.


"···개조한 거군요."

"어디 가서 말하지는 말고. 알아서 입단속 잘 할 거라고 믿지만."

"좋은 협박거리 감사합니다."

"그럼 쓰지 말던가."


용호상박. 팽팽한 신경전.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

하지만 내 몸 지킬 수단은 필요했으니, 그의 친절에 의지하고 결국 원래 갖고있는 라이플은 밴 한구석에 놓고 내릴 수밖에 없었다.


*


화이트홀 유적지.

이곳은 한때, 대오염이 일어나기 전에는 어느 국가의 수장이 국무를 돌보던 장소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과거의 명성이 무색하게 반쯤 무너져 내린 폐허가 된 건물과 말라비틀어진 죽음의 땅이 우릴 반길 뿐이다.


-삐익, 삐익


우리와 동행한 붉은 머리가 눈에 띄는 헌터가 측정기로 나타난 결과를 보고했다.


"자이러스 오염 수치 36%"

"외곽에 있는데 이 정도면, 안쪽은 더 심각하겠군."

"괜찮아?"


예상보다 높은 수치에 놀란 HO2가 내 안위를 걱정했다.

사이보그인 짜오는 자이러스 포자에 인공적인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나는 철분 극소량의 오리지널 살덩이 그 자체라서 정화 마스크가 필요하다.


"후욱, 후욱."


저항과 면역체계가 있는 헌터들은 숨쉬기가 약간 불편하게 느껴질 뿐. 마스크가 불필요하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8시간은 버틸 수 있겠군.'


남은 필터 내구량를 확인하고, HO2의 등을 두드리며 앞으로 나섰다.


"여기도 많이 변했다 해."


중심지로 향하는 중, 문득 짜오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대오염 직후에 사이보그가 됐으니, 화이트홀이 멀쩡했던 시절에 온 경험이 있어도 그리 이상하진 않다. 자기 말론 중화 오천 년의 정수가 담긴 사이보그 기술로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고 하니 말이다.


이 과묵한 사나이에게 언젠가 나이를 물었던 적이 있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도 외형만 보면 30대 건장한 청년의 얼굴이지만, 속은 과연 어떨지.


"오염도 44%까지 상승."


슬슬 바닥에서 새까만 폐기름 같은 게 밟히기 시작했다.

이 검은 점막으로 이뤄진 땅은 자이러스의 군생지를 나타내는 증거다.


"야단났군."

"지원 요청할까?"


붉은 머리 헌터가 광대역 인컴을 만지작거리며 묻자, 카이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니, 일단 보고만 해놔. 이제 막 생긴 군생지라면 우리 선에서 해결할 수 있어."

"알았어."


이후 붉은 머리 헌터는 무선 음어로 현 상황을 보고한 뒤, 다시 자신의 주 무기로 보이는 붉은 옵티컬 블레이드를 꼬나들고 탐색을 재개했다.


'블레이드를 든 걸로 보아, 이 아가씨도 2급이군.'


언젠가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옆에 있는 HO2의 팔다리에 옵티컬 블레이드를 달아 줄까 아니면 초전자 포를 달아줄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양쪽의 매력을 놓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나는 둘 다 달기로 마음먹었다.

팔에는 블레이드를 다리에는 초전자 포를.


쓸데없는 잡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화이트홀의 중앙 지점에 다다랐다.

그리고 우리가 목격한 것은···.


"크다···."


온몸 곳곳에 검은 연기를 내뿜는 연통 같은 걸 달고 있는 기괴한 검은색 살덩어리. 자이러스 포자를 생성하는 '살아있는 둥지'다.


울퉁불퉁하고 주름진 거대한 살덩이가 증기기관처럼 연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은 참 그로테스크하고 역겨운 기분을 자아냈다. 차에서 끼니로 때운 건식 에너지 바가 당장이라도 넘어올 것 같다.


"도저히 우리 손으론 처리가 안 될 것 같은데요."

"맞아. 칼리라. 지원 요청해."


그는 다행히 허세를 부리지 않고 곧바로 지원을 요청했다.

평소에 꼴값을 떨어서 그렇지, 일 할 때는 확실히 판단이 서는 양반이라 다행이다.


"그나저나 더럽게 크네요. 이거."

"내가 여태껏 봐온 것 중 남다른 크기이긴 하고만. 둥지는 포자 싸는 것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일단 주변 수색을 재개한다."

"해모스. 해모스."


앞장서서 나선 그들의 뒤를 따라가려는 찰나, 갑자기 HO2가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아, 왜."

"저거."


뭔가 해서 돌아보니 둥지 말곤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 둥지에서 눈으로 보이는 시각기관이 돋아나 있었다. 마치 달팽이 눈 끝에 파충류의 눈을 달아놓은 것 같은 충격적인 비주얼에 놀라 온몸이 굳어버렸다.


"시발 저게 뭐야. 카이버!"


내가 목소리를 낸 순간. 둥지가 그 거대한 몸을 움찔거렸고, 발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엇!"

"해모스!"


-쿠구구궁


금이 생긴 발밑으로 균열이 생기며 온몸의 균형을 잃고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바닥이 무너져내렸고.


우린 깜깜한 어둠 속으로 추락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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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로 인생 역전? 19.03.12 48 1 14쪽
7 에서 얻은 판도라 19.03.11 55 1 14쪽
» 화이트 홀 유적지 19.03.09 49 1 13쪽
5 함정 19.03.08 54 1 12쪽
4 공짜 술 19.03.06 75 0 13쪽
3 블랙하우스 19.03.05 80 1 13쪽
2 운수 좋은 날 19.03.04 118 2 13쪽
1 헌터와 스케빈저 19.03.04 20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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