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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행성으로 환생한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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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쟁이개미
작품등록일 :
2019.02.24 07:02
최근연재일 :
2019.03.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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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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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식물과 동물의 탄생

DUMMY

1.

[장난꾸러기 신이 당신의 얕은 지식을 보며 비웃습니다.]


장난꾸러기 신이 웃는 것과 동시에 내 눈앞에 조류에 대한 설명이 떴다.


[조류(식물): 구별에 많은 얘기가 있지만 보통 광합성을 하는 원생생물을 말함.]


원생생물? 뭔 개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 미역같은 해초가 조류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나는 조류를 좀 더 살펴봤다.


처음에는 대충 봐서 미역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많은 부분이 달랐다. 뭐라 해야 하지 우리가 알던 식물에 비해서 모습도 더 투박하고 색깔도 다양했다. 보통 식물은 녹색 위주인데 반해 조류들은 녹색, 청색에 빨간 빛을 띄기도 하고 노란빛을 띄기도 했다.


학교에서 뒤에서 1등을 하며 공부와 담을 쌓던 내 머리가 터질 거 같았다. 도대체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건데. 식물은 됐고 동물은 어디 있어?


처음에는 조류들을 보고 좋아했지만 역시 그래도 식물보다는 움직이는 동물들이 보고 싶었다.


[장난꾸러기 신이 바닥을 잘 살펴보라고 합니다.]


응? 나는 바닥을 살펴봤다. 떨어진 미역같은 것들이 해류의 흐름에 휩쓸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게 뭐 어쨌다고?


[장난꾸러기 신이 당신의 관찰력에 한숨을 쉽니다.]


장난꾸러기 신이 나에게 한숨을 쉴 이유는 한 개 밖에 없었다. 설마 이게 동물이라고? 아니 이런 해초 같은 애들이?


자세히 지켜보니 조류들은 제 자리에서 흔들릴 뿐이었는데 바닥에 있는 미역 같은 놈들은 느리긴 하지만 움직이기도 하고 바다를 떠다니며 단단한 세포를 먹는 듯 한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장난꾸러기 신이 플랑크톤이라고 덧붙입니다.]


그래 플랑크톤. 느낄 수만 있지 모르는 걸 어떡해. 지식도 같이 주던가.


[업적달성! 최초의 무척추동물 발견! 포인트에 가산점이 들어갑니다.]


또 내 눈앞에 업적달성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앞에 ‘역사적인’이 안 붙고 특별한 권능이 개방 안 되는 거보면 좀 다른 게 있나본데


나는 포인트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업적 포인트: 20]

[권능을 얻기에는 아직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별 설명 없이 딱 저 두 줄이 끝이었다. 저걸로 무슨 권능을 얻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권능을 쓰고 싶다면 일단 포인트를 모으라는 거지.


나는 권능이 딱히 급하지 않기도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서 모일테니 그냥 느긋이 바다 속의 움직임을 구경했다.


솔직히 인간이었던 내 입장에서 징그러운 벌레같은 느낌이라 그리 귀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어떻게든 살아가는 모습들이 흐뭇했다.


아직은 육식 초식 이런 분류로 크게 분화가 안됐는지 동물들은 그냥 바다를 떠돌아다니며 플랑크톤을 먹었고 식물들은 광합성을 하면서 알아서 성장하는 듯 했다.


나는 오랜만에 우주적 시점으로 돌아가서 태양계를 돌아봤다.


이제는 처음에 봤던 많은 행성들도 정리돼서 내가 기억하던 태양계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니 근데 정말 태양계였던 건가? 뭐 우주에 태양계하고 비슷하게 생긴 행성계가 또 있을 수도 있으니깐 아직은 더 봐야겠지만.


그 외에 아직도 떠도는 운석들이 보였지만 질서의 신이 했던 것처럼 생태계를 파악할 만큼의 운석이 지구로 날아오는 거 같지는 않았다.


위협이 없는 걸 확인한 나는 다시 확대 시점으로 돌아가서 내 자식들을 구경했다. 아까 전에는 발견 못한 원시적인 해파리처럼 생긴 애가 떠다니는게 보였다.


이놈들아 이번에는 제발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좀 시아노머시기같은 패륜아는 나오지 말고.


2.

[캄브리아기에 진입했습니다.]


장난꾸러기 신은 내가 지식이 부족하다고 하자 이제 이런 시대의 변화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괜히 장난꾸러기 신이 아니랄까봐 정말 불친절하고 장난끼가 넘쳤다. 공부와 담을 쌓은 나는 저렇게 알려줘봤자 당연히 모른다고!


어쨌든 캄브리아기에 진입했다는 건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이었고 그 말처럼 세상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시작이 어렵지 시작해버린 이상 달리는 걸 멈추지 않겠다는 듯이 내가 첫 조류를 발견한 이후 이제는 하나하나 기억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동물과 조류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부모라면 이럴때 뒷바라지 좀 해줘야지.


[진화 촉진이 사용되었습니다.]

[업적달성! 당신은 진화의 폭발,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을 이끌어냈습니다. 포인트에 가산점이 들어갑니다.]

[진화의 시작을 지켜보는 당신에게 추가로 가산점이 들어갑니다.]


대폭발? 무슨 말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나쁜 일은 아닌 거 같다. 그 증거로 내가 권능을 쓰고 좀 돌아다니니까 눈 아플 정도로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업적달성! 최초의 척추동물 발견! 포인트에 가산점이 들어갑니다.]

[업적달성! 절지동물 발견! 포인트에 가산점이 들어갑니다.]


나는 바뀌어가고 있는 내 몸을 살펴봤다.


조류들의 색깔은 다양했지만 이전 시대나 인간시절에 보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역같이 흐늘거리는 것들, 물에 있는 보리이삭 같은 것들. 산호초처럼 생긴 녀석들 등등


그렇지만 동물들은 진화의 시작을 이끈다는 것처럼 가지각색의 모양을 띄고 있었다. 어떻게 움직이는 지 궁금한 구조를 가진 애들도 수 없이 넘쳐났다. 그런 내 자식 중에서도 가장 특이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건 이 놈. 할루키게니아다.


마치 다리가 긴 지렁이에 고슴도치처럼 등에 가시가 달린 모습. 솔직히 이런 놈이 지금 내 몸에 존재한다는 거 자체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쩌겠어 실제로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 외에도 머리에 식물을 달고 다니는 애벌레 같이 생긴 놈. 아직 진화가 덜 된 새우처럼 생긴 놈. 지느러미 없는 물고기처럼 생긴 놈들. 진화의 시작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동물들의 모습이 곤충처럼 생겼다. 내가 곤충혐오증을 안 갖고 있어서 다행이지.


어쨌든 이런 변화로 내 몸은 이제는 시끌벅적해져서 약간 간지러운 느낌도 들었다.


이런 수 많은 동물들 중에 유일하게 내가 이름을 아는 동물이 지금 바다 속을 기어 다녔다. 마치 바다에 적응한 바퀴벌레를 보는 듯 한 모습, 그 이름은 삼엽충이었다.


3.

나와 비슷한 90년대 초 사람이라면 공룡붐에 휩쓸려 공룡관련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을 거다. 거기서 매번 공룡이 나오기까지의 역사를 소개할 때 나오는 단골손님 삼엽충.


이게 워낙 숫자가 많아가지고 화석이 많이 발굴돼가지고 삼엽충 화석은 몇 십만 원대면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릴 때 사고 싶어 했었다. 결국 돈이 생겼을 때는 어릴 때의 순수함을 잃어버린 후라 사진 않았었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 생긴 많은 생물들 중 그나마 알고 있던 삼엽충들 위주로 지켜보고 있다. 다른 애들한테도 감정이 있다면 삼엽충만 너무 편애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친근한 걸 어쩌겠는가.


그리고 그 많은 삼엽충 중에서도 내 눈길을 끄는 삼엽충이 한 마리 있었다. 어디서 공격당했는지 다리가 몇 개 떼어져있는 반쪽이같은 자식. 반쪽이라 부르기는 좀 그렇기에 나는 얘를 삼엽이라 부르기로 했다.


삼엽이는 보통 삼엽충하고는 생활이 달랐다. 다른 삼엽충들은 바닥을 발발 기어 다니다가 때로는 헤어 치며 지렁이같이 생긴 무척추동물들을 사냥했는데 움직이기도 힘든 삼엽이는 바닥에 떨어진 찌꺼기들을 먹으며 간신히 목숨만을 연명했다.


그 모습을 보자 불현듯 인간이던 시절의 어릴 때가 기억났다. 고아원장에게 맞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앵벌이를 해서 그 날의 매를 피한 것만으로 좋아하던 시절. 삼엽이는 그저 고아원장에게 살아남기만이 급급했던 어릴 때의 나를 닮고 있었다.


오늘도 반쪽이, 삼엽이는 힘들게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어디 떡고물 안 떨어 졌나 발발거린다. 그런 와중에 옆에서 다른 삼엽충들이 집단으로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


[희귀한 광경! 삼엽충들의 집단탈피모습을 발견 업적 점수가 올라갑니다.]


우리 바보병신 삼엽이는 그걸 잠시 쳐다보더니 갈 엄두도 못 내고 한 번 쳐다보고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구하러 발발발 땅을 기어 다닌다.


그리고 그런 삼엽이를 노리는 포식자가 바다를 유유자적히 헤엄치고 있다. 아노말로카리스. 삼엽충의 3배의 크기를 가진 꼬리 없는 전갈의 모습을 보는 듯 한 이놈은 지금 이 시대의 최상위 포식자였다. 아마 삼엽이가 반쪽이가 된 이유도 얘한테 공격당해서라고 생각한다.


아노말로카리스는 바다를 헤엄치다가 짝짓기를 하는 삼엽충들을 발견했는지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고 근처를 맴돌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자신의 먹이인 삼엽충들이라도 숫자가 너무 많은지 잠시 맴돌다가 다른 곳으로 갔다.


그리고 돌아다니던 아노말로카리스는 혼자서 발발거리는 삼엽이를 발견했는지 속도를 내서 삼엽이에게 달려갔다.


삼엽이는 먹이를 찾다가 늦게나마 아노말로카리스를 발견하고 발발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지만 다리도 반쪽밖에 없는 놈이 가봐야 얼마나 빠르겠나. 아노말로카리스와 삼엽이의 거리는 계속해서 줄어들기만 했다.


에휴. 저 바보자식. 나도 모르겠다.


[이쁜 놈 떡 하나 더 준다.가 사용되었습니다.]


내가 스킬을 사용할 때 아노말로카리스가 삼엽이의 등에 자신의 입에 달린 집게 같은 입으로 물었다.


콰직.


그렇지만 아노말로카리스가 물은 건 허물이었다. 내 스킬덕분인지 순식간에 탈피를 마친 삼엽이는 발발거리며 유유히 도망갔다.


나중에 아노말로카리스 쟤한테는 한 말 들어도 할 말 없겠네. 아노말로카리스도 내 소중한 자식이었지만 저 바보병신 삼엽이는 왠지 내 과거와 겹치면서 측은한 모습이 들고 챙겨주고 싶었다. 원래는 자신의 힘으로 저 장애를 극복하는 걸 보고 싶어서 스킬을 안 썼는데 에휴 내가 삼엽충한테 뭔 기대야.


삼엽이는 그런 내 마음도 모른 채 발발거리며 자신의 생존을 기뻐하며 먹이를 찾아다녔다. 탈피를 해서인지 내 스킬때문인지 없어졌던 다리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몇 개 다시 붙어있었다.


<뀨우우웅>


응? 지금 뀨우우웅이라고 했나. 처음에는 내가 착각한 줄 알았다.


<뀨우우웅>

<뀨우우웅>


그렇지만 삼엽이를 지켜보던 도중에 몇 번이고 뀨우우웅 같은 삼엽이의 조금한 울음소리가 내게 들렸다. 이것도 스킬의 영향 때문일까?


겨우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뿐이었지만 시각과 약한 촉각으로만 이뤄져있던 내 세상에는 크나큰 재미였다.


나는 어차피 할 것도 없었기 때문에 삼엽이가 어쩔 때 울음소리를 내는지 느긋하게 지켜봤다.


턱.


삼엽이가 모래 위를 헤엄치다가 무언가 발견했는지 모래에 얼굴을 파묻고 모래먼지를 일으켰다. 그러더니 앞에 달린 양손으로 지렁이같은 놈을 잡고서 자신의 몸 안으로 옮겨서 다른 많은 손으로 뜯어발겼다.


<뀨우우웅!>


삼엽이가 또 울음소리를 냈다. 저건 자랑할 때 내는 울음소리인가보네.


삼엽이는 사냥한 지렁이를 느긋하게 먹었다. 야이 바보 같은 놈아 그렇게 좋냐.


당연히 대답은 없었다. 무언가 리액션이라도 해주지 참. 애들은 부모맘을 참 모른다니깐.


4.

그리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양아치같은 자식들인 포식자들은 더욱 더 거대해지고 먹이를 효율적으로 사냥했다. 그에 대응하기 위해 피식자들은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들이 뒤섞이며 생태계는 조금씩 변해갔다.


이런 변화에 내가 딱히 개입할 건덕지가 없어서 그 동안 나는 여유롭게 삼엽이를 지켜봤다.


내가 삼엽이를 지켜보는 동안 이제 삼엽이는 몇 번의 탈피를 거치면서 다른 삼엽충들보다 크기도 커지고 포식자를 피하는 법도 사냥을 하는 법도 늘어나서 노련한 사냥꾼 같았다. 흠이라면 숫기가 없어서 그런지 아직도 짝짓기는 한 번도 못했다는 거지만.


삼엽이가 또 다른 먹이를 찾으러 발발발 다른 곳으로 갔다. 그런데 삼엽충의 수명은 몇 년일까. 꽤 오래본거 같은데도 탈피는 계속하는데 나이를 먹는 느낌은 안 드네.


뭐 오래 살수록 내 입장에서는 즐거움이 계속되는 것이라 큰 상관은 없지만.


[장난꾸러기 신이 너무 한 명에게만 집중하는 거 아니냐고 합니다.]


어때. 쟤 혼자서 생태계를 박살내는 것도 아닌데. 삼엽이가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어.


나는 장난꾸러기 신에게 그렇게 타박하고 메시지를 껐다.


[오르도비스기에 진입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시대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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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대멸종의 극복 +8 19.03.14 358 12 10쪽
18 공룡의 전조. +3 19.03.13 372 10 11쪽
17 고생대의 끝 - (4) +3 19.03.12 397 8 8쪽
16 고생대의 끝 - (3) +3 19.03.11 418 13 9쪽
15 고생대의 끝 - (2) +4 19.03.10 453 12 11쪽
14 고생대의 끝 - (1) +3 19.03.08 563 12 8쪽
13 외모를 보는 동물의 탄생 +3 19.03.07 492 15 16쪽
12 지상의 시대 +3 19.03.06 549 19 15쪽
11 자식을 위해, 동생을 위해 +4 19.03.05 585 19 12쪽
10 신 혹은 부모 +4 19.03.04 613 19 10쪽
9 복수의 시간 +3 19.03.03 635 20 14쪽
8 이번시대는 무언가 이상하다 +4 19.03.02 700 22 12쪽
7 회복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 +4 19.03.01 799 22 17쪽
6 첫 번째 대멸종 +4 19.02.28 824 23 11쪽
5 오르도비스기 +4 19.02.27 862 25 11쪽
» 식물과 동물의 탄생 +7 19.02.26 1,023 31 13쪽
3 내 몸에 산소가 생겼다. +5 19.02.25 1,163 31 12쪽
2 행성으로 환생 당해버렸다. +7 19.02.24 1,316 35 9쪽
1 프롤로그 +14 19.02.24 1,300 3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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