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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19.03.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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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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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심부름센터36

소설은 소설일 뿐입니다.




DUMMY

재빠르게 빠져나가는 신예지의 뒷모습을 여섯 개의 눈동자가 배웅했다.


“연예인 하고도 안면이 있으시고 국안부에 있으면 그런가 보지요?”

“흐흐, 오해하지 말게, 정보는 어디에서나 나오는 법이니까, 특히나 해외에서 인기 높은 연예인은 더하지.”

“그건 그렇고, 오늘은 어쩐 일이십니까?”

“한 가지 제안 좀 하러 왔네.”

“일 얘기라면 하지 마십쇼.”

“가르치는 일일세.”

“자네 요원양성 교관을 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걸 다시 맡아주면 어떨까 해서 말이지.”

“하하, 그걸 제가 현역도 아니고 왜합니까?”

“그게, 각하의 부탁일세.”

“이건 또, 무슨 일이랍니까?”

“관악산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으신 모양이야, 그 때문에 교육을 맡기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온 거고.”

“민간인인 저에게 말입니까?”

“위탁교육형식으로 맡기라고 하시더군.”

“하하하, 거 근래에 듣던 중 웃기는 얘기로군요?”

“아무리 제안이 맘에 안 들어도 그렇지, 그게 무슨 말인가?”

“아, 미안합니다. 그런 뜻이 아니고, 자. 차장님도 아시다시피 군의 특수 전투교육이라면 어지간한 나라의 교육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프로그램 돼 있는 게 우리나라의 교육 아닙니까? 예를 들자면 해군의 유디티가 있구요, 해병특수수색대역시 마찬가지고, 육군의 특임대 역시 그렇고요, 그런 곳에서 가르치는 교육들 말고 제가 뭘 더 가르쳐주라는 겁니까?”

“자네가 가진 능력을 조금만 풀어주면 안되겠나?”

“제가 가진 능력이라니요?”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일세. 이번 관악산에서의 작전을 모두가 모르는 것 같지만 일본과 중국은 확실하게 위성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네, 아직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지만 언제고 자네를 찾아낼 거라 생각하고 있네. 그러다 핵융합의 진실까지 드러나게 되면 국가의 존망이 걸리는 일이 될 걸세. 아무리 국가에 애정이 없더라도 그런 일 까지 벌어지길 바라는 건 아니지 않나?”

아, 위성! 그 생각을 못 했군. 그런데 그 밤중에 숲속에서 벌어진 일을, 과연 위성으로 흔적을 찾아낼 수 있는 걸까?

“현대 과학의 힘을 결코 우습게 생각하지 말게.”

“.....”

“대통령의 욕심으로, 힘없는 나라가 너무 커다란 물건을 가진 죄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에 폭풍이 몰아칠 모양이야. 그러니 이런 위기상황에 자네도 한팔 거들어주게.”

태산에게 가르쳐준 조의선인의 무예라면? 막강한 전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들이 사회에 풀려나온다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그래도.. 해야 되나?

“일단 대통령님에게 다짐을 받아야 될 것 같으니 한번 만날 수 있도록 해주십쇼.”

“알겠네, 오늘이라도 연락을 해서 시간을 내시도록 해보겠네.”

권 차장이 돌아가고 나서 대호는 아픈 머리를 식히러 태산과 밖으로 나섰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태산이 주문을 했다.

“사장님 순댓국하고 소주 좀 줘요.”


술을 먼저내온 주인이 웃으며 말했다.

“헤헤 순댓국은 끓으면 내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십쇼.”

“그래 권 차장 말대로 애들을 가르쳐보려고?”

“글쎄, 고민이 된다.”

“너무 숫자가 많아도 통제가 안 되면 문제가 될 거고, 그렇다고 너무 숫자가 적으면 의미가 없을 텐데? 그렇지?”

“흐흐흐, 만약 한다고 결심하면 조교는 나한테 맡겨라. 내가 뺑뺑이는 잘 돌려줄 테니까.”

“사장님, 깡 소주 벌써 한 병 다 빨았는데, 순댓국 아직 멀었습니까?”

“아, 예. 곧 나갑니다.”

태산은 김이 피어오르는 순댓국을 뜨겁지도 않은지 마구 퍼 넣으며 입을 열었다.

“흐흐, 어쨌든 재미있을 것 같은데, 한번 해보자.”

“어이구, 넌 어째 매사가 장난이냐?”

“헤헤, 짧은 인생 심각할게 뭐있냐, 재미 찾아 사는 거지.”

“흐흐. 그래, 니 인생 짧아서 퍽도 좋겠다.”

어지간히 배를 채운 둘은 식당을 나와 골목의 다방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넌 언제까지 이일을 할 건데?”

“쓸데없는 말 하려는 거면 하지마라. 난 그냥 유유자적하면서 지금처럼 사는 게 좋으니까.”

“그래도 남자라면 포부를 크게 가져야 되는 거 아냐?”

“흐흐, 이제 손목이 쓸 만큼 난 모양이로구나. 너나 포부를 크게 갖고 살던가 말던가 알아서하고 네 포부에 나는 절대 끌어넣지 말어, 알았지?”

“에헤이, 그래도 친구가 가는 길을 능력껏 밀어줄 수도, 끌어줄 수도 있는 일 아니냐?”

“너도 양심이란 게 있으면 여지껏, 네가 저질러온 짓을 가슴에 손을 얹고 떠올려 봐라,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깝지도 않은 거냐?”

대호의 눈이 반짝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넌, 그 입이 방정이야! 쓸데없는 소리하지마라.”

“어허, 걱정하지마라, 네 앞에서나 하는 얘기지, 어디 가서 이런 얘길 할까.”

“에휴, 도대체 넌 언제나 철이 들 거냐?”

“흐흐, 나 철드는 날이 죽는 날이니까, 제삿밥이나 챙겨 도고.”

“쯧, 정말이지. 저놈의 말버릇을..!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가자.”



울어대는 전화기의 통화버튼을 누르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이수경이에요.

“이수경?”

-칼기, 테러요.

“아아, 이번호는 어떻게 알고.”

-호호, 알아내는 방법이 있죠.

“그런데, 무슨 일로..?”

-빈말로 라도 반갑다고 하시면 안 되나요?

“좋지도 않은 상황에서 만난사이에 무슨..”

-이제 좀 시간이 나기도 했고 고마운 마음에, 어쨌든 근황이 궁금해서 전화 드려 봤어요.

“하하, 어쨌든 전화 주셔서 고맙습니다.”

-호호, 엎드려 절 받기네요. 그럼 또 전화 드릴께요. 괜찮죠?

“.....이럴 땐 뭐라고 해야 되는 건지..”

-흥, 나 같은 미녀가 전화를 한다고 하면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허...허..허.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또 뵙게 될 거예요.

“설마요?”

-호호호, 전화 바꿔 드릴께요.

“네? 그게 무슨 말인..”

-나, 권 차장일세.

“이게 무슨 장난입니까⁉”

-조용히 말하게, 여기 청와대일세.

“도대체 이게 무슨 일 입니까?”

-각하께서 내일 만나자고 하시네, 괜찮은가?

“허, 도대체가.. 알겠습니다. 오늘일 내일 설명해 주십쇼.”

-알았네. 내일 차를 보낼 걸세.

“알겠습니다.”

도깨비에게 홀린 표정으로 전화를 끊은 대호를 보며 태산이 물었다.

“내일 기와집 들어가는 거냐?”

“왜, 너도 가고 싶은 거냐?”

“흐흐, 갈 수 있으면.”

“거기도 사람 사는 댄데, 못 갈건 뭐냐? 내일 같이 가도 되냐고 물어보지 뭐.”


***


이해근 박사가 귀국을 하려고 몇 번이나 연구소에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펜타곤은 귀국의사를 밝힌 박사를 향해 갖은 회유와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박사의 사정을 알게 된 대사관은 보고를 할 수밖에 없었고 한호는 박사의 귀국을 돕기 위해 미국의 대통령과 물밑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던 와중에 사고소식이 들려왔다.

고속도로에서 박사가 과속을 일으켜 충돌사고로 현장에서 절명했다는 소식이었다.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눈이 붉어진 대통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 들어온 보고인가?”

비서실장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사고가 난지는 벌써 한 달도 넘은 것 같습니다만, 미국정부에서 일부러 우리에게 감추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미국대사관에는 대체 뭘 하는 인간들이 앉아있는 거야⁉ 지금 대사가 누구지?”

“이유신대사가 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감추려고 한 이상 알아낼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허허, 정말이지.. 아무리 힘이 없는 약소국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는군. 그래서 유해는?”

“대사관에서 인도요청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머뭇거리는 눈치로 보아 이미 화장을 한 것 같습니다.”

“후, 뼛가루만이라도 고국에 돌아와 편히 쉬어야 할 테니 계속 반환요청을 하도록 하게.”


이건 틀림없는 고의 살인이란 생각에 한호는 이를 갈았다.

CIA가 감시중인 주요인물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고? 세 살 먹은 아이도 웃을 일이다. 아무리 나라가 힘이 없다지만 이럴 수는 없는 일이란 생각에 치미는 분노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시궁창이었다.


일간지의 한 귀퉁이에 조그맣게 실린 박사의 사망보도는 박사의 애국적인 죽음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것들이 도대체 어느 나라 신문인거야?”

분을 이기지 못한 한호는 보던 신문을 박박 찢어 내던지고 허탈하게 웃었다.

“허허.. 박사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유지를 받들어 발전소는 틀림없이 완성을 하겠습니다. 편히 쉬소서.”

발전소가 가동하는 날 이해근 박사의 업적을 대대적으로 알릴생각을 다짐하고 주먹을 굳게 쥔 대통령이다.


들려오는 비서실장의 목소리가 분노를 눌렀다.

“권차장과 이대호씨가 방문했습니다.”

“아, 이곳으로 모시게.”

“네. 알겠습니다.”

집무실로 들어선 권차장이 아직 독기가 빠지지 않은 대통령의 눈치를 살폈다.

“대통령님, 면목이 없습니다.”

“내가 나서서도 막지 못한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당하고만 있기에는 울화를 참기가 힘드는군.”


차를 타고 오며 권 차장에게서 얘기를 들었기에 무슨 얘긴지 알고 있는 대호는 신념에 가득 차 평생을 연구해온 자료를 서슴없이 계단 밑으로 떨어뜨리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목소리만 기억나는 박사의 영면을 위해 기도했다.


가슴속에 끊어지던 실이 이걸 뜻하는 것이었구나.

“이대호씨 힘이 없는 나라란 이런 것이라오. 잘난 국민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강대국에 뺏길 수밖에 없는 현실, 이런 국민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조금이라도 키울 수 있도록 이대호씨가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겁니다.

“으음,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에 가르쳐줄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거기다 이런 생각을 해보셨습니까? 대통령님의 임기가 끝나고 나면 과연 그 사람들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게 될까? 만약 그 사람들이 사회에 풀려나오면 통제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등등의 생각을 말입니다.”

“.......”

“그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가지게 될지 아직 인식을 못하신 것 같은데, 저 같은 경우 죽이자고 들면 아무증거도 남기지 않고 미국대통령을 암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사람들을 가르치라는 건 화로 옆에 화약을 보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씀입니다.”

“그, 그런 정도의 위력이 있다는 말이 사실입니까?”


대호의 눈이 파랗게 빛났다.




재미있게 보셨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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