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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성스러운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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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9.03.19 19:05
최근연재일 :
2019.05.2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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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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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9. 기억 나서 그러는 거 아니야?

DUMMY

“걔를 말리다니?”


“최근엔 그 소리를 제일 많이 했었어. 어, 그리고···”


쓰러질 듯 말 듯 머리를 좌우로 기우뚱거리던 혜결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렘브러리는 툭툭 앞의 탁자를 두드렸다.


그 소리에 깨어난 혜결이 얼른 말을 이었다.


“넌 존나 싸가지 없어, 형. 맨날 아이돌 따위 아이돌 따위 막 이따구로 말하고.”


화제가 자연스럽게 바뀌어 있었다.


렘브러리는 그의 앞에 대고 손을 저으며 물었다.


“하던 말을 계속해 보아라. 내가 누굴 말렸단 게냐?”


“어?”


“내가 누굴 말렸다면서.”


“아, 그거···”


그러나 혜결이 무어라 대답하기 전.


갑자기 땡 소리가 나며 “아 씨!” 하는 욕이 옆에서 터졌다.


혜결은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잔이 엎어져 있고 거기서 나온 물이 태인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아 좀 조심해 새끼야!”


태인이 욕설을 뱉으며 신경질을 내자, 앞에 앉은 정서가 사과했다.


“미안. 참기름 집으려다가.”


“손이 안 닿음 달라 하던가!”


“미안.”


기묘한 타이밍이었다.


정서는 연거푸 사과했지만 태인은 내내 짜증만 냈다.


‘정서가 쏟은 건가?’


정서의 옆에는 케시가 앉아 있었고, 컵은 두 사람의 중간 즈음 위치에 있었다.


쏟자면 케시도 쏟을 수 있는 위치.


반면, 맞은편에 있는 태인은 확실하게 물컵을 쏟을 수 없는 위치다.


‘말을 막으려고 컵을 쏟은 건가? 아니면 그냥 우연?’


생각해보다가 렘브러리는 혜결에게 다시 물었다.


“내가 누굴 말리려 했느냐?”


그러나 혜결은 “뭐? 니가 누굴 말려?” 하고 되물었다.


자기가 뭔 말을 하고 있던지 전혀 기억이 안 나는 투였다.


“내가 누굴 말리려 했다면서. 최근에.”


렘브러리가 짚어주자, 혜결은 “어엉?” 하고 고개를 기웃하더니 대답했다.


“몰라.”


그리고는 화장실이 급하다며 일어나 나가버렸다.


렘브러리는 멤버들을 주욱 보았다.


태인은 여전히 신경질을 내며 옷에 묻은 물을 닦느라 바빴다.


옛날 얘기를 물으면 손에 쥔 행주를 집어던질 태세다.


정서는 테이블에 엎어진 물을 냅킨으로 닦고 있었다.


케시는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고, 종우는 “설마 이 와중에 율리는 아니겠지?” 하고 캐묻고 있었다.


뭘 물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임 대표가 소속 연예인, 그것도 제일 안 뜬 연예인의 사생활을 알 것 같진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쳐다보려는 찰나.


“많이 취한 모양이네. 그만 일어나자.”


임 대표가 그렇게 말하면서 먼저 몸을 일으켰다.


“다 먹었지?”


고기는 한두 조각이 남아 있을 뿐이라, 종우와 멤버들도 순순히 일어났다.


그 사이 화장실에 간 혜결이 돌아왔다.


“벌써 가요?”


완전히 술에서 깬 눈치.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다음 기회에 술을 먹여보는 수밖에···’



* * *



신곡에 들어가기 전, 멤버들에게 완전한 휴식 시간이 내려졌다.


신곡 준비를 시작하면 아주 바빠지게 될 테니 미리 쉬어두란 것이었다.


그 쉬는 시간이라도 준 게 고작 하루였지만.


어쨌건 간만에 종우의 감시 체제가 해제되었단 것만으로도 멤버들은 좋아했다.


오후 한 시가 되자 숙소에 남아 있는 멤버들이 아무도 없을 정도였다.


‘나도 나가 볼까.’


렘브러리는 거실 소파에 앉은 채 생각했다.


돈도 없고 지리도 모르지만 근처라도 좀 돌아다녀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의외로 정서가 먼저 제안해주었다.


“갈 데 없음 같이 갈래?”


“어딜 말이냐?”


“아 잠깐 나 병원에.”


“어디 아프더냐?”


보기엔 멀쩡한데? 달리 느껴지는 병도 없다.


렘브러리가 놀라 묻자, 정서는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나 말고.”


그리고는 더 얘기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 듯 바로 말을 바꿨다.


“병원 들렀다가 너 가고 싶단 데 데려가줄게.”


“귀찮지 않겠느냐?”


“귀찮아. 근데 내가 리더니까.”


가차 없이 솔직한 대답에, 렘브러리는 부담 없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럼 부탁하마.”


“빨리 준비해.”


“이대로 나가면 안 되느냐?”


“마스크. 썬글라스. 썬크림. 모자.”


줄줄이 읊은 정서는, 아예 자기가 방 안에 들어가더니 캡 모자와 마스크, 썬글라스, 썬크림을 가져다 소파에 툭 던지고서 화장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10분 뒤.


두 사람은 굉장히 수상쩍은 차림새로 숙소를 나섰다.


“이러면 더 눈에 띄지 않느냐?”


“눈에 띄겠지.”


“수상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수상한 사람 아니면 연예인 아니면 관종이라 생각하겠지.”


“그런데 굳이 이렇게 나가야 하느냐?”


“어. 우리가 와일드 애니멀의 한정서랑 우연우란 사실은 모를 테니까.”


병원으로 가는 길은 숙소로부터 20분 가량 걸리는 곳에 있었다.


지하철을 처음 탄 렘브러리가 노약자 좌석에 앉는다던가, 다리를 꼬고 앉는다던가, 사람이 내리기도 전에 올라타는 둥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두 사람은 병원에 도착했다.


정서는 마스크를 씌워서 데려오길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니면 다음날이나 모레 쯤 ‘우연우 인성 또 드러났네’ 라고 사진이 올라왔을지도 몰랐으니까.


“미안하다. 처음 타서 몰랐느니.”


“괜찮아. 나도 처음 탈 땐 몰랐어.”


정서는 미안해서 시무룩해진 렘브러리를 건성으로 위로한 후 병원 카운터로 갔다.


정서가 카운터에서 입원 병동용 방문객 카드를 받는 동안, 렘브러리는 병원 안을 살폈다.


예전에 종합검진을 하러 왔을 때만큼 커다란 병원이었다.


대기실로 보이는 곳엔 의자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 의자가 부족할 만큼 사람들도 많았다.


깔맞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길쭉한 삼각형의 창 같은 걸 끌고 돌아다녔고, 바퀴 달린 의자에 앉은 사람들도 보였다.


그들도 온 얼굴을 가린 렘브러리를 이상하게 힐긋거렸다.


“가자.”


그 사이, 카드를 받은 정서가 렘브러리의 팔꿈치 옷을 당겼다.


“다 되었느냐?”


“어. 이쪽으로 와.”


정서는 렘브러리를 유리로 사방이 막힌 곳 앞으로 데려갔다.


그러더니 중앙의 이상한 장치에 들고 있는 카드를 댔다.


뭘 하나 싶었는데, 카드를 대자 유리가 갈라지며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구조가 변했다.


“던전···?”


“뭐라고?”


“이곳은 던전인 것이냐?”


“?”


당황한 렘브러리의 팔꿈치를 정서가 다시 잡아당겼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갔다.


8층에도 비슷한 유리 장치가 되어 있었는데, 사람 수는 1층보다 훨씬 적었다.


게다가 카운터 같은 곳을 제외하면 다 넓은 복도로 되어 있어서 약간 미로 같았다.


두리번거리고 있자니, 정서는 801~810 이란 푯말이 붙은 복도로 걸어갔고, 렘브러리도 얼른 뒤를 따라갔다.


정서는 807이란 푯말이 붙은 방문 앞에서 멈춰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렘브러리를 데려가지 않고 당부했다.


“옆에 의자에 앉아서 좀 기다려줘.”


“나는?”


“···혼자 들어가고 싶어서.”


렘브러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정서는 손가락으로 직접 의자를 가리키곤 혼자 문 안으로 들어갔다.


렘브러리는 의자에 얌전히 앉은 채 인상을 찡그렸다.


구조가 던전 같아서 잠시 당혹스러웠는데.


이렇게 있자니 여기가 병자들을 모아둔 곳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마주친 이들 중 병마가 깊은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안타까운지고.’


아빠 손을 잡고 걸어가는 서너살 가량의 아이를 보자, 렘브러리는 더욱 인상을 구겼다.


아이의 몸속 병마가 몹시 깊었다.


‘정서가 문병 온 사람도 아픈 사람인가 본데.’


그때였다.


아이가 지나가다가 렘브러리를 가리키며 “돈!” 하고 외쳤다.


‘돈?’


무슨 말인가 싶어 보자, 아이가 “돈돈돈!” 하고 외치며 자기 아빠의 다리를 찰싹찰싹 두드렸다.


싱 서바이벌 1차 경연 때 모습을 본 듯했다.


“그 형아 아니야, 가자 유민아.”


아이의 아빠는 렘브러리가 우연우란 걸 못 알아봤는지, 웃으면서 아이의 팔을 살짝 당겼다.


하지만 아이는 확신을 가지고서 렘브러리에게 다시 “돈 형이야!” 하고 외쳤다.


렘브러리는 잠시 생각해보다가 슬쩍 썬글라스만 벗었다.


이제야 아이의 아빠도 렘브러리를 알아본 듯 “와.” 하고 작게 감탄하며 말했다.


“병실에 싱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틀어 뒀더니 애가 같이 봤거든요. 근데 애가 우연우 씨 그 노래만 들으면 안 칭얼거리고 재밌어해서 계속 휴대폰으로 틀어줬더니.”


그러더니 얼른 휴대폰을 꺼내며 부탁했다.


“우리 유민이랑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어주심 안 될까요? 아이가 우연우 씨를 정말 많이 좋아해요.”


렘브러리는 흔쾌히 웃으면서 “네.” 하고 대답했다.


어차피 아이와 한 번 접촉을 할 생각으로 썬글라스를 벗은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아이의 아빠가 휴대폰을 들자, 아이가 눈치 좋게도 얼른 렘브러리의 옆으로 와 앉았다.


렘브러리는 자연스럽게 아이의 어깨에 팔을 올리면서 신성력을 보냈다.


몇 번 찰칵 소리가 난 후, 아이의 아빠는 휴대폰을 도로 주머니에 넣고서 눈시울을 붉힌 채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를 안아 들고서 “돈 형한테 인사해야지?” 하고 얼렀다.


아이가 방긋거리며 손을 흔들고, 렘브러리는 아이에게 같이 손을 흔들었다.


아이와 아빠가 코너를 돌아서 보이지 않게 되자 렘브러리는 다시 썬글라스를 착용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문가에 선 채 정서가 좀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열린 문 사이로 새하얀 이불과 비쩍 마른 팔이 보였다.


정서는 렘브러리의 시선을 눈치 채고는 황급히 문을 닫으며 물었다.


“애들 좋아하나 봐?”


“얼굴을 보이면 안 되느냐?”


“아니. 잘했어.”


렘브러리는 조심스럽게 문을 곁눈질하며 물었다.


“안에 있는 분은···?”


“아아. 우리 엄마.”


말을 마친 정서는 더 얘기하는 대신 얼른 그 자리를 떴다.


병실에 혼자 들어갈 때부터 짐작은 했지만, 그와 관련된 화제를 싫어하는 듯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렘브러리는 슬쩍 물어보았다.


“같은 멤버인데, 내가 인사를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


아무래도 같은 멤버인데다, 의무적이긴 해도 정서는 그룹 내에서 그를 가장 잘 챙겨주는 리더였다.


정서의 모친이라면 자신이 치료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정서는 단호하게 “괜찮아.” 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후 병원을 나갈 때까지 정서는 입을 다물었다.


‘사연이 있는 건가?’


정서가 다시 입을 연 건 병원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까지 온 후였다.


“난 볼일 끝났는데, 넌?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있음 데려가줄게.”


더 궁금한 게 많았지만 렘브러리는 정서를 캐묻진 않았다.


대신, 외출할 때 미리 생각해 둔 일에 대해 물었다.


“여기엔 악마를 퇴치하는 사람이라던가, 신과 대화하는 사람이 없느냐?”


“···뭐?”


정서가 어이없단 표정으로 되물어서, 렘브러리는 뒷말을 이으려 했다.


인터넷으로 먼저 찾아보긴 했는데 장난글이 너무 많더라, 이런 말을.


“기억이 좀 돌아왔어?”


그러나 정서의 뒷말을 듣는 순간.


렘브러리는 놀라서 되물었다.


“기억이 나다니?”


“너 기억 잃기 전에도 그런 거 조사하고 다녔잖아.”


“내가?”


“기억이 나서 그런 거 아니야? 왜, 너 혜결이랑 둘이서···”


“혜결이하고?”


렘브러리는 깜짝 놀랐다.


이건 또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당황한 렘브러리에게 정서가 무거운 표정으로 주의했다.


“오컬트가 취미인 건 뭐 네 취향인데. 이상한 쪽엔 빠지지 마.”


“이상한 쪽이라니?”


“요즘 이쪽 계통에서 알음알음 말 나오는 사이비 단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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