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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운빨로 최강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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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약싸동건
작품등록일 :
2019.03.30 11:52
최근연재일 :
2019.05.16 07:05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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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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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8,076

작성
19.05.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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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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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부단나를 찾아서

DUMMY

“너 진짜 정체가 뭐야?”

칼을 도둑놈의 목 밑에 대며 내가 질문했다.

“에엑! 왜 또 갑자기···?”

“말이 안 되잖아. 신계와 마계 혼혈에다 신계와 영계를 잊는 오래된 구멍을 찾아내고, 또 신계의 일급 창고까지 턴 간 큰 놈이 그냥 도둑이라고? 너 같으면 이 말을 믿겠냐?”

놈의 목 밑에 댄 칼에 살짝 힘을 주며 반문했다. 서슬 퍼런 검기에 놈의 목에서 엷은 기운이 배어 나왔다.

“그, 그렇죠? 저라도 안 믿겠죠. 예 예! 사실 저···전 상인입니다. 어, 어둠의 상인. 주로 신계나 마계의 법구, 법보 들을 거래하고 있죠. 제 가문이 워낙 이런 쪽이다 보니 시대에 맞게 사업확장을 좀 했습니다. 뭐 필요하신 물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뵙겠습니다. 그리니 제발 이 칼 좀···.”

「이 새끼는 뭐 이렇게 감추는 게 많은 거야? 지가 양파야? 까도 까도 계속 나오네.」

“신계와 마계의 물건들을 주로 거래한다고?”

“예, 예! 이래 봬도 제가 급이 떨어지는 물건은 일체 취급을 안 합니다. 최소 법보 정도는 되어야 제 카탈로그에 오르죠.”

“카탈로그도 있어? 그럼 꺼내봐.”

“여, 여기···.”

카탈로그는 다행히도 팔찌에서 나왔다. 하지만 놈이 더러운 손으로 잡고 있었기에 도무지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발! 그냥 허공에다 띄워.”

“예? 아, 예!”

카탈로그가 허공을 날아 내 눈앞에 펼쳐졌다. 3차원 홀로 그래픽으로 펼쳐진 작은 그림 조각들이 각자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었다. 내가 관심을 보이기만 하면 그림이 자동으로 커져서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었다.

“혹시 인간계에서 혼력을 올릴 방법이나 법구 같은 건 없어?”

“예? 이, 인간계가 어디 있는 겁니까? 혼력을 높이는 방법 같은 건 저뿐만 아니라 어떤 상인에게서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런 걸 찾는 사람이 없어서 ···.”

[인간계가 다른 차원에서 보면 정말 깡촌 이긴 하지.]

여의주도 도둑놈의 말에 동의했다. 신계뿐만 아니라 영계에서 봐도 인간계는 쩌리 취급이었다.

하지만 일부 영계나 신계의 존재들은 인간계를 이용해 비밀리에 자신의 힘을 높이고 있었다. 눈앞의 이 도둑놈도 아직 그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하긴, 그 사실이 일반에게 공개된다면 인계는 다른 차원의 존재들로 난장판이 되고 말 거다. 블루오션은 항상 눈앞에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눈치 빠른 놈들만 그걸 찾아내 꿀을 빠는 것이고.


말을 하고 생각을 하면서도 눈은 계속해서 카탈로그를 훑고 있었다. 쓸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럴 만도 한 게 아직 이런 법구에 익숙지가 않으니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구분할 수 없었다. 한참을 집중해서 보던 내 눈에 지금 당장 쓸만한 물건 하나가 들어왔다.

“이건 뭐지? 폭사환?”

“네? 그, 그것이 다른 사람의 몸에 심어두면 같은 차원에 있는 이상 거리에 상관없이 폭발시킬 수 있는 알약 모양의 법구로···.”

“꺼내봐!”

“예? 그, 그게 지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 창고에 있어서 일단 제가 그곳을 가서 가지고 와야···.”

[저놈 똥구멍에서 나온 물건 중에 그게 있었던 것 같은데?]

“호오! 그래? 이 새끼, 내 앞에서 대놓고 사기를 쳤단 말이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저도 그런 물건이 있었는지 깜빡해서···.”

내 팔찌에서 폭사환을 꺼냈다. 여의주의 말대로 카탈로그에 있는 모습 그대로였다. 왠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일단 팔찌 안에 넣어 두었던 거다.

“먹어!”

“에? 제, 제가 왜 이걸···?”

“모르는 거야? 모르는 척하는 거야? 내가 이유를 꼭 보여줘야겠어? 많이 아플 텐데···? 아니, 아픈 것도 모르려나?”

“머, 먹겠습니다! 마침 배가 고파 뭐든지 먹고 싶었습니다.”

행동이 참 잽싸고 긍정적인 놈이다.

[먹이기 전에 폭사환에 잊지 말고 꼭 니 법력 한줄기를 넣어놔야 한다구. 그래야 어디서든 ‘쾅’하고 터지는 거니까. 끄끄끄.]

도둑놈이 슬쩍 여의주를 째려보며 폭사환을 꿀꺽 삼켰다.

팍! 꼴깍! 케엑! 콜록, 콜록!

가끔 약이 먹기 싫은 놈들이 알약을 혀로 콧구멍에 밀어 넣어뒀다가 다시 뱉는 수가 있었다. 눈앞의 도둑놈도 꼭 그런 부류 같아 놈이 폭사환을 삼키자마자 법결을 날려 놈의 목울대를 가볍게 때렸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놈이 기침을 심하게 하며 폭사환을 꿀꺽 삼켜 버렸다.

“아아아~!”

도둑놈이 바로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이 새끼 정말로 콧구멍에 밀어 넣을 작정이었나 보다.

[얜 뭐야? 무슨 구멍의 달인이야? 뭘 자꾸 밀어 넣어.]

세상엔 정말 신기한 놈들이 가득했다. 눈앞에 이놈도 그중 하나인 거고.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 거다. 그리고 난 그 인연을 정말 소중하게 우려먹어 줄 생각인 거고.

척!

“불어넣어! 니 법결을···.”

여의폰을 놈의 눈앞에 디밀며 나는 눈을 빛냈다. 상황을 파악한 도둑놈이 또 한 번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기운을 여의폰에 불어넣었다.

신계나 영계에선 통신 법구에 서로의 기운을 인식시켜 어디서나 메시지를 전달하고 받을 수 있었다. 여의폰이 통신 법구를 대신해 놈의 기운을 채집하면 위치추적장치를 단 것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었다.

놈의 위치 파악만 된다면 차원을 넘어서 폭사환을 작동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래서 도술은 쎈 걸로 배우고, 법구는 좋은 놈으로 갖춰야 하는 거다.

띠링!

“오! 잘되네.”

테스트 삼아 놈에게 통화를 연결해봤다. 여의폰의 화면에 빨간 버튼 하나가 생성되었다. 폭사환의 폭파 버튼이다. 슬쩍 놈에게 그 화면을 보여주며 은근히 말했다.

“내가 호출하면 재깍 째깍 받고. 자꾸 안 받으면 실수로 통화버튼 대신 이 빨간 버튼을 누를지도 모르니까. 알겠어?”

“······. 네! 흑~!”

도둑놈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 대답했다. 이 자식 참 표정이 다채롭다.

이렇게 도둑놈과의 만남은 알차게 마무리되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뒤로 돌려 마당에 아직도 꿇어 앉아있는 산적 놈들을 바라보았다.

“히이익!”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또 다른 산적 놈과 함께 지금까지의 과정을 모두 보고 있다가 내가 고개를 돌리자 둘이 서로 부둥켜안고는 야릇한 신음을 흘렸다.

“니들도 먹어!”

놈들도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내 손엔 아직 여러 개의 폭사환이 쥐어져 있었다.


* * *


쉬우웅!

새로 뽑은 차 마냥 시원한 소리를 내면서 비행 법구가 날고 있었다. 이 비행 법구는 손돌이한테 기증(?)받은 법구 중 하나였다.

손돌이는 도둑놈의 이름이었다. 자칭 바람의 일족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좋은 친구 하나를 만들어 내심 뿌듯했다.

[좋은 호구를 하나 만든 거겠지.]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고, 좋은 쪽으로···. 넌 자꾸 부정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더라? 같은 값이면 밝고 희망차게 봐 버릇해야 세상이 더 살기 좋아지는 거야.”

[니가 아무리 좋게 봐도 세상은 변하지 않거든. 그냥 니가 착각하고 살 뿐이지.]

여의주 이놈은 뼈 때리는 소리를 참 쉽게도 한다.

“그러니까 더 긍정적으로 봐야지. 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어도 나 스스로는 변화시킬 수 있으니까.”

[그래, 그 긍정적인 생각으로 어떻게 부단나를 상대할 작정이야?]

“뭐, 놈이 가지고 있는 법구들이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나도 한 살림 장만했으니 지지는 않겠지.”

내 옆구리에 달린 범천의 검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부단나가 손돌이에게서 뺏은 물건 중엔 다행히도 강력한 공격형 법구는 없었다.

하지만 함정이나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폭발형 법구들이 여러 개 있어 쉽게 이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는 건 너무 위험해.]

“그건 나도 동의해. 아무래도 몰래 잠입해서 기습하는 게 안전하겠지. 일단 접근만 할 수 있다면 이 칼로 단번에 작살 낼 수 있을 테니까.”

손에 잡힌 범천의 검이 무척이나 믿음직스럽게 느껴졌다. 검 또한 나만 믿으라는 듯이 잘게 진동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시 몇십일을 날아갔다. 좌표가 서서히 놈이 있는 곳에 가까워졌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데도 총 40일이 걸려서야 겨우 이 지역의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나마 새로 얻은 비행 법구가 비행진 보다 빨라 20일을 단축할 수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진 원시림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이어졌다. 한 가지 달라진 것은 부단나가 사는 곳에 가까워질수록 숲의 색깔이 점점 어두워졌다는 것이다.

산적들의 말에 따르면 부단나 급의 영계 상류층은 자신의 영토를 사방 몇백 km 단위로 설정한다고 한다. 그 안의 모든 것은 놈의 소유가 되는 것이고, 허락 없이는 풀 한 포기 함부로 뽑을 수 없다고 했다.

산적 두 놈은 폭사환을 먹인 후 영금은병에 가둬버렸다. 나에게 위험을 줄 것 같지는 않았기에 죽일 마음은 먹지 않았다. 영계의 존재를 죽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 생명을 죽임으로써 받게 되는 인과의 법칙은 부담스러웠다.

그러하기에 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것들은 될 수 있으면 살려주려는 것이다. 산적 놈들이 경우는 놈들을 풀어줬다가 다른 놈들의 귀에 내 소식이 들어갈 수도 있었기에 일단 은병 안에다 가둬둔 것이다. 부단나를 처치하고 나면 그때 풀어줄지 말지를 결정하면 되는 거다.

마침내 눈앞에 커다란 산맥이 들어왔다. 산적이 말한 부단나가 사는 장소였다. 놈은 저 큰 산맥의 가장 깊은 골짜기 안에다 동굴을 파고 산다고 한다.

산맥을 눈앞에 두고 비행 법구를 땅에 착륙시켰다. 여기서부터는 놈의 시선을 피해 몰래 잠입해야 한다.

산의 능선을 따라 조용히 놈이 사는 동굴이 있다는 곳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때마침 어둠이 내리기 시작해 가뜩이나 어두운 산이 좀 더 어둡고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영계의 달은 태양만큼 밝게 빛났고, 태양 또한 지는 게 아니라 비껴가는 것처럼 하늘에 비스듬히 떠 있어 밤이 전혀 밤 같지가 않았다. 이래서 영계 놈들이 술을 좋아하는 가 보다.

도적놈이 있던 주막도 술만 파는 곳이었다. 먹지도 자지도 않는 존재들에게 유일한 낙은 술을 마시는 거라고 했다. 내가 외딴곳에 주막이 있는 걸 의심했지만 영계에선 어디에서나 술을 마시기에 외딴곳에 주막이 있어도 별로 의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들이 밤을 낮 삼아 술을 빨고, 유흥을 즐기는 것처럼 영계의 존재들도 아무 때나 술판을 벌이는 게 일반적인 거였다. 이런 곳에서 금복주 같은 걸 판다면 대박을 쳤을 텐데.

[일 끝나면 한 번 찾아볼까?]

“좋은 생각이야. 콜!”

영계에서도 사업을 벌이면 혼력이 들어올지도 모른다. 앞일은 알 수 없으니 미친 셈 치고 한번 판을 벌여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일단 부단나 놈을 처치해야 한다. 놈을 잡던지 죽이던지 한 후에 증거를 찾아 뒷배를 밝혀내야만 한다.

심증은 광목천왕이라고 확신하지만, 확실한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증거만 나온다면 놈을 죽일 순 없어도 강력하게 옭아맬 수는 있을 것이다.

어떻게 협박해 무엇으로 놈의 코를 꿸 것인지는 부단나를 처리한 후에 고민하면 되는 거고.

바스락!

소리를 죽인 채 놈의 동굴 근처로 접근했을 때 맞은편 숲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부단나 놈이거나 그놈의 하수인이 경계를 서고 있었나 보다.

깜짝 놀라 재빨리 작은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한참을 기다려도 다른 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고개를 옆으로 숙이고 바위 위로 눈만 보이도록 재빨리 들었다 내렸다.

소리는 확실하게 들렸는데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주변에 은신술을 펼치고 있는 놈이 세 놈이야.」

여의주가 확신에 찬 말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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