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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운빨로 최강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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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약싸동건
작품등록일 :
2019.03.30 11:52
최근연재일 :
2019.05.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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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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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만 2천 년의 수행

DUMMY

동굴 안으로 빛의 폭발이 휩쓸고 지나갔다. 예상과는 다르게 물리적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눈과 귀로는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은 소리와 모습이 보이고 들렸지만 정작 폭발에 의한 피해는 없었다. 모두 허상이었다.

“휴-!”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폭발의 환상을 보여주고 그 혼란을 틈타 놈이 도망가려는 수작이었다.

끽, 끼낑!

어느새 변신을 푼 요미가 검은색 원영 하나를 입에 물고 있었다. 부단나의 원영이었다.

“아이고, 요 이쁜 것! 그걸 또 잡았네. 에구 이뻐라!”

요미가 부단나의 원영을 입에 문 채로 내 칭찬과 손길을 한껏 즐겼다. 요미의 주둥이에 달린 원영이 끝까지 도망치려 바둥거리고 있었다.

“그만하지, 니가 의지의 영계 놈이라는 건 인정할게. 새끼가 포기라는 걸 몰라. 지 목숨 걸린 일에는···.”

놈의 살려는 욕구는 절대로 인정하는 바이다. 수명이 길면 길수록 오히려 삶의 욕구는 더욱 증가하는 가보다.

쉽게 죽지 않는 존재가 죽음을 눈앞에 두었기에 더 발버둥 치는 건지도 모른다. 재수 없이 죽는 게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말이다.

나도 놈의 모습을 본받아 정말 악착같이 살아볼 거다. 벽에 똥칠하는 걸 너머 똥으로 고층빌딩을 만드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인간계에서 버텨볼 거다.

부귀영화와 불로장생! 아니, 불로불사까지. 또 한 번 내 목표가 확실해지고, 성취의 의욕이 타올랐다.

“제 잘못이 아닙니다. 모든 게 광목천왕이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일입니다. 하,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이 못난 놈이 뼈가 가루가 되도록 주인님을 보필하겠습니다.”

고등한 존재답게 원영 상태에서도 의식이 또렷하고, 정확한 의사 표현을 하고 있었다.

[야, 그놈 참, 태세전환이 아주 그냥 전광석화네. 언제 봤다고 주인님이야. 넌 어디서 사회생활 좀 해봤구나. 드라마에도 너 같은 캐릭터는 없던데.]

여의주마저 부단나의 처세술에 혀를 내둘렀다. 갓 들어온 이등병처럼 툭 건드리면 다 불어버리는 모습이 포로의 모범이 되었다.

“이 환영술은 뭐냐? 왜 이딴 걸 설치한 거야?”

나는 현재 가장 궁금한 점을 물었다. 쓸데없이 화려한 환영진을 설치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그게 제 목숨이 위험해지면 폭발을 가장해서 적을 동굴 밖으로 밀어내려고 한 겁니다. 이번 경우는 제 혼체가 너무 빨리 소멸하는 바람에 시간 차가 잘 맞지 않은 게 문제였고요.”

[캬! 끝까지 살아보려는 그 의지, 칭찬해!]

나도 그 점엔 동의한다. 조금 전부터 혼체로 이루어진 내 몸이 조금씩 원상복구 되고 있었다. 한쪽 귀와 팔이 날아가 버리고 고통만 차단하고 있었는데, 주변의 혼력을 끌어들여 서서히 아물어 가고 있었다. 이렇게 가만히 놔두어도 결국 원래대로 회복될 것 같았다.

“그래 봐야, 도망쳤던 적이 아무 이상 없는 걸 알고, 다시 돌아오면 소용없잖아?”

“그, 그게 그럴 걸 대비해서 이 동굴 자체를 폐쇄하는 보조진법이 연동돼 있습니다. 한 번 발동되면 그 누구도 들어오거나 나갈 수가 없게 되는 거죠.”

“뭐? 지금 이곳이 폐쇄됐다는 말이야?”

“예···! 당분간은 누구도 출입이 안 됩니다.”

부단나가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얼마나?]

놈이 쭈뼛거리며 대답했다.

“하, 한 10만 년 정도···.”

“뭐, 뭐라고, 이 새끼야? 시, 십만 년?”

“네···! 그 정도죠. 그 정도는 돼야 저도 부상 당했을 때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야, 이 시발놈아! 그게 말이야, 방귀야!”

퍽버벅, 퍼버벅! 악! 아악! 커억!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놈의 원영을 밟았다. 잘못하면 꼼짝없이 이곳에서 10만 년을 버텨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 * *


“휴! 다 소용없어.”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뱉어냈다. 한 달 동안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결계는 요지부동이었다.

손돌이 놈에게서 뺏은 법구로 결계를 새로 보완했단다. 부지런한 자식 같으니라고. 지금까지 살려둘 걸 하고 살짝 후회되었다.

놈에게서 얻을 정보는 다 받아냈다. 여의폰을 이용해 놈의 증언까지 녹화해두었고. 그리곤 미련 없이 요미의 먹이로 던져주었다. 끝까지 애절하게 살려달라 애원했지만, 뒤에 가서 뭔 짓을 할지 모를 놈을 살려둘 만큼 내 아량이 넓지는 않았다.

처음엔 어떻게 해서든 이곳을 벗어날 줄 알았다. 부단나 놈도 이 결계는 풀 수 없다고 했지만, 삽질의 대가를 자처하는 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풀 수 있을 거라 자신했었다.

어려움은 모르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사부에게 배웠다. 알고 나면 세상에 어려운 문제 같은 건 없다고.

내가 신계를 뚫은 것도 그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계속 시도하다 보면 결국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알게 된다는 걸 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결계를 풀기 위해 매달렸다. 결론은 죽었다 깨어나도 정말 모르겠다는 것으로 나왔고.

세상에 뭐 이렇게 복잡한 진법이 있는지, 인간계의 진법도 겉핥기로 배운 나에겐 신계의 결계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넌 뭐 알아낸 거 없냐?”

[없는데.]

“시발, 니 입으로 못 하는 게 없다고 했잖아. 근데 이런 거 하나 해결 못 해?”

[전공이 다른 걸 나보고 어쩌라고?]

“너 뭐 대학 나왔냐? 전공은 무슨 얼어 죽을 전공이야?”

[이 몸이 아무리 위대한 존재라 해도 인풋이 없는데 어떻게 아웃풋을 할 수 있겠냐? 게다가 뭔 놈의 레벨 제한에 힘까지 바닥나서 있는 능력도 못 쓰는 판국인데.]

“레벨 제한? 니가, 왜?”

[나도 몰라! 그냥 창고에서 깨어나 보니 과거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레벨 제한이 걸려 있더라고. 씹어먹을 신계 새끼들이 뭔 짓을 해놓은 거겠지. 빠드득!]

“시발! 결국, 너나 나나 답이 없다는 거네. 그럼 영락없이 이 동굴에서 10만 년을 꿇어야 하는 거야···? 말도 안 돼.”

[자, 자! 우선 침착해지자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잖아.]

“하늘이 무너지든 말든 이 빌어먹을 산 밑바닥에 갇혔는데 무슨 솟아날 구멍이 있어? 너도 둘러봐서 알잖아. 그냥 이 동굴 전체가 시공간에 말려 들어갔다는 걸.”

손돌이가 훔친 결계 법구는 시공간을 말아서 다른 차원들과 분리하는 술법이었다. 여의주가 말하길 신계에서도 아주 고난도의 술법이라고 했다.

그딴 법구가 왜 창고에 처박혀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주 법구들이 썩어나지 않고서야 이런 귀한 아이템을 처박아 둘리가 없을 텐데.

아니면 너무 귀하거나 위험해서 봉인한 건지도 모른다. 내가 당해보니 정말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아주 고약한 물건이었다.

“휴-! 젠장, 이제 어떻게 하지?”

나오는 건 한숨뿐이었다. 결계의 위력을 알면 알수록 이곳을 빠져나갈 거란 확신이 뭉텅이로 깎아 내려갔다. 그나마 10만 년이란 제한시간이 있음을 알았기에 아직 돌아버리진 않았다. 그 10만이란 숫자가 사람 숨을 턱턱 막히게도 했지만.

[일단 우리가 가진 밑천을 키워야 해. 결국, 모든 법은 오행의 원리를 따른다고 책에도 나와 있었잖아. 일단 오행신결을 보고 오행공을 닦으며 힘과 지혜를 키워보자고.

그러면서 동시에 결계를 연구하다 보면 빠져나갈 길이 생기겠지. 가만히 넋 놓고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내가 말했었잖아. 운력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거라고. 신계를 삽질로 뚫었던 니 근기(根氣)면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을 거야.]

뻔히 보이는 위로였지만 그렇게라도 위로를 받고 나니 조금은 힘이 났다. 이렇게 옆에 여의주라도 있으니 망정이지 혼자 이곳에 갇혔다고 상상만 해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

끙, 끙끙!

“그래, 그래! 우리 요미가 있었지. 내가 우리 요미 때문에라도 반드시 버티고 말 거다. 어떻게든 버텨서 꼭 이곳을 빠져나갈 테니 우리 요미는 걱정하지 말아요. 알았지?”

요미가 혀로 내 손등을 핥으며 대답을 대신했다. 이런 가족들이 있기에 더욱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또 몇 달이 흘렀다.


[시발! 와이파이가 또 안 떠! 기지국 놈들은 뭐하고 쳐 자빠진 거야?]

여의주가 또 헛소리를 해댔다. 휴대폰의 전원이 꺼진 지가 언젠데 와이파이가 어쩌고 하는 소릴 하고 있었다.

인터넷 금단 증상이다. 인터넷상에서 항상 살던 놈이 접속이 차단되니 불안, 초조를 넘어 돌아버린 거다.

여의주의 모습으로 돌아와 꺼진 휴대폰을 잡고 계속 만지작거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요미가 안쓰러운지 놈에게 다가가 혀로 핥아 주었다.

평상시라면 더럽다고 노발대발해야 할 놈이 ‘히히!’거리며 실성한 웃음만 흘리고 있었다. 여의주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무서워졌다.

나도 저런 맛탱이 간 모습으로 변하면 어쩌지? 그건 정말 싫었다. 그럴수록 난 오행신결을 익히는 데 더 매달렸다.

이젠 몇 페이지 몇째 줄에 어떤 단어가 있는지도 훤히 알지만 읽고 배울 거라곤 이것 하나뿐이라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더는 책을 볼 필요가 사라진 후부턴 아예 책을 덮고, 머릿속에 책을 그려놓고 한자, 한자의 뜻을 파고 들어갔다. 단어의 뜻을 파고 파다 지겨워지면 단어들을 죄다 섞어 다른 구결로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또 몇십 년이 흘렀다.


가끔 제정신을 차리는 여의주와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다. 어차피 한 얘기 또 하는 거지만 그렇게라도 미래를 그리지 않으면 지금 당장 미쳐버릴 것 같았다.

의미 없는 의견이 오가고 되는대로 지껄이다 보면 오행신결에 적힌 구결의 해석이나 결계를 이루는 진법에 대한 깨달음이 오기도 했다. 그래 봐야 빠져나갈 확률은 소수점 아래지만 작은 희망이라도 품고 또 몇 년을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또 몇백 년이 흘렀다.


짜장면이 먹고 싶다. 짬뽕도 먹고 싶고, 군만두, 탕수육, 삼겹살, 갈비, 부대찌개, 피자, 스파게티, ··· 무엇보다 라면에 김치를 얹어 먹고, 국물에 밥 말아 먹고 싶어 미치겠다.

온종일 눈앞에 음식들이 떠다녔다. 내 몸을 구성하는 원력(原力)은 혼력(魂力)이다. 그래서 배고프지도 졸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갈망은 몇백 년이 지났어도 사라지지 않았다. 몸이 원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생각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정말 미치도록 음식이 먹고 싶어지면 땅바닥의 흙을 집어 먹었다. 뭐라도 입에 넣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의주와 나는 번갈아 가면서 훼까닥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 동시에 돌아버리면 어차피 누가 돌았는지 구분할 수도 없으니 그건 빼고.


그렇게 또 몇천 년이 흘렀다.


내 원영(原靈)을 구성하는 힘은 영력이지만 내 정신은 아직 인간의 것인가 보다.

이젠 오행공을 12성 경지까지 익혔고, 오행신결에 적힌 모든 내용을 망라해 새로운 공법을 만들고, 변형시켰지만 결계 안에 갇혀있는 답답함은 전혀 풀리지 않았다.

만약 이대로 내가 죽어 영혼의 몸으로 신계로 간다면 거기서 또다시 파묻혀야만 하는 거다. 지금 상황이 그 경험을 미리 체험해보는 거라고 한다면 내 결론은 내가 소멸하는 한이 있어도 절대 감옥 안에서 썩진 않을 것이란 거다.

10만 년이란 기간이 이럴진대 1천만 년에 가까운 세월을 파묻혀 지내라고. 세상을 멸망시키면 시키겠지, 절대 그런 짓을 당할 순 없다.

결국, 그런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힘을 키워야만 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힘과 권력을 쥐어야만 감히 나에게 그런 짓을 하려는 생각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거다.

이곳에 몇천 년을 갇혀있으며 깨닫게 되었다. 이건 여기를 빠져나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란 것을.

신계란 곳이 만들어 놓은 질서가 나를 위협하고 있는 이상, 이런 작은 결계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그물이 항상 내 목을 조이고 있는 거다.

당장 내일 닥칠 일이 아니라 해도 결국 피할 수 없는 위험이었다. 세상 어디로 도망쳐도 피할 수 없는 위협. 마치 죽음처럼 필연적으로 마주치게 될 운명 같은 것이다.

지금껏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때부터 내 수련은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또 그렇게 만년이 흘러갔다.


콰아아앙!

커다란 폭발에 산맥이 터져 나갔다. 빌어먹을 동굴이 있던 자리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콜록, 콜록! 하하하···.”

후련한 기분에 너무 웃느라 목에 사레가 걸렸다. 그래도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1만 2천 년 만에 겨우 결계를 부수고 나온 것이다.


작가의말

여기서 끝입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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